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예스24 뉴미디어팀이 이주의 신간을 추천합니다. 서점 직원들의 선택을 눈여겨 읽어주세요. |
단단 저 | 마티
고양이들은 무슨 일을 할까? 사람의 일만큼 다양할까? '일'이라고 불러도 될까? 이러한 질문의 답은 가만히 끌어낼 수 없다. 고양이들의 삶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함께하고 지켜보아야 가능할 것이다. 연구자가 아닌 한 평범한 개인이 자신의 동네에서 그 일을 시도했다. 무려 849일간, 29마리의 방배동 동네 고양이를 지켜본 기록을 책으로 남겼다. 고양이와 함께 살거나 가까이 지켜본 경험이 없는 나 같은 이에게는 이 작고 사소한 고양이 생활의 기록들이 놀랍게 느껴진다. 3대 가족의 탄생과 죽음, 짝짓기와 이별, 영역 다툼 등의 모습 속에서 나는 고양이라는 존재와 그들의 '일'을 한층 더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는 방배동 재개발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책이 끝나는 시점 이후로도 여전히 살피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정하게 오래 지켜보는 일이 참으로 소중하다. (김상훈)
이민경 저 | 진풍경
도쿄에 살고 있는 에디터가 2016년 여름부터 2022년 봄까지 6년간의 도쿄 생활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외면하고 싶은 진실들과 마주하는 것이 도시의 진짜 민낯을 만나는 길"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좋은 여행지만을 엄선한 가이드북이 아니다. 한 사람이 낯선 도시를 겪으며 사랑하게 된 총체에 초대하는 과정에 가깝다. 에디터 시점에서 도쿄의 공기를 만들어가는 여러 취향의 공간, 브랜드, 사람을 세심하게 소개함과 동시에 각각의 순간들 속 감상과 삶의 태도를 가감 없이 공유한다. 도쿄로 당장 떠나고 싶어지다가도 지금 내가 속한 도시에서의 나와 나의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김민희)
하승우 글 / 방상호 그림 | 풀빛
어떻게 나눠야 할 것인가? 사람마다 속도와 특성이 다르면 그에 따라 다르게 나누는 게 맞는 걸까? 내가 못 받는 건, 이 사회가 공정해서일까 불공정해서일까? 불평등은 공정함에 대한 갈증을 만들어내지만, 공정함 자체는 붕평등을 해결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10대부터 '공정함'의 뜻과 의미가 발전되어 온 과정을 짚어나가다 보면, 미래 사회는 조금 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가 될 수 있다. (정의정)
진고로호 저 | 어크로스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에게
올해도 어김없이 매미 소리가 여름을 관통한다. 우리는 이 소리를 들으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소리가 나는 곳에서 평소에는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생물들과 마주하기도 한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그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생존하고 있었다. 1년에 딱 한 번 피워내는 꽃이 시들하더라도, 제 몸으로 키워낸 어린 생명들이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주저앉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해내고 있었다. 이 작은 생명들은 지나온 과거에 대한 미련도, 더 훌륭하고 값진 미래를 위한 상상도 뒤로한 채 온전히 현재를 살아간다. 이들의 삶은 안팎으로 마모되어 지친 우리에게 위로와 응원을 준다. 삶의 꽃을 예쁘게 피워내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어쩌면 인간 삶이라고 다를 게 없을지도 모른다. (53쪽)’ (오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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