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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 “동의보감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

『동의보감으로 말하다』 펴낸 한의사 202개 원문에서 배우는 우리가 잊었던 건강습관 동양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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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건강TV <동의보감 읽어 주는 남자>를 3년째 진행하고 있는 한의사 오철이 《동의보감》을 이 시대의 시각으로 풀어낸 『동의보감으로 말하다』를 펴냈다. 현재 화접몽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오철 저자는 한의사가 본업이지만, 뮤지컬과 영화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 관련 서적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원문을 그대로 해석해놓은 이른바 한의학 전공 서적과 《동의보감》의 내용을 군데군데 인용해서 건강에 관련된 내용을 풀어주는 한의학 서적, 그리고 《동의보감》과 아무 상관없이 그냥 ‘동의보감’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인 책이다. 『동의보감으로 말하다』의 저자 오철은 《동의보감》의 이론적 핵심인 ‘내경편’의 내용을 세세하게 다루고 싶어 『동의보감으로 말하다』를 집필했다.

 

오철 저자가 『동의보감으로 말하다』를 쓰면서 지킨 원칙은 하나. ‘단순하게 쓰기’였다. 어차피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접해볼 일 없는 맥법과 침구법, 즉 맥을 통한 진단과 침과 뜸을 통한 치료법은 모두 빼 버렸고, 일반인이 보편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핵심을 소개했다. 《동의보감》의 원문을 읽다 보면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저자 특유의 개성 있는 문체가 책의 흥미를 더한다.

 

“사실 책의 분류를 ‘건강’이 아니라 ‘고전,인문’에 속하게 하려는 생각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건강’ 관련 서적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런데 그냥 《동의보감》은 어쩔 수 없이 ‘건강’에 속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아직까지 저에게 존재하는 이 책의 핵심은 고전 《동의보감》에 대한 일개 한의사의 풀이입니다. 『동의보감으로 말하다』를 처음 읽을 때는 원문을 모두 생략하고 있는 것이 훨씬 재미있을 겁니다. 원문까지 꼼꼼히 읽다 보면 화병이 날지도 모르거든요. 하지만 자신의 건강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도움이 되는 필독서가 될 겁니다.”

 

10문10답-오철

 

손바닥으로 얼굴만 비벼도 피부가 달라진다


한의학은 어렵다는 편견이 있습니다. 우리가 《동의보감》을 알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문에서도 다뤘지만 의학은 자연과학의 하나이며 자연과학은 그 시대에 인정되는 모든 현상에 대한 이치를 해석하는 도구입니다. 어려운 걸 알면서도 이 책을 내게 된 이유는 조선 중기 당시의 자연과학을 풀어내는 키워드가 바로 《동의보감》이 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현대 한국인에게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 혈, 오장육부, 음양오행이 어려운 이유는 근대화 과정에서 그 당시의 자연과학이 서양의 자연과학으로 대체되었기 때문이고, 우리는 그 당시의 자연과학이 설명 불가한 것 또는 미개한 것이라고 믿고 무시해버렸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옛날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멍청하지 않았어요.

 

지금 우리가 전기의 - 극을 이해하면서 음양을 어렵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극은 밀어내고 다른 극은 끌리잖아요. 그리고 그 중에서 더 힘이 센 쪽으로 중심이 이동되죠. 그게 바로 음양의 편차가 만들어내는 자연과학입니다. 쉬워요. 그런 단순함을 시작으로 몸과 마음의 흐름과 변화를 읽어내고 치료법을 제시하는 게 바로 동양의학입니다. 그 절정에 《동의보감》이 있고요. 저는 우리가 모두 《동의보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몽상가는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음양의 변화와 그 도구를 이용한 현상의 설명, 인체 생리 병리의 변화에 따른 설명이 한의학적으로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는지를 현대인들이 알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습니다. 단, 그 풀이가 쉬워야겠죠(웃음). 일단 한자부터 나오면 갑갑해지니까요.

 

《동의보감》은 저자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로컬에 개원하고 환자를 보면서 다시 원전을 펼쳐보는 것은 참 재미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임상에서 환자를 보는 경험이 축적될수록 원래 한의학이 갖고 있던 핵심을 점점 잊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그 느낌이 강해졌죠. 그러다 보니 본질을 다시 찾고 싶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 멀리 돌아가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려는 회귀본능과 같습니다. 그 중심에 《동의보감》이 있죠. 참고로 학부 시절에 가장 싫어했던 과목이 바로 원전이었습니다(웃음). 너무 재미가 없잖아요.

 

여름철입니다. 책에서 소개한 건강관리 실천법 중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실천법을 추천한다면.


여름철을 떠나서, 책에서 다룬 내용 중 ‘고치연진법’이란 것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치아를 맞쪼고 침을 고이게 해서 삼키는 건데요. 이거 의외로 건강에 좋습니다. 그리고 손바닥을 따뜻하게 해서 얼굴을 비비는 방법은 하루 10분씩 딱 한 달만 해도 피부에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물론 트러블이 있는 피부는 안 됩니다. 

 

속을 다스려야 피부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무얼 먹어도 피부가 좋습니다. 피부에 가장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은 무엇인가요? 여성들의 최대 고민인 피부를 《동의보감》에서는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다고 말하고 있나요?


