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여자 둘이 살고, 여행하고, 토크하고 (G. 황선우, 김하나 작가)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271회) 『퀸즐랜드 자매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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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옆에 “호주의 햇볕은 특별히 정직했다”고 말하는,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이후 두 번째 공저 『퀸즐랜드 자매로드』를 출간하신 황선우, 김하나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2022.07.07)


다양한 동식물과 거대한 자연 속에서 우리 인간들의 발자취는 소박할 때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왔고 세상은 단순하게 아름다웠다. 이 경사와 마찰력의 관계야말로 신이 만든 진짜 하이-테크놀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황선우 작가님과 김하나 작가님의 여행기 『퀸즐랜드 자매로드』에서 한 대목을 읽어 드렸습니다. 호주 퀸즐랜드의 아름다운 자연과 그 안에서 평화로운 사람들. 작가님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참 미물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며 쾌감을 느꼈다.”고 말이죠. 그렇게 여행의 깊은 내면을 우리에게 선물하는데요. 오늘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에 『퀸즐랜드 자매로드』를 출간하신 황선우, 김하나 작가님과 함께 여자 둘이 여행하고, 여자 둘이 재미있게 살고, 여자 둘이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는 팟캐스트를 만들며 지내는 나날에 관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오랜만에 두 분을 만날 생각에 저도 정말 설레네요. 여러분,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인터뷰 - 황선우 김하나 편>

오은 : 꽃이 좋아지는 나이의 세 명이 모였네요.(웃음) 작가님, 팟캐스트 <[여둘톡]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의 인기가 어마어마해요. 

김하나 : 기분이 너무 이상하네요. 오랜만에 <책읽아웃> 스튜디오에 와서 감회에 젖어 있는데 <여둘톡>을 알고 계시니까요. 기분이 묘해요. 

황선우 : 전 직장에 와서 현 직장 얘기를 하는 그런 기분인가요.(웃음) 

오은 : 김하나 작가님은 <책읽아웃>의 진행자셨잖아요. 오늘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김하나 : 아주 편안한 분위기이면서 동시에 소개받는 위치에 있으니까 약간 떨리는 느낌이 있고요. 참 다르다, 상황이 좀 달라졌구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오은 : 팟캐스트 이야기 좀 더 해볼게요. <여둘톡>이 4월에 시작했는데, 재생 횟수가 100만이 넘었다고요? 

황선우 : 그것은 약 2주 전의 얘기고요. 이제 150만 회가 넘었어요. 성장세가 놀라워요. 요즘 저희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일상의 리추얼이 됐어요. “재생 횟수 한번 보고 시작할까?” 이렇게요.(웃음) 사실 회사 일이라고 생각하면 압박감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희 둘이서 하는 개인 방송이고, 저희끼리 흥에 겨워서 하고 있으니까요. 청취율이 덜 해도 그렇게 위축되지는 않을 텐데, 다행히 여러 번 반복 청취를 해주신다 하고, 감사하죠. 

김하나 : 사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요. <책읽아웃>을 그만두고, 집에서 써야 될 원고를 조용히 쓰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말하기를 말하기』 일본어판이 나온 거예요. 말하기를 하나도 안 하고 있는데 말하기 책이 다른 나라에까지 나왔다는 게 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웃음) 이래도 되나 하고 있을 즈음이었는데요. 선우 씨가 “우리 맨날 수다 떨고 있으니까 그냥 여기 마이크 하나 올라왔다고 생각하고 시작해 보자”고 했어요. 그랬는데 이제는 팟캐스트 외에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정도로 지내고 있습니다. 또 제가 편집을 하고 있거든요. <책읽아웃>의 이지원 피디님께서 그간 얼마나 고생하셨는지를 이제야 알게 되었고요. 굉장히 많은 것들을 깨달아가고 있는 요즘이에요. 

오은 : 얼마 전에 『퀸즐랜드 자매로드』 출간 기념 북토크에 고등학생 때 <책읽아웃>을 들었던 분이 대학생이 되어서 오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김하나 작가님은 특히 엄청나게 감동하셨을 것 같아요. 

김하나 : 정말 너무 이상한 감정이었어요. 고등학생 때 국어 선생님께서 <책읽아웃>을 추천해주셨대요. 그래서 밤에 독서실에서 공부 마치고 집에 갈 때면 <책읽아웃>이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 주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이런 진로를 꿈꾸고 있고, 이런저런 책을 좋아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제게 주신 거죠. 한 회, 한 회 정성껏 대화 나눠 둔 것이 헛되지 않았구나, 어딘가에는 소복소복 쌓이고 있었구나,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황선우 : 선생님께서 제자에게 <책읽아웃>을 추천하셨던 거잖아요. 그러면서 같이 나눌 수 있는 책 이야기도 넓어졌을 것이고, 그렇게 또 <책읽아웃>이 얘깃거리가 됐을 걸 상상할 수 있죠. 스승과 제자 사이에도 대화가 확장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면 참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오은 : 이제 『퀸즐랜드 자매로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황선우 작가님께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황선우 : 황선우와 김하나가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이후 3년 만에 낸 둘의 공저이고요. 호주 퀸즐랜드 관광청의 초대를 받아 다녀온 여행을 담은 여행 에세이입니다. 저희 둘의 여행자로서의 캐릭터 차이가 극명하게 묻어 있는 글들이고요. 퀸즐랜드 주 안에 있는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모튼 아일랜드, 투움바 등의 도시들을 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그려낸 책입니다. 

