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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코치 노영주 “노래를 얼마나 잘해서 휘성, 윤하를 가르쳐?!”

『파워보컬 테크닉』저자, 보컬코치 1세대 노영주 보컬코치를 하려면 최소한 알아야 하는 것들 “노래를 얼마나 잘하기에 휘성을 가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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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코치가 계속 곡을 쓰고, 노래하는 건 보컬코치에게도 좋은 자양분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모습이 가수 하려다 실패해서 보컬코치 하는 것처럼 비치고, 여전히 가수를 꿈꾸고 있고, 보컬코치는 마치 살기 위해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볼 때 되게 많이 속상해요. 자존심도 상하고요.

묵직하고 우렁찬 책이다. CD와 DVD가 수록되어 있고, 핸드북까지 세심하게 담겨 있다. 백과사전에서나 볼 법한 삽화들이 가득하다. 이를테면 성대진동과정, 공명구조 같은 것들. 뿐만 아니다. 입시 곡은 어떤 게 좋은지, 연습 시간은 어느 정도가 좋은지, 성대 결절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휘성, 윤하, 나윤권, 린부터 원더걸스, 포미닛, 애프터스쿨, 비스트 등의 보컬코칭을 해온 보컬코치 1세대 노영주는 “이 정도는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친절하게 책을 만들려고 했다고 전한다. 노래 잘하는 사람이 가수의 꿈을 품고 밥벌이를 위해 보컬코치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볼 때 많이 속상하고 자존심 상한다고 하면서 말이다. 전문가로서, 보컬코칭에 대한 그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한편 “인생에서 뭐가 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이 오래 남는다. 많은 사람이 보컬리스트의 꿈을 안고 그를 찾지만 막상 그는 무엇이 되는 것보다 열심히 하는 삶의 자세에 대해 고민했다. 최선을 다하는 하루하루가 길이 된다는 사실을 믿으면 재능이 없다고, 오늘 도무지 되는 일이 없다고, 당장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한다고 좌절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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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잘하는 것과 노래를 잘하게 하는 것은 다르다


DVD, CD에 핸드북까지 굉장히 힘주어 쓴 책이란 느낌이에요. 책을 쓰려고 했을 때 구상했던 모습이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고요. 그냥 담고 싶은 게 많았던 것 같아요. 보컬 선생님들에게 보통 공통의 커리큘럼이 없거든요. 이곳, ‘파워보컬’에는 가수들도 찾아오기 때문에 제가 레슨 하는 커리큘럼을 이해하는 선생님이 수업을 하셔야 되는데요. 그걸 도제교육처럼 계속 말로만 전수하다 보니 기록할 필요를 느꼈어요. 노래와 보컬코치는 다르거든요. 보컬코치를 하려면 최소한 알아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걸 담고 싶었죠. 잘 정리해서 담아놓은 책이 의외로 없더라고요. 아주 깊게는 안 들어갔지만 이 정도는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담다 보니, 또 친절하게 하려다 보니 DVD도 만들고 그렇게 됐던 것 같아요.

 

보컬코치 1세대로서 저자가 갖는 사명감이 있었나요?


좋게 포장하면 사명감이고요(웃음), 자존심이었던 것 같아요. 작곡가로서 곡을 쓸 때 기획사와 미팅을 하면 대우를 해주죠. 반면 가수들 노래 레슨 때문에 미팅을 하면 약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당시는 보컬코치라는 개념도 없었고 그냥 노래 선생님이었는데요. 노래는 작곡가도 알려줄 수 있고, 다른 사람도 할 수 있으니 그걸 서브하는 정도로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이건 전문직이고, 체계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작곡가는 가수에게 주문을 하게 되는데요. 보컬코치는 가수가 주문받은 걸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해요. 도와주려면 어떤 원인 때문에 안 되는지 파악해야 하고, 파악하려면 자연스럽게 알아야 할 것들이 있죠. 지금은 물론 인식이 많이 달라졌어요. 아무튼 그런 자존심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책 출간이 2011년이에요. 지금은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는데 그것이 변화한 시점은 언제부터라고 생각하세요?

