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유기견 아이돌 프로젝트, 귤멍멍이!

『우리는 귤멍멍이 유기견 아이돌』 구낙현, 김윤영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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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귤멍멍이 유기견 아이돌』은 영세 엔터테인먼트의 성공 비결이 궁금하신 분, 강아지들의 귀엽고 멋진 화보를 감상하고 싶은 분, 동물권에 관심 있는 분, 유기동물의 구조나 임시 보호, 입양에 관심있는 분에게 추천해요. (2023.07.18)


단 한 명의 개라도 구조하고 임시 보호하고, 입양시켜 본 사람은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그런데 귤멍멍이는 열아홉 명(이 책에서는 동물의 수를 셀 때 '마리'를 쓰지 않고 종평등적인 단어 '명(命)'으로 표기했다)이다. 두 작가들은 이 많은 강아지들을 차에 싣고 442km나 되는 길을 달리기도 하고, 구충제를 먹고 회충을 줄줄이 생산해내는 강아지들을 돌봐주기도 하고, 단체로 심장사상충에 걸린 강아지들을 병원에 데리고 다니기도 하며, 그 누구도 하지 못할 일을 해냈다.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재밌다, 어떻게든 되겠지!'의 정신으로, 열아홉 명의 강아지 중 열일곱 명을 입양 보낸 것이다. 이런 두 작가의 대담한 모험이 담긴, 『우리는 귤멍멍이 유기견 아이돌』이 출간되었다. 4컷 만화와 귤멍멍이들의 다양한 사진, 생생한 이야기를 책 한 권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작가님의 간단한 자기소개와,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국내 최초 세계 최초 유기견 아이돌 소속사 귤엔터입니다. 사실 진짜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아니고, 재작년 말 제주도의 한 쓰레기 더미에서 구조한 강아지들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K-pop 아이돌 콘셉트를 패러디하여 엔터테인먼트 세계관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렇게 구성된 반려견 연습생 열여덟 멤버 중 현재 열일곱 멤버가 화려한 반려견 데뷔에 성공했어요. 귤엔터의 반려견 데뷔 성공 신화 비밀을 책에 소상히 밝혀보았어요. 지금부터 다 같이 세계관 몰입 부탁드려요.

쓰레기 더미 마당에서 개들을 처음 보았을 때, 참 막막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이 개들을 아이돌로 데뷔시킬 생각을 하게 되셨나요?

사실 처음부터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제일 처음 쓰레기 더미 마당에서 개들을 발견했을 때 '더러운 마당 방치견들의 입양처와 임시 보호처를 찾아요'라고 SNS에 올렸어요. 하지만 놀랍도록 아무도 관심이 없었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을 다른 방법을 고민하다가 생각하게 된 것이 지금의 아이돌 콘셉트였어요. 입양 홍보 포스터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개들이 마당이 아니라 깨끗하고 안락한 집에 있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본 것이 이 세계관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시골 중형 잡종개들은 누군가에게는 1미터 줄에 묶여 사는게 당연하다고 여겨지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쌍하고 연민 받아야 할 존재라고 여겨지지요. 하지만 저희는 이들이 원래 그렇게 살아도 되는 존재도 아니고, 그저 불쌍한 존재만도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각자 여러 가지 매력과 특성이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존중 받아야 하는 존재라고요. 아이돌 콘셉트는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 좋은 장치였어요.

식탁 다리를 깨물고, 회충이 우수수 쏟아지기도 하고... 귤멍멍이와 함께 지내는 동안 일어났던 우당탕탕 에피소드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주에 있다 보니 육지 사람들의 접근성 때문에 입양이 저조한가 싶어서, 서울에서 팬미팅이라는 콘셉트로 대면 입양 홍보 행사를 하기로 결심했어요. 결국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멋진 실내 공간에서 진행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다들 세계관에 너무나 진지하게 몰입한 상태로 오셔서 저희에게는 '대표님', 반려견 금배에게 '이사님' 하며 두 손 모아 예의를 갖추고 인사하시는 거예요.

