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보세요

『아이의 공부력 엄마가 만든다』 정태희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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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입시 제도가 바뀌고 사회 분위기가 달라져도 변함없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가치들이 있어요. 규칙적인 습관, 지속하는 힘, 집중력,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을 갖추는 일 등 말이죠. 이것은 엄마의 지혜와 노력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합니다.

두 아이를 명문대 의대에 보낸 엄마가 화제다. 주인공은 평범한 전업주부로, 딸은 과학고에서 줄곧 전교 1등을 하다가 조기졸업하고 연세대 의대에, 아들은 일반고에서 수시 전형으로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다. 엄마라면 대부분 바라고 원하는 아이들의 훌륭한 입시 성과다.


우리 집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여기거나 사교육을 강조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우려했던 엄마들도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주변 엄마들에게 적극추천하고 있다. 예상과 달리 저자는 장기전인 입시를 위해 공부에 치중하기보다 4세 때부터 초등 3학년 때까지 7년 동안 아이에게 꾸준히 수영을 시켰다. 아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책을 읽어주었으며, 초등 내내 아이들에게 꾸준히 일기쓰기(하루는 한글, 하루는 영어)를 시키며 국어와 영어 실력을 다져주었다. 저자의 작은 노력과 의지는 많은 엄마들에게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긍정적으로 아이를 끌어주는 모습은 깊은 공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아이의 공부 능력을 어떻게 끌어줘야 할지 고민하는 엄마들과 책의 행간에 숨어 있는 아이의 공부력에 관한 팁들을 궁금해하는 엄마들을 위해 선배맘인 그녀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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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많은 엄마들이 부러워할 만한 아이들의 입시 성과를 축하드립니다. ‘내 아이의 첫 사교육은 수영’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시작되던데, 어렸을 때 아이에게 특별히 수영을 시킨 이유가 있나요?


아이를 키워보신 어머니들은 이해되는 부분인데요, 보통은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아이에게도 시키게 됩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아이가 자주 먹게 되는 것과 같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어 하는 운동이 수영이라 아이들도 잘하길 바랐습니다. 딸아이의 경우 4세 때부터 수영을 해서 초등 3학년 때 선수반까지 마쳤어요. 공부는 좀 천천히 해도 될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수영을 능숙하게 하면 좋은 점이 너무 많아요. 무엇보다 유사시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고, 훈련을 하다 보면 몸에도 변화가 생겨요. 어깨가 넓어지는 등 서구적인 몸매가 만들어지고 폐활량도 늘게 되죠. 천식이나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라면 수영이 특효약입니다. 실제로 천식을 치료하려고 수영을 시작했다가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선수의 이야기도 있어요.

 


수영을 시킬 때는 아이에게 일어났던 변화를 보며 어렴풋이 깨달았는데, 지금은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게 있어요. 그것은 운동이든 음악이든 어느 한 분야에 매진하다 보면 다른 분야의 잠재력도 같이 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태양의 후예>로 잘 알려진 송중기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스케이트 선수로 활동하다가 발목 부상으로 그만두었지만, 이후 짧은 시간 동안 공부에 몰입해 명문대에 합격했어요. 2016 미 포보스에서 발표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그녀 역시 15세에는 수중발레 프랑스 국가대표 선수로 프랑스 챔피언십에서 동메달을 딸 정도였는데, 지금은 IMF 총재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여성 리더로 불리고 있어요. 어느 한 분야에 매진하다 보면 다른 분야에서도 높은 성취를 이룰 수 있는 잠재력이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다른 엄마들과는 다른 첫 행보였는데, 아이를 기르면서 수영 말고 다른 엄마들과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교육서를 많이 읽었어요. 저와 비슷한 성향의 분들이 쓰신 책들이라 더욱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고, 아이들에게 적용해보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나름의 지혜도 쌓을 수 있게 되었고, 우리 아이들에게 최선의 것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유능한 선생님이나 입시 전문가들도 우리 아이들만을 위해서 그만큼 해줄 수는 없는 일들이에요.


