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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글쓰기 싫어하는 아이를 위한 처방전

누구나 엄마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시작은 학원보다 엄마표 독서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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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학부모들의 고민은 끝이 없다. 내 아이가 학교에 적응은 잘할까? 친구들과 사이는 좋을까? 선생님에게 예쁨은 받을 수 있을까? 몇 가지 고민이 끝날 무렵에는 새로운 숙제가 찾아온다. 엄마를 닮아 글쓰기를 싫어한다는 내 아이에게는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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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글쓰기 교육은, 엄마가 본보기가 되는 것


평소 책을 좋아하던 아이가 학교에 가더니 달라졌다. ‘독서록’을 써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도 힘든 게 바로 ‘독서록’. 하물며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어떨까? 아이중심독서연구소 ‘책나들이’를 운영하며 최근 『독서록 전쟁』을 펴낸 김윤정 저자는 “일단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책부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싶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작정 학교에서 추천해주는 필독서를 아이에게 읽으라고 강요하는 건 좋지 않다. 처음에는 읽기 쉽고 재미있는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초등학생이라고 해서 그림책을 읽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아이의 독서력에 맞춰 책을 골라야 한다. 아이가 평소에 관심이 많은 소재를 담고 있는 책이라면 더욱 좋다. 김윤정 저자가 추천하는 ‘책과 친해지기’ 두 번째 방법은 책을 읽은 후, 엄마 아빠와 함께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쉽다. 하지만 생각을 표현한다는 점은 똑같다. 말로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글로도 잘 표현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다음에는 그것을 그대로 글로 옮겨 적는 단계로 나가는 게 좋아요. 한두 줄 정도로 시작했다가 점점 양을 늘려가는 것이 방법입니다. 글로 쓰는 것을 너무 어려워한다면 처음에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그림으로 그린 뒤 그 장면에 대한 설명을 글로 써보는 것도 좋아요. 회수를 거듭할수록 그림에 대한 설명이 더욱더 구체적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아이가 그림에 대한 설명을 비교적 정확하고 조리 있게 글로 써나간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부터는 글로만 쓰는 독서록을 시작하셔도 됩니다.”

 

오랫동안 어린이책 출판사에서 책을 기획하고 편집한 김윤정 저자는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도 자신의 이력을 십분 발휘했다. 가장 좋은 글쓰기 교육은 엄마가 먼저 글로 정리하는 습관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야 할 일이나 아이디어 같은 것을 늘 노트에 정리해놓는 습관이 있어요. 그것을 본 아이도 늘 기억해야 할 것을 메모지 같은 것에 적어두더라고요. 쓸데없는 일정이나 생각들도 메모지에 정리해놓는데요. 내용의 중요성을 떠나 일단은 글로 뭔가를 쓰는 습관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이에요. 또 아이에게 편지도 자주 써요. 아주 사소한 것도 편지글로 남겨두면 아이가 그것을 읽고 꼭 답장을 써주더라고요. 고마웠던 일, 미안했던 일도 편지로 남겨요. 또 그날 해야 할 일도 ‘미션지’라는 타이틀을 붙여 아이에게 건네줘요. 그러고는 빈칸을 하나 만들어서 어떤 미션이 가장 힘들었는지 써볼 수 있도록 하지요. 아이가 놀이처럼 아주 좋아해요.”

 

평소에 종이에 글을 쓰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면 일기나 독서록을 쓸 때도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가장 좋은 글쓰기 연습은 일상생활에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일을 글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글쓰기가 조금 편안해졌다면 아이의 성향에 맞는 글쓰기 지도가 필요하다. 아이디어는 좋은데 문장력이 떨어지는 아이가 있는 반면, 문장력은 좋지만 내용이 빈약하고 개성이 없는 의미 없는 글을 쓰는 아이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단문 중심으로 연습을 차근차근하면서 문장력부터 키워줘야 합니다. 아무래도 부모님이 옆에서 꼼꼼하게 지켜봐주셔야겠지요. 후자의 경우에는 방향을 좀 잡아줘야 합니다. 부모님이 옆에서 내용을 툭툭 던져주는 거예요. ‘경주에서 거북이에게 진 토끼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회사에서 구름빵을 받아본 아빠의 기분은 어땠을까?’ 등과 같이 아이가 발상을 전환할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면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거지요. 제 경험을 봤을 때 전자의 경우가 교정하는 시간이 좀더 걸려요. 후자의 경우는 섬세한 도움이 있으면 금방 교정이 되는데 후자의 경우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진행을 해야 해요. 하지만 교정이 된 후에는 후자가 훨씬 더 드라마틱한 결과를 가져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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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너무 깔끔하게 두지 마세요


긴 시간 동안 다수의 아이들에게 독서논술을 지도한 저자이지만, 자신의 아이를 직접 가르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책 좋아하는 엄마 밑에서 자랐지만 글쓰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저희 아이의 경우에도 글쓰기를 좋아하진 않아요. 하지만 분명한 건 글쓰기를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진 않는다는 거예요. 적어도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같은 원리라는 사실 정도는 충분히 터득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학교에서 글쓰기 과제가 나오면 좋아하지는 않아도 엄마의 도움 없이 혼자서 척척 해내요. ‘배움공책’이라고 해서 그날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혼자서 제법 잘하더라고요. 그 정도만으로도 대만족이에요. 제가 추구하던 것도 대단히 완벽하게 잘하는 것보다 스스로 어려움 없이 해내는 정도였거든요.”