위에 설명을 드린 방법이 안티 에이징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안면부는 아주 자잘한 근육들이 많이 움직이는 것 같지만 사람은 자기가 쓰던 근육만 반복적으로 쓰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그’만의 표정을 만들어내는 이유죠. 손바닥을 따뜻하게 해서 비비세요. 단 막 비비지는 말고 천천히 부드럽게 비비세요. 그리고 피부에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 게 있다면 이미 세상 모든 사람들이 먹고 있겠죠. 그나마 짜지 않게 먹는 게 염증성 병변이나 부종에는 가장 기초적인 해결책입니다.

 

요즘 이명환자가 많이 늘고 있는데, 이비인후과에서는 별다른 원인이 없다고 합니다. 《동의보감》 에서 보고 있는 ‘이명’의 원인과 해결방법이 있나요?


이명은 《동의보감》 <외형편> ‘이문(耳門)’에서 다룹니다. 물론 거기에만 나오는 건 아니고 모든 이명이 발생하는 다른 질환에서도 언급되죠. 그만큼 아주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인데요. 가장 보편적인 예로는 신정(腎精)이 부족하고 음(陰)이 허해져서 화(火)가 동했기 때문입니다. 말이 어렵지만 풀어서 보자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만성적인 체력과 정신적 소모가 누적된 경우 우리 몸에서는 신장이 주관하는 정이 허하게 되는데 그 정이 허해지면 불이 위로 떠서 불규칙한 열을 발생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눈이 건조해지고 충혈이 되거나 두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입이 건조하게 될 수 있죠. 해결법은 그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해야 하며 바로 위의 경우와 같다면 첫 번째 치료가 ‘안정’이고 한약 처방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동의보감에서 발견한 건강비결 중에서 저자님이 실천하시고 있는 것이 있나요?


위에서 설명해 드린 ‘고치연진법’과 맨손 마사지인데요. 저도 가끔 합니다(웃음).

 

 

동양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흥미로울 책


<동의보감 읽어주는 남자>를 3년째 진행하고 계신데요. 어떻게 기획된 프로그램인가요?


2011년 겨울, 당시 한방건강TV의 신입 PD가 《동의보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프로젝트를 구상했어요. 동영상으로 《동의보감》을 남겨보자는 의도였죠. 참고로 그 PD는 2개월 정도만 촬영하고 퇴사했습니다. 원래는 저보다 훨씬 학식이 높으신 선배님께서 하셔야 하는 프로그램인데 이거 한의사들은 알거든요. 몇 년 걸릴지 모른다는 거요. 그래서 다들 섭외를 마다하셨는데 그냥 제가 한다고 했어요. 이참에 《동의보감》이나 다시 읽자는 객기였죠. 근데 끝나질 않아요(웃음). 어제 촬영한 내용이 669회였습니다. 아마 1,000회 넘어갈 것 같아요. 앞으로 2년 이내에는 끝내야죠. 청취자의 반응은 모르겠습니다. 한방건강TV가 케이블TV라서요. 지상파 같은 빠른 반응은 아니죠. 어떻게 보면 다행이죠.

 

한의사이면서 화접몽밴드의 보컬, 대중음악작곡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음악과 한의학의 매력을 비교해본다면?


음악도, 한의학도 너무 큰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저는 음악도 재즈나 국악쪽이라서 주류 음악 뮤지션이 아니고, 의학에서도 서양의학이 아닌 한의학이에요. 아마도 저는 비주류만 전공하는 팔자인가 봅니다(웃음).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별다른 게 없어요. 그냥 어릴 적부터 꿈이 작곡가가 되는 거였기 때문에 그냥 자연스럽게 꾸준히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중요한 점은 어떻게 시작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 인 것 같습니다. 한의사도 뮤지션도.

 

『동의보감으로 말하다』를 특히 어떤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나요?


농담 삼아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면증에 좋은 처방이야.” 또는 “책이 꽤 두툼하니 냄비 받침으로 추천한다.” 그러죠. 저는 동양과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딱히 한의학 서적이라고 하기보다는 그 당시의 자연과학 중 일부인 의학을 풀어낸 책이니까요. 현대과학이 상당히 치밀하고 엄청나 보이지만 실제 삶에서 보면 내 마음 하나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게 가능한가요? 그런데 당시의 의학은 그것을 중요하게 보고 건드렸습니다. 그런 게 재미있어요.

 

다음 책은 피부에 관련된 내용을 쓸 예정이시라고요.


피부 질환에 관련된 한의학 전문 서적은 이미 집필이 많이 진행된 상황입니다. 수년 전부터 쓴 거라서요. 근데 저 혼자 책을 내는 게 별로인 것 같아서 다른 원장님들과 함께 공동 작업 중입니다. 그 책은 워낙 전문 서적이라서 아마 한의대생이나 한의사들이 대상이 될 것이고요. 그 책을 기반으로 쉬운 책을 새로 쓸 계획입니다. 제목은 ‘19금 여드름’이라고 미리 정했어요(웃음).

 

 

*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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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으로 말하다 오철 저 | 도어즈
이 책은 한민족의 대표적인 건강 고전 《동의보감》〈내경편〉202개 주요 원문 다시 읽기를 통해 지금 우리가 잊고 있는, 진실로 소중한 양생의 원칙들은 과연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더불어《동의보감》의 핵심인 독특한 인체 건강 유지의 원리부터 건강 관리 실천법, 각종 뛰어난 한의학 처방들까지 섭렵한다. 특히 한의사이며 대중음악 작곡가이기도 한 저자 특유의 젊고 감각적인 해설은《동의보감》읽기에도 새로운 세대의 도전이 시작되었음을 당당하게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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