그리고 저는 아이들과 2인 3각으로 달려왔어요. 아이와 한쪽 다리를 묶어 함께 달리는 2인 3각 경기처럼 학습적인 부분은 제가 제대로 알기 위해 노력했어요. 직접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부분은 잘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항상 고민했어요. 실력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채우는 방식으로 말이죠.

마지막으로는 신앙이었어요. 딸아이의 말에 의하면 엄마는 그게 특별했다고 해요. 남동생이 대학에 합격한 후에 이야기를 나누다가 비로소 엄마가 얼마만큼 기도했는지를 알게 된 후에 한 말이지만요. 결국 아이들이 노력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였고, 저는 아이들이 노력할 수 있도록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 거들은 거죠. 
 
책에 보니 독서에 관한 언급도 꽤 많더군요. 책 육아에 대해서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조언해줄 이야기가 있다면요?


책을 많이 읽은 학생들에 비해 우리 아이들의 독서량이 많았던 것은 아니에요. 토마는 좀 많이 읽은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세울 만한 양이 되는 정도는 아니었어요. 다만 항상 책은 장난감처럼 가까이했어요. 하드커버 동화책으로 집짓기를 하며 그 안에서 놀면서 한 권씩 빼서 읽곤 했지요. 책에도 언급했지만 소리 내서 책 읽어주기는 누구에게 지지 않을 만큼 했던 것 같고요. 읽고 싶은 책을 찾아 읽는 정도의 독서를 꾸준히 했어요. 학교 숙제로 제출하는 것 외에 독후감 쓰기를 시키지는 않았고, 글쓰기는 일기 쓰기만 하는 정도였어요. 책읽기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책을 가까이했던 이런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아이들이 교과서 중심의 학교 공부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책을 읽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그 책이 내가 되는 것이 목표인 경우가 많지 않은가요? 신문을 예를 들면 이해가 쉬워요. 신문을 읽으면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책을 통해서도 그 책을 읽은 후 성장하고 가다듬어지는 것이 중요하죠. 많이 읽다 보면 그 지혜와 요령이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좋은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일단 아이들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부터 시작해서 독서량을 스스로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엄마의 지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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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대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많이 읽어라. 그러나 많은 책을 읽지는 말라”고 했다. 같은 책이라도 더 많이 읽어주면 그걸로 족하다. 

 

요즘 엄마들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 습관을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던데, 두 아이는 어떤 식으로 했는지 궁금합니다.


공부 습관은 제때 숙제하고, 학습지 밀리지 않는 정도로 해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아이들은 책임감으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칭찬에 대한 책임감, 선생님과 친구들의 인정에 대한 책임감. 즉 학교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순간 아이들은 스스로 무거운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공부에 대한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죠. 공교육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초석이 됩니다.


제 교육의 목표는 아이들을 단련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경쟁을 통해 아이들이 우수한 그룹에 속하도록 하는 것, 수월성 교육을 추구했습니다. 경쟁은 힘들고 치열하지만 일단 성공한 아이들은 그 성취의 기쁨이 주는 만족과 행복을 누리게 되고, 다시 보다 큰 성취를 위해 자신을 단련하게 되죠. 결국 그 안에서 스스로 성장을 이루게 되고요. 좀 전에 말한 책임감과 성취, 그게 아이들이 꾸준히 공부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준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Deserve, and Desire”라는 말이 있어요. “자격을 갖춘 후에 갈망하라”라고 번역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아무 근거도 없이 꿈을 가지고 노력하라는 말은 공허한 울림에 지나지 않아요. 스스로 꿈을 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할 때 피나는 노력도 가능한 것입니다.
 
공부를 하는데도 시기나 단계가 있을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시기는 언제인가요? 그리고 그때는 주로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요?

