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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드디어 서울로 오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 편』 출간 기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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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쓴 내용이 이 땅에 태어나 한국인의 혼을 가지고 우리 문화유산이 가진 의미를 자랑과 사랑으로 쓴 책이라면, 그렇게 해서 얻어진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정신을 세계 속에 알리는 글이 나왔으면 해요.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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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1993년 첫 책 이후로 25년 동안 누적 판매 부수 380만 부에 달하는 인기 시리즈다. 남도와 북한, 제주도와 남한강, 일본 규슈와 교토 등을 돌아 서울 편이 출간됐다. 1권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와 2권 ‘유주학선 무주학불’을 먼저 선보이고 총 4권으로 서울 편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지지난 8월 16일, 열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마침내 서울 편을 낸 소감을 밝혔다.


“책을 집사람에게 줬더니 첫 마디가 ‘또?’ 였어요. (웃음) 두 권씩이나 무겁게 내서 읽는 사람도 얼마나 힘들고 지루할까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썼습니다. 기왕 쓸 거 자세하고 친절하게 쓰자는 마음이 있었어요.”


서울은 유홍준 교수의 고향이기도 하다. 대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궁궐의 도시’를 하나로 묶는 문화유산을 앞에 두고 유홍준 교수는 그에 얽힌 인물과 사연들을 소환해냈다.


“서양의 박물관 담당자나 전문가를 안내하다 보면 꼭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What happened at this place?)’라고 물어봅니다. 건물의 구조가 아니라 그곳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가 궁금한 겁니다. 역사에서 딱딱하게 배우기보다 현장에서 건물을 보면서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스토리텔링을 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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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우리가 갖고 있는 엄청난 자산


“일본 편에서 교토를 두 권에 걸쳐 썼는데 서울이 한 권으로 될 리 없어 모두 4권으로 구상했습니다. 첫 번째 책은 궁궐에 관해 썼어요. 세계적으로 볼 적에 일본의 교토는 ‘사찰의 도시’, 중국의 쑤저우는 ‘정원의 도시’로 전 세계가 다 압니다. 교토는 14개의 사찰과 3개의 신사를 합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했고, 쑤저우 공원도 9개를 한꺼번에 등재했어요. 우리도 90년대에 서울 5대 궁궐을 묶어서 등재했어야 하는데 창덕궁과 종묘만 올렸습니다. 세계 어느 왕도를 가도 궁궐 다섯 개를 가진 건 우리나라뿐이에요. 다른 나라의 궁궐과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는 건 우리 자랑이기 때문에 앞으로 서울은 ‘궁궐의 도시’라는 관광 캐치프레이즈를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썼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 편에서는 궁궐, 종묘, 한양 도성, 자문 밖, 동관왕묘와 성균관을 다룬다. 조선시대 지성의 산실 성균관, 유교국가의 이데올로기 상징을 가진 문묘제례 등 우리나라만의 문화유산을 다뤘다.

 

“우리가 성균관을 너무 홀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방 서원은 열심히 이야기하지만 조선시대 지성에서 성균관을 거쳐 가지 않은 사람은 없거든요. 문묘도 유교 국가의 이데올로기 상징을 가진 곳인데, 문묘제례는 우리만 가지고 있어요. 또한 동묘라고 불리는 곳이 원래는 ‘동관왕묘’인데, 한중관계를 생각할 때 역사적 친근감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에도 우리 동묘만큼 오래되고 멋진 관우 상을 가지고 있는 곳이 없어요. 중국 사람들에게 최고가는 신은 모택동도 공자도 아닌 관우입니다. 동묘가 황학동하고 연계되면 엄청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3권까지 쓰고 끝마칠 생각이었다. 그러나 북한을 가게 되면서 북한답사기를 ‘시즌 2’로 내 놓고, 문화재청장으로 3년 반 동안 근속했다. 이후 충청도와 제주도, 서울 등을 추가로 써 냈다. 긴 시간 동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을까. 또한 ‘유홍준의 답사기’ 이후 계획은 무엇일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최종 형태를 잘 모르겠어요. 이제까지 국토의 반 정도 쓴 것 같아요. 아직 안 쓴 곳을 꼽아보면 쓴 곳보다 더 많아요. 기왕 서울 편까지 썼으니, 다른 사람이 이 책을 밟고 넘어서서 더 좋은 책을 썼으면 하는 희망이 있어요. 그렇게 나타나는 책은 ‘OO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쓴 내용이 이 땅에 태어나 한국인의 혼을 가지고 우리 문화유산이 가진 의미를 자랑과 사랑으로 쓴 책이라면, 그렇게 해서 얻어진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와 정신을 세계 속에 알리는 글이 나왔으면 해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더불어 『화인열전』도 유홍준 교수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잘 써서가 아니라 틈새시장으로 들어가서 된 거라”며 겸손함을 표현한 유홍준 교수의 말에 따르면 서양에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항상 여행과 전기, 자서전이 들어가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는 여행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고, 『화인열전』은 몇 안 되는 전기였기 때문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 인문학이 저조한 원인 중 하나로 전기문화가 없음을 꼽으면서 『화인열전』을 계속할 뜻도 내비쳤다.


“미술사로 돌아가 『화인열전』 개정판을 쓰려고 합니다. 대학원에 미술사를 공부하러 들어갈 적에 우리나라 예술가 20명 정도의 전기를 써야겠다 목표를 가졌는데, 겨우 9명 썼습니다. 앞으로 최소한 4명은 더 써서 여러분께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숭례문은 언제 다룰 생각이냐고 묻는 질문에 유홍준 교수는 “억울해서 쓰긴 써야 한다”며 3권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편 3권에는 도성 둘레의 낙산, 인왕산, 북촌과 서촌 등이 담길 예정이며, 마지막 권에는 북한산과 한강을 중심으로 북한산 비봉, 암사동 선사유적지, 양천사 등을 다룰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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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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