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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엄마는 왜 칭찬에 인색할까?

『엄마의 말공부』이임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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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는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 사랑과 격려와 믿음과 존중을 나타낼 수 있는 언어.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면 『엄마의 말공부』를 ‘실용회화’ 교재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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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면 꼭 알아야 할 ‘엄마의 전문용어 5가지’


엄마를 춤추게 하는 아이의 한 마디는 무얼까. ‘나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아’ ‘우리 엄마가 최고야’라는 말이 아닐까.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이의 한 마디 때문에 곤란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아이가 너무나 태연하게 ‘우리 엄마는 매일 소리를 질러요’ ‘엄마는 맨날 화만 내요’라고 말할 때, 엄마는 당혹감과 함께 자괴감에 빠진다. 늘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는 엄마,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어쩌다가 ‘소리만 지르고 화만 내는’ 엄마가 되어버렸을까. 문제는 엄마의 ‘말’이다.

 

아이에게 공감과 지지의 말을 건네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모든 엄마가 알고 있다. 다만, 생각만큼 쉽지 않을 뿐이다. TV를 통해 다른 집 아이가 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강연을 찾아다니면서 바람직한 반응 방식을 공부해보지만, 왠지 나와는 경우가 다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하루에도 수십 번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리는 일이 아닌가. 그러니 ‘이건 육아 전문가가 가르쳐준 내용에는 없었던 상황인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엄마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 맴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 지 알려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위해 『엄마의 말공부』는 태어났다. 딱딱한 육아 이론서도 아니고, 뜬구름 잡기 식으로 엄마의 마음 수양을 강조하는 책도 아니다. 15년 동안 아동과 청소년의 심리치료사로, 그리고 의사소통 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언들을 들려준다. 아이를 다그치거나 혼내고 난 뒤에, 아이가 짜증을 낼 때, 친구나 형제와 싸울 때, 공부하기 싫다고 말할 때 등 각종 문제적 상황들을 ‘어떤 말로’ 풀어갈 수 있을지 해결책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임숙 저자는 2만 시간이 넘는 상담 경험을 통해 엄마들과 아이들이 토로하는 고민들에는 공통적인 원인이 있음을 알게 됐다. 많은 독자들이 『엄마의 말공부』에 실린 사례들을 보면서 깊이 공감하는 이유다. 저자는 “엄마라면 꼭 알아야 할 ‘엄마의 전문용어 5가지’”를 소개하면서, 각각의 말들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아침마다 겪어야 하는 전쟁 같은 실랑이에서 벗어나는 방법과, 방과 후 아이의 학습을 도와주는 방법, 방학과 주말을 유익한 시간으로 채울 수 있는 방법까지도 조언한다. 이렇듯 『엄마의 말공부』에 담긴 ‘깨알 팁들’을 채널예스가 공개한다.


 

아이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말, 아이들에게 상처로 남는 말


오랫동안 아이들을 상담해 오시면서 ‘말 한 마디의 영향력’에 대해 절감하셨을 것 같습니다. 어떠셨나요?


아이들은 말 자체를 기억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상담가를 통해서 말의 변화를 경험하면 방향이 달라지더라고요. 어떤 말을 들려줬는지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그 순간 경험한 자기 마음의 변화를 기억하는 거죠. 마음의 방향도 행동의 방향 바뀌어가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보다도 ‘엄마의’ 말공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이들과 대화해 보면 항상 마지막에 원하는 건 ‘우리 엄마도 상담 선생님처럼 말해줬으면 좋겠다’라는 거예요. 부모 중에서도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건, 우리나라의 주 양육자는 엄마이기 때문이죠. 엄마의 말공부가 필요하다고 하면, 양육의 책임을 엄마에게만 지우는 것으로 느끼실 수도 있는데요. 엄마만이 하라는 뜻은 물론 아니에요. 다만 아이가 느끼는 무게감은 다르다는 거죠. 아이들은 자신을 이해해 주고 격려해 주는 말을 엄마에게 듣고 싶어 해요. 아이를 둘러싼 세상 전부는 엄마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이죠. 우리가 사회적 문화적역사적으로 엄마에게 부과해 놓은 역할의 가치이기도 하고요.