여행기에도 다양한 결이 존재하잖아요. 이 여행기의 경우 관광청 초대로 간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유의 흐름이나 내면의 변화보다는 이곳에서 어떤 경험을 잘 할 수 있는지, 이 지역의 매력과 특징은 뭔지를 풍부한 취재를 바탕으로 담으려고 노력했고요. 그래도 오래 여행을 해왔던 여행자로서 저희가 느끼는 단상들, 이곳과 그곳의 차이에서 발견하게 되는 삶에 대한 생각들을 같이 담아낸 여행 에세이입니다. 

김하나 : 퀸즐랜드 여행을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면 충분히 실용서로도 활용할 수 있을 거고요. 여행 계획이 없는 분이라도 읽으시면 대리 여행 체험을 하는 느낌이 드실 것 같아요. 좀 우당탕탕이거든요. 사색을 길게 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퀸즐랜드 관광청이 제공하는 온갖 액티비티와 꽉 찬 일정으로 시간을 보냈거든요.(웃음) 그러면서 저희가 느꼈던 감각적인 것들, 그곳의 자연 속에서 느꼈던 놀라움 같은 것들을 읽기 쉽게, 아주 신나게 다니는 여행처럼 대리 체험할 수 있게 썼어요. 

오은 : 실제로 현장에서도 계속해서 메모를 하지 않으면 안 됐을 것 같네요. 

김하나 : 메모지를 계속 들고 있었죠. 책 안에 사진이 있는데요. 접지 부분이라서 잘 안 나왔지만 제가 코알라를 보고 사랑에 빠져서 멍하니 보고 있는 장면이 있어요. 거기에도 양손에 수첩과 볼펜을 들고 있어요. 그렇지만 쓸 말을 잊은 채 코알라를 멍하니 보고 있죠. 

오은 : 2019년에 다녀오셨잖아요. 그때 써둔 글을 다시 봤을 때 어떠셨어요? 시차가 느껴지지 않았나요? 

황선우 : 햇수로는 3년이지만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여행기 마감을 한 건 2020년 초였어요. 그러니까 한 2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던 것인데요. 글이 말씀드린 대로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면 달랐을 텐데 뭔가 바깥세상을 관찰하고 쓴 내용들이 많아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고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도 괜찮겠더라고요. 다행히 지금의 나도 재밌게 읽을 수 있겠다 싶은 글이었어요. 

김하나 : 2020년 1월 즈음에 원고를 끝냈는데 그러자마자 코로나가 터졌잖아요. 여행이라고 하는 것을 꿈꿀 수가 없고, 언제 다시 여행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원고가 빛을 볼 수 있기는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이제는 다시 여행이 재개되고, 이 원고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원고를 열었는데요. 

놀라웠던 것은 거기에서 햇살이 내비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거예요. 그 사이 약간의 암흑기를 우리가 다 같이 겪었잖아요. 이런 코로나 시대가 닥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그때의 해맑음이 그 원고에 보존되어 있어서 오히려 너무 신선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 사이에 그런 시간을 겪었다는 게 그제서야 더 실감이 나기도 했어요. 

황선우 :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을 예측할 수는 없었지만요. 그러면서도 굉장한 대자연 속에 스스로를 놓아보는 경험을 하면서 환경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게 되고, 지구와 내가 정말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낀 부분이 기록되어 있더라고요. 코로나19를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이 시기에 우리가 많이 생각하게 된 가치, 이슈 같은 것에 대한 단초도 그 안에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오은 : <오은의 옹기종기> 공식 질문 드리도록 할게요. 청취자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단 한 권의 책은 무엇인가요? 

김하나 : 조금 머쓱하긴 하지만 『빅토리 노트』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동안은 이 책이 저한테만 힘이 센 책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날이 바래는 종잇장을 보면서 한 엄마가 자신의 아이에게 그 고단한 육아의 과정 속에서도 써내려간 기록이 있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이게 한 아이와 한 엄마의 기록이기보다는 모두의 어린 시절을 환기시키는 책이어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황선우 : 저의 이전 에세이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를 추천할게요. 읽어보시면 재밌을 만한 게 『퀸즐랜드 자매로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 여행에서의 생각에서 비롯된 에세이도 들어 있거든요. 또 『빅토리 노트』 저자이신 이옥선 작가님이 저의 운동 선배이십니다. 운동에 관심이 많은 저와 대화를 나누면서 관심사를 공유하셨었는데요. 그런 대화의 토막토막도 들어있는 에피소드들이 있어요. 오늘 <책읽아웃> 방송에 이어서 읽으시면 숨은그림찾기 하듯이 즐겁게 독서하실 것 같아서 추천해봅니다.



*황선우

작가, 팟캐스터, 패션 매거진 에디터로 13 년 동안 일하며 뉴욕, 런던, 파리부터 베니스와 몰디브까지 수많은 도시로 출장을 다녔다. 숙소와 식사, 공연 일정을 꽉 채워 예약해두고 혼자 다니는 여행에 신물이 난 2016 년부터 김하나와 같이 살기 시작하며 든든한 동행이 생겼다.



*김하나


이옥선 씨와 김창근 씨 사이의 둘째로 1976년에 태어났다. 성인이 될 무렵 엄마로부터 ‘빅토리 노트’를 선물받고 큰 충격을 받은 후 지금까지 귀중히 여기고 있다. 오랫동안 카피라이터로 일했고 지금은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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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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