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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젊은 작가 공개방송] 문학계의 1세대, 2세대 아이돌 (G. 안미옥, 황인찬 시인)

2020 젊은작가 X 책읽아웃 공개방송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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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중계를 보고 계신) 많은 분들이, 안미옥 시인님이 말씀하신 ‘1세대 아이돌’이라는 말에 ‘아이돌ㅋㅋㅋ’, ‘1세대 아이돌ㅋㅋㅋ’, ‘출판계의 SES’라는 댓글을 남겨주고 계신데요. (일동 웃음) 그렇다면 그 다음 세대가 또 있나요? (2020.09.03)


<특집 공개방송 인터뷰- 안미옥, 황인찬 시인 편>

김하나 : 안녕하세요! <책읽아웃 - 김하나의 측면돌파> 김하나입니다.

오은 : 안녕하세요!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저희가 공개방송을 진행하는 게 올해 들어서 처음 있는 일이잖아요.

김하나 : 그러네요. 처음이죠. 

오은 : 그리고 지금처럼 공개방송이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것도 <책읽아웃>에서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김하나 :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원래 공개방송을 기획할 때는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고 있던 때라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도 다시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고 있어서 스튜디오에서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김하나 : 지금 많은 분들이 생중계를 보고 계신데, 74명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오은 : 와, 실시간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김하나 : 오은 시인님, 저희가 뜻밖에 <예스TV>의 유튜버 데뷔를 하게 됐네요.

오은 : 그래서 이 멘트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어떤 멘트인지 아시겠어요?

김하나 : 뭔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해요(웃음).

오은 : 유튜브 채널 <예스TV>,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하나 : 그나저나 오은 시인님, 저희가 1년 전 이맘때에도 공개방송을 했었어요. 기억나세요?

오은 : 그럼요. 그때 한국 소설의 미래였다가 지금은 현재가 된 김세희, 박상영 작가님 모시고 신나게 이야기 나눴잖아요. 

김하나 : 맞습니다. 오늘도 아주 특별한 두 분이 <책읽아웃>을 찾아와주셨습니다.

오은: 그렇습니다. 주인공을 소개하기에 앞서서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스24에서는 2004년부터 독자가 직접 뽑는 ‘네티즌 추천 한국의 대표작가’ 행사를 이어왔는데요. 지난 2015년부터는 한국의 젊은 작가를 더 알리고 소개하자는 취지에서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하나 : 네, 올해도 반응이 아주 뜨거웠는데요. 어떤 분들이 후보로 선정되셨나요?

오은 : 일단 2010년 이후에 등단한 작가, 그리고 등단 절차를 밟지 않았더라도 2010년 이후에 첫 소설집/장편소설/시집을 출간한 작가를 대상으로 추천을 받았습니다. 한국문학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출판사 분들과 예스24 엠디 분들이 24명의 후보를 먼저 추려주셨고요. 28만 5,820명의 독자 분들이 투표에 참여해주셨다고 합니다. 

김하나 : 독자 분들의 투표 참여수를 들으니까, 정말 매번 들어도 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한국문학과 젊은작가들에 대한 독자들의 애정이 나날이 커지는 게 느껴집니다. 공개방송 신청란에도 무려 1,693건의 댓글이 달렸어요.

오은 : 그러니까요. 공개방송을 이렇게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게 마음이 많이 아픈데요. 그래도 <책읽아웃>이 핫한 도서 팟캐스트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김하나 : 이렇게 뜨거운 애정을 보내주셨는데 직접 뵙지 못해서 아쉬울 뿐입니다.

오은 : 네, 매해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를 뽑을 때마다 오프라인 이벤트도 함께 진행되어 왔다고 합니다. 후보에 오른 작가 분들과 그분들의 작품에 대해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그동안 김애란, 정유정, 조남주, 최은영 작가님과 만났고요. 지난해에는 잘 아시다시피 저희 <책읽아웃>과 김세희, 박상영 작가님이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특별히 젊은 시인 두 분을 모셨습니다. 바로 안미옥 시인과 황인찬 시인입니다!



김하나 : 반갑습니다. 먼저 <책읽아웃> 청취자 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미옥 : 안녕하세요, 저는 시 쓰는 안미옥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웃음).

황인찬 : 안녕하세요, 저는 시 쓰는 황인찬이고요. 이렇게 온라인으로 뵙게 된 게 저는 처음인데, 아마 다른 분들도 이렇게 라이브로 작가를 만나는 일은 흔치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아주 반갑고 뜻깊게 생각합니다. 반갑습니다.

김하나 : 이제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오은 시인님?

오은 : 오늘 <책읽아웃> 공개방송은 ‘여름밤, 시 talk’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1부에서는 두 시인님의 작품과 시 세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거고요. 2부는 시를 쓰는 시간 그리고 시를 읽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두 분의 소중한 낭독으로 채워보려고 합니다. 

