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트랜스휴먼’이란 무엇인가
책읽아웃 - 김하나의 측면돌파 (153회)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시작의 기술』, 『싸움의 기술』
시작은 책이었으나 끝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코너, 삼천포책방입니다. (2020.09.17)
트랜스휴머니즘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 ‘코로나 블루’의 타개책이 될 만한 책 『시작의 기술』, 가까운 이들과 ‘잘’ 싸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싸움의 기술』을 준비했습니다.
이브 헤롤드 저/강병철 역 | 꿈꿀자유
표지는 검은색으로 되어 있고, 어쩐지 안드로이드처럼 생기고 로봇처럼 생긴 사람의 얼굴이 노란색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부제는 ‘트랜스휴머니즘의 현재와 미래’입니다. 이브 헤롤드는 과학 저술가라고 해요. 첨단과학이 어떻게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그에 관한 글을 활발하게 쓰고 있다고 합니다.
‘트랜스휴먼’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이 『멋진 신세계』를 쓴 올더스 헉슬리의 형인 줄리언 헉슬리라고 해요. 인간이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인간에서 벗어나서 ‘포스트 휴먼’이라는 존재가 될 때 그 과정을 어떻게 나타낼까 생각하다가 ‘트랜스휴먼’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계 트랜스휴먼 협회’가 있대요. 이 협회가 사이비 취급을 많이 받았었나 봐요. 이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게 주로 ‘마인드 업로딩’ 같은 건데, 나의 뇌를 복사해서 어딘가에 업로드시켜 놓으면 그걸 그대로 적용해서 ‘나’가 될 수 있다든지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과학계에서는 이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들처럼 취급했었는데요. 점점 과학계에서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해서 생각해야 될 이슈가 생기는 거예요. 심장을 바꿨다면 ‘이 사람은 어디에서 어디까지 사람이고, 심장은 이 사람인가 아닌가’ 이런 윤리학적 문제를 따질 수도 있고, 아니면 AI가 너무 발전해서 인간하고 흡사해지면 어떻게 봐야 하는가 하는 식으로 생각해야 될 것들이 자꾸 늘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요새는 주류 과학계에서도 트랜스휴머니즘을 이야기하고 철학적으로든 과학적으로든 접근하려는 시도가 많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트랜스휴먼을 만드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인공장기가 있을 수 있겠고요. 웨어러블 디바이스 같은 것도 있겠죠. 그리고 군대에서 개발한 기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요. 노화, 로봇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가치들이 바뀌는 변화가 생겨나고 있는데 그 변화를 받아들이기 전에 가치를 더 확고하게 해두는 게 생명윤리학자의 몫이라고 조언을 해요.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가치는 무엇인가’에 더 많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거죠.
개리 비숍 저/이지연 역 | 웅진지식하우스
코로나 시국이 길어지면서, 요즘들 어떠세요? 저는 특히 프리랜서이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고, 여러 행사 같은 것들도 다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바뀌니까 일단 활동량이 많이 줄어들었고 그러다 보니까 수면 질도 안 좋아지고 컨디션이 좋지는 않아요. 제가 너무 게을러지거나 너무 멍해지는 게 아닐까, 시간이 이렇게 많이 남아도는데 뭔가를 해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생각만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있던 차에 뼈 때리는 책을 하나 만난 거예요. 그것이 바로 『시작의 기술』이라는 책이에요.
표지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 걱정만 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7가지 무기.” 그리고 원제는 ‘Unfu*k Yourself’예요. 또 표지에 “용기 내라는 오글거리는 말은 하지 않겠다”, “이제 니 인생 좀 그만 망쳐!”라고 되어 있는데요. 뻔한 위로의 말이 없는 책입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너무 심하게 다그치는 타입은 아니고 평소에 쉽게 행복감을 느끼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까 늘어지게 되면 한정 없이 그럴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스스로 편하게 있는 타입은 못 되거든요. 차라리 뼈 맞는 소리를 읽고 난 뒤에 조금 움직이는 편이 나아서요. 그런데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무 스스로 뼈를 때리면서 열심히 살고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 이런 책을 활용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19쪽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이 책의 성격을 보여주는 말인데요.
“나는 여러분에게 네 안에는 호랑이가 살고 있으니 네 안의 짐승을 깨우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첫째 여러분은 호랑이가 아니고, 둘째 역시나 여러분은 호랑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얘기도 누군가에게는 효과가 있겠지만 도저히 낯간지러워서 나는 그런 말은 못하겠다. 나에게 그런 일은 억지로 메이플 시럽을 한 바가지 먹으라는 말과 같다.”
이 책은 심리학적으로도 그렇고 신경과학적으로도 그렇고, 설득력이 있는 말들을 하고 있어요. 스스로 내 뇌에게 어떤 말들을 들려줘야 늘어지지 않고 뭔가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짧은 몇 개의 단언들로 되어 있는데 아주 설득력이 있어요.
어떤 일을 할 때 체계적으로 내가 어떤 것을 시도하고 어떤 것을 조정하고, 계속 같은 일을 반복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어떤 변수를 개입해서 또 행동해보고, 그리고 생각만 하고 있지 않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동기부여도 해주는 책이에요. 일종의 책으로 된 ‘코로나 블루’ 타개책이라고 할까요.
정은혜 저 | 샨티
이 책은 자기계발서는 아니고요. 심리학 서적이에요. 싸움을 보는 시각부터 조금 달라요. 우리가 싸우는 근본적인 이유는 ‘상대방한테 이해받고 싶고 동감 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은 마음이 꺾였을 때, 그것이 위협 받는다고 느꼈을 때’ 싸우는 것이라고 해서, 사실 싸움은 모두가 사랑의 이야기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이 싸움을 잘 해야 되잖아요. 상처를 덜 주고받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나와 상대방의 내재되어 있는 심리와 욕구를 읽어주고, 같이 접점을 잘 찾아감으로써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끔 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무엇일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정은혜 저자는 제주도에서 미술치료사와 생태예술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제주도에서 활동한지는 10년 정도 됐다고 하고요. 그 전에는 미국 시카고의 정신병원과 청소년치료센터에서 미술치료사로 일했다고 합니다. 일하면서 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까운 사람에게서 깊이 상처를 받는다는 거예요. 남이 뭐라고 하는 건 흘려들을 수 있지만 아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무시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싸움이 잦아질 수밖에 없고, 또 가까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급소도 잘 아는 거예요. 내가 상처받았거나 공격 받았다고 느끼면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급소를 건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또 싸움이 촉발되기도 하고요. 이 책은 아주 가까이 있는 사이에 있는 평등한 관계, 그러니까 부부, 연인, 친구, 가족 사이에 어떻게 하면 싸움을 잘 할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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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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