 
책에도 언급했지만 중학교 때 쌓은 실력으로 대학을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변을 돌아봐도 쉽게 알 수 있어요. 중학교 때 잘했던 아이들이 대학도 잘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경우 수학 경시와 영재고 준비로 중학교 때 학습량이 엄청났는데, 그걸 지치지 않고 해낼 수 있었던 저력이 유아기와 초등학교 과정에서 이미 만들어진 것 같아요. 로사의 경우 운동과 악기 연습을 통해 다진 집중력과 성취욕, 인내심과 여행을 통해 쌓인 정신적 여유와 창의적인 사고력 등이 도움이 되었고요, 토마는 여기에 풍부한 독서를 추가하면 될 둣합니다.


이렇게 공부 체력이 다듬어졌다면 그다음 단계는 공부의 양이에요. 머리 좋은 학생은 짧은 시간에 집중해 공부해서 효율을 높일 것이라는 짐작과 달리 제가 경험해본 바로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학업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부단한 훈련을 따라갈 수는 없어요. 실전에 대비해 많이 연습하는 것만큼 결과를 빛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전교 1등의 비법들을 많이 살펴보셨을 텐데, 내신 공부도 얼마나 많이 읽고 얼마나 많이 풀었느냐에 따라 결과가 나뉘는 것입니다. 결국 공부는 누가 얼마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었느냐의 문제라 할까요.
 
토마의 경우 일반고에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 의대를 합격했더군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노하우가 있다면요?

 
토마가 서울대 의대에 합격하자 학교를 중심으로 대치동 일대에서는 토마의 인성에 대한 후한 평가가 사람들 입에 회자되었습니다. 흐뭇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학부모님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말해주기도 하는 에피소드입니다.


대학은 인성만을 보고 학생을 선발하지는 않아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학업 능력, 즉 실력이죠. 토마는 정량적인 내신이 높지는 않았지만, 가르치시는 선생님들께나 같이 공부한 학생들에게 인정받는 학업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실력이 정성적인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쌓아온 교내 상 수상 기록과 적극적인 방과후 활동, 대외적으로도 증명(서울시 고등학교 과학탐구대회 은상 수상)된 토마의 실력이 학생부를 통해 속속들이 드러난 것이지요. 동아리 활동이나 학급 임원 활동을 하며 보여준 훌륭한 인성도 정성적인 평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리라 짐작하고요. 그러나 토마가 가진 합격의 열쇠는 어린 시절부터 연마해온 학업 능력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한 말씀!


‘궁하면 통한다.’ 여기에 해법이 있어요.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 아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엄마가 아이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다 보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깨달은 일을 실천하는 것이죠. 그 생각과 깨달음에는 그 길을 먼저 가본 사람들의 책, 강의, 직접적인 조언 등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학습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 낭비적인 요소가 있는 학원의 구조조정도 필요해요. 그런 학원을 보내기보다는 오히려 공부방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정성스럽게 지은 밥을 먹이는 일이 엄마가 가장 신경 써서 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공부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확실히 알고 있는 아이는 많지 않아요. 엄마가 알고 로드맵을 그려주면, 아이는 거기에 따라 노력을 하는 구조가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노력을 방해하는 요소를 최선을 다해 제거해주는 일이 또 엄마의 일이지요. 공부의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 즉 아이의 건강이나 학교에서 선생님이나 친구와의 원만한 관계, 집안의 걱정거리 등 아이가 온전히 공부에만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러한 요소들로부터 엄마는 단단한 방패가 되어 아이를 보호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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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공부력 엄마가 만든다정태희 저 | 생각지도
이 책은 아이들의 학습 매니저이자 엄마로서 저자가 시기별로 아이들의 공부력을 다져주며 최상위권 의대에 보낸 비결을 담았다. 각 시기마다 자신의 두 아이가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찬찬히 들려준다. 무엇보다 딸과 아들, 특목고와 일반고, 대학 입시 전형까지 입시의 다양한 변수들에 관한 경험담이 모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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