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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뇌섹남녀' 되어볼래요?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이영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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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에 다소라도 도움이 된다면, 필자로서는 더 없는 영광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2018. 11. 29)

이영직 선생님 사진 1.jpg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뭘까? 아마도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일 것이다. 왜?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무형이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사람의 마음처럼 속이기도, 착각하게 만들기 쉬운 것도 없다. 왜? 마찬가지로 마음은 무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에서 황금을 갈망했던 연금술만큼, 사람의 마음을 읽는 독심술에 대한 갈망도 컸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사람의 마음이 읽혀서는 안 된 상황이 있고, 그 반대의 상황도 무수히 많다. 그래서 상상 속에서라도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일은 즐겁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람의 마음을 100% 읽는 능력은 현대의 과학으로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알아챌 수 있는 힌트는 얻을 수 있다. 여기 카오스의 '되먹임 현상'부터 행동경제학의 '확증 편향'까지 인간의 행동 뒤에 숨은 '속뜻'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 출간됐다. 바로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입니다.

 

이영직 저자는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뒤, 시사영어사 편집국을 거쳐 LG화학 마케팅 팀장과 한국갤럽 기획조사실장을 지냈다. 현재 브랜디아 컨설팅 대표로 있으면서 경영 컨설턴트, 시장조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거의 모든 세상의 법칙』 ,  『소소한 시간혁명』  , 『성장의 한계』  ,『패턴으로 세상의 흐름을 읽다』 , 『펄떡이는 길거리 경제학』  등이 있다.

 

책 앞부분에서 카오스와 복잡계 이론을 선보인 것은 인간의 '두뇌활동'과 이의 산물인 '생각'을 먼저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하셨습니다. 왜 카오스와 복잡계 이론을 가장 먼저 알아야 하나요?

 

인간의 뇌는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로 1천억 개의 신경세포(뉴런)와 이의 연결망인 100조 개의 시냅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신경세포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때로는 증폭되어 예측할 수 없는 상태를 보이는가 하면, 때로는 차분한 이성으로 돌아와 생각을 하고 철학과 학문을 하고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지요. 그 예측할 수 없이 혼란스러운 모습을 카오스의 세계라고 한다면, 무질서 너머에 존재하는 질서의 세계는 복잡계입니다.

 

복잡계가 보여주는 새로운 질서를 우리는 ‘창발성’이라고 부릅니다. 우주에는 수 천억 개의 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지금의 우주는 초기의 혼돈에서 벗어나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주말 도심에는 행선지와 목적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얽혀 있지만 이들의 오가는 모습은 질서정연한 행렬을 이룬 거와 같지요. 말레이시아 맹그로브 숲에는 밤이면 수천 종의 반딧불이들이 각자의 리듬에 맞추어 빛을 내면서 짝을 찾습니다. 그 모습이 오케스트라의 연주와도 같이 질서정연합니다. 이것이 복잡계의 세계이지요.

 

인간의 마음은 카오스와 복잡계 사이를 오갑니다. 우리가 복잡계에 주목하는 것은 복잡계가 가지는 질서, 곧 창발성 때문입니다. 카오스와 복잡계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인간의 심리, 그래서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카오스와 복잡계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한 번만 봐도 어떤 사람인지 꿰뚫어 보는 ‘마음의 시력’을 가지라고 하셨는데요. 마음의 시력도 공부하고 연습하면 높아질 수 있는 건가요?

 

문제는 패턴입니다.  아무리 카오스와 복잡계의 세계가 복잡하다고 해도 몇 가지 패턴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지금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한 번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 적이 없지만 우리는 친숙하게 느껴지지요. 그 이유는 구름이 만들어내는 패턴이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패턴이란 사전적으로는 일정한 형태, 유형, 양식 등이 일정한 주기로 배열되는 것을 가리킵니다. 반복, 대칭, 순환구조를 가지는 것은 모두가 패턴이지요. 목욕탕의 타일이나 벽지는 반복되는 패턴이고, 나비의 아름다운 날개는 반듯한 좌우 대칭 패턴입니다. 순환의 의미로서는 여름철 우리나라를 찾는 태풍이라면 강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유사한 모습, 유사한 주기의 패턴을 보입니다.

 

한 분야에 대가를 이룬 사람들은 복잡한 사안들을 몇 가지 단순한 패턴으로 이해합니다. 어떤 틀에 박힌 사고방식을 말하는 게 아니라, 문제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어떤 패턴을 찾는 것이지요.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도 결국은 유사한 몇 가지 패턴을 반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연이든, 사회든 복잡한 현상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진 구조’를 찾자는 것이 패턴적 사고입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구름의 모습, 노을의 색깔만 보고도 내일의 날씨를 예측했던 것이지요. 인간의 마음과 행동도 전체적으로 보면 몇 가지 패턴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패턴을 알면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힌트도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뷔페처럼 골라 읽는 상식을 뛰어넘는 '고품격 심리학'이라는 카피가 인상적인데요. 수많은 차례에서 먼저 읽으면 좋은 꼭지가 있을까요?

 

인간의 마음은 질서와 무질서를 오가는 양면성을 가집니다. 그래서 이론적으로 공부하려면 카오스와 복잡계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한 다음에 관심 있는 부분으로 옮겨 가면 될 거예요.