김하나 : 황인찬 시인님은 2020년 <책읽아웃>의 첫 게스트이셨어요. <오은의 옹기종기>에 나오셨었고, 그때 인스타그램에 남기신 글을 보니까 ‘전력을 다해 오은 시인을 놀리려고 애써봤는데 들어보니 좀 덜 놀려서 아쉬웠다’고 하셨어요. 오늘의 각오는 어떠신가요?

황인찬 : 그렇게 썼었는데요. 다른 동료 작가가 이야기하는 걸 보니까 (방송을) 들으면서 조마조마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덤벼도 되나? 싶어가지고...(웃음)

오은 : 저는 들으면서 좋던데요. 제가 수세로 몰리는 느낌이, 이미 지난 거기 때문에 좋았던 느낌이었습니다.

황인찬 : 아, 그때는 안 좋았구나(웃음).

오은 : 그 당시에는 사실 정신이 없었습니다.

김하나 : 아, 수세로 몰리는 거 좋아하는 타입이군요(웃음).

오은 : 안미옥 시인님은 <책읽아웃>과 첫만남이잖아요. 어떠신가요? 저희 팟캐스트 들어보신 적 있나요? 혹시 즐겁게 들은 편도 있는지 알려주세요.

안미옥 : 저도 종종 듣는 편이었고요. 여기 오기 전에 오랜만에 이런 자리 나오게 돼서 되게 떨려가지고 ‘청심환을 먹어야 되나’ 생각을 하다가 그러면 너무 졸릴 것 같은 거예요. 일단 그냥 릴렉스하면서 복식호흡 하면서 왔고요. 옆에 계신 ‘문인계의 아이돌’인데 이제 ‘1세대 아이돌’이죠(웃음), 황인찬 시인 편도 재밌게 들었고요. 얼마 전에 이랑 작가님 나오신 편도 들었는데 보험설계사를 하신다고 해서 너무 깜짝 놀랐어요. 창작자들이 투잡, 쓰리잡 하잖아요. 그런데 보통은 예술의 바운더리 안에 있는 것들을 한단 말이에요. 그 바운더리를 많이 넓혀놓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김하나 : ‘금융예술인’으로 출연하셨었죠(웃음). 고맙습니다. 오늘 공개방송이 온라인으로 생중계되고 있잖아요. 이것도 코로나 시대의 한 풍경인 것 같은데, 두 분도 올해는 독자들과 만나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황인찬 : 그렇죠. 예정되어 있었던 행사들이 취소가 되는 경우도 꽤 있었고요. 그러다가 잠잠해지는 시기가 있었잖아요. 그때는 조금씩 다시 행사를 열기는 했었는데 규모를 확 줄였죠. 반 이하로 줄여서, 되게 옹기종기 모여서, 다정한 느낌으로 진행이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모두가 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거예요. 저도 마스크를 낀 채로 말을 하고 있고, 오신 분들도 마스크를 낀 채로 듣고 계셔서, 그것도 되게 색다른 느낌이기는 했어요.

오은 : 안미옥 시인님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올해 3월에, 가장 근작이죠, 시집 『힌트 없음』이 현대문학 핀시리즈로 나왔는데. 원래 시집이 나오면 낭독회도 하고 이런저런 행사를 많이 갖잖아요. 그런 기회가 많이 사라졌을 것 같아요. 

안미옥 : 아예 없었어요. 행사를 아예 잡지도 못했고, 사실 잡았어도 취소가 됐을 것 같아요. 원래 책 나오고 독자 분들 만나면 에너지도 얻고 하잖아요. 이번에 독자 분들 만난다고 해서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또 취소가 되었지만, 이렇게 온라인으로라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웃음). 

김하나 : 지금 (생중계를 보고 계신) 많은 분들이, 안미옥 시인님이 말씀하신 ‘1세대 아이돌’이라는 말에 ‘아이돌ㅋㅋㅋ’, ‘1세대 아이돌ㅋㅋㅋ’, ‘출판계의 SES’라는 댓글을 남겨주고 계신데요. (일동 웃음) 그렇다면 그 다음 세대가 또 있나요? 

오은 : 안미옥 시인이죠! (일동 웃음)

황인찬 : 그렇게 되는 거예요, 지금? (웃음)

김하나 : 아, 그렇군요. 지금 약간 경계를 찢어놓으면서, 나는 이쪽에 편입되지 않겠다(웃음).

황인찬 : (오은 시인님은) 가요계의 조용필 선생님쯤 되시나요? (일동 웃음)

김하나 : 저희가 오늘 방송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습니다. 안미옥 시인과 황인찬 시인 사이에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오은 : 시 잘 쓰는 것!

김하나 : 그것도 물론 있지만, 또 있습니다. 일단 저희가 알아낸 공통점을 말씀드리기 전에,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두 분은 서로 잘 아시나요?

