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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구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도깨비 로맨스 판타지

『이상하고 아름다운』 허니비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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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판타지를 통해, 문제 많은 구시대적인 세계관에서 그와 맞서 싸우면서 세계를 더 좋게 바꾸고자 하는 주제를 담고 싶었어요. (20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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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이상하고 아름다운』  은 2012 대학만화최강자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허니비 작가의 네이버웹툰 연재작이다. 천 년에 한 번 태어나는 도깨비 신부를 얻는 자가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세계의 왕이 된다. 인간세계에 도깨비 신부가 태어난 사실을 알고 있는 첫째 왕자 은백은 자신의 심복이자 동생인 막내 왕자 가홍을 보내 도깨비 신부를 데려오게 한다. 그러나 누가 도깨비 신부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술법이 발동, 근처에 있던 4명의 소녀들이 한꺼번에 차원을 뛰어넘는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에서 인간세계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소녀들은 무사히 원래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수상작  『플로우』  에서부터 독특하고 유려한 그림 스타일로 주목받아온 허니비 작가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을 통해 섬세한 캐릭터 관계도와 독창적인 세계관, 플롯을 극대화시키는 연출을 보여준다. 누구나 친숙한 도깨비 캐릭터와 동요에서 착안한 도깨비 나라의 이야기는, 작가의 창작을 거쳐 도깨비와 인간의 로맨스 판타지로 재탄생했다. 4년 만에 『이상하고 아름다운』  을 완결한 허니비 작가를 서면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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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연재를 시작하신  『이상하고 아름다운』  의 완결을 축하드립니다. 완결과 관련해 소감 부탁드려요.


지금까지 그린 작품 중에서 연재 기간도 가장 길었고, 중간중간 많은 고민을 했던 작품이라 저 역시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해하는 독자님들의 기대 때문에 저도 완결이 다가올수록 약간의 부담이 있었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께서 이야기의 끝맺음을 좋아해 주셨어요. 그래서 완결이 난 후 댓글을 보면서 하루하루 뿌듯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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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유래를 동요 <도깨비나라>의 가사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에서 따왔다고 들었는데, 전체적인 기획을 어떻게 하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이 작품은 제가 고등학교 시절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우연히 들린 비명 소리를 계기로 구상한 작품입니다. 초기 기획에서는 도깨비 세계로의 이동은 이야기가 마무리될 때 잠깐뿐이고 원래는 여주인공 지안이가 살고 있는 세계로 도깨비들이 신부를 찾으러 넘어와서 생기는 에피소드 중심이었어요. 그때는 남자 주인공도 청원이가 아니었구요. 그런데 다른 작품을 연재하면서 어느 날 꾼 꿈에서 『이상하고 아름다운』   프롤로그 장면의 영감을 얻었어요. 제가 꿈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 편인데, 그 꿈을 꾸고 다른 차원에서의 기획을 좀 더 길게 구체화했죠. 당시 제 작품 기획을 보셨던 네이버웹툰 담당자님께서도 다른 차원에서 벌어지는 로맨스 쪽에 더 중점을 두고 작품을 제작하자고 조언해주셔서 지금의 스토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가장 오랫동안 고민했던 부분은 작품의 제목이었어요. 제목에 도깨비나 신부가 들어가는 동명의 작품들이 존재하다 보니 기존에 지어두었던 가제를 쓸 수가 없었거든요. 그러나 작품의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가 도깨비이다 보니 꼭 도깨비가 들어갔으면 좋겠어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제목을 고민하다가 불현듯이 동요가 떠올랐어요. 명사가 아닌 형태로 제목을 짓는 게 처음엔 우려됐으나, 불러볼수록 너무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느껴졌어요. 연재에 들어가고 나서 많은 분들께서 제목에 대한 칭찬을 해주셔서 오랫동안 고민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아픈 손가락 캐릭터'라던가, 특별히 더 사랑하고 미안하고 마음이 가는 캐릭터나 '관계'가 있으실까요? 여러모로 애틋한 장면이 많은 만화인데, 작가님이 가장 깊게 감정 이입한 등장인물은 누구인지 궁금해요.

 

우선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장 그리고 싶었고, 그리면서 즐거웠던 이야기는 연희와 산하의 이야기였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나 사소한 오해나 어긋난 타이밍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랫동안 서로를 그리워하는 그런 이야기를 제가 원래부터 무척 좋아하거든요. 비극적이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도 슬프지만, 정말 작은 엇갈림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 이야기는 더 안타깝잖아요. 조금만 운이 좋았거나 타이밍이 맞았더라면 해피엔딩이 될 수 있었을 이야기라서 준비할 때부터 독자님들께 너무 보여드리고 싶었던 에피소드였어요.

 

연재가 끝나고 가장 마음이 가고 미안한 캐릭터는 가휘와 은요였습니다. 가휘 같은 경우는 초기 기획부터 캐릭터 특징이 명확하게 결정되어 있었어요. 진짜 도깨비 신부의 유일한 아들이지만 배다른 형제들에게 정치적으로 밀리고 있기 때문에, 도깨비 신부를 강탈해서 자신이 왕이 되려는 계략을 가진 캐릭터로요. 그런데  『이상하고 아름다운』  을 완결까지 보신 분들이라면 진짜 신부가 누군지 이미 알고 계시겠죠? 그래서 초기 기획에서는 가휘와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가 이안이 아니었습니다. 가휘의 결말도 이렇게까지 비극적이지 않았는데 연재를 할수록 너무 안타깝고 안쓰러운 캐릭터가 되었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가휘의 행복한 엔딩을 바라셔서 후기에 깜짝 에필로그를 추가하기는 했는데,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을 바꿀 수 없어서 여전히 안타까운 캐릭터로 남았습니다.

