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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라 “몸이 어긋나는 마음의 신호, 귀 기울여 보세요”

『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 안미라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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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이 있는 나를 사랑하는 힘, 마음 홈트에 대하여 (2021.11.11)

안미라 저자

코로나 이후, 스산하고 적막한 나날들이 멈출 듯 이어지고 있다.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이 걸린 텅 빈 가게들이 즐비한 번화가에서는 이전의 활력을 찾아볼 수 없고, 반가운 악수는 주먹 쥔 손을 마주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기다려온 약속이 미뤄지고, 떠들썩한 모임은 무기한 연장되고, 보고 싶은 사람은 멀리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월등히 많아지면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대부분 어색하고 불편한 만남으로 채워진다. 그것은 바로 생생한 날것의 나 자신과 대면하는 일이다. 

신간 『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는 동네 헬스장조차 마음 놓고 갈 수 없는 시대의 홈트레이닝 비법을 말하고 있다. 잘 따라 하면 몸이 편해지고 아름다워질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딘지 이상하다. 분명 운동은 운동인데, 몸을 단련하는 운동이 아니라 마음을 쓰는 운동이다. 마음은 끊임없이 변하고 흐른다. 누군가 별 뜻 없이 건넨 말에 종일 휘둘리기도 한다.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갈대 같은 이 마음을 무슨 수로 움직이고 단련한단 말인가. 저자 안미라의 마음 홈트 비법에 잠시 귀 기울여보자.



‘마음 홈트’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가요?

보통 집에서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들을 사용해서 하는 근력 운동을 ‘홈트레이닝’이라고 하죠. 그런데 저는 몸을 가꾸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 내 마음을 그대로 바라보고 다스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음 홈트’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여유를 갖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살다 보면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수시로 변하는 감정의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괴로움을 느낍니다. 마음 홈트를 한다는 건 화가 올라오고, 두렵고, 긴장되고, 질투가 나는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들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일이에요. 이유는 분명 있어요. 과거의 트라우마라든지, 부모님의 영향이라든지. 마음이 일어나게 된 원인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인정할 수 있게 되고 진정한 나를 찾아갈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마음 홈트야말로 모든 운동과 명상 이전에 우리가 한 번쯤 거쳐 가야 할 중요한 단계이자 치유의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음 홈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마음 홈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무도 외롭다는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였어요. 진지하게 생을 포기하려고 마음 먹었던 어느 날, 친구들과 사촌들에게 외로움을 토로했는데 그들은 저에게 혹시 관종(관심을 구걸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냐고, 그만하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세상에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절망과 동시에 적어도 나는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 불가사의한 희망이 생겼어요. 스스로 마음을 돌보기로 결심한 거죠. 마음이 힘들었던 이유를 찾아 나가다 보니 지금까지 나를 잠식하는 상처들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그것들에 대해서 하나씩 되새기고 소화를 하다 보니 1년에 40번도 넘게 병원에 다녀야 했던 몸이 차분해지고 건강해졌어요. 필라테스 강사와 명상 지도자가 되고 난 후, 많은 회원분들을 만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저만의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그것이 바로 마음 홈트가 되었습니다.

다른 여타의 운동들과 ‘마음홈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마음 홈트의 가장 큰 매력은 내 마음 외에는 아무런 준비물도, 도구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에요. 언제 어디서든 실천할 수 있어요. 내 몸에 깃든 마음만 있다면요. 잠이 오지 않을 때 이불 속에서도 실천할 수 있고, 직장 상사가 ‘라떼는 말이야’ 하면서 내 귀를 괴롭힐 때 가만히 서서 할 수도 있죠. 결혼 좀 하라는 부모님의 잔소리에서도 쉽게 벗어날 수 있어요. 사소한 말 한마디로 우리는 하루 종일 불쾌한 기분을 안고 가기도 해요. 작은 일이 모여서 우리 마음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해지죠. 하지만 이런 생활 속 스트레스를 하나하나 줄여나간다면 마음이 안정되고, 그에 따라서 몸은 곱절로 편해집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만나는 일이 중요한 까닭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보통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끊임없이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해요. 하지만 그런 마음들은 그렇게 옳은 방향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죠. 그러다 보니 자신에게 일어나는 욕심, 집착, 두려움 등 부정적인 감정들을 덮으려고만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외면하다 보면 어느새 곪아서 터지는데, 이때 우울감과 무기력, 번아웃 같은 증상이 찾아오게 돼요. 하지만 ‘그랬구나, 힘들었구나, 인정받고 싶었구나’ 하고 나를 안아주면 뾰족했던 마음이 금세 부드러워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나는 지금 그대로 괜찮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죠. 자신감은 내 잠재의식까지 스며들어 자기효능감을 얻게 하고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줘요. 행복, 건강, 재물이 따라오는 삶으로 자연스레 흐름이 바뀌게 됩니다.

