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쓰레기 줄이기 어디까지 해 봤니?
책읽아웃 - 이혜민의 요즘산책 (242회)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1.5℃ (1.5도씨) ISSUE : No.2 GO! EV』
오늘은 제로웨이스트를 왜 해야 되는지, 지금 기후 위기라는 게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이런 걸 좀 더 알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2022.03.30)
이혜민 : 지난주에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김상훈 : 새로 이사한 알맹상점 망원점에 다녀왔어요. 저는 종종 종이팩이랑 멸균팩 모아서 갖다 주거든요. 이사 축하 기간이라서 무지개 색 대나무 칫솔도 주셔서 받아왔습니다.
이혜민 : 지난주부터 하고 있는 주제가 또 제로웨이스트인데 저희가 실천하고 있는 것도 좀 알리면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김상훈 : 저는 우선 최대한 비누를 사용하려고 하고 있고요 설거지 할 때도 설거지 비누 쓰고, 몸 씻을 때도 비누를 쓰고 있고요 그리고 화장품을 가능한 건 리필해서 쓰려고 하고 있어요. 천 마스크랑 손수건도 한때 썼는데 손수건 늘 쓰기는 좀 어려워요. 계속 잘 빨아야 되고요. 그리고 쓰레기를 어쩔 수 없이 배출한다면 분리수거라도 철저히 하자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처음에도 얘기했듯 알맹상점 같은 곳에 손바닥보다 작은 플라스틱이나 팩 이런 것들 모아서 갖다 주고 있어요. 그렇게 최대한 쓰레기가 나오더라도 분리수거를 잘 하자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이혜민 : 저도 진짜 뭐 없어요. 대나무 칫솔을 쓰고 있다거나 여러 시도는 진짜 많이 해봤어요. 생리컵을 써보기도 하고 고체 치약도 써봤는데 잘 안 맞더라고요. 저도 샴푸바랑 그 다음에 탑투토 비누라고 그냥 하나로 다 씻는 거 그런 게 나오길래 써 본 경험이 있고요. 그리고 제로웨이스트 숙소 같은 곳에 가려고 하고요. 조금 자랑할 만한 건 플라스틱 일기예요. 줄이려고 하지 말고 내가 오늘 쓴 쓰레기들을 사진을 찍어서 그날 sns에 올리는 거예요. 그거 하면서 저는 플라스틱의 종류가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비닐과 플라스틱 중간의 존재들도 되게 많더라고요 사실은 다르게 따로 모아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게 전혀 안 되고 있잖아요. 그런 심각성도 많이 알게 됐고 그리고 내가 생각보다 진짜 쓰레기를 많이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엄청 뉴스가 있다. 제가 사실 경차를 운행 했었는데요. 이번에 전기차 계약을 했어요. 사실 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이야기들을 주변에서도 요즘 진짜 많이 하고 있잖아요. 근데 이거를 딱히 왜 하는지 와 닿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어요. 요즘에는 너무 당연하게 그게 좋지 않냐 좋은 방향이지 않냐, 방법론적인 것만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오늘은 이걸 왜 해야 되는지, 그러니까 지금 이 기후 위기라는 게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이런 걸 좀 더 알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김상훈 : 제가 그래서 따끈따끈한 신간이 나왔길래 가지고 왔고요. 방금 말씀해 주신 것처럼 우리가 제로 웨이스트를 왜 하냐 했을 때 결국은 인간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인 거잖아요. 그리고 현재 인간을 가장 위협하고 있는 게 바로 기후 변화이기 때문에 하는 거고요. 그런데 기후 변화를 가속화하는 게 바로 수많은 생산과 소비와 또 이에 따른 이 쓰레기 폐기물 문제죠. 이러한 전체적인 것들을 먼저 짚어야 할 것 같고요. 그 지점을 얘기해 주는 책이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입니다.