 

음, 글쎄요.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그런 인식이 바뀌게 되었을까요?


회사가 해결 못하던 것을 해결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웃음)

 

전문가의 역할을 알게 되면서부터군요.


네. 초반에는 회사가 저한테 디렉션을 줬었어요. 어떤 방향으로 가르쳤으면 좋겠다, 하고요. 처음에는 곡 연습을 안 시키거든요. 어떻게 보면 상식적이죠. 노래를 불러서 노래연습을 하는 게 도움은 되지만 효율적이지는 않아요. 안 되는 게 있으면 그것에 맞는 원인을 찾아 연습해야 해요. 그런데 노래를 안 하면 노래가 좋아졌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회사 측 불만도 있었죠. 갈등도 있었고요. 그게 바뀐 건 그런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나윤권이란 친구가 있어요. 너무 노래도 잘하고 회사에서도 앨범 진행하면 되겠다, 하는데 녹음이 두 시간만 지나면 노래를 할 수 없게 되는 거예요. 그게 해결이 안 됐는데 해결해주니까 보컬코치가 하는 건 다르구나, 이렇게 인식이 된 것 같아요. 한편 속상한 건요. 요즘 미디어에서 보컬코치라고 하는 사람들이 나오잖아요. 노래경연프로그램에도 나오고요. 노래하는 건 좋죠. 보컬코치가 계속 곡을 쓰고, 노래하는 건 보컬코치에게도 좋은 자양분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모습이 가수 하려다 실패해서 보컬코치 하는 것처럼 비치고, 여전히 가수를 꿈꾸고 있고, 보컬코치는 마치 살기 위해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볼 때 되게 많이 속상해요. 자존심도 상하고요.

 

노래를 하는 것과 보컬코치를 하는 것은 확실히 다른 영역이라는 말을 계속 강조하는군요.


그럼요. 내가 노래를 잘하는 것과 노래를 잘하게 하는 것은 달라요. 보컬코치라 하면 ‘노래를 얼마나 잘하기에 휘성을 가르쳐?’ 그렇게들 생각하세요. 제가 휘성을 레슨 하고, 윤하를 레슨 하는 건 그들보다 노래를 더 잘해서는 아니에요. 다만 그들이 더 잘하게 도와줄 수 있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레슨을 하는 거죠. 왜냐하면 노래는 음악적 기준을 넘어서면 누가 더 잘했다, 못했다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잖아요. 때문에 노래를 잘해서 레슨을 하는 건 아닌 거예요. 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가수 김연우, 박선주 씨처럼 가수로도 인정받으면서 제자를 양성하는 경우도 많죠. 미디어도 애써 보컬코치로서의 역할을 다르게 조명하진 않았지만 대중 역시 그걸 구분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우선 노래를 할 때는 몸이 악기에요. 기타리스트에게 기타가 악기인 것처럼요. 그렇다면 이 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만약 가성이 안 되는 사람이 있다면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성대 상태 때문일 수도, 성대 긴장도 때문일 수도 있죠. 원인에 따라 어떤 연습 방법을 제시해야 하는지도 알아야 해요. 곡을 해석하고, 어떻게 부르면 좋다는 것은 노래를 잘하면 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그게 안 될 때, 해결이 안 될 때는 그 대상에 대한 사랑이 필요하고, 몸에 대한 지식도 필요해요. 사랑과 지식을 전달하려면 고민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 투자를 해야 하잖아요. 다르죠.

 

의사 역할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축구 선수 하셨던 분들이 은퇴하면 감독이 되기 위해 공부하러 떠나시잖아요. 그게 당연한 거죠. 이쪽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잘 가르쳐줄 수 있는 토양이 있는 거죠. 그걸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고요. 노래하는 사람은 몰라도 되는 것 중에 보컬코치가 알아야 하는 것도 많거든요. 노래하는데 목이 아프다면 왜 아픈지 이유를 찾아야 하잖아요. 진성, 가성으로 소리를 낼 때 성대 상태가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공부해야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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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악기다


그래선지 성대 구조, 발성할 때의 성대 변화 등 자세히 ‘악기’에 대해 설명했어요.