 어떻게 알고 오셨냐고 하면 '레드향으로 입덕해서 올덕질 중이다', '주근깨와 단발머리를 가진 멤버가 최애다', '현장 굿즈 놓칠까 봐 택시 타고 왔다' 하시고요. 자꾸 웃음 터지려는 걸 입술 꽉 깨물며 세계관 몰입 깨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행복한 기억이 있어요. 온라인에서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현실 세계에서는 사람들이, 특히 진짜 대표님들이 저희에게 '대표님'이라고 부를 때면 얼굴이 붉어질 때가 있어요. 책 계약할 때에도 출판사 대표님이 저희 보고 대표님이라고 불러서 몰입 와장창 깨질 뻔 했던 걸 꾹 참고 진지하게 계약에 임한 결과 지금 이 인터뷰까지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책 속에서 묶여 지내는 개에 대해 이야기하신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요. '시골에서는 원래 다 이렇게 키워'라는 시골개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도시에 살 때는 떠돌이개나 마당개를 마주치는 일이 흔치 않았어요. 도시에서는 유기 동물이 신고되면 당일 구조를 원칙으로 빠르게 보호소에 동물이 인계돼요. 제주에 와서 가장 놀랐던 것은 떠돌이개를 너무나 쉽게 마주친다는 것이었어요. 동네 공원의 운동 기구 사이를 20킬로쯤 되어 보이는 백구가 돌아다니는데도 동네 사람들이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이상하고 신기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에 왜 이렇게 유기견이 많은지 물어보면 하나같이 '관광객 유기설'을 이야기해요. 하지만 저희가 마주친 제주도 유기견 대부분은 아무렇게나 마당에 묶어 놓고 키우고 방치된 탓에 거리를 떠돌게 된 개들이었어요. 그렇게 떠돌던 개들은 시청에 포획되어 거의 대부분 안락사 되고요. 

쓰레기 더미 마당에서 귤멍멍이들을 묶어 키운 주인 할아버지도 사실 개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키우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 할아버지가 개들을 사랑한 결과로 방치되어 자란 개들이 겪어야 하는 것들은 죽음과 대면한 삶이었어요. 결국, 사람들이 개를 사랑하게 되면서 개들이 죽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 많은 사람이 개를 사랑할수록 더 많은 개가 죽어가고 있는 거죠. 개들에게 인간의 사랑이란 얼마나 가혹한 것이었을까요? 주어진 환경 안에서 오롯이 그 시간을 묵묵히 견디고 있는 개들에게 이제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지에 대하여 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국내 최초 유기견 아이돌 프로젝트인 '귤멍멍이'를 위해 많은 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선뜻 내밀어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힘들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계속할 수 있는 힘을 내게 해 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세요.

불쌍하고 마음 아픈 이야기가 아니라 유쾌하게 응원할 수 있어서 좋다며 많은 분들이 반겨주고 도와주었어요. 유기견 아이돌 세계관도 랜선 이모들의 주접 덕에 조금씩 더 발전해왔어요. 저희가 '산책직캠'을 올리면 '복슬즈 유닛 활동 기대한다'는 식이었죠. 아이돌이라면 프로필은 있어야 한다며 전속 포토그래퍼 자처해준 작가님들, 해외 진출 해야 한다면서 통역과 번역해준 분들, SNS나 블로그나 동네 당근마켓에까지 공유해주신 분들, 직장 동료 친지 친구 영업해준 분들, 팬미팅 하자고 장소 빌려주신 분들, 집도 시간도 내어준 임시 보호 매니저 분들, 병원비 보태주시거나 액세서리 보내주신 분들까지... 다 말 할 수 없을 정도에요. 멤버들과 전속 계약을 맺은 입양 가족들도 남은 멤버들 데뷔를 위해 항상 발 벗고 나서 주었어요. 참고로 입양 가족들을 저희는 귤타운이라고 불러요. SM타운을 패러디해서요.

단 한 명을 입양 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열일곱 명을 입양시킬 수 있었던 비결이 있을까요? 유기견 임시 보호를 하는 독자들을 위해, 비법을 살짝 풀어 주세요.

