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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솔루션스’, 맥주 마시며 쓴 에세이

『Do it, 그냥 해봐!』북콘서트 뭐 어때, 한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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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4일 저녁, 홍대 벨로주 공연장에서 밴드 ‘솔루션스’의 책 『Do it, 그냥 해봐!』 출간을 기념한 북콘서트가 열렸다. 밴드 ‘소란’의 보컬 고영배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는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과 솔루션스의 음악, 같은 시간을 사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열기가 가득했다.

환한 조명 받고 선 무대 위 밴드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혜성처럼 느껴진다. 그렇긴 하지만, 그네들에게도 우리와 꼭 같은 평범한 일상과 삶의 발자취가 존재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악기를 집어 든 어린 시절, 자신을 매혹시킨 뮤지션을 만난 순간, 음악을 만들고 무대 위에 서던 놀라운 시간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망설이던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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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솔루션스’는 그런 자신들의 이야기를 솔직한 목소리로 적어 책 『Do it, 그냥 해봐!』를 출간했다. 지난 1월 14일 저녁, 홍대 벨로주 공연장에서 이들의 책 출간을 기념한 북콘서트가 열렸다. 밴드 ‘소란’의 보컬 고영배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는 객석을 가득 채운 팬들과 솔루션스의 음악, 같은 시간을 사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열기가 가득했다.

 

먼저 공연이었다. 첫 곡 <Talk, Dance, Party for love>으로 시작한 공연은 <Your One>, <L. O. V. E>를 지나 솔루션스의 데뷔곡 <Sounds of the Universe>으로 이어졌다.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밴드 음악 소리의 여운이 길게 남았다. 북콘서트를 찾은 팬들에게도 큰 선물이었다.


선물이라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사회를 맡은 고영배는 “이 책에 있는 내용 정도를 파악하고 공연을 즐기려면 일 년 정도는 꾸준히 봐야 알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이다. 멋진 책이다.”라고 감상을 전했다. 이어 이들에게 어떻게 책 출간을 하게 됐는지 물었다. 


보컬 박솔은 “활동한 기간에 비해 재미있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해외 공연, 유럽 투어, 마이애미 작업들이 흥미롭게 느껴졌던 것 같다. 저희 이야기를 궁금해 한 출판사의 제안으로 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베이스 권오경은 “제가 제일 좋아했던 것 같다. 전부터 책을 써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기타 나루는 “글 쓰는 것도, 읽는 것도 좋아하는데 오히려 그래서 조심스러웠다. 좋아하는 작가, 글이 많은데 쓸 자격이 있는 걸까 고민했다.”며 다소 부담스러웠던 기억을 전해주었다.

 

사회를 맡은 고영배는 시종일관 밝고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유쾌한 진행을 했다. 다음은 그와 밴드 솔루션스의 일문일답이다.

 

고영배: 다른 멤버의 원고를 처음 접했을 때 어땠나? 무척 궁금하다. 몰랐던 이야기가 많았을 것 같다.

 

박솔: 정말 많았다. 가족, 친구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는 게 당연하다보니 같이 있을 때 특별히 서로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없었다. 오히려 책을 통해 멤버들을 많이 이해하게 됐다.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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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_ 박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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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_ 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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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_ 권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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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_ 박한솔

 

고영배: 다른 멤버의 글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엇이었나? 누구의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나?

 

박한솔: 내 글이다.(웃음)

 

나루: 멤버들의 음악을 시작한 계기 부분이 재미있었다. 박솔에게 삼촌이 음악을 하나씩 들려주면서 음악에 입문하게 된 이야기, 권오경이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베이스를 잡았던 이야기들이 다르게 느껴졌다. 나는 라디오, MTV를 통해 음악을 듣고 좋아서 CD를 사면서 음악을 시작하게 됐는데 각자가 이렇게 다르기도 하면서 또 그렇게 음악을 시작하기도 하는구나 생각했다. 재미있었다.

 

고영배: 각자 자신의 글에서 어떤 이야기를 가장 하고 싶었는지 말해 달라.

 

권오경: 우선 솔직하게 쓰고 싶었다. 음악 얘기도 있지만 여러 상황에서 벌어지는 젊은이의 일들이 담겨 있다. 슬픔도 있다. 슬프지만 재미있게 쓰려고 했다. 하기 꺼려지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기회가 돼서 꺼내놓았다. 말하면 마음이 더 편해질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니까 나를 좀 더 편안하게 보는 것 같다.

 

박솔: 전국투어 하던 시기와 쓰는 시기가 맞물렸다. 투어 때 관객에게 사연을 받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가장 많은 내용을 차지한 사연이 대인관계에 대한 고민, 꿈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어떻게 꿈을 꿔왔고, 어떻게 하고 싶은 일들을 해왔는지 생각하게 됐다. 음악을 접하고, 시작하게 된 과정, 이후의 일을 쓰게 됐다. 나는 이런 과정이 있었다, 의도한 것도, 의도하지 않았던 것도 있다, 흘러가는 대로 맡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하며 썼던 것 같다. 책을 쓰면서 정리된 것도 많아서 좋았다. 겪었던 사건에 대해 뭘 느꼈는지 적어보는 것이 참 좋더라.

 

박한솔: 막상 언제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났다. 지나온 것들에 대한 후회나 미련이 별로 없는 편이다. 지금 내 나이에 느낄 수 있는 감정, 행복을 적었다. 내 글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그것이 내 탐구 과제다.

