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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거부 수감자 1위, 대한민국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 민용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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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용근 영화 감독이 쓴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사람은 모두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다. 징병제 사회에서 군사주의 문화가 팽배한 대한민국에서는 외면받는 존재다.

징병제 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남자라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군대에 가야 한다. 군대에 가지 않는다면 감옥으로 간다. 군대 대신 감옥을 택한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지도 않다. 병역을 거부하는 이유도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주로 여호와의 증인이 많았지만, 다른 종교인도 있다. 종교인이 아니면서 자신이 믿는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여전히 한국사회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그렇지만 사회가 이들을 인식하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주목할 필요는 있다. 그들의 존재는 근본적으로 평화란 무엇인지, 자유란 무엇인지를 묻는다는 점에서 공공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책을 쓰기 위해 12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심층 인터뷰한 민용근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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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여러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그 관심만큼 실천하거나 행동하며 살지 못하는 편이에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도, 2012년 가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인권에 관한 옴니버스 영화를 제안 받은 이후부터입니다. 어떤 인권문제를 주제로 영화를 만들지 고민하다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라는 사안이 떠올랐습니다. 십 수 년 전 만들었던 단편영화에서 입대 당일 군대 대신 동물원에 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도 했고 (당시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는 단어조차 몰랐지만), 군대에 입대한 뒤 ‘집총 거부자’를 목격하기도 했고, 주변에 병역을 거부하고 감옥에 다녀온 지인이 있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그 청년들이 왜 병역을 거부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들인지는 잘 알지 못했어요. 궁금증이 생겼고, 그런 계기를 통해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사람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뉴스 기사 등 다양한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그런 자료들을 접하는 과정에서 제가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들도 알게 되었고요. 저도 처음에는 그들의 신념과 행동에 대해 잘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고 이해하기도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조금씩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들이 던져준 평화, 비폭력, 양심, 신념 등의 화두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고요. 그런 과정을 거쳐 2013년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다룬 <얼음강> (인권 옴니버스 영화 <어떤 시선>의 세 번째 에피소드)이라는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 이 사안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갖게 되었죠.

 

영화 <얼음강>과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의 관계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영화 <얼음강>은 기본적으로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에요. 종교적인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하려는 아들과, 아들의 신념은 알고 있지만 어떻게든 감옥에 보내고 싶어 하지 않는 어머니의 이야기죠. 그 둘의 갈등과 대치를 통해, ‘군대’ 아니면 ‘감옥’이라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그 속에서 수 십 년간 고통받아온 병역 거부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여러 가지 이야기를 모두 담을 수 없었기에, 미처 전하지 못한 사연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영화를 준비하며 만났던 사람이나 접했던 이야기를 더 전해주고 싶다는 아쉬움이 있었죠.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이라는 책은 그 때의 그 아쉬움에서 시작된 거 같아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에 대한 이야기를 논리나 주장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로서 다가가자는 기획 의도는 영화와 책이 동일해요. 병역 거부와 관련된 ‘사람의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이 책은 영화 <얼음강>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층적으로 인터뷰를 하기 전에 감독님께서 갖고 계셨던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인상과 인터뷰를 거치고 나서 느낀 점은 어땠나요. 많이 달랐나요. 아니면 생각했던 대로였나요.

 

이 책을 준비하기 전부터,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여러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다양한 이유로 병역을 거부했던 당사자 뿐 아니라, 아들 셋을 모두 같은 이유로 감옥에 보내야 했던 어느 부모님을 만나기도 했고,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앞두고 고민하는 어린 청년들도 만나봤습니다. 그들을 직접 만나기 전에는, 저에게도 알게 모르게 주입된 어떤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총을 들고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받을 수 없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감옥까지도 불사하는 그들이, 보통 사람과는 많이 다른 이방인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비장한 투사처럼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만나본 그들은 뭐랄까,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거나 결기에 가득 찬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그저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느끼고 있고, 자신의 마음과 신념을 있는 그대로 지키며 살고 싶어 하는 평범한 청년들일 뿐이었어요.

 

뉴스 기사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신기하게도 순식간에 수백 수천 개의 비난성 댓글이 달려요. 그 글의 대부분은 이 청년들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낯선 타자’로 취급하고 있어요.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고 비난해도 좋을 적으로 대하기도 하죠. 그들이 왜 병역을 거부하고 감옥행을 택하는지 들어보려 하지 않고, 일방적인 분노와 비난만을 쏟아내요. 하지만 그들은 병역 거부자이기 전에 우리와 같은 사회 속에서 함께 숨 쉬고 살아온 평범한 청년들일 뿐이에요.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오면서 지금의 선택을 내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는 행동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지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여봤으면 해요. 그 이야기들을 들은 뒤에 비판해도 늦지는 않을 겁니다. 영화 ‘얼음강’도 마찬가지고 이번에 낸 책도 마찬가지에요. 가장 중요한 건 ‘병역 거부자’이기 전에 우리와 함께 살아왔던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그들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취지가 가장 컸어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 다수가 여호와의 증인이지만, 스펙트럼이 넓은 걸로 압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셨는데, 감독님께서 염두에 둔 기준이 있나요.

