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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의 감성 큐레이션

『참 좋은 날들』 이형동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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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에서 세상을 본다는 것은 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미 세상 속에 살고 있으니, 약간의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질 수 있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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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마케터로서 두 번째 책입니다.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10대 때부터 영화, 만화, 소설, 다큐 등 잡다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죠. 결정적인 계기를 찾는다면 제 두 권의 책에 모두 참여해주신 임주하 기자님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봐요. 2012년, 한 월간지에 1년간 기고를 하고, 이때 쌓인 원고를 토대로 첫 번째 책인 『탐난다』가 나올 수 있죠. 이후에 『참 좋은 날들』의 별글 출판사를 소개해준 것도 임주하 기자님이었어요. 평범한 30대 남자 직장인이 글을 쓴다는 건, 용기를 넘어 무모한 일이었죠. 그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큰 도움이 주신 분이라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작가님의 어렸을 때부터의 다양한 일화들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렇게 상세하게 기억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해요.
 
저는 낙서를 늘 해요. 산만하게 보일 수 있지만, 교과서나 메모장에는 항상 낙서랑 문구들을 적어놔요. 특히 여행을 가면 사진을 찍는 것보다 핸드폰 메모장에 지금 보고 있는 것들을 짧게 남겨두는 편이죠. 사진은 있는 그대로의 풍경만을 남기지만, 메모장에는 제가 그때 그곳에서 보면서 느낀 것들이 담겨 있거든요. 그럼 그 순간을 좀 더 또렷하게 기억할 수 있어요. 물론 어렸을 때 이런 메모를 하지는 않았죠. 하지만 분명한 건 어렸을 때도 비슷한 맥락에서 기억하려고 혼자 애썼던 거 같아요. 『참 좋은 날들』의 첫 번째 에피소드가 그것을 다루고 있죠.
 
삽화를 직접 그리셨는데요, 그림을 따로 배우셨나요? 평소에 쓴 글과 그림은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그림을 따로 배워본 적이 없어요. 유치원 때부터 만화책을 좋아해서 혼자 따라 그리면서 흥미를 갖기 시작했어요. 제 몸통만 한 커다란 달력의 뒷장에 그림을 가득 채우면서 놀았는데, 다 채우는데 2시간 정도 걸렸어요. 그 시간 동안은 집중했던 거 같아요. 돌이켜보면, 다른 무엇을 할 때보다 그림 그릴 때 가장 집중하는 거 같아요.

체계적으로 관리는 하고 있지는 않아요. 본업이 따로 있다 보니 아직 관리라고 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진 못하고 있죠. 하지만 개인 다이어리를 보면 작은 구석에 낙서를 하고, 글로 쓸 만한 소재를 메모해 두고 있어요. 뭔가를 잘 버리는 성격이 아니라서, 이런 것들을 보면서 새로운 글이나 그림을 구상하죠.
 

제 5장의 ‘시나리오’ 편에서 작가님의 뛰어난 상상력을 느꼈어요. 그 시나리오는 구상 단계지만, 작가님의 호기심이나 상상력을 현실화시켰던 적이 있었나요?
 
대학교 3학년 때, 선배들의 졸업 단편 영화의 스토리보드를 그린 적이 있어요. A4용지 80장 분량을 직접 그렸죠. 그 작업을 하던 때가 제 대학생활 통틀어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누가 월급을 주는 것도, 본인의 졸업 작품도 아니면서 밤새 그렇게 열정적으로 했다는 건, 제가 정말 즐겼다는 거죠. 즐거웠던 이유는 이마도 그 영화 속 장면을 내가 상상해서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는 거였어요. 카메라의 앵글 각도와 배우들의 등장 모습도 모두 마음껏 그릴 수 있었죠.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기발한 상상력과 세상을 보는 남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는 원천이 궁금해요.
 
『참 좋은 날들』에 보면, ‘스모킹 맨’이라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제 집 건너편에 살고 있는 담배 피우는 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죠. 이렇게 저는 주변 사람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독특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평범함에서 오는 특별한 뭔가가 있거든요. 그것을 발견했을 때 그림이 되고, 글이 돼요. 그 과정이 재미있어요.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뭔가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 하루하루가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하는 독자에게 조언을 주신다면요?
 
혹여나 이 책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으려고 했다면 실망할 수 있을지 몰라요. 그런 의도로 쓴 글들이 아니거든요. 이 책은 서른 살에 접어든 저자가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름 의미 있다고 느껴지는 이야기를 나열했어요. 부분적으로 공감할 수는 있지만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죠. 하지만 서문에서 밝혔듯이, 타인의 시선에서 세상을 본다는 것은 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미 세상 속에 살고 있으니, 약간의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질 수 있다고 믿어요.

 

어떤 취미나 습관을 가지란 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사람마다 일상 속에서 무미건조함을 느끼는 이유는 다 다를 테니까요.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예요.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빨리 알아야 한다는 것. 무미건조함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결코 남과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남한테서 힌트는 얻어도, 답을 찾을 수는 없죠. 스스로 지금 행복한지 자문해 보고, 매 순간 본인이 행복하기 위한 선택들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일에 치이다 보면 여유가 없어져서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가 힘들어요. 일과 개인 생활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국민MC 유재석 씨도 이런 말씀을 하셨죠.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고. 저도 모든 것이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해요. 조화를 위해 뭔가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 손에 주어진 무엇을 반드시 버려야 해요. 두 번째 책을 내고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일하면서 언제 글을 썼느냐는 거였어요. 저는 주말을 내려놨어요. 주 중에는 일을 하되, 주말에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죠. 2년 정도 그렇게 지냈어요.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마 책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번 ‘참 좋은 날들’의 삽화 작업을 계기로 일러스트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겼죠. 최근에 태블릿PC도 구매했는데 이제 어느 곳에서나 편하게 작업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올 한 해는 제 스타일을 다듬어 가는 시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물론 결과물도 만들어내고요.

 

지금까지 내놓은 두 권의 책은 제가 살아온 흔적인 동시에, 저에게 영감을 줬던 것들에 대한 기록이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현재의 것들에 주목하려고 해요. 지금 이 순간 피부로 와 닿는 사회와 문화 전반에 걸친 이슈들에 주목해 보고 싶어요.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없지만, 블로그나 SNS로 결과물들을 하나씩 올리는 작업을 먼저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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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날들 이형동 저 | 별글
저자 이형동은 특별한 소품 속에 깃든 감성을 전달했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 책에서 ‘일상의 감성’을 엄선해 소개하는 ‘감성 큐레이터’의 역할을 자처한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지난 사랑의 날들, 여행, 음식, 직장 생활, 음악, 영화,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펼쳐지는 ‘참 좋은 날들’의 이야기. 지극히 평범한 날들 속에서 아주 특별한 감성을 길어 올려, 때로는 영화처럼 때로는 음악처럼 잔잔하면서도 감각적인 따뜻한 일상으로 초대한다. 단순한 ‘감성팔이’나 ‘추억팔이’가 아닌, 독특한 사고방식과 자신만의 감성으로 엉뚱하지만 의미 있는 기억과 상상 그리고 통찰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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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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