DVD 영상도 그렇고요. 기본적으로 소리를 내는 원리를 모르고 악기를 손봐줄 수 없으니까요. 영상을 찾다가 결국 없어서 직접 제작한 거예요.

 

책을 쓰면서 이 책을 이런 사람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도 있었겠죠?


대놓고 얘기는 안 했는데 우선 레슨 하는 사람들이 봤으면 했어요. 이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 일을 한다는 사람들과 적어도 이 정도 대화는 나눴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기본적인 걸 모르면 레슨을 하면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어요. 소리는 몸 안에서 다 이루어지는데 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공부하지 않으면 ‘느낌’을 얘기할 수밖에 없거든요. 사실보다는 느껴지는 것을 말하죠. 거기에는 왜곡이 있을 수밖에 없고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돼요. 노래를 배우는 사람은 잘못 연습하는 거고요. 보컬이 잘못 연습하면 참 많이 손해인 게, 악기 연주자가 연습을 잘못한다고 악기가 망가지진 않잖아요. 설령 망가졌다 해도 새로운 악기로 교체하면 되고요. 그런데 보컬이 연습을 잘못하면 하나밖에 없는 악기가 망가지고, 그 후에는 악기를 돈 주고 살 수도 없죠. 손해가 아주 커요. 그렇게 레슨을 잘못 받아서 오는 경우도 많았어요.

 

잘못 레슨 받은 사람, 잘못 레슨 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답답함이 전해지네요.


답답함과 함께 해결해줘야겠다(웃음)는 마음이 동시에 있어요.

 

보컬코치를 하면서 경험한 희열도 많았겠죠? 가장 기억에 남는 코칭 결과, 변화, 그런 게 있다면 들려주세요. 고음이 어려웠는데 바른 자세로 교정해서 가능해졌다고 한 사례도 기억에 남거든요.


그건 흔한 일이에요. 그게 원인이 돼서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한 가수분이 오셔서 솔직하게 얘기한 적이 있어요. 가수를 포기했다고요. 괴로운 일이죠. 노래하는 사람이 악기가 망가졌다는 걸 스스로 느끼면서 무대에 오르는 건 무척 괴로운 일일 거예요. 그래서 노래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셨대요. 마지막으로 만나보러 왔다고 제게 솔직하게 얘기해주셨어요. 그리고 다시 앨범 내셨죠. 많이 좋아지셨고요. 나윤권 씨처럼 앨범을 못 낼 것 같았는데 데뷔하고, 활동하고 있는 것도 기억에 많이 남고요.

 

저자를 거친 ‘제자’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모습 보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예전에 ‘Beyond the Dream’이라는 자선공연을 한 적 있었어요. 꽤 많은 가수가 출연해줬어요. 윤하,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브라이언, 이하늬, 다비치, 씨야, 린, 휘성 등 한 10팀 됐던 것 같아요. 그때 제가 이하늬 씨와 사회를 봤거든요. 무대 곁에서 가수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잖아요.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습도 보고요.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계속 지켜보는 황홀한 경험을 했어요. 코가 시큰할 정도로 감격스러웠어요. 이 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죠. 또 그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네요. (웃음)

 

 

노력하는 사람이 오래 사랑받는다


기초체력, 기본, 기초공사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저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노래를 운동에 비유하기도 했어요. 역시 가장 강조하려는 것은 기본이었던 건가요?