입양을 보내야 하는 멤버가 한 명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생각은 못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입양될 확률이 낮은 잡종 중형견이 여럿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띨 지 항상 고민하곤 했어요. 저희는 멤버들이 헷갈리지 않고 각자의 특징이 잘 드러나게 별명이나 캐릭터를 지어주곤 했어요. '아기사슴 레드향', '미소천사 천혜향', '고창석 닮은 황금향' 처럼요. 강아지 특성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해주면 좋아요. 유행 중인 MBTI를 적극 활용했더니 같은 MBTI를 가진 분들이 더 주의 깊게 봐주시는 효과까지 있으니 참고하세요.


오렌지

귤멍멍이 멤버 중에 오렌지가 마지막으로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오렌지가 좋은 가정을 찾아 입양을 갈 수 있도록, 귤멍멍이 멤버 오렌지의 매력과 데뷔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리고 이 책을 어떤 분들이 읽으면 좋을지와,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도 이야기해 주세요.

열아홉 멤버 중 마지막 연습생 오렌지! 오렌지는 외화에서 볼 법한 밝고 활기차고 유쾌한 그런 개예요. 잘생기고 다부진 턱 덕분인지 구깃구깃한 얼굴 주름 덕분인지 보고 있으면 웃음 빵빵 터치는 몸개그 장인, 확신의 예능 캐릭터이기도 해요. 특이 사항은 아주 잘 먹는다는 점! 밥을 준비하고 있으면 오렌지가 입으로 주륵주륵 우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잘 먹는 개는 트레이닝에 탁월하다는 점 아시나요? 오렌지는 규칙을 사료 몇 알만으로 순식간에 배울 정도로 집중력이 좋고,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온 개예요. 오렌지를 만나본 트레이너들은 하나같이 "오렌지 너무 좋은 개인데요?"라고 말해요! 주사를 맞아도 간식 먹느라 바쁜 오렌지를 보며 수의사님도 칭찬 일색이에요. 낯선 것에 깜짝깜짝 잘 놀라기도 하지만 매일 귤엔터 임원진과 느긋하고 편안하게 지내는 것을 맹연습하고 있어요. 오렌지의 전속 계약자(가족)가 되신다면 저희의 모든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 드릴게요.

『우리는 귤멍멍이 유기견 아이돌』은 영세 엔터테인먼트의 성공 비결이 궁금하신 분, 강아지들의 귀엽고 멋진 화보를 감상하고 싶은 분, 동물권에 관심 있는 분, 유기동물의 구조나 임시 보호, 입양에 관심있는 분에게 추천해요. 주변에 "왜 동물을 사지 말고 입양 해야 돼?", "마당개로 키우는 게 왜 나빠?", "유기견은 상처가 있어서 키우기 힘들지 않아?", "진돗개는 사납지 않아?", "그렇게 큰 개랑 어떻게 집에서 살아?", "그래도 종 있는 개가 낫지 않을까?", "난 개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데 뭐부터 봐야 돼?"라고 묻는 친구가 있다면 입 아프게 설명하지 말고, 무심하게 툭 한 권 선물해 보세요.



*구낙현

귤엔터테인먼트의 대표, MBTI는 ENFP이다. 사내에서 '재밌겠다. 가보자! 신난다! 어떻게든 되겠지'를 담당하고 있다. 이런 글을 쓰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쩌다 보니 어엿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도 되고 글도 쓰게 되었으니, 역시 일을 저지르고 볼 일이다.


*김윤영


귤엔터테인먼트의 이사, MBTI는 INTJ이다. 사내에서 '잠깐. 진정하고 계획을 세워보자. 근데 그거보단 이렇게 하면 더 재밌을 것 같긴 하네'를 담당하고 있다. 걸출한 디자이너를 다수 배출한 '장미가족의 태그교실' 출신이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며, 재밌는 건 원래 힘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중이다.



우리는 귤멍멍이 유기견 아이돌
우리는 귤멍멍이 유기견 아이돌
구낙현,김윤영 저
동그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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