황인찬 : 잘 안다고 말하기에는 사실, 만나서 반갑게 인사하기는 해도 교류가 많이 있거나 하지는 않은데요. 그런데 시인들끼리는 그런 게 있잖아요. 일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사이인데도 작품을 계속 봐왔기 때문에 만나면 되게 반갑고 왠지 내가 저 사람을 아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되게 반가운 느낌이 있고요. 공통점이라고 하면, 약간 공통점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고, 안미옥 시인이 그렇게 생각해주실 지도 모르겠는데...

김하나 : 아니면 바로 ‘땡’이라고 하세요(웃음).

안미옥 : 기대하고 있을게요(웃음).

황인찬 : (안미옥 시인의) 두 권의 시집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같은 세대의 작가로서 시에 대한 고민이든 우리 삶에 대한 고민이든 시와 삶 사이에 있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든 이런 고민들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반갑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리고 저 같은 것보다도 훨씬 잘 하고 있는 분이라서...

김하나 : 저 같은 ‘것’ 보다도(웃음). 

오은 : 1세대 이렇게 약해지시면 안 됩니다(웃음).

황인찬 : (웃음) 어쨌든, 그래서 되게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는 게 있었어요. 이게 어거지로 제가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라고, 혹은 저 혼자 친근감을 느끼는 거라고,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오은 : 안미옥 시인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혹시 공통점이 있다면 뭘까요?

안미옥 : 되게 진중한 공통점을 찾아주셔서, 저는 되게 가벼운 걸 찾았거든요(웃음).

오은 : 역시 2세대!

안미옥 : (웃음) 뭐였냐 하면, 이 사람도 귀여운 걸 되게 좋아하는구나! 

황인찬 : 맞아요, 맞아요.

안미옥 :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게 됐냐 하면, 저도 피규어나 작은 문구나 인형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김하나 : 가챠도 좋아하시잖아요.

안미옥 : 네, 가챠도 좋아합니다. 뽑기 이런 거 좋아하는데. 작년 겨울쯤에 ‘304낭독회’라고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한 달에 한 번씩 토요일마다 열리는 낭독회가 있는데, 그 낭독회의 후원의 밤이 있었어요. 작가들의 소장품을 경매 물품으로 후원이 되는 거였는데, 거기에 황인찬 시인이 오셨더라고요. 경매 물품 중에 작은 피카츄 인형이 달린 팔찌가 있었어요(웃음). 피카츄가 너무 잘 어울리시더라고요.

김하나 : (그래서) 귀여운 걸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황인찬 : 맞아요. 그래서 집에 인형이 되게 많아요. 

김하나 : 제가 찾은 두 분의 공통점은, 일단 문예창작과에 입학하시기 전에는 시인이 되겠다는 꿈을 안 갖고 계셨다고 하더라고요. 안미옥 시인님은 방송작가를 꿈꾸면서 문창과에 들어가셨다고.

황인찬 : 진짜 의외였어요.

안미옥 : 저는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 <가을동화>라는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가 있었는데, 거기에 너무 감명을 받았나 봐요. ‘나도 저런 드라마를 써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고등학생 때 문예부에 들어가서, 그런데 거기에서 시를 썼죠, 그러고 나서 문창과에 가게 됐는데...

김하나 : 거기에서는 왜 시를 쓰셨어요? <가을동화>를 보고 들어가셨는데...

안미옥 : 문예반이 시와 소설밖에 안 쓰는 데였어요(웃음). 

김하나 : 아, 그러니까 잘못 들어가신 거군요.

안미옥 : (웃음) 그리고 문창과에 가니까, 물론 희곡이 있기는 했지만, 시와 소설 위주더라고요. 

황인찬 : 맞아요.

안미옥 : 그래서 ‘다른 걸 해야겠다’ 생각했죠. (일동 웃음)

오은 : 개중에 나은 게 시였으니까 시로 가신 건가요? 

안미옥 : 네, 그렇죠.

황인찬 : 멀리 가는 스타일은 아니시네요(웃음).

안미옥 : 네. 여기까지 왔는데 이 안에서 해야겠다. (일동 웃음)

오은 : 인찬 시인님도 처음에는 시가 아니었다고 들었어요.

황인찬 : 맞아요. 저도 원래는 소설 쓰고 싶어서 문창과에 들어갔었는데, 문창과에서 배우게 되는 게 그런 거잖아요, 좋은 소설은 이런 거고 좋은 시는 이런 거다. 그런데 그걸 배우면 배울수록 저는 소설은 재능이 없다는 걸 알겠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빨리 접고. 저도 멀리 안 가거든요, 문창과에 들어왔으니까 비싼 등록금을 냈으니까 여기에서 해결을 봐야겠어서, 그 안에서 선택지가 시 아니면 평론 중에 하나였는데 일단 평론은 힘들 것 같아서 시를 써봤습니다(웃음).


힌트 없음
힌트 없음
안미옥 저
현대문학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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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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