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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넘어서] 유튜브에 데뷔하고 싶은 저자들에게 - <요즘사> 이혜민 콘텐츠 디렉터 인터뷰

<월간 채널예스> 2023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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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것들'을 만나는 인터뷰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900KM의 이혜민 콘텐츠 디렉터를 만났다. (2023.04.07)


수북한 말과 글이 쏟아지고 쌓인다. 빠르게 잊히고 대체된다.
어제의 뉴스가 오늘 뒤집히는 시절, 책을 넘어선 책이 필요하고 책이 아닌 책도 필요하다.
AI와 인간이 협업하는 이상한 책의 시대에 읽는 것도 읽히는 것에도 전략은 필요하다.



취향과 일의 연결, 대안적인 일과 자기 계발, 셀프 브랜딩과 갭 이어, 다양한 분야의 이야깃거리를 가진 저자들이 심심찮게 이 유튜브 섬네일에서 보인다. '요즘 것들'을 만나는 인터뷰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900KM의 이혜민 콘텐츠 디렉터를 만났다.


요즘 것들의 사생활(이하 <요즘사>)

2017년에 "세상의 정답 말고 나다운 삶의 레퍼런스"라는 구호로 시작한 인터뷰 채널이에요. 삶의 순간순간에 힌트가 필요할 때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줄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만들었습니다. 저는 기획과 인터뷰 진행을, 정현우 아트 디렉터는 촬영과 편집을 맡고 있어요. 줄곧 2인 체제로 작업하다가 최근에 함께 일하는 크루가 생겨나면서 팀이 조금 더 커졌죠. 채널의 구독자는 주로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 많고, 유독 콘텐츠 업계 종사자가 많다고 느껴요.


인터뷰이의 조건 

일단 '요즘 것들'이어야 해요. MZ세대를 위한 인터뷰 채널이라고 해서 출연자의 나이 범위가 꼭 그 안에 속해야 하는 건 아니고요. 어떤 분야에서든 자기 길을 찾고 개척해 나가는 사람을 찾고 있어요. 그다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인터뷰 채널이지만 명사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보다는 동년배로서 자신만의 경험과 시도를 공유하도록 하는 걸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있어요.


유튜브 <요즘 것들의 사생활> 캡처

기획의 자율성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출판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동안 주로 에세이, 자기 계발서, 트렌드 도서를 펴낸 저자들을 만나왔으나, 도서의 장르를 가리지는 않습니다. 출판사와 협업할 때는 기획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책을 편집한 사람, 마케팅하는 사람 그리고 인터뷰 채널 기획자의 관점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어요. 저희는 최대한 사전에 그 다름을 확인하고자 해요. 출판사와는 본격적인 기획을 하기 전에 협업의 방향성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후 완성된 영상이 채널에 공개되기까지 출판사에 중간 보고 절차가 없다는 걸 분명히 하는데요. 중간중간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취합하는 것보다, 저희의 자율성을 마무리까지 밀고 나갈 때 더 좋은 인터뷰 콘텐츠가 만들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책보다 재미있는 책 인터뷰 

세상에는 생생한 경험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걸 글이 아니라 말로 풀어내는 쪽이 조금 더 편한 사람도 있을 거예요. 실제로 인터뷰에 출연한 저자로부터 "내 책보다 책에 대한 인터뷰가 훨씬 더 재미있는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어요. <요즘사> 저자 인터뷰에서는 책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아요. 저자가 들려준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면 구독자가 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넌지시 안내해 주는 거죠. 완성된 영상은 기본적으로 <요즘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되지만, 출판사와 협의를 거쳐 온라인 서점의 도서 상세 페이지에 수록하거나 도서 증정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잡지 vs 유튜브 

유튜브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들 하지만 <요즘사>는 각 잡고 시청한다는 분들이 많아요. 종이 잡지 에디터로 일해 왔던 저는 <요즘사>를 시작하기 전까지 유튜브 문법을 하나도 몰랐어요. 영상 제목을 칼럼 제목처럼 붙이고 잡지 꼭지를 나누듯 영상 구성안을 쓰기도 했고요. 점점 독불장군처럼 가기보다 유튜브의 생태계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제게는 '유튜브스럽게'라는 말이 여전히 쉽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그런데 텍스트 매체에 익숙한 분들이 저희 영상을 즐겨 보아주시는 게 아닐까 싶어요. 유튜브 문법에 익숙한 사람들만 유튜브에 있는 건 아니거든요. 다른 매체의 문법에 익숙한 사람들도 섞여 있죠. 요즘은 원래부터 책을 좋아해 왔고 유튜브에 관심을 붙이게 된 분들이 구독자 중 다수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튜브 <요즘 것들의 사생활> 캡처

평어로 하는 인터뷰 

2023년 초부터 새로운 인터뷰 시리즈 <요즘 것들의 아지트>를 시작했어요. 가장 큰 특징은 '평어'로 진행하고 술을 곁들인다는 거예요. 이를 위해 기존에 인터뷰를 진행해 왔던 작업실을 아늑하게 정비해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요. 예스24 팟캐스트 <책읽아웃>의 '요즘산책' 코너를 진행하며 만났던 『예의 있는 반말』이 새로운 시리즈의 계기가 되었는데요. 이 책에 따르면 평어는 '서로의 나이나 배경을 넘어 누군가의 삶 자체에 집중하는 언어'예요. <요즘사>가 외쳐온 구호에 딱 떨어지는 도구를 알게 된 기분이었어요. 최근 들어 비슷한 인터뷰 콘텐츠들이 많아지면서 <요즘사>만의 차별점을 고민한 결과였는데, 다행히 인터뷰이와 시청자 모두에게 반응이 좋아요.


안전하다는 감각 

<요즘사> 인터뷰이 중에는 영상 인터뷰 경험이 전혀 없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가 인터뷰 채널로서 뉴 페이스인 '요즘 것들'을 소개하는 데에 재미를 느끼기 때문일 거예요. 오랜 고민 끝에 출연하는 분들에게 좋은 인터뷰 경험을 드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저희는 인터뷰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요. 이를테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악마의 편집'과는 대척점에 있는 거죠. 그러니 유튜브 경험이 없는 저자도 부담 없이 출연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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