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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친구랑 창업하기 전에 읽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

책읽아웃 - 김하나의 측면돌파 (145회) 『세탁소옆집』, 『김지은입니다』, 『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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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책이었으나 끝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코너, 삼천포책방입니다. (2020. 07. 23)


사이드 허슬 노하우가 담긴 『세탁소옆집』, 이 책의 차트 역주행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며 『김지은입니다』, 일에 끌려가지 않는 삶을 보여주는 『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를 준비했습니다. 


단호박의 선택 

『세탁소옆집』

조윤민, 김경민 저 | arte(아르테)



‘말하면 다 현실이 되는’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세탁소옆집』이라는 책입니다. 띠지에는 ‘퇴근 후 맥주 슈퍼 창업 도전기’라고 적혀있습니다. 요새는 슈퍼처럼 꾸며놓고 맥주병을 종류별로 늘어놓고 맥주를 사서 갈 수 있는 가게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세탁소옆집’에는 주인장1과 주인장2가 있습니다. 주인장1의 공식 명칭은 ‘세탁소옆집 최고삽질책임자’이고요. 주인장2의 공식 명칭은 ‘세탁소옆집 최고잡일책임자’입니다. 이 두 분이 의기투합해서 ‘세탁소옆집’이라는 이름의 맥주편집숍을 차리는 내용입니다. 이름이 ‘세탁소옆집’인 이유는 크린토피아 옆집이기 때문이죠. ‘세탁소옆집’이라는 이름을 달고 사람들이 모여드니까 나중에는 줄여서 ‘세옆’이라고 부르게 됐대요. 

주인장1과 주인장2는 2015년에 처음 만나게 됩니다. 주인장1의 이력이 아주 화려해요. MBA를 끝내고 싱가포르에서 일하다가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일했어요. 주인장2는 광고회사에 다니다가 창업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는데 때마침 어떤 벤처 캐피탈이 한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펀드를 만든다고 해서 직원으로 합류해요. 같은 스타트업 업계에 있다 보니 파티도 하고 술도 마시고 컨퍼런스에서 만나면서 둘이 친해진 거예요. 두 사람이 코드가 너무 잘 맞았대요. 무엇보다 둘 다 국물과 신 맛을 좋아하는 입맛을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또 사워맥주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맥주 대통합의 길을 열고 같이 여행도 다니고 친하게 지내다가 일일 사장 같은 걸 했대요. 거기에서 주인장1이 아이디어를 얻어서 주인장2에게 제안을 한 거죠. ‘우리 맥줏집을 차려보지 않을래?’ ‘콜!’ 해서 결국에는 차리게 됩니다.

소상공인을 위한 꿀팁들도 나와 있어요. 예를 들면 개인사업자로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사업자등록을 해야 되죠. 그리고 사업자 통장과 카드를 만들어야 됩니다. 그런데 이 분들 같은 경우에는 회사를 그만두고 편집숍을 차린 게 아니고 자기 직업을 유지하면서 저녁에 술집을 운영하게 된 거거든요. 여기에서 주는 꿀팁은, 자신이 월급 통장을 만든 곳에 가서 사업자 통장을 만들면 훨씬 수월하게 만들어진다는 거예요. 이 사람이 돈을 벌고 있다는 게 그 은행에서는 어느 정도 입증이 되니까요. 그리고 포스 설치하는 방법, 세콤과 세스코 설치 방법, 입간판과 현수막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동네 주민 떡 돌리기는 가능한가(웃음)... 다 나와 있습니다. 

요새는 친구들과 같이 작당모의해서 뭔가를 하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책 읽으시면서 ‘아, 저 사람들은 저렇게 했구나’라는 걸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톨콩(김하나)의 선택