노래를 잘하기 위한 여러 요소가 있겠죠. 기본적 음감, 리듬감, 음악적 지식을 위한 악기 연주, 음악 이론 공부, 이런 것들이요. 그런 부분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꼭 보컬코치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얘기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부분을 강조한 건 그게 제일 중요해서는 아니었고요. 나 같은 사람은 이 부분을 강조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썼던 거예요. 아무리 음악적 지식이 뛰어나도 몸이 안 따라주면 할 수 없잖아요. 내 몸을 좋은 악기로 다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연주자들과 달리 보컬리스트는 몸이 악긴데, 이걸 돈 주고 살 수 없거든요. 다른 연주자와 달리 필연적으로 몸을 좋은 악기로 만드는 작업 하나가 추가되는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고 보컬코치니까 더 강조했던 것 같아요.

 

좋은 악기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속 갈고 닦아야 어느 수준에 이르는 악기를 가진 사람도 있는 거잖아요.


만약 신이 제게 타고나게 해줄까, 갈고 닦아야 하게 해줄까라고 묻는다면 후자를 택할 것 같아요. 타고나서 좋은 사람들은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어져요. 제가 볼 땐 그래요. 구조나 소리 특성이 굉장히 안정적인 분들이 있는데요. 톤도 좋고 그러면 당연히 소리에 대한 고민이 없겠죠. 그러다가 성대가 나이를 먹어 탄력을 잃을 수도 있고, 호흡의 힘이 달릴 수도 있어요. 뭔가 문제가 생기면 이제 당황하게 되죠. 가령 비염이 있고,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든지 어떤 병리학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계속 그걸 관리하기 위해서 신경을 쓰잖아요.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대처를 하죠. 병원 자주 가는 사람들이 건강하다면서요.(웃음) 물론 타고난 사람이 더 연습하고, 노력하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가수 중에 정말 노래 잘했는데 지금 보면 요령으로 노래하는구나 보이는 경우 많잖아요. 연습을 계속 하는지 아닌지는 보면 바로 보이죠.

 

예를 들면 어떤 분이 있을까요?


송창식 선생님, 연습 안 하면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조용필 선생님도 그렇고요. 연습을 안 하고 그렇게 하는 건 불가능해요.

 

오래 사랑받는 가수에 대해 ‘자기 색깔이 있다’, ‘바른 자세’ 등 여러 특징을 꼽았거든요. 좀 더 설명해주세요.


흔한 말로 자기계발이죠. 내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아주 재미없는 발성 연습을 계속하는 거예요. 창의적인 감성 가진 사람들에게 발성 연습은 되게 재미없거든요. 같은 걸 반복한다는 게 힘들죠. 설령 데뷔할 때는 대중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하더라도 성숙함에 따라 세상에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에 대한 자기 고민, 성찰도 필요할 테고요. 음악적 성숙도 계속 필요하고요. 그런 노력 있는 분들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것 같아요. 한때 사랑받았던 걸 가지고 그 상태에 머무르는 분들은 아무래도 점점 시들해지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노래는 감성 전달이라고 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대중 역시 가수의 변화는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계속 사랑받는 가수가 노력한다는 것까지도 말이죠.


그렇죠, 어떤 정서를 내가 느끼는 것과 내가 느낀 정서를 상대방도 느끼게 하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은데요. 표현 예술을 하는 사람들, 그림, 글, 연주, 노래 어떤 것이 됐든 정서를 전달하는 거잖아요. 정서를 대상이 느끼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가 있어요. 그 요소가 잘 유지되지 않으면 당연히 전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감동을 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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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되는 건 중요하지 않다