 

우리나라 병역 거부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호와의 증인들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시작해, 한국전쟁과 유신 시대 때에도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해왔어요.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였죠. 그러다가 2000년대 초부터 평화주의를 바탕으로 다양한 신념을 가진 병역 거부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책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담고 싶었어요. 아이들에게 가르쳐왔던 비폭력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 병역을 거부한 초등학교 선생님부터, 병역 의무를 위해 의경에 입대했지만 불합리한 시스템과 명령을 거부하기 위해 양심선언을 한 현직 의경, 그 자신이 병역거부자이면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스스로 변호사가 된 청년까지. 모두들 명제화된 관념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신념으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이었죠.

 

병역 거부는 단지 그 당사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병역 거부를 둘러싼 주변인의 이야기도 함께 담으려 했어요. 남편부터 세 아들까지 모두 같은 이유로 감옥에 보내고 40년간 옥바라지를 해야 했던 어머니의 이야기나, 병역 거부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 부당하다고 여겨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했던 판사의 이야기, 베트남 전 때 병역을 거부하고 대체복무를 위해 한국에 와서 40년간 봉사활동을 하셨던 미국인 신부님의 이야기 등이 그것이에요. 제가 만나본 다양한 분들 모두, 각자 가지고 있던 신념은 조금씩 달랐지만 모두 자기의 마음이 시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를 몸소 실천했던 사람들이었어요. 그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솔직하게 실천하며 살아온 삶의 모습이 제가 정한 기준이었습니다.

 

책에는 미처 싣지 못한 사연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책에서 빠진 사연도 있나요.

 

총 열 두 분을 인터뷰했는데 각 챕터의 뒷부분에, 그들이 직접 쓴 병역 거부 소견서, 최후 진술문, 수기, 판결문 등을 넣기도 했었어요. 본인이 직접 쓴 글이니만큼 각 글이 주는 울림이나 진솔함이 좋았지만, 편집 최종 단계에서 내용상 중복이나 분량 문제 때문에 빠지게 되었죠. 혹시 책을 읽고 각 인터뷰이에 대해 더 궁금한 부분이 생기신다면 인터넷 검색이나 관련 서적등을 통해 위의 글들을 찾아서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책에서 빠진 내용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장 민감했던 부분은 유신 시대 때 병역을 거부하셨던 분들의 이야기였는데요. 그 때의 병역 거부자들은 지금보다 몇 배나 많은 형량을 사셨고, 그 안에서 수많은 고문과 구타, 가혹행위를 당하셨죠. 그 때의 기억들을 다시 끄집어낸다는 게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을 텐데, 예상 외로 차분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셨어요. 그 기억과 경험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더 중요했던 건 그 시절에 느꼈을 분노와 억울한 감정들을 마음에 묻어둔 채 애써 담담하게 이야기하시던 그 분들의 표정과 말투였던 거 같아요. 그 이야기를 들을 때 제가 느꼈던 느낌이 책에 잘 표현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어떤 독자는 인터뷰이의 감옥 생활도 궁금해할 것 같은데요. 책에서는 일부러 다루지 않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저도 처음 인터뷰를 하기 전에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의 감옥 생활이 궁금하기도 했었고, 그래서 질문도 했지만 그리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어요. 매일 같은 공간에서 보내는 비슷한 일상이기에, 수감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에게 가장 가혹했던 유신시대 때의 수감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책에 담겨 있습니다. 유신시대 때 같은 죄명으로 세 차례에 걸쳐 7년 10개월 간 수감되셨던 정춘국 님의 이야기나, 20여 년간 헌병 간부로 복무하며 수많은 병역 거부자를 관리했던 김성택 님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병역 거부자들의 수감생활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육군 교도소 내에서 군사물자를 만들기 위한 노역조차 거부했던 정춘국 님의 이야기나, 군사법정에서 어머니로 하여금 아들에게 강제로 총을 쥐어주게 하려고 시도했던 장면을 목격한 김성택 님 등의 일화는 당시 군사정권이 얼마나 집요하게 병역 거부자를 탄압했고, 그 속에서도 이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얼마나 인내했는지 등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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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대대적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감옥에 보내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쓰셨는데요. 그럼에도 이 문제는 사회에서 별로 부각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자료조사를 하면서 크게 놀랐던 통계 수치가 있는데요. 2013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수감된 인원이 총 723명인데, 그 중 669명이 한국인이라는 통계 수치였습니다. 전 세계 병역 거부 수감자 중 92.5%가 한국에 있는 거죠.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병역 거부자들을 대규모로 감옥에 보내는 국가인 셈이에요.