마음 홈트를 하고 난 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꼽자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무엇이든 ‘빨리 빨리’를 외치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게다가 매사에 과장된 표현과 웃음으로 누군가를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강박도 가지고 있었죠. 그 속에는 누군가에게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숨어 있었습니다. 마음 홈트를 통해서 깨닫게 된 본심이었죠. 그리고 사람을 얻고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면을 쓰고 쾌활한 척 연기를 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솔하게 드러내 보이는 편이 훨씬 더 큰 매력과 자산이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에게도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화장실에 있을 때조차 저는 ‘제 자신이 저를 지켜보고 있기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행동하려고 노력해요. 그렇게 새로운 마음을 먹고 난 뒤 매일이 반복되면서 저에게는 점점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고, 어느새 이전의 조급함은 사라지게 되었어요. 가끔 회원분들이 저에게 ‘선생님도 고민이 있으세요?’ 하고 물을 때면 ‘내가 정말 많이 달라졌구나’ 하고 느낀답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를 봤을 때 최근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증폭된 것은 바로 외로움과 고독 아닐까요. 집에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서 많은 이들이 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일에 어색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회적인 교류를 활발하게 하고, 소통으로 활력을 얻곤 했던 사람들이 받는 타격감은 더 크겠죠. 누군가에게 고민을 말해야 정리가 되고 풀리는데, 그렇게 하지를 못하니 답답함이 커지고 무기력과 우울 증세가 찾아오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더욱 필요한 것이 마음 홈트예요. 나 자신과의 소통의 길을 다지는 일이야말로, 여럿이 함께하든 혼자 있든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어떤 사람들에게 마음 홈트를 추천해주고 싶나요?

마음 홈트가 필요한 분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몸의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 분들인 것 같아요. 특히 그 어떤 운동으로도 가라앉지 않는 만성 통증을 느끼는 분들에게 적격인 운동이 바로 마음 홈트입니다. 그리고 무엇을 해도 내면의 공허함을 다스릴 수 없는 분들, 유난히 걱정이 많은 분들,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마음 홈트를 추천해요. 마음 홈트를 통해서 스스로를 꼭 안아주고, 홀로 오롯이 충만해지는 연습을 하기를 권합니다. 제 책에 ‘결핍이 있는 나를 사랑하는 힘이 생겼다’는 구절을 좋아해요. 우리는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있잖아요. 하지만 꾸미려고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세요. “지금 그대로 괜찮아. 충분히 잘 견디면서 잘 살고 있어. 그래서 고마워”라고 나를 안아주세요. 




* 안미라 

필라테스 강사이자 명상 지도자.

배춧국과 김치가 전부인 밥상이 익숙했던 학창시절을 보냈다. 첫 직장으로 들어간 외국 항공사에서 6년간 스튜어디스로 일하며 인도네시아에서 화려한 생활을 했지만 마음은 매일 밤 술에 기대 잠을 청해야 했을 정도로 늘 초라했다. 그러다 우연한 비행기 사고로 몸을 다쳐 재활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필라테스를 만났다. 몸이 아픈 이들에게서 그에 못지않은 마음의 병을 발견하고는 명상 수련을 접목한 마음 홈트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현재는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한 형식으로서 필라테스와 명상을 통해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치유하는 법을 안내하는 일을 행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
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
안미라 저
더난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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