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
이다혜 저 | 창비
대학을 졸업할 무렵부터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과 직업은 별개인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늘 주변에 있었다. 재미있는 건, 어지간히 결정을 못하는 사람도 저 화두만큼은 자신의 입장이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좋아하는 일, 직업으로 삼으면 행복할까? 각자의 답이 있겠지만 어쨌든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하겠지? 아직 좋아하는 걸 알아가는 단계에 있는 독자들에게 이다혜 기자의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법』을 추천하고 싶다. 생각해보면 '좋아한다'는 감정은 모호해서, 그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라"는 말은 쉽게 공허해진다. 저자는 그 모호한 감정의 단서를 어떻게 찾아서 키워갈 수 있는지, 무엇보다 나의 '좋아하는 마음'을 지키는 일이 왜 중요한지 어린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안내한다. 지금껏 적지 않게 '이 책을 그 때 읽었으면...'하는 경험을 했지만, 이십 년 쯤 전 나에게 전해주고 싶은 한 권을 고르라면 이 책을 고를 것 같다. 그럴 일은 없을테니, 주변의 어린 친구들에게 꼭 선물해 줘야지. (박숙경)
노인경 저 | 문학동네
한 사람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기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림책 작가 노인경의 신간 『자린고비』를 끝까지 읽은 후 해답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주인공 '고비' 씨는 근검절약이 몸에 밴 사람이다. 하루에 두 끼 김밥을 먹고 최소한의 옷을 입고, 작은 방에 산다. 주변에 신세 지지 않고 몸과 마음에 꼭 맞게 사는 딱 1인분의 삶. 그러나 계절을 지나며 고비 씨의 생활에도 조용히 변화가 찾아온다. 늘 먹던 메뉴를 조금 바꿔봤을 때, 돗자리를 펴고 공원의 달라진 공기를 느꼈을 때. 바깥에서는 보이지 않는, 나만 아는 변화가 번져오는 순간. 노인경의 그림책을 통해서 발견하는 섬세한 감각을 마주하면, 어쩐지 1인분의 삶을 지고 사는 게 두렵지 않게 된다. (김윤주)
정은혜 글·그림 | 보리
'네 얼굴'이 아니다. '니 얼굴'이다. 화가 정은혜는 「얼굴을 그려요」라는 시에 이렇게 썼다. '얼굴을 그려요. 그냥 보이는 대로 그려요. 얼굴을 그리는 게 좋아요. 사람들은 다 다르니까 다 예쁘고 멋있고 자랑스러워요' 달라서 예쁘고 달라서 멋있고 달라서 자랑스러운 사람들의 얼굴이 담긴 『니 얼굴 : 은혜씨 그림집』에는 정은혜 작가가 2013년부터 최근까지 그린 작품 150여 점이 실렸다. 그림 자체도 탁월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은혜씨의 글이다. '저에게 큰 힘으로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의 자신이 기쁘면 정말 너무 기쁘다', '나는 진짜 칭찬해 주는 게 정말 놀라워' 얼핏 읽으면 어색한 문장이지만 은혜씨라서 쓸 수 있는 글이다. 사랑을 받는 게 너무 좋아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정은혜 작가의 작품 속에는 서열이 없다. 다만 사랑이 있다. 경이롭게 아름다운 작품. 은혜씨가 오래오래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 (엄지혜)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헬무트 융비르트 저 / 유영미 역 / 김성건 감수 | 갈매나무
과거엔 질병이나 부패 등을 신의 저주로 생각하며 두려워했다. 그러나 '미생물'이라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이 존재를 알게 되면서 인간은 질병을 정복하기 시작했고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것들이 응용되어 왔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맥주, 와인뿐 아니라 전통 발효 음식에도 이용되어 왔으며 최근 세상을 강타한 팬데믹까지 모든 생명의 시작부터 미생물은 함께 해 왔다.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로 유명한 독일의 천문학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와 오스트리아의 미생물학자 헬무트 융비르트가 함께 쓴 『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신비로운 미생물의 세계를 만나보자. (고상우)
이신주, 정진영, 박상호, 범유진, 강혜림, 강민지 저 | 고즈넉이엔티
6가지 단편 소설이 모여있는 책인 '이달의 장르소설' 속 박상호 작가님의 '벽 너머의 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소설 속 주인공은 누군가 위기에 처했을 때 벽 너머의 소리로 구원해 준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에게 '벽 너머의 소리'가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도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건 누군가의 목소리가 될 수도, 마음의 소리가 될 수도 있다. 모두 잊고 있던 '벽 너머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이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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