 

‘엄마의 말 한 마디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지만 실천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하는 엄마들이 많을 텐데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요즘 엄마들은 말공부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시죠. 대표적으로 가장 잘 알고 계신 대화법이 ‘~구나’예요. 그런데 이 말이 목에 걸려서 잘 안 나온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아니면 ‘해봤는데 처음엔 좋아지는 듯 하더니 결국엔 똑같더라, 그럼 이제는 무슨 말을 해야 하냐’라고 말씀하시기도 하고요. 시작이 잘 안 되시는 분들도 있고, 노력했는데 안 되시는 분들도 있는 거예요.

 

엄마가 자신의 분노를 절제할 수가 없어서 공감의 말을 못할 때도 있겠죠?


맞아요. 그런데 분노를 절제할 수 없는 엄마들은 개인의 삶이 너무 힘든 경우가 많아요. 아이 때문이라기보다는 쉽게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심리적 상태에 있는 거예요. 아이한테 이유 없이 화가 많이 난다면 아이를 문제로 삼지 말고 엄마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상담을 받거나 자기 성찰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읽으시는 게 좋죠.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구나’라는 표현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실 아이들이 어릴 때 는 우리 엄마들이 자주 썼던 말이거든요. ‘엄마가 우유를 늦게 줘서 화났지? 속상했어요?’ 같은 표현들을 안 써 본 엄마들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스스로 졸업하신 거죠. 3~4세 때부터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훈육의 언어로 바꾸어버리신 거예요. 훈육의 언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전의 언어와 병행하시면 좋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훈육의 과정에서 ‘~구나’를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훈육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하기 싫다고 말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그래, 많이 힘들었지? 그런데 사람이 성장한다는 건 조금 더 용기를 갖는 거야. 힘든 거 한 번만 더 하고 쉬자’ 이렇게 달래주고 격려하면서 훈육하는 거예요. 그렇지 않고 훈육의 언어만 쓰면 ‘이거 해, 저거 해, 빨리 해, 안 돼’ 라는 말만 쓰게 되고, 공감의 언어는 망각해 버리는 거죠. 그래서 저는 엄마들에게 아이들이 어렸을 때 ‘~구나’라고 말했던 기억을 되살리자고 말해요. 엄마로 사는 동안은 평생 해 나가자고요.

 

아이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말, 또는 아이들에게 상처로 남는 말들에도 공통점이 있다고 쓰셨습니다.


제지하는 말과 강요하는 말들이 그렇죠. 안 돼, 하지 마, 숙제해, 공부해, 같은 말들이요.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대로 뭔가를 했을 때 잘했다는 칭찬을 받고 싶어 해요. 그런데 마음대로 하는 일이 점점 허용되지 않으면서 자율성과 주도성이 확보되지 않는 거죠. 그게 아이들의 발달 과업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엄마들은 수시로 지시하잖아요. 식사 시간만 보더라도 그래요. 직접 자신이 하는 말을 녹음해서 들어보세요. 10분 안팎의 짧은 시간 동안 10~20번은 지시어를 사용하실 거예요. 바로 앉아, 숟가락 잘 잡아, 골고루 먹어, 꼭꼭 씹어, 물도 마셔 등등 모두 지시어죠. 우리는 사랑을 담아서 아이를 위해 하는 말이지만 아이들은 지치는 거예요.

 

 

엄마는 왜 칭찬에 인색할까?


‘엄마의 전문용어 5가지’ 중의 하나가 ‘훌륭하구나’라는 말입니다. 아이의 강점을 발견해서 칭찬해 주라는 이야기인데요. 엄마라면 누구나 잘하는 부분일 것 같은데, 현실은 다른 것 같습니다.


