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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홍차수업』문기영 저자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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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7일, 문기영 홍차아카데미에서는 『홍차수업』의 출간을 맞아 독자와의 만남이 진행되었다. 독자들은 저자가 직접 우린 차와 함께 풍미를 더하는 시간이었다.

작가만남-문기영

 

‘홍차’하면 으레 ‘떫은 맛’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진실일까? 『홍차수업』의 저자 문기영은 홍차가 떫다는 보편적인 인식에 대해 차분하게 반대 이유를 설명한다. 홍차는 사실 떫기만 한 맛이 아니다. 그럼 왜 홍차는 그저 떫은 차로 기억되는 것일까?

 

“첫 번째 주된 이유는 제대로 우리지 않아서다. 둘째는 품질이 좋지 않은 홍차, 값싼 티백을 썼을 것이다. 셋째는 우리 혀가 단맛에 완전히 길들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세 가지 이유를 나열하지만 떫고 맛없는 홍차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제대로 우리지 않았다는 데 있다. 찻잎의 양과 물의 비율, 우린 물의 온도 그리고 우린 시간의 길이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홍차의 풍미가 제대로 우러나오기 위해서는 정밀한 계산과 나름 까다로운 감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꼭 전문가 수준의 노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누구나 홍차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홍차는 기호품이며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일정한 규칙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도 덧붙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의 비율, 온도, 시간이다. 한 사람의 음용량을 기준으로 대개 홍차 2g, 물 400ml, 3분이 기준이다. 물은 반드신 펄펄 끓여야 맛의 에센스를 제대로 추출할 수 있게 된다. 3분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애프터눈 티 같은 홍차 회사의 블렌딩 제품의 적정 시간이다. 키먼?윈난 같은 내포성이 강한 중국 홍차는 5분 정도가 적당하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조절하면 되지만 티백을 3분 이상 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작가만남-문기영

 

홍차가 다 우려지면 티포트와 찻잔의 순서가 기다리고 있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근사한 디자인의 자기 티포트 보다는 유리 티포트의 투명함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차가 우러나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까닭이다. 홍차를 마시기 전에는 다구들을 미리 덥히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찻잔은 차를 우리는 3분 동안 예열하자. 기왕이면 100?C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게 홍차의 맛을 뽑아내는 데 유리하다. 시간 보다는 양을 늘리는 게 낫다. 중국 홍차는 5분 정도 둔다. 중국 홍차는 부드럽기 때문에 오래두어야 묵혀 진다.”

 

한 독자는 홍자에 유통기간이 있는지 질문했다. 실제 홍차 제품에 유통기한이 지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대부분은 개봉하면 빨리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찻잎에 실제 유통기한이 중요한 것일까? 

 

“『홍차수업』을 쓰기 전 16년 간 동서식품에 음료제품 마케팅 부서에서 일했다. 유통기한은 제품을 생산하면서 붙이는 것이다. 문자 그대로 ‘유통기한’이라고 생각하면 간편하다. 하지만 찻잎에서는 ‘가장 좋은 맛'의 시기로 인식된다. 한 홍차 동호회에서 과연 시간이 지난 차는 맛이 없어지는가에 대한 비교 실험을 했다. 결과는 신기하게도 제각각이었다. 즉, 개인에 따라 선호도가 각각 달랐다. 갓 나온 찻잎은 신선함이 있고, 나이 든 것은 원숙함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보이차는 오래될수록 좋다고 한다. 우롱차는 유통기간에 큰 관계가 없는 차이다.”

 

홍차와 건강의 관계


누군가 하루에 커피를 서너 잔 이상 마시면 주변에서 건강에 좋지 않다고 타박을 듣기 쉽다. 일반인의 상식선에서 과다한 카페인은 수면을 방해하고 과잉으로 신체를 각성시킨다고 단정짓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인이 함유된 차 종류를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정신을 맑게 해주는 각성효과와 몸의 이완을 돕는 완화효과가 동시에 나타난다고 느낀다. 언뜻 듣기에 모순된 이야기로 들린다. 물론 커피와 홍차의 카페인 성분이 다른 것은 아니다. 홍차 안에는 카페인 뿐 만 아니라 다양한 항산화 작용의 물질들이 포함된 덕분이다.