한편 보컬코치 역시 음악을 향유하는 개인이잖아요. 코치마다 좋아하는 음악이 있을 테고요. <K팝스타>를 보면 박진영 씨 경우는 확실히 좋아하는 보컬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보컬코치는 그걸 조심해야 해요. 제작하는 분들은 제 생각에 제작해서 성공했던 것이 아무래도 기준점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오감 중에 제일 익숙한 것을 편안해 하는 게 청각이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공감되더라고요. 맛있는 걸 하루 종일 먹진 않죠. 영화도 그렇고요. 음악은 좋아하는 걸 하루 종일 들어요. 그만큼 청각은 익숙한 걸 편안해 하고, 나쁘게 말하면 고지식한 거죠. 보컬코치도 사람이니 취향도 있고, 좋아하는 음색, 음악 스타일도 있을 수 있는데요. 그렇지만 보컬코치는 가수의 스타일을 찾아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타일은 만들 수 없죠. 찾아줘야 하는 건데 코치가 선입견이 있으면 절대 안 되죠. 훌륭한 코치의 기준 중 하나로 생각하는 건 그 코치에게 레슨 받은 가수마다 색이 다 달라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비슷한 색으로 가는 건 제가 볼 땐 보컬코치는 아니에요. 작곡가, 제작자라면 이해돼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컬코치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귀를 객관적일 수 있도록 하고, 작곡가의 의도, 가수의 색깔, 회사 의도 등을 다 고려해서 자리를 잡아줘야죠.

 

선입견을 갖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컬코치로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작업도 있나요?


특별한 작업은 없고요. 그냥 음악을 안 가리고 다양하게 들어요. 또 책에도 썼는데 사랑하면 보인다고 생각해요. 모든 원리가 그 안에 다 숨어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진정성을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면 뭘 도와줘야 할지 보이고, 대상에 어떤 것이 있는지도 보이는 것 같아요.

 

책에서 방법론을 설명하다 가장 먼저 언급한 가수가 휘성 씨였어요. 특별한 사이라는 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금방 사랑이라고 말했는데 보컬코치와 가수의 관계라는 것이 그토록 긴밀한 것인가요?


물리적으로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주 오랜 기간을 만나잖아요. 상투적인 만남이 아니라 고민을 나누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니까 더 깊어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음악적인 부분뿐 아니라 회사와의 관계, 남에게 말 못하는 불안감도 나누게 되고요. 대중의 사랑으로 사는 연예인은 언제 배신당할지 모르는 애인과 사는 것과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웃음) 불안하죠. 그런 삶에 대한 힘든 얘기도 함께 해요. 공연 앞두고 목이 안 좋아서 오면 같이 원인을 찾고, 좋아지면 같이 기뻐하고,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요.

 

모차르트를 바라보는 살리에리처럼, 재능 있는 사람들을 보며 괴로워하는 많은 살리에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인생에서 뭐가 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몇 년 전 산티아고를 500km 걸었어요. 인생 후반전을 살아야 하잖아요. 불현듯 왜 이 일을 하지, 왜 살지, 맞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게 과연 맞나, 이런 의문이 올라오고 해결이 안 되니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떠났던 길인데요. 길을 걸으며 많은 걸 얻었죠. 느낀 것 중 하나가 내가 뭐가 되지 않아도 되는구나, 심지어 내가 믿는 신도 내가 뭐가 되길 원하지 않는구나, 그런 것이었어요. 노래를 접하는 게 가수를 통해서잖아요. 그러니 노래가 좋으면 가수가 되고 싶어지죠. 그걸 위해 연습도 하고, 오디션도 보고, 좌절도 하고, 재능이나 노력에 따라 슬럼프도 있는데요. 저도 앨범을 냈지만 잘 안 됐고, 작곡도 했지만 내놓을만한 히트곡도 없어요. 그렇지만 저는 제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지금 제 모습을 실패했다고 보는 분들도 없는 것 같아요. 일단 내가 하고 싶은 게 생겼고, 그 꿈을 위해 달려가는데 더 뛰어난 사람들을 보며 좌절할 수 있지만 내가 선택했기 때문에 열심히 하겠죠. 그 ‘열심히’라는 게 삶의 자세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또 다른 길이 열리는 것 같아요. 그 길을 가다 또 다른 길이 열리고요. 저는 그걸 믿어요. 그냥 오늘, 이 순간 내가 해야 할 게 뭔지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면 좋겠어요. 될까 안 될까는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어요. 인생은 어차피 뜻대로 안 되잖아요.(웃음) 그러다보면 자기에게 맞는 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믿어요.