 

나루: 일기 같은 이야기, 사랑에 관한 이야기, 고양이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구나 생각했다. 상황을 어떤 태도나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가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평소에도 생각이 많은 편이다. 그것들이 나 자신임을 확인했다. 확신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정체성을 다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여러분에게도 이런 계기가 한 번 씩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대한 솔직하게 쓰려고 했다. 그걸 나누는 것부터가 시작인 것 같다.

 

그 시간들이 좋았다. 서툴렀지만 함께하며 늘 자신만만했던 그 시간들,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더 즐거웠던 시간들. 그때 함께 웃고 떠들고 마시고 뒹굴었던 시간들은 지금까지도 내 인생에서 가장 선명한 자국으로 남아 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더욱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 이것이 내 스무 살 시절의 음악이다. 그리고 나는 음악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음악을 하면서 더욱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244쪽)

 

고영배: 원래 나루와 박솔 2인조 그룹에서 세션이었던 권오경과 박한솔이 합류하기로 마음 먹게 된 순간이 있었다.

 

권오경: 파리 공연 때 다 내려놓고 정말 미친 듯이 해보자는 얘기를 했었다. 노래 <Lines> 가사처럼 이 친구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한솔:  오경이 형은 세션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형과 얘기를 했었다. 유럽에 가서 끈이 확실히 생겼던 것 같다.

 

나루: 박솔과 작업실에서 얘기를 하다 함께 하자고 얘기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모두 모인 자리에서 얘기를 했다. 한솔이 튕겼다.(웃음) 다른 밴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랬을 거다. 이 사람들이 세션이라는 것 때문에 뭔가를 더 하려다가도 주춤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었다. 차라리 다 같이 더 크게 일을 벌이면 결과적으로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얘기를 했다.

 

박솔: 이미 세션으로도 2년 넘게 같이 해온 상태였다. 둘이 빠졌을 때 모습이 상상이 안 됐다. 어느 순간 서로 그런 관계가 됐더라.

 

고영배: 4인조로 바뀐 후 무엇이 달라졌나?  

 

권오경: 달라졌지만 바뀌진 않았다. 그 전에 의견을 거의 내지 않았는데 의견도 내게 됐다.

 

나루: 어느 새 달라져있다. 연주의 몰입도도 있고, 둘만 고민했을 때 나오지 않았던 것들이 함께 얘기하면 갑자기 튀어나올 때가 있다. 확실히 좋은 것 같다.

 

 

 

관객이 묻고 솔루션스가 답하다


Q. 단독 공연처럼 큰 공연을 기획할 때 셋리스트는 어떻게 짜나?

 

박솔: 때마다 달랐다. 함께 모여 짜는 경우도 있고, 인트로를 정하고 짠다든가 인트로와 아웃트로만 정해놓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한 사람이 전담해서 짜오면 그걸로 논의하기도 한다.

 

Q. 책 쓸 때 들었던 음악, 노동요가 있으면 추천해 달라. 

 

박솔: 음악 들으며 안 썼다. 새벽에 작업실에서 아침까지 쓰곤 했다. 음악에 대해 쓰다보니 떠올라 음악을 찾아 듣기도 했다.

 

권오경: MGMT를 많이 듣는다.

 

박한솔: 음악은 안 듣고 술 마셨다. 맥주 마시며 썼다.

 

나루: 막스 리히터(Max Richter) 음악을 듣고 있다. 피아노 테마가 반복되는 음반인데 집중하기 좋아서 즐겨 듣는다.

 

Q. 에세이 외에 다른 글을 쓸 계획이 있나?

 

나루: 시 쓰는 걸 좋아한다. 틈틈이 쓰고 있다. 나올지 안 나올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냥 취미로 쓰고 있다.

 

박한솔: 꿈이 세계일주다. 여행에 관한 책을 내보고 싶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박솔: 음악 열심히 할 계획이다.(웃음)

 

권오경: 원래 에세이 읽는 걸 좋아했다. 쓰다 보니 에세이를 또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16살 때 뭘 하고 있었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

 

박한솔: 중학교 때 첫 공연을 했다. 그때는 보컬기타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 밴드도 모르고 재미가 없어서 안 하다가 중학교를 갔다. 그때 밴드를 알게 되고 기타가 멋있게 보였다. 기타를 배웠는데 노래까지 하게 됐다. 그 공연을 마지막으로 기타를 내려놓았다.(웃음)

 

박솔: 중요한 시기였던 것 같다. 담배를 처음 배웠다. 부모님이 원하는 것과 반대로 나가려고 애썼던 시기다. 그때 삼촌을 통해 음악을 듣고 관심사가 음악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권오경: 이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 걱정이 많은 것 같다. 나는 하고 싶은 걸 그냥 했다. 걱정하지 말았으면 한다.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걸 빨리 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중학교 3학년 때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고백을 오랫동안 못했다. 고백을 했더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한다. 해보길 바란다.

 

나루: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게임만 좋아했다. 그러다가 TV에서 어떤 뮤직 비디오를 보고 그때부터 기타를 쳤다. 아마 마릴린 맨슨이었을 거다. 그 밴드를 보고 저 밴드의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기타를 쳤던 것 같다. 그때부터 다양한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취미로 좋아하다가 음악을 시작한 건 제대한 후부터다. 다양한 걸 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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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it, 그냥 해봐!솔루션스 저 | 마리북스
각자 나름 잘나고 개성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밴드의 합을 이루기 위해 티격태격하고 노력하는 흔적의 기록들이다. 우리 대중 아티스트의 도전의 역사로, 공연 장면과 이국적인 정취를 듬뿍 담은 사진을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네 뮤지션의 ‘음악’을 통한 고민과 성장을 담은 이 책은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 시대 청춘들의 공감과 치유서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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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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