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엄마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자주 할까?

『엄마 마음 사전』 엄지인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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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날 쓴 원고의 단어들을 아이에게 더 열심히 말해줬어요. “도담도담 잘 자라렴.” “감사해” “사랑해” 자기 전에 많이 말해줬습니다. (2017.07.12)

저자 메인 사진.JPG

 

KBS 1TV <우리말 겨루기> 와 <아침마당>을 진행하며 친근하고 따뜻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엄지인 아나운서는 첫째 딸아이에 이어 얼마 전 둘째 아들을 출산한 두 아이의 엄마이다. 베테랑 아나운서인 엄마로서 누구보다 내 아이에게만큼은 예쁜 언어로 엄마의 마음을 들려주고 싶었다. 이에 아기와 함께 하며 새로워진 엄마의 일상에서의 정서, 그리고 소망을 담아 참 예쁜 우리말 100단어를 골랐고 각각을 보드랍고 따뜻한 에세이와 함께 풀어냈다.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듯,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엄마라는 길 위에서 조심스레 걸음마를 한다. 제대로 걷고 있는지 모르겠어서 당황하기도 하고, 부딪혀 넘어질 뻔하기도 하며, 불안한 마음에 자꾸 뒤를 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더 많고 더 깊은 것들을 경험하게 되는, 감동과 감사로 수놓인 그 길. 그래서 엄마는 용기 내어 오늘도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간다. 이처럼 엄마라는 첫 경험, 또 그 속에서 처음 느껴 보는 마음을 이 책은 100가지 단어로 이야기한다. 엄마의 품 안에서 새삼 그 의미를 곱씹다 보면, 평범하게 느껴지던 단어들이 한결 따뜻해지며 어느 때보다 귀하게 다가온다. 이렇게 엄마는 우리말을 ‘다시’ 배운다.

 

『엄마 마음 사전』이란 책을 어떻게 쓰게 되었나요?

 

큰아이 낳고 기르면서 아이에게 점점 미안한 마음이 커지더라고요.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화려해 보일지라도 저도 평범한 직장을 다니는 엄마이기에 육아에 전념하지 못한다는 것이 참 미안했습니다. 사실 태교도 제대로 못했거든요. 그래서 짬짬이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엄마의 따뜻한 마음, 미안한 마음, 앞으로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말을 적게 되었어요. 제가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 진행을 오래 해 오면서 접했던 예쁜 말들도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단어들도 곳곳에 집어 넣었어요.

 
아나운서로 알던 단어의 의미가 엄마가 되고 새롭게 와닿게 되는 단어가 있었나요?


우리말에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을 ‘나비잠’이라고 해요. 두 팔 벌린 아기의 모습을 훨훨 나는 나비에 빗대서 나온 참 예쁜 단어죠. 이 단어는 제가 <우리말 겨루기>를 진행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처음 알게 됐는데요. 그 때는 20대 아직 미혼이었기에 그냥 예쁜 우리말 중에 하나로만 생각하던 단어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또 다르게 와 닿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곤히 잠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마에게는 참 감사한 일이거든요. 행복한 꿈나라에서 곤히 잠든 아이의 모습이 천사 같아요.

 

나비잠 사진.JPG

 

원고를 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도 알려주세요.


그날 그날 쓴 원고의 단어들을 아이에게 더 열심히 말해줬어요. “도담도담 잘 자라렴.” “감사해” “사랑해” 자기 전에 많이 말해줬습니다. “잘 자”라는 원고를 쓴 날이었어요. 아이에게 하루에 있던 이야기를 마치고 “잘 자”라고 여러 번 말 해줬어요. 그런데 아이가 제 말을 따라 하는 거에요. 발음이 완벽하지 않아 거의 엄마만 알아 듣는 말이지만요. ^^ 아이가 엄마에게 “잘 자”라고 해주니 그 말이 전과는 다르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날 밤은 기쁜 마음에 들떠 오히려 잠 들기까지 오래 걸렸지만 행복하게 잠 들 수 있었습니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를 낳으며 들었던 마음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엄마 마음 사전』 에 나오는 단어로 비교한다면요?


이 책은 첫째 아이 낳고 쓰기 시작한 원고였어요. 둘째 아이 갖게 되고 태교처럼 더 많이 쓰게 되었고요. 한 아이의 엄마의 마음으로 시작해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처음 썼을 때와 아이가 둘이 되었을 때와 또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책에 있는 단어 중에 ‘조급하다’가 있는데, 아이가 조금이라도 빨리 자랐으면 하는 엄마의 욕심을 적은 글이에요. 첫째 아이한테는 이제 막 뒤짚기를 시작한 아이인데도 빨리 앉았으면, 빨리 걸었으면, 빨리 말을 했으면 하는 욕심들이 생기더라고요. 다른 아이와 비교도 하게 되고요. 저도 모르게 조급한 엄마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둘째 아이는 또 달랐습니다. 마냥 예쁘기만 하고 욕심보다는 그저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엄마가 조급하지 않아도 아이는 천천히 하루하루가 다르게 자란다는 걸 알게 됐나 봐요.

 

글을 쓸 때와 『엄마 마음 사전』 오디오 녹음을 직접 할 때 기분이 어땠나요?


제 직업이 ‘아나운서’ 잖아요. 방송으로는 수도 없이 목소리를 전해왔지만, 내 아이에게 전해주기 위해서 마이크 앞에 앉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100가지 단어들을 글로 쓸 때와 제 목소리로 직접 전하게 되었을 때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요. ‘아나운서’가 아니라 정말 ‘엄마’가 마이크 앞에 있게 된 거죠. 우리 아이가 듣고 있구나 생각하니 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직접 녹음한 오디오 파일들은 독자들도 쉽게 들을 수 있게 책에 QR코드로 연결해 놓았어요. 엄마가 직접 아이에게 들려주는 목소리가 제일 좋겠지만, 한번씩 아이에게 들려주면 아이도, 엄마도 마음 따듯해 지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거에요.

 

추천사를 황정민 아나운서와 배우 한혜진 씨가 써주셨는데, 첫 독자로 반응이 어땠나요?


두 분 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엄마’로서 많이 공감해 주셨어요. 황정민 선배는 이미 책을 낸 경험도 있으셔서 그런지 저자로서 해야할 일까지 일일이 코치해 주셨답니다. 한혜진씨는 제 큰 딸아이와 동갑내기 딸을 키우고 계시거든요. 그래서인지 더 많은 공감을 해주셨어요. 아이 키우며 다른 일 하기란 사실 쉽지 않은데 어떻게 책을 완성했냐며 많은 격려를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자녀의 언어 교육법이 있다면?


우리 아이 언어 교육을 시킨다고 하면 영어나 외국어 교육에 대해는 고민을 많이 하지만 정작 우리말에 대해서는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저도 아이 영어 조기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결론은 제일 중요한 건 우리말이더라고요. 우리말의 언어 능력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어야 외국어들도 쉽게 습득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책을 직접 읽을 수 없으니 ‘아나운서’라는 엄마 직업을 살려 또박또박 열심히 낭독해주고 있어요. 엄마 목소리로 정확히 많이 들려주다 보니 아이 함께하는 시간도 생겨 좋고, 아이도 예쁘게 말 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어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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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음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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