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특집] 기록하면 기분이 조크든요 - 『기록의 쓸모』 외

<월간 채널예스> 2021년 5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MZ세대가 기록하는 내용, 기록하는 수단, 기록하는 방법. 말 그대로 MZ세대의 기록법. (2021.05.17)

언스플래쉬



『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

김옥선 지음 | 상상출판

58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여행 유튜버 ‘여락이들’이 동영상 여행 콘텐츠의 러닝타임 바깥 순간을 글로 옮겼다. ‘내 인생 너무 소중해’, ‘아끼다 똥 된다!’라는 슬로건에 삶의 커서를 올려놓은 ‘더티’와 ‘그래쓰’는 스물세 살에 사표를 던지고 함께 여행을 떠난다. “계획을 세우지 않아야 더 재밌고 설렐 수 있다!”는 룰을 앞세워 쉼 없이 여행하고 영상으로 기록하고 업로드한 시간이 5년. 리스트에는 시베리아, 인도, 이집트, 쿠바, 프랑스, 스위스, 포르투갈은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선택한 국토대장정까지 차곡차곡 쌓였다. 흥미로운 건, 동영상 문법의 핵심인 청춘 발랄이 책 속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것. 그것은 전적으로 ‘여행의 기쁨과 슬픔’을 특유의 유쾌함과 솔직함에 담은 저자의 말맛 덕분이다.




『기록의 쓸모』

이승희 지음 | 북스톤

일로 표현할 때는 ‘마케터’, 행동으로 말하고 싶을 때는 ‘기록하는 사람’,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을 땐 ‘인스타그래머, 블로거, 유튜버’로 자신을 소개한다는 저자가 본격적인 ‘기록 생활자’가 되기로 결심한 건 단순한 이유였다. 일을 잘하고 싶다! 사람들의 생각에서 의도와 맥락을 파악하는 게 주 업무인 마케터 시절이었다. 기록에 재미를 붙인 뒤엔 세상 모든 것이 기록의 대상이었다. 일상, 여행, 직장, 강연장, 심지어 수십 년도 더 된 낡은 잡지까지. 쓸모없을 것 같은 기록은 창의적인 기획안이 되고, ‘주간음식’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기도 하고, 책으로 묶이기도 했다. 기록을 쌓는 과정에서 일상의 경험을 수집하고 뾰족한 영감을 떠올리는 생각의 작업에 발을 들인 이후 벌어진 결과다. 말 그대로 ‘기록의 쓸모’인 셈이다.    




『예진문의 취미기록』

문예진 지음 | 책밥

“저는 그럴싸한 이유를 가지고 기록을 시작한 건 아닙니다. 그저 좋아하는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일단 뭐라도 남겨본 것입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써 내려가면서요. 차곡차곡 흔적을 남겼을 뿐인데 어느덧 진짜 내 마음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책머리에 실린 프롤로그처럼, ‘애써서 하는 기록이 아닌 좋아서 하는 기록’의 담백한 진심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빈티지 가구, 레코드판, 반려식물, 홈베이킹, 패브릭 제품 만들기까지, 저자는 사진과 영상은 물론 글과 낙서와 그림까지 동원해 취미를 기록한 뒤 SNS, 유튜브, 노트에 저장한다. 거기에 특별한 스킬이나 노하우는 없다. 단지 ‘좋아서’ 기록할 때의 가벼운 흥분이 있을 뿐. 거기에 더해 아무리 사소하고 엉성한 기록이라도 그 결과는 특별한 감흥을 안겨준다는 사실이다.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이연 지음 | 미술문화

저자가 부모님이 투자한 미술 교육비가 아까워 유튜브를 시작한 건 2년 5개월 전 일이다. 현재 이연은 53만 명의 구독자와 함께 호흡하는 독보적인 미술 크리에이터로 불린다. 망망대해라는 유튜브 세계에 얼굴을 내민 지 고작 3개월차에 올린 영상 하나가 말 그대로 ‘빵’ 터진 결과다.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10가지 방법’이라는 영상은 현재 100만 조회수를 앞두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에 공감한 구독자들의 응원을 동력 삼아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했고, 그럴 때마다 이 기록을 책으로 내보라는 요청이 날아들었다. 영상 속 담담한 화법은 책 속에서도 고스란하다. 가령 이런 것. “우리가 두려워하는 만큼 그 여정은 험난하다. 그럴 때는 이 사실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내가 지금 굉장히 멋진 일을 하고 있구나.’”



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
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
김옥선 저
상상출판
기록의 쓸모
기록의 쓸모
이승희 저
북스톤
예진문의 취미기록
예진문의 취미기록
문예진 저
책밥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이연 저
미술문화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문일완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