엄마들은 아이를 낳고 처음 마주보는 순간,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동시에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지’라는 불안감을 느껴요. 나의 손길 하나하나에 따라서 아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걱정되는 거죠. 그래서 아이가 잘한 일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집중하게 돼요. 그것만 고치면 정말 멋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건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이기도 해요. 잘한 일에 대해서 칭찬하는 건 조심스러워 하잖아요. 자만해질까봐 걱정하는 거예요. 반면에 잘못한 일은 하나하나 지적해 주죠. 그러지 말고 아이의 강점을 찾아내서 ‘훌륭하구나, 대단하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어요. 그게 아주 중요한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아이를 잘 키워낼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 때문에 작은 단점도 과잉 해석하게 되는 거군요.


아이들이 받아쓰기에서 90점을 받아오면 엄마들은 9개를 맞춘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왜 하나는 못 맞췄니’라고 말하죠. 그렇게 되면 아이는 90점을 맞은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껴야 하는데 한 개 틀린 것 때문에 주눅이 들잖아요. 나는 안 되나봐, 하고 좌절하게 되고요.

 

그렇다면 아이의 강점을 발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훈련이 필요하긴 해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거든요. 예를 들면, 제가 예전에 책에서 소개했던 내용인데, 30점을 받은 받아쓰기 시험지가 있다면 점수를 다르게 매기는 거예요. 받아쓰기는 글자 하나만 틀려도 틀린 답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몇 글자를 맞췄는지 새어보면 점수가 달라져요. 한 글자씩 7문제를 틀렸다면 86점이 되는 거죠. 그러면 이렇게 말해줄 수 있을 거예요. ‘세상 모두가 네 시험지를 보고 30점짜리라고 해도 엄마는 네가 86점을 받았다고 생각해’라고요. 그리고 ‘엄마 말이 맞는 것 같아?’ 라고 물어보세요. 엄마의 생각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도 공감이 되어야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또 다른 ‘엄마의 전문용어’는 ‘좋은 뜻이 있었구나’입니다. 아이가 문제적 행동을 하더라도 그 전에 반드시 좋은 뜻도 가지고 있었다고 믿어주는 것이죠.


아이가 친구를 때렸다고 해도 때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긴 시간이 있었어요. 욕 한 마디를 해도 친구들이 다 욕하는데 자신은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시간이 있는 거예요. 그런 시간이 없는 아이들은 없어요. 그렇다 보니까 ‘너한테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그걸 아무도 몰라줘서 너무 속상했겠다, 선생님도 너무 늦게 알아줬구나’라고 말해주면 행동이 변하더라고요. ‘엄마의 전문용어’ 첫 번째인 ‘힘들었겠다’라는 말도 정말 좋은 언어인데요. 관계를 좋게 만들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줘요. 그런데 정서 안정 다음으로 엄마들이 바라는 건 성장을 위한 행동들이 나오는 것이거든요. 행동을 변하게 하는 가장 큰 언어는 ‘좋은 뜻이 있었구나’예요. 잘못된 행동을 했더라도 그 안에 또 다른 의도도 있었다는 걸 누군가가 알아주면, 다음부터 아이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럴 때 아이는 엄마가 자신을 믿는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 같아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엄마가 나를 믿는구나’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자아정체성을 고민하기 시작하면 ‘부모님이 나를 믿는가’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더라고요. 아이에 대한 믿음이라는 건 잘할 거라는 믿음이 아니에요. 우리 아이는 좋은 뜻과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내가 조금만 도와주면 그 씨앗을 잘 키워갈 아이라는 믿음이죠.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거라고 볼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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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된 무기력’이 아이를 움츠러들게 한다


‘학습된 무기력’에 대한 이야기는 강렬한 충격과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 ‘나는 어차피 해내지 못할 거야, 상황을 바꿀 수 없을 거야, 나는 그런 사람이야’ 라고 느끼게 된다고요.


‘학습된 무기력’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개념인데요. 세 그룹으로 나눈 개들에게 전기 충격을 주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한 거예요. 전기 충격을 주지 않았던 그룹과 충격을 멈출 수 있도록 해준 그룹은 장애물이 있을 때에도 전기 충격을 피했어요. 자극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했던 그룹의 개들 중의 2/3는 전기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고요. 나머지 1/3은 무기력을 회복했어요. 어떻게 가능했느냐 하면, 실험자가 개들을 안아서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놓기를 반복했던 거예요.