 

은요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에서 가장 돋보이는 악역입니다. 캐릭터 디자인도 가장 마음에 들어서 즐겁게 그렸습니다. 또한 극 중 수연의 말대로 다른 세상, 다른 시기에 태어났더라면 악역이 되지 않았을 야망 있는 여자라는 점이 좋았어요. 방법이 많이 잘못되기는 했지만 어쩌면 은요의 본성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혁명정신이 아니었을까 싶어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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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연재 당시 많은 팬분들이 댓글로 지지를 해주셨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메시지가 있다면 몇 개 소개해주세요.

 

연재를 하면서 작가로서 내가 잘하고 있나, 내 만화가 재미있는 게 맞나, 이런 고민 때문에 기운이 빠질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댓글을 보면서 정말 많은 힘을 얻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 작품이 독자님들의 현실에 영향을 끼쳤다는 류의 댓글들이요. 제 작품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거나 좋아하는 캐릭터 취향이 바뀌었다는 그런 영향부터 시작해서, 완결편을 보고 여운 때문에 수업이나 일상에 지장이 왔다는 이야기, 그리고 작가가 되고 싶어졌다는 말씀들이요. 독자들이 재밌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품을 그리는 게 제 첫 번째 목표이긴 하지만, 더불어서 제 작품이 어떤 식으로든 독자님의 인생 한편에 남았으면 하는 것도 목표거든요. 이런 장르를 좋아하게 되었다든지, 특정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든지 하는 그런 흔적이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담은 댓글들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외에도 제 작품을 꾸준히 봐주시고, 제가 하는 이야기는 믿고 볼 수 있다고 남겨주시는 댓글들도 너무 좋아요. 그분들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고민해서 이야기를 짜게 되거든요. 이번 작품은 10~20대 여자 독자님들이 많이 사랑해주셨는데 의외로 군인분들이나, 30대 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하시는 분들께서 댓글을 종종 남겨주셔서 그런 것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로맨스 판타지의 얼개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온갖 금기와 맞서 싸우는 진취적인 세계관을 가진 만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을 통해서 독자분들께 전달하고 싶었던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어쩌다 보니 로맨스보다는 판타지의 비중이 좀 더 많은 이야기가 되어버렸는데 장르는 다르지만 전작  『플로우』  에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은 주제를 다뤘던 것 같아요. 분명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구시대적인 세계관에서 그와 맞서 싸우면서 세계를 더 좋게 바꾸고자 하는 이야기요. 두 이야기의 악역들은 전부 세상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처음부터 잘못된 세상이기에 완전히 다 파괴하고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세계는 달라질 수 없다고요. 그러나 주인공들의 생각은 달라요. 비록 잘못된 부분이 많은 세상이지만 모두가 조금씩 노력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죠.


제가 독자분들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그거였던 것 같아요. 사실 현실에서도 개인이 바꿀 수 없는 많은 불합리한 일들이 있잖아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환경이나 성격, 시스템 이런 것들이요. 사소하게는 인간관계조차 내가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관적이지 말자는 게 제 철학이거든요. 가끔은 너무 미미해서 잘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분명히 우리 모두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자. 제 만화를 보시는 독자님들께 그런 메시지를 늘 전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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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분인지 궁금해요. 작가님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은 무엇인지, 평소에 여유가 생기면 무얼 하고 지내시는지 알려주세요.


올해 작품을 완결 내고 가장 많이 했던 건 여행이었어요. 원래도 여행을 좋아해서 연재 중에도 시간을 쪼개 짧게 국내나 가까운 나라들로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연재를 마치고 그동안 못 갔던 나라를 부지런히 다녔어요. 이렇게 여행을 가면 어쩔 수 없이 많은 것들과 단절이 되는데요. 예를 들면 일에 대한 생각, 인간관계, 스마트폰으로 보는 인터넷 세상 같은 것들이요. 덕분에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생각도 안 하는 시간이 생기는데, 그런 시간이 제게는 주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껴요.


그리고 평소에서는 블록버스터 영화나 콘서트 관람, 비트 있는 음악 듣기, 시끄러운 모임 나가기, 활동적인 운동하기 등 에너지를 발산하는 취미를 하고 있어요. 조용히 지내는 시간은 고양이랑 잠드는 시간과 작업하는 시간뿐인 것 같아요.

 

끝으로 차기작은 어떤 내용이고, 언제쯤 또 작가님의 만화를 만날 수 있는지 궁금해요.

 

차기작은 빠르면 올해 말에 연재를 시작할 것 같아요. 이번에는 제대로 로맨스에 중점을 둔 정통 순정만화를 그릴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허니비


2012 대학만화 최강자전에서 『플로우』로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했다.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그림과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연출로 주목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실연소녀』, 『플로우』, 『이상하고 아름다운』 등이 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허니비 글그림 | 네오카툰
천 년에 한 번 태어나는 도깨비 신부… 그녀를 얻는 자가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세계의 왕이 된다. 인간세계에 도깨비 신부가 태어난 사실을 알고 있는 첫째 왕자 은백은 자신의 심복이자 동생인 막내 왕자 가홍을 보내 도깨비 신부를 데려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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