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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말하는 ‘혼자서’ 밥 먹기

20대의 혼밥 문화 엿보기부터 혼밥에 어울리는 책 추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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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하면 편한 ‘혼밥’이라지만, 익숙지 않은 이들에겐 그 시간이 유난히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20대들 사이에서 혼밥은 과연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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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pixabay

 

심장이 떨려온다. 망설임도 잠시, 용기 내어 손잡이를 잡아당긴다. 몇 명이냐고 묻는 말에 눈도 못 마주치고, 조용히 검지만을 치켜든다. 처음 혼자 밥 먹으러 갔을 때의 어렴풋한 기억이다. 적응하면 편한 ‘혼밥’이라지만, 익숙지 않은 이들에겐 그 시간이 유난히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20대들 사이에서 혼밥은 과연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예스24 대학생 서포터즈는 지난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총 5일간 20대를 대상으로 ‘혼밥(혼자서 밥 먹기)’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20대 여성 66명, 남성 25명 총 91명의 응답이 있었다. 이들에게 혼밥의 빈도, 혼밥을 하는 이유, 식사의 종류 및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가격대 등을 물어보았다.
 


‘혼밥’하는 20대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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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은 ‘혼밥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74%의 이르는 인원이 일주일에 2번 이상은 혼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밥을 ‘매우 자주 한다(주 6회 이상)’는 인원과 ‘자주 한다(4~5회)는 인원’은 각각 13명(14%)과 26명(29%)이었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보통이다(2~3회)’에는 28명(31%)이 응답했다. ‘자주 하지 않는다(주 1회 이하)’와 ‘전혀 하지 않는다’는 각각 20명(22%)와 4명(4%)에 그치며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상당수’의 인원이 혼밥을 실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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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혼밥 할 때 ‘주로 먹는 음식’에 관한 질문이었다. 중복 응답이 가능한 이 질문에 편의점 음식이라고 답한 인원은 41명(45%)으로 40명(44%)을 기록한 패스트푸드와 38명(42%)의 학식(학생 식당)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1위를 기록했다. 다음 순서로는 빵과 집밥이 각각 35명(39%)과 31명(34%)으로 뒤를 이었다. 혼자서 먹는 밥인 만큼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들이 상위권이었다. 반면에 도시락은 14명(15%)으로 가장 하위권에 머물렀다. 부모님이 도시락까지 챙겨줄 나이는 지났고, 혼자서 준비하기엔 번거롭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쉽고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학식(학생 식당)이 혼밥 메뉴로서 인기를 끌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20대가 혼밥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가격대 질문에도 같은 경향의 응답을 보였다. 3,000~6,000원 사이가 적당하다고 응답한 인원이 전체 응답자 중 67명(74%)으로 압도적이었고, 6,000원~9,000원이 12명(13%), 3000원 이하가 10명(11%)으로 뒤를 이었다. 20대는 주로 3,000원~6,000원 사이의 혼자서 먹기 간편한 음식을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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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대가 혼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복 응답이 가능한 이 질문에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가 50명(56.2%), ‘시간이 없어서’가 49명(55%), ‘혼자 먹는 게 편해서’가 48명(54%)으로 세 가지 이유가 근소한 차이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다음으로 ‘돈을 아끼려고’에 34명(38%)이 응답했다. ‘시간적 여유도 없는데 같이 먹을 사람을 애써 구하기보다, 혼자 먹는 편이 오히려 낫다’는 판단이 혼밥을 하는 20대들의 생각이었다.

 

 

20대에게 묻는 혼밥 Tip!

 

이어서 20대에게 혼밥을 할 때의 ‘요령’에 관해 물었다. 이 질문에는 다양한 답변이 돌아왔다. 먼저, 애초에 혼자 밥 먹기만큼 자연스러운 일도 없는데 왜 굳이 신조어까지 만들며 유난을 떠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와 비슷하게 어차피 먹을 밥이라면 행복하게 먹는 게 중요하고, 타인의 시선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응답과 먹고 싶은 것을 먹으러 갔다면 혼밥이라고 눈치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른바 혼밥 고수들의 답변이었다.

