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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술은 많이 닮았습니다. 결국엔 취하게 하니까요

『시시콜콜 시詩알콜』 김혜경, 이승용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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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마시고 싶은데 어쩐지 외로울 때, 더 마시고 싶은데 더 마셔도 되나 싶을 때, 이 책이 기꺼이 한 잔 더 권하는 술친구처럼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2018. 0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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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안주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맛을 극대화하는 것처럼 『시시콜콜 시詩알콜』은 술과 시의 적절한 매칭을 통해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독자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최영미, 나태주, 정호승, 오은, 한강 등 21명의 시인의 시와 그에 어울리는 술이 에세이에 잘 어우러져 있다. 술과 시의 공통점은 마음의 온도를 높인다는 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술자리처럼 술 한 잔, 시 한 편 기울이다 보면 지친 일상에 위로의 시간이 될 것이다.

 

저자 김혜경은 시 읽는 팟캐스트 <시시콜콜 시시알콜>의 DJ 김풍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부터 제일기획에서 강아지 ‘똘멩이’의 사료값도 벌고 있다. 비염 걸린 목소리로 헛소리와 주정을 늘어놓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그럴 예정이다. 저자 이승용은  <시시콜콜 시시알콜>의 DJ 이능청이 되었다. 2007년, 고려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2014년,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가 되었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이자 팟캐스트를 함께하는 DJ 김풍문과 싸우고, 취하고, 웃고, 떠들며, 오늘도 연애 중이다. 

 


소재도 제목도 독특해요. 시와 술의 결합 그리고 제목이 『시시콜콜 시詩알콜』 입니다.

 

 

김혜경 시와 술은 많이 닮았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이야기를 나누게 하고, 고백하게 하고, 우리의 감정을 끌어내고, 결국엔 취하게 하니까요. 취기에 젖어들면 어려웠던 시가 이해되는 마법 같은 일도 경험해볼 수 있고요, 여전히 잘 모르겠어도 술만큼은 맛있습니다. 시와 술의 만남은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조합인 것 같아요. 제목인 『시시콜콜 시詩알콜』은 ‘시와 알코올(술)을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한다.’라는 뜻으로 봐주세요. 저희 책이 거창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은 전혀 아니어서요. 퇴근해서 좋고, 이별해서 슬프고, 열 받는 일도 생기는 그런 일상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그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시와 술이 섞여 당시의 감정을 더 진하게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죠.

 

‘이런 분들, 우리 책 읽으면 참 좋을 거예요.’ 하는 특정 대상이 있나요? 또, 독자들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과 느낌을 받았으면 하시는지.

 

이승용 시를 자연스럽게 읽는 일이 늘 어려웠어요.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아이디어가 잘 안 나올 때나 카피 한 줄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마다 시집들을 황급히 넘겨보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시집을 시집답게 대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잔뜩 술에 취해 우연히 시집을 읽을 때,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시집을 넘기게 되더라고요. 시가 낯선 분들이 이 책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책 앞에서 조용히 술 한 모금도 넘겨보면서. 약간의 주정도 부려보면서.

 

시와 어울리는,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풀어낸 에세이와 에필로그 그리고 사진까지. 책에 다양한 요소를 담은 만큼 작업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김혜경 『시시콜콜 시詩알콜』은 챕터마다 한 가지의 시와 술을 다루고 있고, 그 시와 술이 ‘어떻게’, ‘왜’ 어울리는지 말해주는 에세이와 에필로그,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야기의 핵심인 시와 술을 고르고 매치하는 작업이 끝나면 제가 에세이와 사진을, 승용이가 에필로그를 맡아 작업했어요. 뭐 하나 쉬운 게 없었지만 가장 많이 고민했던 부분은 이거였어요. ‘취해서 써야 하나?’ 어쨌든 시도를 해봐야 알 것 같아서 술을 사서 마셔봤는데요. 술만 잔뜩 마시고 글은 못 썼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적당히, 즐겁게 취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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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마음에 마음을 저금합니다.> 에세이가 꽤 길게 가슴에 남았어요. ‘옳은 말에 거창하고 어려운 수식어가, 좋은 일에 대단한 결심이 필요할까’라는 말에 슬프지만 공감했거든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에세이 속 장면이 있으신가요? 더불어, 시와 술도 하나씩 추천 받고 싶어요.

 

김혜경 모든 이야기가 제 인생의 한 부분들을 담고 있어 전부 애착이 가지만, 개인적으로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우리는 오늘 헤어져야만 하다니>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시겠지만, 이별 후에 모든 면에서 재회의 가능성을 재검토해보는 내용이거든요. 글을 쓰면서 생전 겪었던 모든 이별을 한 번에 다시 겪은 느낌이어서 더 기억에 남네요. 제일 좋아하는 시와 술의 조합은 신현림 시인의 ‘나의 싸움’이라는 시와 데킬라인 ‘호세쿠엘보 에스페셜’입니다. 시에서는 코를 찌르는 데킬라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 같고, 술에서는 시의 독기가 묻어나는 것 같아요. 진짜 취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천사와 악마가 아니라 악마 둘이 부추기는 느낌이랄까요.

 

작가 데뷔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여담으로, 두 번째 책도 두 분이 같이 쓰실 건지!

 

김혜경 술을 마신다고 하면 늘어난 몸무게라든지, 줄어든 통장 잔고라든지, 지울 수 없는 흑역사 같은 부정적인 결과물만 생각하게 되는데요. 마시고 취한 기록들을 담아 책을 출간하고 나니 더 당당하게 술을 마실 수 있게 되었어요. ‘더 마셔도 괜찮겠지’하며 스스로에게 좀 더 너그러워졌고, 마시면서도 어쩐지 생산적으로 술을 마시는 느낌이라 취하고 나서 뿌듯하기까지 해요.

 

이승용 다음 책은 함께 써도, 혼자 써도 좋습니다. 계속해서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좋을 것 같아요. 친구이자 연인으로 같이 취할 수 있는 무언가가 또 있다면, 기꺼이 써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것이 술이든 시이든 사람이든 여행이든 음식이든 무엇이 되었든 우리는 또 취한 채 무언가를 쓰고 있을 것만 같아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젊은 작가로서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작가님만의 조언이 있다면?

 

이승용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생계를 위해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시를 쓰는 시인이 모자를 샀는데, 모자를 쓴 순간만큼은 회사와 업무와 많은 고민들을 잊은 채 시 쓰기에 집중할 수 있었대요. 일종의 자기 최면인 거죠. 저도 책을 쓰는 1년간 낮에는 카피라이터로, 밤에는 작가로 살아왔는데요. 술 한 잔이 저를 잠시나마 작가로 만들어주는, 기특한 모자가 되곤 했습니다. 스스로를 글 쓰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모자 하나씩을 만들어보는 것.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작가님에게 시와 술이란?

 

이승용 술에는 분명 힘이 있어요. 어색했던 사이를 따끈하게 녹여주는, 치열했던 하루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마법 같은 능력. 그 힘으로 시집을 읽습니다. 시집 속 시인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취하는 느낌으로. 시집 속 수 많은 감정들에 더 잘 취할 수 있도록. 그렇게 술이 있어 취하고, 시가 있어 취한 나를 돌아보곤 합니다.


 

 

시시콜콜 시詩알콜김혜경, 이승용 저 | 꼼지락
시와 술의 공통점은 단단하게 뭉친 어깨 근육처럼 긴장되었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풀어주고, 마음의 온도를 한껏 높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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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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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시詩알콜

<김혜경>,<이승용> 공저13,05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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