 

지금 대부분의 나라는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되었고, 징병제가 남아있는 국가라 할지라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하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북한과 휴전 중인 특수성이 있지 않느냐는 반론도 있지만, 영국 같은 나라는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에 병역 거부권를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중에 미국의 병무청장이었던 허쉬(Hershey) 장군은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실험이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소수자의 권리들을 보존하기에 충분한지 알아내기 위한 척도이다”라고 까지 표현했습니다. 거대 군사력을 가진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대만도 이미 2000년대 초에 정부 주도로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실행해오고 있습니다.

 

UN 인권이사회에서도 수차례 한국정부에 대해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에 위한 대체복무를 시행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묵묵부답인 상황이고요. 한 해에만 700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를 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을 무조건 감옥에 보내고 전과자만 양산하고 있는 것이 옳은 일이고 실용적인 일일까요. 그들의 신념을 인정해주고, 병역이라는 형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우리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대체 복무’의 길을 열어주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라는 표현에서 말하는 ‘양심’에 관해 여쭙겠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양심을 신뢰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양심’이란 무엇일까요.

 

양심이란 것은 결코 ‘선하고 착한 마음’을 지칭하는 말이 아닙니다.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 곧 양심입니다. 따라서 양심은 각자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군인이 되어 나라를 지키는 이들의 양심도 존중받아야 할 양심이고,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이들의 양심도 존중받아야할 양심입니다. 법과 제도에 앞서는 인간의 다양한 양심을 저는 신뢰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도덕적 의식에 따라 실천하며 살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가다보면 조직과 권력을 위해 내 마음의 소리를 배반할 때도 있고, 돈과 명예를 위해 내 마음의 소리를 외면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 앞에서 놓인 수많은 딜레마적인 상황들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양심을 돌아보기도 하고, 현실적인 상황과 조건들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결국엔 ‘어떤’ 선택을 내리겠지요. 물론 매번 쉽지 않은 선택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돈과 권력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진 지금의 시대에, 돈과 권력 그 어느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지키고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양심적 병역 거부는 전쟁을 사회에서 어떻게 인식하느냐와 관련이 있을 듯합니다. 서두에서도 밝히셨지만 감독님의 전쟁관, 평화관을 말씀해주세요.

 

전쟁은 인간의 역사에서 지속적으로 있어 왔어요. 누군가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병역 거부자들이 이야기하는 ‘전쟁 없는 세상’이라는 것이 이상주의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하죠. 전쟁은 지금까지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므로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전쟁을 대비한 군사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현실을 무시하고 이상만을 이야기하자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역사적으로 전쟁이 있어왔다고 해서, 우리의 지향점 역시 전쟁을 향하고 있어야 할까요. 그 지향점이 바뀌지 않는 한 전쟁과 폭력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지향하느냐,라고 생각해요. 전쟁과 폭력이 아닌, 평화와 비폭력이라는 지향점을 향해 작은 실천이 모아질 때 우리가 바라는 현실적인 평화가 조금씩이라도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또한 우리의 일상에서 비폭력적인 삶을 사는 것 또한 중요하겠죠. 다른 이와 갈등이 생겼을 때 폭력이라는 수단에 기대지 않고 해결하는 것이 비폭력적인 삶입니다. 힘에 의한 폭력, 권력에 의한 폭력, 법에 의한 폭력을 행사하기에 앞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둘 사이의 차이를 인정한 바탕 위에서 원만한 합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모든 평화의 출발점이 된다고 믿습니다.

 

구상 중인 다음 작품은?

 

올 해 두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긴 했지만, 이 책을 쓰느라 본업인 영화를 소홀히 했습니다. 두 편의 장편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대리모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와 조선시대 후기에 있었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첩보 멜로 영화입니다. 두 편 모두 생존과 신념의 딜레마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 책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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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민용근 저 | 끌레마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은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한 인권 영화 '어떤 시선' 중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를 다룬 '얼음강' 의 영화감독 민용근이 병역거부 당사자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병역거부자 관계자와 만나 인터부한 후 그들의 진솔하고 생생한 삶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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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민규(인문 PD)

티끌 모아 태산.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

<민용근> 저13,500원(10% + 5%)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한 인권 영화 《어떤 시선》 중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를 다룬 얼음강의 영화감독 민용근이 병역거부 당사자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 『그들의 손에 총 대신 꽃을』을 출간했다.군대에 다녀왔고, 종교도 없는 저자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책까지 출간한 것은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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