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돌아온 여행자에게』 란바이퉈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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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내려놓고 해외로 나가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외국 생활이 더 쉽거나 마냥 즐겁지만은 않지요. 그래도 자기가 직접 경험해보고 답을 찾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렇게 얻은 답이 진짜 자기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8. 0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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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eers Magazine, Taiwan

 

 

인생이란 왜 이렇게 산 넘어 산일까? 왜 매일매일이 그저 먹고살기 위해 사는 것처럼 힘겨울까? SNS를 보면 다른 사람들의 삶은 다 화려하고 행복해 보이는데 왜 내 삶은 점점 권태롭고 무의미하게 느껴질까? 왜 내 마음은 늘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을까?


삶의 벽에 부딪힐 때 우리는 문득 여행을 떠올린다. 여행을 통해 재충전을 하거나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찾고 싶은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여행은 인생의 필수 과목처럼 여겨진다. 스무 살이 되면 어서 해외로 배낭여행을 가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을 느끼고, 직장 생활 때문에 갑갑할 때면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그런가 하면, 여행에서 돌아온 뒤 일상에 적응하지 못해 풀이 죽거나 당장이라도 다시 길 위에 서야 할 듯한 강박에 괴로워하는 이들도 있다.


『돌아온 여행자에게』 는 타이완의 베스트셀러 여행 작가인 란바이퉈가 여행에서 돌아온 뒤 일상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독자들의 호소에 오랫동안 고민하며 써 내려간 책이다. 따뜻한 시선과 깊은 통찰로 이미 타이완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은 이 책에서 저자는 떠나야 할 때와 머물러야 할 때를 지혜롭게 구분한다. 그리고 어떤 것을 선택하든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가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는 법’과 ‘현재의 삶을 즐기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담담히 가르쳐준다.

 


많은 여행 책에서 여행을 떠나라고 권하지만, 이 책은 독특하게도 ‘여행 이후’가 주제입니다. 대만 독자들로부터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의 문제들을 듣고 싶다는 부탁을 받고 이 책을 썼다고 알고 있는데,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좀 더 자세히 들려줄 수 있을까요?

 

『돌아온 여행자에게』 를 출간하기 2년 전쯤에 『미래의 여행자에게(給未來的旅行者)』라는 책을 낸 적이 있답니다. 그 책을 읽은 독자들이 그렇다면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의 삶에는 어떻게 적응하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10여 편의 글을 발표했는데,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주어 책으로 엮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출간된 후 책의 앞 대목에 등장하는 “일상이야말로 장거리 여행”이라는 문구에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여행처럼 한다는 것이 말이 쉽지, 현실적으로는 어려워 보입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살아가려면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사실 저도 적응을 못할 때가 많고, 다시 외국으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태어나자 그런 생각이 심해졌어요(웃음). 어느 날, 집 근처에서 열리는 야시장에 갔다가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외국인 배낭 여행객을 보았습니다. ‘도대체 찍을 게 뭐가 있다고 저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러다가 왜 나는 저 사람처럼 즐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호기심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인의 눈으로 대만을 여행하면 되잖아?’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순간 내가 대만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거죠. 물론 해외여행을 갈망하는 여행자에게 인식의 전환은 가장 큰 도전일 것입니다.
 

책 속에서 작가님이 큰 깨달음을 얻었던 여행지로 인도를 꼽아주었는데, 인도 외에 인생의 지혜와 삶의 힘을 얻은 다른 여행지와 경험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로마를 꼽고 싶어요. 로마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곳입니다. 일해서 돈 벌고 집 장만하는 것만이 삶은 아니잖아요. 맛있는 음식과 연애, 낭만 같은 것들도 우리 삶의 요소일 텐데, 로마는 제게 그런 것들을 느끼게 해주었어요. 뜨거운 연애를 하거나 아이를 낳는 것도 일종의 긴 여행으로 용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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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eers Magazine, Taiwan

 

 

“인생 최고의 스승이 될 여행 파트너 유형 10”이라는 글의 관점이 신선하다는 독자들의 평이 많은데, 작가님은 어떤 스타일의 여행 파트너인가요?

 

사실 저는 게으르고 숙제를 싫어하는 데다가 여행 계획이라곤 없는 타입입니다. 아주 가끔은 ‘무계획이 가장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만에 ‘딸기 세대’가 있다면, 한국에는 ‘N포 세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뜻의 3포세대로 시작되었다가,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과 희망 등 포기할 것이 너무 많아 N가지를 포기한 세대가 된 것인데요. 대만이든, 한국이든 현재 젊은이들이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이들과 나누고 싶은 위로와 조언이 있을까요?


*딸기세대 : 대만에서 1981년 이후 출생한 청년층을 뜻하는 말로, 나약하고 무기력해 힘든 일을 견디지 못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사회적 압력이나 힘든 일을 견디지 못하고 쉽게 상처받는 이들의 특성을 연하고 무른 딸기에 비유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 젊은이들이 스트레스와 부담을 많이 받는다는 소식을 저도 들었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인 배낭 여행객을 많이 만났는데, 한국 생활 이야기가 나오면 얼굴이 어두워지더군요.


요즘 들어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젊은이들도 삶의 스트레스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해외로 나가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외국 생활이 더 쉽거나 마냥 즐겁지만은 않지요. 그래도 자기가 직접 경험해보고 답을 찾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렇게 얻은 답이 진짜 자기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저도 여러분처럼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러니 우리 함께 힘내서 열심히 살아봅시다!


근래 들어 대만으로 여행을 가는 한국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아쉽게도 한국 사람들이 찾는 대만 여행지는 몇 군데로 제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특별히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대만 여행지가 있다면요?

 

물론 있지요. 한국 친구들도 야외 활동을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타이베이 근처에는 양밍산(陽明山), 샹산(象山), 젠탄산(劍潭山)처럼 등산하기 좋은 곳이 참 많습니다. 타이베이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등산을 권하고 싶어요.
 

한국을 여행한 적이 있나요?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은 경험은 무엇인가요? 만약 한국을 여행한 적이 없다면, 한국에서 무엇을 보고 싶은지, 어떤 체험을 하고 싶은지 듣고 싶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가보지 않았습니다. 일단 제주도에 가서 한라산을 등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 각지의 산을 오르고 싶습니다. 이제 숙제도 다 했으니 바로 출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 욕구가 다시 솟구치네요.


 


 

 

돌아온 여행자에게란바이퉈 저/이현아 역 | 한빛비즈
어떤 것을 선택하든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가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는 법’과 ‘현재의 삶을 즐기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담담히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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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돌아온 여행자에게

<란바이퉈> 저/<이현아> 역13,05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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