 

아이에게 ‘학습된 무기력’을 남기지 않으려면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아이가 상처를 받고 무기력해졌다면,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쉬운 과제도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쉬우니까 해봐’라고 격려하는 말이 효과를 거두지 못해요. 아이에게 ‘이렇게 하면 네가 아프지 않을 수 있어’라는 걸 여러 번 경험하게 해줘야 하죠. ‘한 걸음만 더 걸어봐’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같이 걸어보자’라고 말하거나 ‘네가 힘들면 엄마가 너를 안고 걸어볼게’ 라고 얘기해주는 게 필요해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주시겠어요?


아이가 오늘 학습할 분량이 교재 4쪽인데 한 쪽도 풀기 힘들어한다면, 먼저 엄마의 고정관념이 깨져야 돼요. 양을 줄여도 된다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는 거죠. 먼저 교재를 한 장 떼어 주면서 ‘너무 힘들었구나. 네가 힘든 줄 몰랐어’ 라고 말해주는 거예요. ‘힘들지만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하는 마음도 있었구나, 몰라줘서 미안해’라고 긍정적인 의도를 읽어주고요.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몇 개의 문제만 골라서 풀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아이가 다 푼 문제들은 다시 종이에 붙여서 ‘이것 봐, 못한다고 했지만 다 해냈잖아. 너는 그런 사람이야. 나는 알고 있었어’라고 말해주는 거예요. 그러면 무기력했던 아이가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면서 회복되어가는 거죠.

 

아이를 키우면서 매일 아침마다 전쟁을 치른다고 이야기하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엄마의 말공부』에서 행복하게 아침을 맞을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셨는데, 그 내용을 들려주세요.


아이를 깨울 때 ‘빨리 일어나’라고 말하기보다 ‘너무 피곤하겠다. 아직 시간 있으니까 5분만 더 자’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 아이는 ‘엄마가 나를 배려해주는 구나, 내가 힘든 걸 알아주는 구나’하고 느끼겠죠. ‘5분밖에 안 남았어, 일어나’가 아니라 ‘5분 더 잘 수 있어. 편하게 자’라고 말부터 뒤집는 거예요. 그리고 스킨십을 하면서 말해주면 좋아요. 엄마의 손길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없잖아요. 시간이 되신다면 그 시간 동안 짧은 그림책 한 권을 읽어주는 것도 좋죠.

 

엄마가 함께 양치질을 한다든지, 아이에게 식사 시간을 선택하게 해주는 방법들도 추천하셨습니다.


아침에 엄마와 같이 식사를 하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요? 엄마들은 아이를 아침 먹여서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는 데 집중하지만, 엄마는 먹지 않으면서 잔소리만 하고 있으면 아이는 그 시간이 즐겁지 않겠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엄마와 같이 하면 더 잘해요. 아침에 밥을 먹고 씻는 일도 엄마랑 함께 하면 아이들에게는 훨씬 더 쉬워지는 거죠.


어린이집에서 헤어질 때, 몰래 숨지 마세요


워킹맘은 물론이고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는 모든 엄마들이 고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울어서 힘들다는 건데요. 『엄마의 말공부』에서 조언하신 바에 따르면, 아이를 두고 몰래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하셨어요.