 

그러나 보통은 재미있는 부분부터 골라서 읽으면 충분합니다. 야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공진화와 평균회귀에서 <왜 야구에서 4할대 타자가 사라졌을까>를 읽으면 되고, 작심삼일에 그치지만, 새해를 맞아 매번 새로운 약속을 하는 독자라면 율리시스의 계약에서 <현재의 나를 묶어 미래의 나를 살린다>를 읽으면 눈에 쏙 들어올 거예요.

 

이 책에서는 <설마 나 하나쯤이야?> 방관자 효과, <뇌가 스스로 기억을 날조한다> 위조된 기억, <같은 곳을 보고도 다르게 해석한다> 프레임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있습니다. 각자 독자 분들의 눈길을 끄는 꼭지를 먼저 읽어도 상관없습니다.

 

심리하면 프로이트와 융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책에서 나온 프로이트와 융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프로이트와 칼 융은 심리학의 양대 산맥입니다. 융이 프로이트의 제자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지요. 잠시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은 있지만 인간의 무의식을 보는 관점의 차이로 곧 갈라지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무의식을 인간 행동의 주요 동인으로 보았으나, 여기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행동을 원초적 충동과 금기 사이의 갈등 과정으로 보았으나, 융은 인간의 행동을 의식과 무의식의 조화와 통합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개인에 국한시키고 있음에 비해, 융은 무의식을 집단 무의식으로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융의 심리학은 복잡계와도 관련이 있지요. 융은 종잡을 수 없이 다양한 인간의 행동도 일관되게 어떤 질서를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프로이트로서는 자신의 핵심 이론이 공격당하는 데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융을 사이비 의사라며 매도했고, 융은 프로이트를 부르주아 학자이고 신의 자리에 성적 리비도를 앉힌 장본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인간을 이해하는 첫 번째 문이라는 리비도를 프로이트는 성적 욕망으로, 융은 정신적 에너지로 보았지요. <프로이트와 성> 꼭지를 읽으면 도움이 될 거예요.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것이 인지부조화 같아요. 인지부조화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세요?

 

인지부조화란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하고, 불합리한 사고도 이성적인 사고로 믿게 합니다. 인지부조화를 다른 말로는 ‘자기중심적 편파’라고도 하지요. 아래와 같은 이야기도 인지부조화의 한 사례입니다. 이탈리아의 한 교수가 고안한 가상의 설문입니다. “여기 고위 공직에 출마한 세 사람의 후보가 있다. 여러분은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세 후보에 관한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A 후보 : 젊어서부터 술, 담배, 마약을 했던 불량소년이었다. 숨겨둔 여자와 자식이 있었다. 나중에는 다리가 불편해서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다.


B 후보 : 어려서부터 말썽꾸러기 학생이었고, 낙제생이었으며, 사관학교도 3수 만에 들어갔다. 줄담배를 피우고 술고래였으며, 괴팍한 성격이어서 사람들이 가까이하기를 꺼렸다.


C 후보 : 독실한 신자였고 금욕주의자, 채식주의자였다. 술과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으며, 애국심이 강해서 전쟁에 나가 훈장을 받기도 했다.

 

설문의 결과는 C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A는 루스벨트, B는 처칠, C는 히틀러입니다.


히틀러는 애국적이며, 도덕적이고, 금욕적이라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가장 바람직한 후보가 되었습니다. 한두 가지 사실만으로 전체를 인식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지요.

 

앞의 질문에 나온 사례가 참 재미있습니다. 심리학 실험이나 예를 하나만 더 들어주세요?

 

인간의 논리나 합리적 사고라는 것은 언제든 틀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고사를 읽고 원숭이의 어리석음에 웃을지 모르지만, 인간도 별거 아닙니다. 사람에게 적용된 조삼모사의 사례를 볼까요. 무서운 전염병이 돌아 600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정부는 두 가지 대책을 세웠습니다. 당신은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A : 200명은 살린다.
B : 600명 모두 살릴 수 있는 확률은 1/3, 모두 살 수 없는 확률은 2/3이다.

 

이 설문에서 A안을 선택한 사람이 72%, B안을 선택한 사람이 18%였습니다. 그러나 위 두 문항은 같은 내용입니다. 말의 뉘앙스에 속아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지요. 원숭이를 비웃기에는 인간도 오십보백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은 인간의 행동 뒤에 숨어 있는 재미있는 심리 현상들을 파헤치려고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책 앞부분에서 복잡계, 카오스 이론을 선보인 것은 인간 두뇌활동과 이의 산물인 ‘생각’을 먼저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을 이해하는 관문 리비도, 욕심과 탐욕의 경계 님비와 핌피, 무의식에 지배된 확증 편향, 스스로 나를 구속하는 율리시스의 계약,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햄릿 증후군,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벌레 마인드 버그, 같은 곳을 보고도 다르게 해석하는 프레임, 합리화를 가장한 인지부조화, 인간의 이성적인 비합리, 기억을 날조하는 자기생산, 비밀이 병이 되는 열병 모델, 집단사고와 집단극단화의 함정, 설마 나 하나쯤이야? 방관자 효과, 야구에서 4할대 타자가 사라진 이유? 공진화와 평균회귀, 뇌가 스스로 기억을 날조한다? 위조된 기억 등 인간 행동의 이면을 다양하게 다루었습니다.

 

이 책이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에 다소라도 도움이 된다면, 필자로서는 더 없는 영광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예약판매]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이영직 저 | 스마트비즈니스
인간의 이성적인 비합리, 기억을 날조하는 자기생산, 비밀이 병이 되는 열병 모델, 집단사고와 집단극단화의 함정, 비합리적인 인간의 경제 행위 등 인간 행동의 이면을 다양하게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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