 

차가 우려질 때 카페인과 함께 방출되는 폴리페놀류인 탄닌과 차에만 있는 데아닌이 카페인의 자극 효과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밝혀졌다. 특히 탄닌은 카페인의 흡수를 지연시킨다. 즉, 커피 속의 카페인은 바로 흡수되어 신체에 빠른 반응이 오면서 효과도 금세 사라지지만 차 속의 카페인은 천천히 흡수되어 효과가 지속된다. ( 『홍차수업』355쪽)

 

작가만남-문기영

『홍차수업』 문기영 저자

 

“최근의 연구들은 주로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카데킨을 함유하고 있는 폴리페놀에 집중되고 있다. 우려진 차 속에 있는 좋은 성분들은 주로 폴리페놀, 알칼로이드, 아미노산 성분으로 인한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데아닌’ 물질은 ‘카페인’ 보다 낯선 이름이지만, 홍차의 특성을 규정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저자는 차에서 발견되는 알칼로이드 중 카페인처럼 대중에게 관심을 끄는 성분도 없다고 말한다. 카페인 자체는 나쁜 성분이 아니지만 현대인들이 과다섭취하면서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과거 중국에서 차의 발생과 확산 과정을 보면 명상과 수련을 하는 스님이나 수도자들이 맑은 정신을 유지하고 집중력을 높이며 피로감을 없애는 목적으로 차를 활용했는데, 이것은 차 속의 카페인 효과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 역할이 그대로 선호되며, 현대인이 커피와 차를 마시는 주요한 이유이다. 16세기, 홍차보다 커피가 먼저 유럽에서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도 커피가 주는 각성 효과가 새로이 떠오르는 이성 중심 사고에 적합하다는 이유로 환영받기도 했다 ( 『홍차수업』354쪽)

 

‘차는 건강에 좋다’는 명제는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마시는 의식적 차원을 너머서, 실질적인 항산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산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다.

 

“항산화는 산화를 억제한다는 뜻이다. 세포의 노화는 곧 세포의 산화를 의미한다. 사람 몸에 들어온 산소는 이로운 작용을 하지만, 유해한 활성산소를 동시에 발생시킨다. 특히 가공식품의 과다 섭취, 비타민과 미네랄의 부족, 오염된 도시 공간 내에서도 활성 산소는 계속 증가한다. 활성산소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세포를 손상시켜 면역체계를 무너뜨림으로써 질병을 일으킨다. 신체는 자체적으로 활성산소에 저항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야채, 과일에 들어있다. 일상에서 홍차를 음용하는 것도 항산화 효과를 증가시키는 좋은 기호품이 될 수 있다.”

 

이날 모인 독자들은 『홍차수업』 안에 담긴 홍차의 역사, 산지, 브랜드, 성분에 대한 풍부한 답사의 현장을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저자의 연구실에 전시된 다종의 차향을 맡아보며 음미하며, 깊고 넓은 홍차 세계에 한 발자국 더 들어오는 시간이었다. 홍차의 세계는 ‘아는 만큼 맛있다’는 저자의 마지막 말처럼 알면 알수록 더 매력적인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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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수업 문기영 저 | 글항아리
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는 게 홍차다. 이 책은 홍차에 대한 체계적인 소개서다. 우리나라에서 ‘홍차=떫다’는 인식이 생긴 이유부터 시작해서 녹차나 우롱차 등과는 어떻게 다르며, 어디서 주로 생산되고, 어떤 종류의 홍차가 있으며, 어떤 나라에서 주로 마시고, 홍차의 장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쓰고 있다. 홍차 하면 유럽, 특히 영국을 떠올리는데, 중국에서 처음 생산된 홍차가 어떻게 영국을 상징하는 문화가 되었는지에 대한 그 역사적 배경과, 근래 새로운 홍차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프랑스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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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권지민

세상 속의 작은 샛별로 빛나고 싶은 꿈이 있어요. 고로 어떤 멜로디,서사, 리듬을 지니고 어느 하늘에 떠야할지 만들어가는 여정 중.

홍차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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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도 없지만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는 게 홍차다. 이 책은 홍차에 대한 체계적인 소개서다. 우리나라에서 ‘홍차=떫다’는 인식이 생긴 이유부터 시작해서 녹차나 우롱차 등과는 어떻게 다르며, 어디서 주로 생산되고, 어떤 종류의 홍차가 있으며, 어떤 나라에서 주로 마시고, 홍차의 장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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