어린이집에 처음 가는 아이들은 엄마와 떨어질 때 많이 울어요. 분리불안이기도 하고, 보통 4세 전후이기 때문에 아직 엄마랑 떨어질 나이가 아니기도 해요. 엄마들은 아이가 우는 걸 보기 힘드니까 몰래 사라지기도 하는데요. 아이의 입장에서 보는 울고 있는데 엄마가 사라진 거예요. 그 느낌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저녁에 엄마와 재회하면 반가운 동시에 원망스럽기도 한 거죠. 그래서 떼를 쓰기도 하는 거고요. 그래서 아이가 울더라도 ‘힘들지? 엄마도 너랑 떨어지는 게 힘들어. 그런데 엄마 마음에는 너로 가득 차있어’라고 말해주는 게 필요해요. 그러면 아이도 잠시 헤어지는 걸 받아들여요. 5~10분이면 할 수 있어요. 그런 일이 익숙해지면 아이가 믿게 되죠. ‘엄마는 내가 인사를 건네야 떠나는 구나, 틀림없이 약속한 시간에 다시 돌아와서 힘들었던 내 마음을 알아주는 구나’하고요.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는 기대감을 심어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침에 이별하기도 훨씬 쉽죠. 소풍 가는 날 엄마와 헤어지기 싫다고 우는 아니는 없잖아요(웃음). 오늘은 친구와 어떤 놀이를 할 건지 기대감이 있으면 아이들은 그 재미로 학교에 가요. 그러니까 엄마는 재미있는 일을 기대하도록 만들어 주어야죠. 급식 식단표를 보고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오는 날은 표시해 놓는 것도 좋아요.

 

방과 후나 방학과 주말에 아이와 잘 놀아주기 위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집에서 엄마가 놀아줄 수 있는 종류는 한정적이에요. 매일 몸 놀이 해주는 건 체력적으로 힘들고요. 아이가 어릴수록 정서적 재미에 머무르기 때문에 몸 놀이를 좋아하는데요. 아이들은 생각보다 배우는 것도 좋아해요. 책을 읽어주다 보면 ‘엄마, 이건 뭐야?’하고 물어보잖아요. 새롭게 배우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고 있는 거예요. 그렇게 아이들은 정서적 재미뿐만 아니라 인지적 재미도 추구하기 때문에, 흥미로워하거나 재미있어 하는 것을 소재로 놀아주면 흡족해해요. 한 가지 유념하셔야 할 건, 인지적 재미를 주는 것이 공부를 시키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대상을 가지고 관련된 정보를 배울 수 있게 하는 거죠. 예를 들어서 레고 블럭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자동차는 어느 나라에서 처음 만들었을까? 누가 만들었을까?’하고 물어보면서 스스로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그렇게 인지적 재미를 느껴 가면 공부하는 방식을 터득하게 되기도 해요.

 

학습의 시간에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요?


요즘은 5세 전후에 학습을 시작하는데요. 대부분 학습지를 선택하시더라고요. 그 부분부터 다르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서 수학이라고 하면, 5세 학습지라고 해봤자 숫자 세고 덧셈하는 게 전부거든요. ‘그런데 왜 굳이 학습지로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생활 속의 물건들로 수학 공부를 시작해도 되거든요. 국어나 영어도 마찬가지예요. 동화책을 이용해도 좋죠. 엄마들은 영어 발음을 걱정하시는데, 학자들 중에는 발음에 크게 개의치 않아야 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도 걱정된다면 영어 테이프를 활용해도 좋고요. 엄마가 읽어줘도 충분해요.

 

『엄마의 말공부』에서 ‘글쓰기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셨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활동을 함께하려면 엄마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엄마들이 이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책을 많이 읽어도 그 결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을요. 책의 영향은 아이의 삶에서 천천히 나타나죠. 삶의 방향을 잡아주거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요. 성적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까 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믿으시고, 아이와 같이 책을 즐긴다는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책을 쓰면서 ‘어떻게 내가 글쓰기를 할 수 있게 되었는지’ 생각해 봤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었던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옮길 때, 이전에 읽었던 책들의 언어들이 스며들어 있다가 나의 언어로 나오는 거잖아요. 책을 읽었다고 모두가 글을 잘 쓰는 건 아니지만, 책을 읽고 그 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 아이가 그 마음으로 글을 쓸 때 힘이 보태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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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공부이임숙 저 | 카시오페아
이 책은 아이의 나이나 성향에 상관없이 모든 아이에게 통하는, 모든 아이가 행동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말을 알려준다. 많지도 않고 길지도 않다. 5가지 엄마의 말이면 된다. 그 5가지 전문용어로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하루의 일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생생한 사례와 구체적인 지침으로 친절하게 일러준다. 이제 '엄마의 말 공부'를 시작해보자. 전쟁 같은 하루가 행복한 하루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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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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