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아웃] 봄을 기다리며 읽는 책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124회) 『나무, 이야기로 피어』, 『독고솜에게 반하면』, 『여행 말고 한달살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20. 02. 27)

[채널예스] 어떤책임.jpg

 


불현듯(오은): 지난 방송에 ‘김예스’ 님이 출연하셨잖아요. “김예스 님 방송 넘 잘하시네요!! 옹기종기의 쿠션이 되어주셔서 출연자분들 번갈아 가면서 쉼도 가지실 수 있길 바라요”라는 후기가 있었어요. ‘쿠션’이라는 표현 정말 좋죠?


캘리: 저는 ‘사랑의 춤꾼’에 이어 ‘사랑의 배달꾼’으로 왔습니다.(웃음) 청취자 분께서 <책읽아웃> 굿즈를 만들어 보내주셨어요. 포토카드인데요. 진짜 예뻐요. 


프랑소와 엄: 센스 넘치는 선물이에요. 정말 감사해요. 또 네이버에 <책읽아웃> 팬카페 생겼잖아요? 느슨한 관계를 추구한다고들 하시는데요. 저는 부담스러운 관계도 좋습니다.(웃음)


불현듯(오은): 오늘 주제는 ‘봄을 기다리며 읽는 책’입니다.

 

 

캘리가 추천하는 책

 

『나무, 이야기로 피어』
 손남숙 저 / 장서윤 그림 | 목수책방

 

 

800x0 (3).jpg

                                                               

 

 

오늘은 무엇보다 좋아하는 것을 실컷 얘기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골랐습니다. 손남숙 작가님이 글을 쓰고, 장서윤 작가님이 그림을 그린 나무 에세이예요. 55편의 글이 실렸고요. 이 책은 <책읽아웃> 모꼬지 때 제가 프엄 님께 받은 선물이에요. 그래서 언젠가 이 책을 꼭 <어떤,책임>에서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도 그럴 게 프엄 님이 책 사이에 끼운 엽서에 '고운 책'이라고 쓰셨거든요. 그 말이 꼭 맞아요. 아주 곱고, 포근하고, 맛있는 책입니다. 글맛, 그림맛이 정말 좋았어요. 읽는 내내 따뜻한 날 공원에서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글 사이에 바람이 부는 느낌이었어요.


먼저 글을 쓰신 손남숙 작가님 이야기를 할게요. 작가님은 2004년에 귀향해서 우포늪의 자연환경해설사로 일하고 계신대요. 우포늪을 좋아해서 시집 『우포늪』 을 출간하시기도 했죠. 작가님의 글맛을 느끼게 하는 부분을 읽어드릴게요.

 

이미 익힌 즐거움 위에 새로운 즐거움을 얻는 일은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나만의 뿌듯하고 확실한 씨앗으로 수확된다. 그리고 점점 더 멀리 확산되고, 더 번지고 날아가 아주 작고 작은 생명체를 귀히 여기는 마음으로 연결된다. 흔히 보는 주변의 참새와 노랑 나비와 지렁이 한 마리까지 자연이 일으키는 감각과 활기찬 율동은 만인에게 공개된 비밀이자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기쁨의 날개인 것이다.

 

“만인에게 공개된 비밀”이라는 대목에서 진짜 현실 감탄했어요. 저도 꽃이나 나무 이름 찾아보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요. 이 글을 읽고는 비밀을 알아내는 일이라 즐거웠던 거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이 책을 보면 우리가 몰랐던 나무의 비밀을 알게 돼 참 좋아요. 


작가님은 어떤 나무를 새롭게 보는 데에 특별한 재능이나 감각이 필요한 건 아니라고, 무심코 지나치던 나무가 어느 날 눈에 선연히 들어온다면 바로 그 날이 재능을 발견하는 날이라고 말하거든요. 올 봄, 어느 날 어떤 나무가 눈에 확 들어온다면 그 나무를 친구 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불현듯(오은)이 추천하는 책

 

『독고솜에게 반하면』
 허진희 저 | 문학동네

 

 

800x0 (2).jpg

                                                           

 

 

이번에는 내용을 말씀 드리지 않고 환기하는 느낌으로 소개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거든요. 제10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이에요. 제목을 보고 하이틴 소설일까 싶었는데 책을 읽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단순히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이 현실세계를 드러내 보이는 면이 참 많더라고요. 정말 좋은 책은 어떤 연령대가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책은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책이지만 누가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 가, 그리고 무엇을 봐야 하는가, 이 두 가지가 담긴 소설이라 더욱 좋았습니다.