 

노래 좋아하는 사람 정말 많아요. 듣기도, 부르기도 좋아해요. 저자 역시 평생을 음악과 함께 살았는데, 도대체 어떤 것에 매료되는 걸까요?


노래가 어떤 감정을 쏟아내는 거잖아요. 마음 맞는 친구와 이야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데 그걸 많은 사람 앞에 쏟아낼 기회가 노래 같아요. 그에 대해 아무도 시비 걸지 않고, 그걸 많은 사람들 들어주고요. 그런 매력이 있지 않나 싶어요. 꼭 가수가 아니더라도 삼삼오오 노래방을 가도 그렇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노래를 부르는 행위는 그런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음악 듣는 건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너무 많은 매력이 있고요.

 

 

천국 같은 곳, 아트키부츠


아트키부츠라는 예술 공동체는 어떤 곳인지 궁금해요.


‘파워보컬’을 만들 때 공간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노래하는 친구들이 왔을 때 연습도 하고, 쉴 수도 있는 천국 같은 곳이었으면 좋겠다고요. 보컬코치기도 하지만 회사의 오너기도 한데요. 함께 일하는 친구들을 생각해보니 깨어있는 동안 제일 많이 보고 있더라고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인생의 3분의 1이 불행하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요즘 많은 사람의 삶이 불안한 것 같아요. 경쟁해야 하고, 연대가 없다는 것 때문에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힘이 돼주고, 의지할 수 있고, 서로의 삶을 알고 나누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곳에 작은 공연장, 카페도 만들고, 휴식 공간도 만들었죠. 히브리어로 키부츠(KIBBUTZ)가 공동체란 말이더라고요. 그렇게 아트키부츠가 된 거죠.

 

공동체 개념은 요즘 많이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2011년 아트키부츠를 설립할 때만 해도 생소한 개념 아니었나요?


잘 모르겠는데요. 예수가 돌아가시고 사람들이 공동체 생활을 했다고 해요. 함께 노동하고, 기도하고 살았다 하더라고요. 우리가 일하는 곳도 그랬으면 좋겠다, 사회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회는 더 잘살게 됐다고 하는데 힘든 사람은 많고, 연대도 약하잖아요. 양보하고 연대하는 공동체 의식이 사회에도, 일하는 곳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트키부츠라는 곳을 만들게 된 것 같아요.

 

비교적 젊은 층의 사람들이 이곳에 함께 있는 점을 생각하면 일종의 울타리를 생각했던 게 아닌가 싶네요.


솔직히 수강생들의 필요가 뭘까를 생각한 건 비즈니스적인 것이 시작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수강생들은 고객이잖아요. 이들의 니즈를 많이 고민하고 토론도 했는데요. 거기서 나온 게 말씀하신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 자기편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그건 사람의 본질적인 니즈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고요. 그 기본적 니즈는 직원들도 다르지 않고, 저조차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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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보컬 테크닉노영주 저 | 아트키부츠북(art kibbutz book)
《파워보컬 테크닉》에는 지난 십여 년간 현장에서 터득한 노영주만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입시 준비생, 가수 지망생, 음악계 종사자, 현직 보컬 코치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몸의 악기화를 위한 보컬 테크닉’과 ‘느낌 표현을 위한 보컬 테크닉’이라는 두 개의 큰 주제를 중심으로 열한 가지 테크닉을 위한 주의사항과 호흡, 성대 진동, 공명, 스케일, 셈여림, 바이브레이션, 발음, 성대 접촉률 조절 연습 등의 ‘파워보컬’만의 특화된 연습 방법이 공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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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파워보컬 테크닉

<노영주> 저29,700원(10% + 5%)

《파워보컬 테크닉》에는 지난 십여 년간 현장에서 터득한 노영주만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입시 준비생, 가수 지망생, 음악계 종사자, 현직 보컬 코치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몸의 악기화를 위한 보컬 테크닉’과 ‘느낌 표현을 위한 보컬 테크닉’이라는 두 개의 큰 주제를 중심으로 열한 가지 테크닉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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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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