『김지은입니다』

김지은 저 | 봄알람



여러분, 지난 한 주가 너무 힘들지 않으셨나요? 온갖 일이 다 벌어졌는데요. 손정우를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겠다는 판결이 내려졌고, 마침 그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모친상이 있었습니다. 이 코로나 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례식이었고 온갖 정치권의 사람들이 조문을 왔고 거기에는 대통령의 조화까지 있었죠. 이어서 최숙현 선수가 자살한 사건이 있었고, 남자 교사들이 여학생·여직원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한... 견딜 수 없는 뉴스들이 이어졌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서점 차트를 역주행하기 시작한 책이 있었죠. 바로 『김지은입니다』라고 하는 책입니다. 각 온라인 서점에서 상위권으로 다시 올라와 있고요. 이 책은 ‘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이라고 하는 부제가 붙어 있고요. 이 김지은 씨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은 다 알고 있죠. 이 분이 우리 머릿속에 처음 들어온 시점을 기억하시죠? 2018년 JTBC의 <뉴스룸>에서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실을 얼굴을 드러내고 증언했습니다. 이 책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JTBC에 나와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나오는데요. 수행비서가 되고 난 뒤에 너무 바쁜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중에 그 급박한 2개월 내에 수차례 범죄가 있었고, 그러고 난 뒤에는 6개월이 지나서 잠잠한 기간 동안 ‘내가 잊어야지, 나만 참으면 된다’ 생각하고 또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네가 밤에 그 방을 가지 않는 수밖에 없다’라는 식의 대답을 듣고 ‘나만 참아야겠다, 버텨야겠다’ 하고 생각을 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안희정 전 지사가 미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을 받자, 김지은 씨를 불러서 ‘너도 미투할 거냐’고 묻고 (김지은 씨가) ‘제가 어떻게 미투를 하겠어요’라고 대답한 것을 확인하고 나서 성폭행을 합니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 뒤에 (안희정 전 지사가) 자신은 미투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한 거죠. 더 이상 김지은 씨는 참을 수 없었고 ‘이 지옥 같은 상황에서 나는 절대로 벗어날 수 없겠구나’ 하는 것을 느껴서 고소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고소하고 나서는 기자 등에게 발설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피고소인이 이 사실을 알게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지만 이미 (안희정 전 지사의) 귀에 들어가서 계속 전화가 오기 시작하는 거죠. 김지은 씨는 그야말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내가 얼굴을 드러내고 이것을 크게 만들지 않는 한 나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서 JTBC에 출연을 하게 됩니다. 그 이후에 김지은 씨가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어떤 삶을 살았는지 우리는 잘 모르죠. 그게 이 책에 다 들어있습니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끔찍하고 힘들기만 한 일은 아니었어요. 실제 1차, 2차 가해가 일어났을 때 참담한 심정이나 이후에 말려들게 되는 일상의 변화 같은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결국에는 그 일상도 옆에서 연대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으로 끝이 나기 때문에, 저는 이 책을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그냥의 선택

『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

김강미 저 | 봄름



제목부터 저의 심장을 강타한 책입니다. 『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이에요. 처음에는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일하지 않는 삶이 가능한가?’ 싶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하지 않는 삶이라는 게 돈을 벌지 않겠다는 건 아니고요. 일에 매몰되거나 끌려가지 않겠다는 이야기예요. 김강미 저자는 20년 동안 광고회사에서 일했다고 해요. 일 욕심이 굉장히 많은 분이셨던 것 같아요. 책의 처음에서 ‘나는 천직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하는데, 어쩌면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믿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해요. 일을 잘하고 싶고, 나는 이 일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직장생활을 했던 거죠. 그러다가 상사에게 혼나는 일이 있었어요. ‘일이 어그러진 건 네 욕심 때문이다, 다 네 책임이다’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요. 속상해서 후배 직원을 데리고 술을 한 잔 하면서 넋두리를 했어요. 그런데 후배가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다가 ‘팀장님만 힘드셨을까요? 저희는 안 힘들었을까요?’라고 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자신의 직장 생활, 일하며 살아온 20년을 돌아보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다음날 사표를 내기로 결심합니다. 한 달 후에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가 돼요.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겠어요. 회사를 나가면 무엇을 해야 되나,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내가 삶의 모든 중심을 일에 두고 나 자신조차도 후순위로 밀어두고 살았구나’라는 깨달음이 온 거죠. 그래서 ‘이제는 나를 기쁘게 하는 일을 해보자’, ‘나에 대해서 알아주는 시간을 갖자’고 생각을 한 거예요. 그 자세한 이야기들, 과정들이 책속에 나오는데요. 예를 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아이처럼 떼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거예요. 일이 아니니까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고 ‘무심코 시작했는데 얼결에 결과가 잘 나왔네?’ 하고 자신을 기특하게 여겨주고요. 

그러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갑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하고요. 어느 날 오래 전부터 써 온 수첩을 들춰봤더니 ‘그림을 그리자’라고 쓴 부분이 있더래요. 그날부터 스케치북을 사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다가 도쿄의 디자인 전문학교로 유학을 가게 됩니다. 일본어를 처음 배워가며 4년 동안 유학을 했고, 그곳에서 자신의 작품이 팔리는 경험도 해요. 그 뒤에 한국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찾아가고 알아가는 방법’을 보는 것도 유익했고요. 퇴사 후에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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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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