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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 “엄마 8년 차, 매일 시를 썼어요”

『마음 한 편』 박혜란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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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제 책을 소개하면서 그 시를 올리게 되었는데 시를 더 써보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거예요. 괜한 용기가 나서 그날부터 하루에 한 편씩 썼습니다. 잠이 와서 꾸벅꾸벅 졸 때도 있었지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2021.03.29)

두 아들을 키우며 자신도 성장 중이라 고백하는 평범한 엄마인 박혜란 작가는 매일 밤 시를 써 내려갔다. 하루는 울고, 하루는 웃고, 하루는 후회하고, 하루는 기대하며 사는 별것 없는 매일을 기록했다. 그것이 한 권의 시집 『마음 한 편』이 되었다. 짧은 시 속에 작가의 인생 대부분의 모습이 담겼다. 이 시로 인해 읽는 이의 인생에 조그마한 위로와 용기가 되길 기대한다. 



작가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책은 에세이였는데, 두 번째 책을 시집으로 출간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고마’라는 말을 좋아하는 박혜란입니다. 제가 사는 지방에서 고마라는 말은 ‘그냥’이라는 뜻이에요. 삶을 살아가는 데 너무 비장하거나 화려한 것보다는 그때그때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그냥 바라보고,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그냥 시작해보는 것을 추구합니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도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삶이 가장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그냥 믿습니다.

저는 9살 7살 두 아이의 엄마이자 현재 대학원에서 가족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상담사로 일을 하고 있으며 가족상담연구회의 교육위원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에세이 『무슨 정신으로 사는지』를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제가 두 번째 책을 시집으로 집필하게 된 계기는 아주 우연히 이루어졌답니다. 첫 책 『무슨 정신으로 사는지』의 책 내용 중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쓴 시가 있었어요. 인스타그램에 제 책을 소개하면서 그 시를 올리게 되었는데 시를 더 써보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거예요. 괜한 용기가 나서 그날부터 하루에 한 편씩 썼습니다. 잠이 와서 꾸벅꾸벅 졸 때도 있었지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행복하고요. 그래서 그냥 썼습니다. 하고 싶어서 그냥. 이렇게 시집으로 나오게 되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고 아주 기쁩니다.

작가님의 시를 보면 주제가 정말 다양한데요. 주로 작가님께서 직접 경험하신 걸 바탕으로 시를 쓰시나요? 

매일 시를 쓰다 보니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기도 했고, 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기도 했고, 우리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기도 했습니다. 과거에 하지 못한 말이나 미래의 다짐도 쓰게 되었고요. 그날의 제 감정과 마음들을 시로 옮겼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매번 나와 타인, 상황에 대답하고 살 수 없으니까요, 밤에 시를 쓰며 스스로 가진 질문에 대답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를 쓰시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없으셨는지, 지금도 시를 쓰고 출간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께 집필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여전히 글 쓰는 것에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에 엄청난 자신이 있는가’라고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이 정도의 재주가 있구나’ 하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고, 쓰는 게 좋아서 그냥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제가 유일하게 자신이 있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은 일단 시작하는 것’이에요. 소망하던 상상이 현실로 실현되는 과정이 너무나 즐겁고 기쁘기에 기꺼이 시작합니다. 지금도 시를 쓰고 계신 여러 예비 작가님들을 응원하겠습니다. 작가님들의 사색을 책이라는 실물로 보여주세요. 작가님들의 감성과 인생이 담긴 시를 예비 독자로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시집 내용 중 애정이 가는, 작가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시 구절은 무엇인가요?

시를 쓸 때 물 흐르듯 한 번에 쓰인 시는 다시 고치지 않았어요. 그때의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찾다’와 ‘자연스럽게’라는 시가 정말 물 흐르듯이 쓰였습니다. 저의 오랜 가치관이기도 하고요. 늘 마음에 담고서 다짐하는 인생관이기도 합니다. ‘찾다’라는 시의 구절 중 ‘내 삶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그리고 ‘자연스럽게’라는 시의 구절 중 ‘자연은 가볍다. 삶은 어렵지 않다’라는 부분을 가장 아끼고 늘 상기하고 또 좋아합니다.

