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완전 제 이야기예요!

『그래일기』 저자 김그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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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이 그래를 보고 ‘정말 내 모습 같다.’고 해 주시는 걸 보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내 이야기’를 해 주고 있는 캐릭터 같기도 해요.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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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대의 평범한 일상과 고민을 따뜻하게, 잔잔하게, 사랑스럽게 한 컷의 그림으로 담아내는 작가 김그래의 첫 번째 장편 『그래일기』가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그동안 한 컷의 그림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던 그녀의 진짜 일상과 고민, 그리고 몇 마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작가 내면의 깊은 감정을 담았다.

 

김그래 작가가 만화가가 된 동기는 조금 특별하다. 이십 대의 어느 날 그녀는 ‘앞으로 나는 뭘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나?’ 하는 고민을 안고 기약 없이 일본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종일 거리의 사람들 구경이나 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그날 있었던 일들을 한 컷씩 그림으로 담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뭐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좋아하는 일이니까. 그런데 그렇게 무심히 시작한 한두 컷짜리 그림들에 사람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머 이거 완전 제 이야기예요!” “누가 저 보고서 그리는 것 같아요.” 독자들의 응원에 힘입어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고 지금은 어느새 두 권의 책을 낸 어엿한 만화가가 되었다. 이제 그녀는 ‘그래 할머니’가 될 때까지 그림 그리고 싶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의 그림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나이 먹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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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그래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요. 처음 이 캐릭터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평소에 낙서하며 제일 많이 그리던 캐릭터예요. 일본에서 오래 머물 때 내 이야기를 일기처럼 그려 보고 싶어서 ‘어떤 그림이 좋을까?’ 고민했었는데 자연스럽게 이 캐릭터가 떠오르더라고요. 며칠 동안 고민해서 이름도 지어 주고, 그동안 매일 그리면서 정도 많이 들었어요. 허허. 남들이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나 자신한테는 절대 평범하지 않은,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찌질한 날들을 ‘김그래’로 표현하고 있어요. 제게는 ‘내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 만든 캐릭터지만, 많은 분이 그래를 보고 ‘정말 내 모습 같다.’고 해 주시는 걸 보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내 이야기’를 해 주고 있는 캐릭터 같기도 해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순간을 잘 그려 내시는데, 소재를 발견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소재는 특별히 꾸며내기보다는 평소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경험들을 그때그때 핸드폰이나 노트에 기록해 두는 편이에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때도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 뭘 적곤 하는데, 한번은 이별하고서 너무 힘들 때 친구랑 이야기하며 엉엉 울고 있었는데 “어, 방금 내가 한 말 괜찮은데...?” 하면서 핸드폰에 메모를 한 적도 있어요. 친구가 눈물 콧물 흘리며 메모장에 기록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허허.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러운데 저는 다시 그 상황이 와도 아마 똑같이 그러고 있을 거예요.

 

『그래 일기』에서 김그래의 복학 이후 생활이 그려지는데요. 학교를 다니면서 작업은 어떻게 하셨나요?

 

휴학을 하면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던 것인데, 복학하고 나니 작업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게 많이 힘들었어요. 제가 순수미술을 전공했는데 복학하기 전에는 ‘복학만 하면 판화도 하고, 도자도 하고, 물감 작업도 열심히 해야지’ 하며 엄청 설레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복학하고 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욕심만큼 많은 작업을 할 수가 없었어요. 대신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친구들과 나눴던 고민이나 생각들이 만화를 그릴 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졸업 작품으로 졸업을 앞두고 막막해하는 친구들의 감정을 담은 작은 단편을 만들기도 했어요.

 

일상툰을 그리면서 ‘처음엔 마냥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게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러웠’던 적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쓰셨어요. 일상툰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아주 어릴 때부터 만화를 정말 좋아해서 ‘나도 커서 만화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니까 처음에는 그냥 가볍게 ‘내 일상을 솔직하게 그리면 되지 않을까?’ 하며 시작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리다 보니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의 사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드러나게 되어 고민이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다 보니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어디까지 드러내도 되는지 항상 어려웠어요.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솔직하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일상툰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많은 능력이 필요하지만 특히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 수 있는 용기도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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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책 『GRE, 그래!』 이후 두 번째 책입니다. 무엇이 달라졌고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첫 책 『GRE, 그래!』는 2-3컷 정도의 짧은 이야기들이었는데, 『그래일기』는 한 편당 30컷 정도로 기승전결이 있는 긴 이야기로 채워져 있어요. 이렇게 긴 호흡의 이야기는 처음 만들어 봐서 처음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가야 할지 쉽지 않았는데, 하다 보니  컷 수에 구애받지 않고 제 이야기를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점이 좋았어요. 제 짧은 만화를 좋아해 주셨던 분들이 그 뒷이야기가 궁금하셨다면, 이 책에서 보다 자세하고 솔직한 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새로 생긴 작업실 일기도 간간히 나옵니다. 작업실 자랑을 좀 해주세요.

 

작업실이 생겨서 너무 기뻐요, 흑흑. 이전에는 집에서 작업했는데 부모님과 함께 사는 터라 제 작업 공간은 2평 정도의 작은 방이 전부였어요. 그마저도 침대가 있으니 책상이 작업 공간의 전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러 작업을 하는 데 공간도 너무 부족하고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다 보니 건강도 많이 나빠져서 집 근처 작은 공간에 작업실을 꾸렸어요. 8평 정도의 공간인데 사촌 오빠가 목수라서 작업실에 있는 가구들을 전부 만들어 줬어요. 이 이야기는 책에도 썼지만, 오빠가 죄를 많이 지었던 것 같아요. 저 같은 동생을 둔 죄.... 작업실에 놀러 오는 사람들에게 작업실 소개를 할 때 늘 사촌 오빠 자랑으로 시작해서 사촌 오빠 자랑으로 끝나는데 지금도 왠지 그런 느낌이네요.

 

앞으로 그리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요?

 

제 또래의 여자 친구들 네 명이 등장하는 극 만화 형식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일상툰이라는 틀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다양한 감정들을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좀 더 세세하게 다뤄 볼 생각이에요. 마치 내 친구 같은 평범한 조건의 이십 대 네 명이 취업, 연애, 관계, 미래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고 나아가는지 그려 보려고요. 그동안은 제 작품의 주인공이 저뿐이라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 작품은 주인공이 네 명이나 되고 캐릭터가 다 달라서 이전에는 다루지 못했던 주제의 이야기들도 폭넓게 다룰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새 작품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무척 설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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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일기

<김그래> 글,그림11,700원(10% + 5%)

이따금 꼭 무언가가 되어야 하는 걸까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결정한 몫의 책임을 안고 행복한 어른이 되기를 바라며 매일 한 발씩 이십대의 평범한 일상과 고민을 따뜻하게, 잔잔하게, 사랑스럽게 한 컷의 그림으로 담아내는 작가 김그래의 첫 번째 장편이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그동안 한 컷의 그림으로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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