 

다음은 실질적인 요령에 관한 응답이다.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먹기, 노래를 들으며 먹기,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먹기,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라고 생각하며 먹기, 카페에서 푸드 및 음료를 먹으며 공부하기 등 다양하고 독특한 의견이 쏟아졌다. 한편, 혼밥인 만큼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핸드폰은 내려놓고 음식에 집중하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 혼밥 즐기기,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거나 혼밥에 특화된 가게로 가기 등의 응답이 있었다. 모두 혼밥을 ‘당당히 즐기자는’ 의견들로 모아지고 있었다. 


혼밥에 어울리는, 혹은 혼밥에 관한 책들

 

 

혼자지만 따뜻하고 맛있게 혼밥
김선주 저 | 조선앤북

혼밥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끼니를 챙겨줄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자취생이 아닐까. 간장계란밥, 라면, 각종 인스턴트와 값싼 외식으로 연명하는 자취생들에게 필요한, 혼밥을 위한 요리책을 소개한다. 실제 혼밥족이자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 1인 요리 110가지를 정리하여 이 책에 담았다. 혼자서 해먹기 좋은 메뉴, 혼자 먹기 힘든 음식을 1인용으로 편하게 조리하는 방법, 최대한 간단하면서도 건강하게 요리하는 노하우를 저자가 직접 찍은 500여 컷의 사진과 함께 볼 수 있다. '혼자여도 괜찮은'을 넘어, '혼자라서 좋은' 시대를 사는 혼밥족들에게 추천하는 요리책이다.

 

 

만나다 맛나다
이희인 저 | 유진퍼스콤

SNS를 통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의 사진을 보며 부러움을 느낀 적이 누구나 있을 터다. 당장 스펙 쌓기만 해도 시간이 모자란 현실 속에서 '여행'이란 사치품으로 통용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여행을 가지 않아도 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할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음식이다. 먼 나라로 직접 여행하지는 못하는 대신, 그 나라의 음식을 여행하는 것은 어떨까. 『만나다 맛나다』에는 여행을 하면서 맛본 독특한 음식에 대한 49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흔한 여행지 맛집 가이드가 아닌, 음식을 통해 그 땅의 자연, 역사, 문화를 다시 한 번 조명하고자 한 저자는 '맛으로 기억되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 집으로 돌아서는 어머니와 아내가 밥상을 통해 저자에게 주었던 소중한 것들을 이야기하는 구성이다.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주세요. 당신이 어떤 여행을 했는지 알아맞히겠습니다.'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 책을 통해, 책에서 소개하는 각 나라의 음식을 통해 대리 여행을 해보자.

 

 

고독한 미식가
구스미 마사유키 원저/다니구치 지로 글,그림/박정임 역 | 이숲

혼밥을 하다 보면 온전히 음식에 집중하게 된다. 누구 하나 방해하는 이 없이, 작은 테이블 위에 음식과 나 사이에는 약간의 간극만 있을 뿐이다.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는 도쿄와 오사카의 소박하고 오래된 18곳 식당을 혼자 돌아다니며 식사를 즐기는 인물이다. 특별한 음식이 아닌 지극히 단순하고 일상적인 음식을 맛보지만, 그 모습 속에서 오랜 세월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는 작고 소박한 식당들의 분위기와 그곳을 찾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고로는 미지의 세계를 모험하듯 음식점을 찾아 낯선 거리를 헤매는 과정과 기대했던 음식을 먹는 순간의 행복감, 이 모든 것이 바로 음식의 '맛'이고 미식의 본질임을 깨닫는다. 이를 통해 작가는 진정한 미식이란 삶에 녹아 있는 단순하고 깊은 맛을 즐기는 데 있음을 은근히 역설한다. '혼자' 먹기보다, 먹는 행위의 위안과 행복에 초점을 맞춘 『고독한 미식가』처럼, 20대 혼밥족들도 일상적이던 혼밥의 식사 시간을 보다 즐겁게 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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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독한 미식가 <구스미 마사유키> 원저/<다니구치 지로> 글,그림/<박정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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