프롤로그를 보면 "엄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라고 아드님이 물어보더라고요. 작가님께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제가 원하는 모습을 직업이나 자리로 정하지 않아요. 제가 원하는 삶을 머릿속에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실현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제가 원하는 저의 모습은 가볍게 살되 무거운 것을 다루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 무거움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상기하고 사실은 모든 것이 가벼움이었음을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삶에서 의미를 찾은 사람에게는 현실의 무거움 또한 다음을 위한 지도일 수 있거든요. 저는 유한한 존재 속의 무한한 가능성과 삶과 죽음, 그 속의 역동과 희망을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는 오늘 하루도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유한한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생명의 유한함을 아는 사람은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의 소중함과 작은 것의 감사함을 느끼게 되고, 지금 여기에서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 곁의 사람들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나는 내 삶과 그들의 삶에 무엇으로 남을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죠. 결국,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삶을 이해하는 것이고, 오늘을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책을 읽을 때 가슴에 남는 단 한 줄이 그 책의 전체 이미지를 결정짓기도 하거든요. 무엇으로 당신 인생의 전체 이미지를 결정짓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우리는 삶 속 어떤 것에 의미를 두어 밑줄을 그어야 할까요? 당신을 해치지 않고, 당신을 위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에 밑줄을 긋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요.

이 시들을 6개월 동안 울고 웃으면서 쓰셨다고 하셨는데요. 다음 책에 대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다양한 장르의 책으로 뵙고 싶어요. 몇 권의 동화책을 써놓았고 줄거리를 생각해 놓은 소설이 있답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동화책을 투고할 계획입니다. 소설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쓰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그리고 저의 첫 책 제목이 『무슨 정신으로 사는지』입니다. 노년에 『무슨 정신으로 죽는지』에 대한 에세이를 꼭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제목을 정했답니다. 어쩌면 사는 동안 <무슨 정신으로> 시리즈를 출간할 수도 있겠지요. 제 계획대로 흘러갈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늘 가장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고 믿고 있어요. 그러니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고요하고 단단하게 『마음 한 편』을 읽으실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마음은 완전 검정일 수도, 완전 흰색일 수도 없죠. 우리는 모두 회색 그 언저리에서 머뭅니다. 밝은 나와 우울한 나, 착하다고 판단되는 나와 나쁘게 보이는 나, 이 정도면 괜찮은 나와 꺼내놓을 용기가 나지 않는 나. 

그런 회색, ‘우리 마음 한편에는…’이라는 뜻으로 시집의 제목을 정했고요, 표지를 회색으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께 먼저 저의 회색을 꺼내놓습니다. 2020년 저는 이런 생각과 마음을 가졌었답니다. 저의 회색을 보며 독자님들의 회색에 위로와 용기가 된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가볍게 읽히되 가볍지 않은 책이길 바랍니다.




*박혜란

1983년생. 사춘기 시절, 가족을 포함한 인간관계에서 문제없는 문제자로 내몰리는 희생양의 일생과 그 주변인의 이유 있는 이기심을 그려 내는 드라마 작가를 꿈꾸었다. 결혼 전 아동 복지 센터를 운영하면서 숱한 형태로 깨져있는 가족과 삶에 지친 사람들을 대면하며 타인의 인생에 영향력을 주는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현재 전업주부 8년 차이며, 9살, 7살 아들 둘의 엄마이다. 아이들의 키우며 아이들에게 배우고 아이들과 함께 자라고 있다.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는 삶을 지향한다. 생명의 유한함이 주는 무한의 깊이 있는 삶을 사랑한다. 작가 역시 한 인간으로 살아가며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펼쳐 내는 것으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독자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한다. 흔들리는 삶 속에서도 중심 잡기를 시도하는 가족과 사람을 위한 글 쓰는 가족 학자를 꿈꾸고 있다.대학원에서 가족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가족상담연구회 교육위원이다. 에세이 『무슨 정신으로 사는지』, 시집 『마음 한 편』 을 썼다. 




마음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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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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