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새롭게 탄생한 <공동경비구역 JSA>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 4월 27일까지 공연 가슴을 울리는 분단의 아픔, 경계선 너머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해 12월 초연 당시, 95%의 평균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한 바 있던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가 지난 2월 27일 개막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통해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간다.
지난 3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이야기가 있는 뮤지컬 공동경비구역JSA’ 프레스콜 행사가 열렸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박상연 작가의 소설 『DMZ』 를 원작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휴먼 드라마다. 프레스콜을 갈음한 이번 행사에는 많은 취재진이 참석했으며 사전 응모를 통해 당첨된 약 50명의 리뷰단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행사는 뮤지컬을 기획한 최성신 연출과 원작 소설 『DMZ』 의 박상연 작가가 무대에 나와 뮤지컬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시작됐다. 최성신 연출은 작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일단 소재가 너무 좋았고,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너무나 잘 그려져 있다고 생각했다. 소설이라는 텍스트 속에서 또 다른 세계를 정확하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영화와 또 다른 세계를 소설이 갖고 있구나. 소설이 갖고 있는 세계를 잘 가져오면 지금 시대에도 보편적인 테마로 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성신 연출의 말처럼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동명의 영화와 대부분 맥을 같이 하고 있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영화가 진실을 감춤으로써 유지되는 평화의 비극을 주로 그렸다면, 뮤지컬은 남과 북의 뜨거운 형제애, 그리고 세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반복되는 분단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새롭게 달라진 무대
초연 당시 소극장에서 공연했던 것과 달리, 이번 본 공연은 중극장으로 규모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배우들이 추가되고 뮤지컬 넘버도 두 곡이나 더해졌다. 기존 공연에서는 MR을 사용한 반면, 본 공연에서는 무대 뒤편에서 라이브세션이 직접 연주하며 생생함을 더욱 살렸다.
‘이야기가 있는 뮤지컬 공동경비구역JSA’ 행사에는 현재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모든 배우들이 무대로 나와, 공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비롯해 작품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김수혁’ 병장 역을 맡은 배우 정상윤은 “모두가 남자배우였기 때문에 연습이 끝나고 함께 술도 한 잔 하면서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좀 더 끈끈한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소감을 말했다. 배우들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행사 중간에는 뮤지컬 하이라이트 넘버들도 공연되어 취재진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를 주목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특별한 무대 장치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성신 연출은 “이 작품은 시공간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관객들이 공연의 호흡과 템포를 따라갈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거의 빈 무대로 꾸미게 되었다. 무대가 좁은 대신 시공간이 자유롭게 바뀌면서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인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언젠가 좋은 날이 오면
분단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개봉한지 벌써 1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사실 이제 와서 영화의 내용과 유사한 뮤지컬이 다시 만들어져 공연되는 것에 대해 뜬금없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박상연 작가 역시 “이 작품은 18년 전에 썼던 것인데 이런 낡은 작품이 지금 다시 공연되는 것을 관객들이 좋아할지, 그리고 통일 같은 문제가 탈 이데올로기화 되는 세태 속에서 젊은 관객들이 과연 이에 대해 공감할지 걱정했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박상연 작가는 “막상 공연을 보고 나니 너무 좋았다.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그 동안 무의식적으로 소설과 영화의 내용이 같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 공연을 보고 나서 내가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이런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기뻤다”며 소감을 밝혔다.
세대 간 받아온 교육 간의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분단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은 매우 다양하다. 또한 현재 많은 사람들이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남북분단의 문제를 무겁게 다루기보다는 우리가 진정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에 집중하며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최성신 연출은 “첫 공연을 마치고 우는 관객이 몇 분 있었다. 아무래도 분단은 우리 모두의 현실이고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먹먹해서 우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라서 이 작품이 흥행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스위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사건을 수사하는 중립국 수사관 ‘베르사미’ 역엔 배우 이정열이 새롭게 캐스팅됐고, 배우 임현수와 함께 극 중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호기심 많고 호탕한 성격을 가진 남한 병장 ‘김수혁’ 역은 지난 해 공연에서 열연한 배우 정상윤, 강정우와 함께 이번에 새로 합류하게 된 가수 오종혁이 맡아 무대를 책임진다. 냉철한 카리스마와 다정함을 함께 갖고 있는 북한 상병 ‘오경필’ 역은 새롭게 캐스팅 된 배우 이석준과 함께 배우 최명경이 연기를 펼치고, 북한 군인 ‘정우진’ 역은 배우 임철수가 맡아 장난기 많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역할을 연기한다. 김수혁 병장과 함께 밀회에 동참하는 ‘남성식’ 일병은 배우 이기섭이 맡았다. 그 밖에도 배우 전범준, 박종원, 장웅희, 최기언, 이윤성, 문남권, 이종원, 송인호가 출연해 무대를 채우고 있다.
2013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이기도 한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는 오는 4월 27일까지 공연되며 예스24 공연(//ticket.86chu.com)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사전 예매 시 티켓 발급처에서 신청서를 작성한 후 형제애카드를 발급 받으면 재관람부터 20%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재관람 횟수에 따라 각각 할인율이 다르게 적용된다. 또한 군인에게는 30%, 학생은 20%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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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책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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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이영애, 송강호 주연의 로 영화화된 박상연 장편소설. 흥미로운 추리 기법을 통해 분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잘 읽히면서도 힘있는 개성적인 문장과 진지한 문제 제기 방식 그리고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휴먼 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