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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차 베테랑 공인중개사가 말하는 중개업의 세계

『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김미경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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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차렸습니다』는 자격증 한 장만 가지고 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개업하고, 부단한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7년 차 공인중개사의 이야기이다. (2022.09.06)

김미경 저자

흔히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들면 금세 억대 연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개사무소 폐업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억대 연봉은커녕 어렵게 번 중개 보수보다 사무실 월세와 광고비가 더 많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중개사도 수두룩하다. 『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차렸습니다』는 자격증 한 장만 가지고 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개업하고, 부단한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7년 차 공인중개사의 이야기이다. 개업 후 저자의 부푼 기대와 달리 자격증 책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실무의 문제가 수없이 발생했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저자는 『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차렸습니다』를 통해 과거의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마주한 초보 중개사들에게 실무전략을 전하고자 한다. 개업 공인중개사들이 맞닥뜨릴 다양한 상황과 적절한 대처법은 물론, 멘탈 관리 비결도 안내한다.



간단히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7년 차 공인중개사로 주거용 부동산과 상업용 부동산, 분양권, 토지 등 다양한 업종의 부동산 중개를 하고 있습니다.

『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차렸습니다』를 집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부동산 중개 시장에 들어오기 전, '공인중개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막연한 이미지는 '억대 연봉'이나 '1년에 계약 한두 개로 많은 돈을 번다' 같은 달콤한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업 후 제가 실제로 겪어야 했던 현실은, 지금 당장 뭘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로 아무도 오지 않는 사무실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손님이 오는지조차 몰라 혼자 이것저것을 시도해 보곤 했고, 이 방법이 아닌 것 같으면 다른 방법으로 다시 시도해 보곤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고민은 중개업에 발을 들인 많은 사람들이 모두 겪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당장 뭘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에게 같은 길을 먼저 걸어온 선배로서, 저의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수도 없이 넘어지고 부딪히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살아남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누가 조금만 뭐라고만 해도 크게 흔들리고 겁부터 나는 초보들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방향이 맞다고,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응원도 해주고 싶었습니다.

'20대, 자격증 한 장으로 공인중개사가 되기까지 중개업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옵니다. 어떤 마음으로 중개 시장에 뛰어드셨나요?

'쉽지는 않겠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겁없이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걸림돌은 훨씬 더 많았고 매일이 시련 그 자체였습니다. 날마다 출근길에 '잘할 수 있어!'라고 외쳤지만, 퇴근길에는 풀이 죽어 축 처진 어깨와 시름 가득한 얼굴이었습니다. 그때는 나름 철저히 준비했다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게 어설프기만 했습니다. 막상 창업하고 나니 '사무실을 차리기까지의 많은 고민과 번뇌로 머리를 싸매던 시절들이 가장 마음이 편한 날들이었구나'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융통성이 없어 쉬이 넘어갈 수 있는 일들도 모조리 직접 부딪히고 넘어졌었고, 상황을 조율하는 말의 맵시와 분쟁을 처리하는 일의 스킬이 전혀 없었기에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비싼 수업료를 주고서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련들 사이에서도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는 성취와 보람을 느꼈고, 힘듦 속에 자그마한 행복과 기쁨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순간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한 추억입니다.

중개 현장에서 꼭 기억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세상에서 필요 없는 순간은 없다는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물건을 파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큰돈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본인의 가장 밑바닥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큰돈에 감정까지 얽혀있는 상황에서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이해나 양보를 기대하기 어려우니까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연습과 수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세요. 

단 하나의 이점도 없는 순간은 없습니다. 일은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며, 돌이켜보면 그런 힘든 상황은 나를 쑥쑥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은 수업료를 내며 일을 배우는 과정이며,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지금보다 훨씬 더 융통성 있게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마지막 파트가 가장 마음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수도 없이 마음을 다쳤다고 하셨는데, 지난 시간 동안 수많은 중개 거래를 하시면서 단련되셨을 작가님도 여전히 어려운 순간이 있으실까요? 

지금도 수도 없이 시행착오를 겪고 있습니다. 저희 부동산 중개 일은 매일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똑같은 시간에 퇴근한다고 하여도 하루의 내용이 모두 다릅니다. 저도 현장에서 매일 손님을 만나며 수련 아닌 수련을 하고 있는데, 가끔은 정말 속이 상할 때가 참 많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데 왜 결과가 좋지 않을까에 대해 많이 자책하고 고민했었는데요. 지금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몫은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며, 그 이후는 제 몫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저도 현장에서 매일 수련하는 기분으로 저의 인내심과 평정심을 갈고닦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는 현장에는 좋은 손님이 훨씬 많고, 사람에게 다친 마음은 사람으로 치유되기 때문입니다.

향후 계획하고 계신 일이 있으실까요? 

저는 무엇보다도 단단한 공인중개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동안 부동산 중개 일을 하며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앞으로 경험해야 하는 일들이 더 많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는 이제는 좀 자리 잡았다는 생각 자체를 무력하게 만드는 계약도 있을 것이고, 제 마음을 아프게 하는 손님도 있을 것입니다. 또, 눈앞에서 큰돈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에 위험한 유혹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여태까지 잘 해왔던 것처럼 단순히 계약서만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의 처음부터 끝까지 거래 당사자 양쪽이 만족하는 계약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중개 현장에서 부딪히며 갈고닦아지는 과정을 거쳐 겉과 속이 단단한 중개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독자가 될 예비 혹은 초보 공인중개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은 정말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현장에서는 꽁꽁 엉켜있는 실타래를 푸는 것처럼 머리 아픈 계약들도 있습니다. 부동산 계약의 특성상 며칠 만에 뚝딱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서로의 상황을 조율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 기간이 몇 개월에서 1년이 부쩍 넘는 계약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얽히고설킨 계약들을 잘 풀어내어 계약서에 내 이름 석 자가 박힌 도장을 찍는 그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뿌듯함과 짜릿함은 직접 현장에서 경험해 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공인중개사로 사는 삶이 행복합니다.



*김미경

7년 차 공인중개사로 울산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주택, 토지, 상가, 분양권 등 중개 대상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부동산을 중개하고 있다.




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김미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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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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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부동산 사무실을 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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