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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퇴사 후 여행을 떠났을까

『너의 삶도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어』 태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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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를 던진 그 순간부터 쫓기듯 달려나가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2019. 0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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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100퍼센트 완벽한 것보다는 조금 부족하고 서툰 것들에서 여행의 감흥을 느낄 수 있다. 고생하고 힘들더라도 하나하나 내 발로 직접 가보고 내 눈으로 따라가는 여행이 좋다. 여행은 시간기록을 측정하는 시합이 아니니까.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필요도 없고, 어떤 목적지에 가기 위해 최단루트를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너의 삶도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어』  26쪽).

 

어느 날 사원증 대신 배낭을 메고 무작정 남미로 향했다. 미련 없이 사표를 쓰고 그가 택한 것은 에콰도르행 비행기 표 한 장. 짬짬이 다니던 여행과 달리 이번에는 돌아올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너의 삶도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어』 는 공기업 7년 차의 안정된 미래를 포기하고 무작정 남미여행길에 오른 여행자 태오가 남미여행에서 만난 자신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그간 전 세계 50여 개국 250여 개 도시를 홀로 여행했지만 그가 이번 남미여행처럼 오롯이 ‘머무르기’에 집중한 적은 없었다. 쉴 새 없이 달려온 모범생 같아 보이는 삶을 뒤로하고 ‘내일’보다는 ‘오늘’에 충실해지고 싶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여행’으로 인터미션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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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50개국을 홀로 여행한 ‘장기생활여행자?

 

서른 중반에 안정적인 공기업을 퇴사하고 남미 여행을 다녀오셨는데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아요. 무모한 용기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퇴사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두가 미쳤다고 했어요. 말리는 사람도 있었고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지금’의 것을 포기하고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라고 자신에게 여러 번 물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쌓아 올린 모래성이 아깝다고 계속 어설프게 쌓아 올리는 것보다 조금 늦더라도 더 견고하고 아름다운 성을 세울 수 있다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용기가 났던 것 같아요.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무엇보다 행복이었어요. 돈을 많이 벌고 남들이 보기에 좋아 보이는 게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일까?  그러다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퇴사가 정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스로에게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전 세계 50개국을 홀로 여행한 ‘장기생활여행자’로 유명한데, 특별히 남미여행을 떠난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남미 여행은 늘 꿈이었어요. 퇴사까지 한 상황인데 굳이 나중으로 미룰 필요가 전혀 없었어요. 40개국 정도를 여행했기 때문에 이미 가보았던 나라들을 거쳐서 남미까지 가는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죠. 기다릴 수가 없었어요. 다른 나라들에 집중이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많은 에너지를 소진 시킨 상태로 남미를 맞이하고 싶지 않았어요.

 

당장 하고 싶은 것부터 시작하자! 그래서 주저 없이 에콰도르행 항공권을 끊고 배낭 하나에 티셔츠 3장 달랑 챙겨서 남미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혼자 떠난 남미에서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요?

 

남미에서의 시간은 다큐멘터리 한 편을 시청한 뒤에 뜨거운 축제의 현장 속을 헤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범접할 수 있는 자연의 위대함에 숙연해졌다가 또 인간의 본능에 온 몸을 맡기는 열정이 가득한 곳이 남미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무언가를 했다기 보다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며 동네를 구경하거나 한적한 곳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저는 속도가 느려서 다른 여행자들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어요. 남들처럼 빨리빨리 다음 도시로 넘어가고 싶지만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어요. 여행도 연애와 같아서 금방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없는 것처럼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새로운 도시를 경험하는 것이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충분히 도시에 젖어 들고 가까워질 수 있는 저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매 순간을 기록해 놓는 것도 빼놓지 않았어요. 여행에서 시각적인 장면을 기억하고 또 떠올려주는 것은 사진이지만 그 때의 느낌과 감정을 떠올려주는 것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순간의 분위기와 생각을 최대한 솔직하게 써내려 간 글이 이 책의 초고가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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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보면 때로는 여행을 후회할 만큼 힘든 에피소드도 많은데 무엇이 가장 여행을 힘들게 했나요?