이 책은 곽재식 작가가 기후변화에 대해 쓴 책이에요. 곽재식 작가는 sf 작가이자 방송인으로 잘 알려졌지만 본업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이며, 10년 넘게 화학 업계에서 환경문제에 관한 일을 하며 지냈다고 해요. 본업을 살려서 누구나 기후변화의 현재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쓴 신간이 이 책입니다. 역시나 이야기꾼답게 과거의 인물, 고전, 설화 같은 걸 끌어오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진행시키고요. 현상과 원인, 대안들을 친절하게 설명하는데요.
이 책이 다른 기후변화 책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현실적인 문제로서의 기후변화를 말한다는 점이에요. 현대 문명은 악이고, 지구의 멸망으로부터 지구를 구해내야 되고 이런 식으로 얘길 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현재 일어나는 문제와 고통들을 제도와 정치를 활용하고 구체적 실천을 통해 현실적으로 해결해 나가자 하는 접근을 강조해요. 선한 자연, 반대로 악한 플라스틱 문명과 같은 이분법을 피하려 하고, 멀리 있는 멸망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폭염, 한파, 잦은 호우, 침수와 가난할수록 더 큰 피해를 입는 현실에 구체적으로 대처하자는 이야기예요.
이혜민 : 저는 『1.5도씨』라는 매거진을 가져와 봤습니다. 신재생에너지 기업 소울에너지와 볼드저널을 만든 볼드피리어드가 함께 발행하는 매거진이에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지구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며 실천에 동참하는 매거진이라고 하는데요. 그리고 환경매거진 하면 재미 없을 것 같고 지루할 것 같지만, 이 매거진은 아니에요. 착한 환경 매거진이지만 내용을 보면 매운 맛이에요. 매거진 제목인 1.5도씨는 2018년 UN에서 발표한 특별보고서에서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어서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고 말한 내용에서 나온 말이에요. 우리가 지켜내야 할 지구의 평균 온도 마지노선인데 이걸 제목으로 쓴 것처럼, 직설적으로 그 심각성을 이야기해요.
그리고 일단 갖고 싶게 생겼어요. 힙해요 디자인이. 그래서 보기 좋고, 편집 구성도 매거진으로서 아주 탄탄하게 잘 기획되어 있어요. 큼직큼직한 폰트로 뽑아놓은 카피들이 마지 외치듯이 굉장히 강렬하고 임팩트 있습니다. 국내외 사례를 예술, 사회,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각도에서 담아내고 있어서 영감 받을 내용들이 넘쳐나는 꼭 소개하고 싶은 매거진이고요. 이번에 2호를 발행했는데, 2호 주제가 전기차이거든요. 그래서 저도 전기차에 관심이 있는 찰나에 전기차의 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나보다, 하고 펼쳤는데 첫 번째 꼭지부터 아주 정곡을 찌릅니다.
"이것은 전기차를 타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전기차 한 대를 도입할 경우 연간 이산화탄소 2톤을 줄이고, 매년 소나무 17.4그루를 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전기차만 타면 정말 모든 것이 해결될까? 전기차에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를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만드는가가 우리에게 남은 중요한 과제다"
전기차는 이제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맞다고 하면서도, 그게 답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는데요. 발행인의 말에 그 이유가 요약되어 있어요
"여러분은 혹시 전기차의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계신가요? 2020년 기준 한국의 에너지원별 발전설비 용량을 보면 석탄이 35,6% 원자력이 29.0% 가스가 26.4% 입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생산하는 전기가 절반이 훌쩍 넘는 6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이지 않은 에너지원으로 만든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전기차'라는 이유만으로 친환경적일 수 있을까요? 전기를 만드는 생산방식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면 전기차는 결코 친환경 이동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전기차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선 자동차 산업과 에너지 산업이 정부와 함께 탄소 중립이라는 하나의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야 합니다. 물론 독자 여러분의 참여도 절실합니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리는 첫걸음임을 잊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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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읽고 쓰고 말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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