‘독고솜’은 중학교 1학년이고요. 어느 날 전학을 옵니다. 전학생이 오면 소문이 많이 돌잖아요. 소문 때문에 편견이 생기죠. 무수한 구설수가 만들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이 사람의 진면목은 점점 희미해져요. 또 소설에는 반장이 등장하는데요. 전학 온 독고솜이 뭔가 강한 느낌이 드니까 불안한 거죠. 그래서 독고솜에 관한 말을 퍼트려요. 독고솜은 변명도 않고 가만히 있고요. 심지어 독고솜은 마녀거든요. 우리는 첫인상을 보고 이미 속단을 해버리잖아요. 때문에 내가 그 사람을 더 잘 알 수 있는 기회, 그 사람을 이해할 기회를 놓치게 돼요. 그런 점을 생각하는 책이라서 이 책을 다 읽고는 누군가를 프레이밍하고, 선을 긋진 않았는지 생각하게 됐어요.


추리소설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이 아주 색달라요. 어떤 사건이 있다면 흔히 그 일의 범인은 한 명이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관계를 맺고, 다 연결되어 있죠. 그러니까 그 사건을 일으킨 데에는 모두 조금씩 책임이 있는 거예요. 이런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굉장히 매끈한 소설이었습니다. 더구나 각자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거든요. 이를 통해서 하나의 이야기를 다르게 볼 수도 있어서 참 좋아요. 편견과 소문에 갑갑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프랑소와 엄이 추천하는 책

 

『여행 말고 한달살기』
김은덕, 백종민 저 | 어떤책

 

800x0 (1).jpg

                                                                 

 

 

제가 한 달 만에 출연하는 거라 책을 잘 골라오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제 다섯 권의 책을 인스타그램 라이브에 올려서 의견을 받았죠. 후보였던 책은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 『하늘에』 , 『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 , 『이름을 알고 싶어』 였는데요. 주제에 충실한 책을 가져와야겠다 생각도 했고요. 봄이니까 노란색 표지라서 가져온 책이기도 했어요. 이 책은 여행 정보를 담은 책이라 독자들이 현실적으로 궁금할 내용을 정말 가득 담았어요. 대충 만든 페이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김은덕, 백종민 두 저자 분들은 2012년 작은 결혼식을 하신 후 다음 해에 세계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어요. 요즘은 한달살기가 유행이지만 한참 전부터 이런 생활을 해오신 분들이죠. 지금까지 40곳의 도시를 여행하셨고요. 책을 보면 한달살기가 왜 좋은지, 어디에서 한달살기를 하면 좋은지, 어떻게 하면 항공권을 경제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지 등 정보를 아주 꼼꼼하게 담아두었어요. 사진은 물론이고, 가계부처럼 실제로 한달살기를 하면서 쓴 금액을 밀크티 한 잔까지 계산해서 담아놓은 부분도 있거든요. 마지막 부분에는 점수표가 있어서 읽으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의 별점이 높은 도시를 선택하면 될 거예요. 가령 휴직자나 이직 준비자에게 좋은 도시로는 바르셀로나, 베를린, 파리를 추천했고요. 은퇴자 부부의 경우는 치앙마이, 호찌민, 가오슝을 추천했어요.


이 책은 한달살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초심자 분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정보도 많고, 글도 좋고, 진짜 독자를 생각하면서 양심적으로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출판사 대표님의 인터뷰를 꼭 소개하고 싶은데요. 이런 마음으로 책을 만드는 출판사라는 것을 소개하고 싶어요.

 

책을 우선 순위에 두는 마음, 그런 게 맞으면 좋지 않을까요. 책이라는 게 정말 애쓰지 않으면 좋은 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출간이 되면 보통 5년 이상 유통되고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 납본의 의무를 가진 이를 테면 기록물입니다. 100년 후까지 책이 남는다 생각하면 더 허투루 할 수가 없어요.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audioclip.naver.com/channels/391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YES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오늘의 책

AI, 전혀 다른 세상의 시작일까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사피엔스를 있게 한 원동력으로 '허구'를 꼽은 저자의 관점이 이번 책에서도 이어진다. 정보란 진실의 문제라기보다 연결과 관련 있다고 보는 그는 생성형 AI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보 기술이 초래할 영향을 분석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문학의 지평을 더욱 넓혀 줄 이야기

등단 후 10년 이상 활동한 작가들이 1년간 발표한 단편소설 중 가장 독보적인 작품을 뽑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2024년에는 조경란 작가의 「그들」을 포함한 총 일곱 편의 작품을 실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들과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 콘텐츠의 비밀

소셜 마케팅 전문가 게리 바이너척의 최신작. SNS 마케팅이 필수인 시대, 소셜 플랫폼의 진화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6단계 마케팅 전략을 소개한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팔로워 수가 적어도 당신의 콘텐츠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삶의 끝자락에서 발견한 생의 의미

서른둘 젊은 호스피스 간호사의 에세이. 환자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경험을 전한다. 죽음을 앞둔 이들과 나눈 이야기는 지금 이순간 우리가 간직하고 살아야 할 마음은 무엇일지 되묻게 한다. 기꺼이 놓아주는 것의 의미, 사랑을 통해 생의 마지막을 돕는 진정한 치유의 기록을 담은 책.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