 

여행의 힘든 순간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매일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옵니다. 에콰도르 첫 날부터 가방을 분실해서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 했던 일이나 눈 앞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던 날들, 호기롭게 차를 렌트해서 떠났던 칠로에 섬에서 혼자 고립된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남미는 유독 고산지대가 많아서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고 고산병 증세에 시달렸습니다. 지끈거리는 두통과 숨이 턱턱 막히는 가슴 통증, 열 발자국도 못걷고 숨이 헐떡거려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습니다. 그동안 체력 하나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믿음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장기여행자가 가장 참기 힘든 건 ‘혼자’라는 감정입니다. 물리적인 피로와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고 익숙해지지만, 홀로 버텨내야 하는 외로움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몸부림칠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움은 마음을 더 조여왔어요. 그런 날은 차가운 방에 홀로 이불을 덮고 누워 ‘내가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 치고 지금 여기서 대체 뭐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요즘 퇴사를 하고 세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작가님에게 퇴사와 여행은 어떤 의미입니까?

 

오롯이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혀 새로운 낯선 환경에서 살아보는 자신을 만나보는 것. 예상치 못한 상황들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면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다들 그런 이유로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닐까요?

 

퇴사는 지금까지의 ‘나’와 이별하는 것이고, 여행은 앞으로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시작입니다. 퇴사 전까지의 ‘나’와 여행을 시작한 ‘나’ 중에서 지금의 ‘나’가 더 만족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여행은 저에게 ‘전부’라고 할 수 있어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도, 성격과 가치관을 형성한 것도, 그리고 삶의 방향을 정해준 것도 전부 여행이었으니까요. 여행은 경험은 때로는 무모해지거나 때론 과감한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이 된 셈입니다. 여행은 결국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지금의 나와 앞으로의 나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행 전 vs. 여행 후, 여행이 바꾸어 놓은 작가님의 삶의 모습이나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당연한 것들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계속 직장생활만 했다면 주변 사람들이나 주어진 것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살았을 거 같아요. 당연하게 여겨지니까. 오히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고 혼자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우쭐함도 있었어요. 하지만 퇴사를 하고 여행을 하게 되면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되었어요. 정말 이 작은 것을 얻고 경험하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대가들은 결코 만만하게 보거나 하찮게 여길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어요. 또한 내가 어떤 처지나 상황이더라도 나를 아껴주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은 더 분명해진 것 같아요. 애매모호 했던 생각들이 또렷해지고 흐릿했던 기준에 대한 경계가 더 명확해진 것이 이번 여행으로 얻은 것들입니다.

 

『너의 삶도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어』  라는 제목처럼 지금 작가님의 삶도 특별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까? 세계 여행이 끝나고 작가님은 어떤 삶을 살고 계시나요?

 

조금은 특별해진 것 같아요. (하하) 1년 전의 내가 이렇게 여행작가가 되어있을 줄은 몰랐으니까요. 이것이 바로 여행의 순기능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좀 더 많은 곳을 여행해 볼 계획입니다. 갖던 곳을 다시 가봐도 좋고, 가지 않았던 곳을 찾아가는 것도 도전해볼 계획이고요.

 

앞으로는 ‘여행을 떠나야겠다, 여행을 하자’라고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이미 여행 중이니까. 그 여행의 과정에서 이렇게 독자 분들과 만날 수 있는 만남도 생겼으니 가지고 있던 것들을 반드시 포기한 건 아닌 것 같아요. 비록 1년 반째 수입이 하나도 없이 그동안 모아놓은 돈과 퇴직금으로 버티고 있지만, 저의 삶에 대해서만큼은 자부심도 있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앞으로는 무엇이든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일을 임할 때에도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너의 삶도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어태오 저 | 더시드컴퍼니
퇴직금과 맞바꾼 이번 남미여행길이 남들에게는 다소 늦은 주춤거림으로 보일지라도 ‘떠나지 않았으면 몰랐을 많은 것들이 여행 속에 있다’고 믿는다. 그것이 여행자 태오, 그가 언제나 유쾌하고 행복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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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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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삶도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어

<태오> 저14,400원(10% + 5%)

『너의 삶도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어』는 공기업 7년차의 안정된 미래를 포기하고 무작정 남미여행길에 오른 저자가 여행에서 만난 자신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에세이다. 그간 전 세계 50여 개국 250여 개 도시를 홀로 여행했지만 그가 이번 남미여행처럼 오롯이 ‘머무르기’에 집중한 적은 없었다. 사표를 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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