 

간혹 저자에게 “다독이 중요하냐? 정독이 중요하냐?”는 질문을 하는 학부모들이 있다. 김윤정 저자의 답변은 “다독이냐 정독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책을 좋아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정독도 하고 다독도 하기 마련이다.

 

“권장도서나 추천도서에 집착하지 말고, 육아카페에서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권유하는 글들에 현혹되지 말고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이의 독서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여 그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고, 내 아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를 확인해서 그것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을 선사하는 거죠.”

 

책장에 책을 너무 깔끔하게 정리해놓는 것도 독서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유난스럽게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고서는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굳이 꺼내서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좀 지저분하더라도 두세 권 정도는 바닥에 깔아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저자는 종종 아이가 평소에 잘 뒹굴 거리는 침대에 책을 펼쳐놓곤 했다.

 

“열 번이면 열 번 다 낚이더라고요(웃음). 만약 그때 본 책이 너무 재미있었다거나 호기심이 가는 내용이었다면 저절로 책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될 거예요. 책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될 테고요. 아이들의 독서습관은 그렇게 잡아나가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독서의 3적은 무얼까? 바로 전집, 추천도서, 독서록이다. 전집은 책을 많이 읽으라고, 추천도서는 무조건 어떤 책을 읽어야 한다고, 독서록은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증명해 보라고 강요당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독서록을 쓰느라 독서를 한다면 분명 독서 자체를 싫어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유아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본격적으로 독서록을 쓰려고 하지 말고, 독서록 준비운동에 들어가는 게 좋다. 생활 속에서 생각을 말이 아닌 글로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김윤정 저자가 아이중심독서연구소를 만들게 된 건, 아이의 독서교육에 스트레스를 받는 학부모들을 너무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히고 어떻게 피드백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님이 계시면, 제가 그 아이를 직접 만나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주고 그 책을 읽고 난 느낌에 대해 다각도로 토론을 하는 역할을 대신해주기도 해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느끼는 건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는 사실이에요. 다만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관심사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강요 받았기 때문에 책이 부담스럽고 싫었던 거예요.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만한 책을 추천해주면 아주 재미있게 푹 빠져서 읽고요, 그 내용에 대해 글로 정리해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아요. 독서교육의 가장 큰 해법은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갈 수 있는 독서의 바람직한 방향을 만들어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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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저자의 아들이 실천한 '배움 공책'

 

 

김윤정 저자가 추천하는
‘엄마표 독서록 준비운동’ 8가지 TIP

 

1. 아이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말로 표현하는 것을 그대로 글로 옮겨 쓸 수 있게 유도한다

① 아이가 완성한 작품(블록, 그림, 만들기 등)에 대한 제목과 설명을 쓰도록 한다.
② 친구의 이름과 특징 등을 글로 표현하게 한다.
③ 아이가 갖고 싶은 물건에 대해 그 이유와 특징을 쓰도록 한다.


2. 긴 글쓰기에 앞서 단문 쓰기 연습을 한다


① 삼행시 짓기도 아주 훌륭한 글쓰기 연습이 될 수 있다.
② 아이가 흥미를 보일 만한 단어를 골라 그 단어의 뜻을 추리해서 써본 뒤, 그 단어의 진짜 뜻을 사전에서 찾아 확인해본다.
③ 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끝말잇기를 하되 종이에 아이 한 번, 엄마 한 번 번갈아 쓰게 되면 그 자체가 아주 훌륭한 글쓰기 연습이 된다.

 

3. 오늘의 날씨에 대해 써본다

 

4. 편지 쓰기를 한다

 

5. 글 없는 그림책에 글 넣기를 해본다

 

6. 애니메이션 감상문 쓰기를 해본다

 

7.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를 해본다

 

8. 엄마표 독서논술 교재를 만들어 활용한다


① 내 아이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② 책은 아이의 원래 수준보다 한 단계 낮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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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전쟁김윤정 저 | 예담friend
요즘처럼 글쓰기가 중요시되고 있는 때에 아이의 흥미를 끌면서도 재미있게 글쓰기를 하게 할 수는 없을까? 그 해결 방법은 바로 ‘엄마표 독서록 지도법’이다. 물론 조금은 번거로울 수도 있겠지만, 막상 해보면 아이를 보낼 학원을 알아보는 것보다도 더 쉽다. 내 아이의 성향을 가장 잘 아는 엄마가 독서록 선생님이 된다면 아이는 글쓰기를 통해 통찰력, 이해력, 상상력, 어휘력 등을 갖게 된다. 여기서 물론 엄마의 많은 인내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참을 인(忍)’ 세 번의 고비만 넘길 수 있다면, 독서록은 아이와 엄마에게 동시에 큰 선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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