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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교사가 함께 행복한 학교는 가능하다!

『혁신교육 내비게이터 곽노현입니다』 곽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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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학생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닌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고 지식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이 스스로 학교의 주체가 되고 공부하는 역량이 자라나는 수업이 모둠 수업이다.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이고, 이런 것 모두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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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무엇인가. 지금의 학교는 민주주의 빼고는 다 있다. 즉 엘리트주의, 권위주의, 경쟁주의 등 없어야 할 것만 있는 곳이 학교다. 그렇다면 지금의 학교와 교육은 변화가 아닌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학교, 협동수업, 토론수업 등이 몸에 베인 학교 등의 초석을 다진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다양한 교육 주체들과 함께 책을 펴냈다.

 

곽 전 교육감이 지난 2014년 4월부터 다양한 게스트들을 초대해 진행했던 팟캐스트 <나비프로젝트 - 훨훨 날아봐>를 묶어서 내놓은 책이 『혁신교육 내비게이터 곽노현입니다』. 이에 지난 9월 16일,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서 북콘서트를 가졌다. 첫 번째 손님으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함께했다.

  

노현 : 조희연 교육감은 나비프로젝트에 4회 출연해서 최다 출연자였다. 이번에 (법원 판결로) 기사회생했다(웃음). 소감 한 마디 여쭤보고 싶다.

 

조희연 : 감사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많은 분들을 긴장시키고 해방감도 드렸는데, 성원해주셔서 고맙다. 이번 2심은 30% 가능성을 보고 출발했었고, 앞으로 대법은 90%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데, 10%의 위험성이 있으니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다. 2기 진보교육감의 과제는 1기 진보교육감 시대에 시작되고 중단된 일들을 다시 세우고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책의 에필로그를 보니 (곽 전 교육감이)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를 서울의 교육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내가 당선된 것은 혁신학교 학부모, 교사의 열정 덕분이었다. 혁신은 과거와 단절하는 혁신이 있고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이 있는데, 이 두 혁신을 위해 곽노현 전 교육감을 고문으로 모시고 열심히 이뤄가도록 하겠다. 

 

조 교육감이 일정상 먼저 일어났다. 이어 이부영(강명초), 권재원(『학교라는 괴물』 저자, <우리교육> 편집위원), 조영선(『학교의 풍경』 저자) 등 세 명의 초대손님이 함께 했다. 

 

혁신이라는 말이 생소한 사람들이 있다. 이부영 교사가 생각하는 혁신학교는 무엇인가?

 

이부영 : 혁신은 다 바꿔보는 것이다. 강명초등학교는 5년차 혁신학교인데, 정말 재밌다. 학교뿐 아니라 사회도 바꾸면 무척 재밌다. 밤새도 힘든 줄 모른다. 지금까지 하던 것에 익숙해서 편하다고 생각하는데, 바꿔봐라. 물론 같이 딸려오는 게 있는데, 힘들다. 혁신하려면 힘들지 않으면 안 된다. 혁신은 반드시 갈등을 동반한다. 그것이 견디기 힘들어서 혁신이 싫다는 분도 있으나 해보면 재밌고 가슴이 뛴다. 요즘 전국에 혁신학교에 대한 ‘간증’을 다니고 있는데, 일단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있다.

 

혁신학교의 힘은 교사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일반학교 교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책임감이다. 내가 교사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혁신학교 교사를 하면서 진짜 교사가 됐다는 느낌을 가졌다. 혁신학교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혁신학교를 만들 때부터 교사회가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5년 동안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원래 교사는 힘들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5년째 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도 혁신학교가 많이 생겼는데, 첫째 교사회부터 잘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사회가 살아있는 학교가 진짜 혁신학교이며, 그렇지 않으면 혁신학교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혁신학교에 대한 비판 지점도 있을까? 권재원 교사는 민주주의와 시민성, 인성교육 등에 대해 여러 글을 썼는데 인성교육법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권재원 : 나는 혁신학교를 못해봤다(웃음). 다만 지금 쓰고 있는 혁신이라는 말은 바꾼다고만 하지 ‘어떻게 바꾼다’라는 것이 없다. 바꾸는 게 다 좋을까. 어떻게에 대한 연구와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최근 인성교육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우려가 크다. 교육의 목적과 목표가 원래 인성이다. 모든 교과가 인성교육을 위해 필요한 영역이어서 나눈 것인데, 또 인성교육이라니 옥상옥이다. 옥상옥이 생기면 초등학교가 동네북이다. 그게 우려점이다. 또 하나 인성교육법안을 보면 효, 충 등 구체적 덕목을 정해놓고 그게 인성이니 교육하라고 강요한다. 파시즘적 방식이다. 민주시민성이 빠진 인성은 신민이다. 충, 효, 경을 갖춰도 민주시민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신민이다. 그래서 인성교육법안은 신민교육법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법 등이 시행되면서 학교의 풍경은 어떻게 바뀌었나.

 

조영선 : 학교에 인권이 가당키나 해, 라는 의문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는데, 많은 혁신학교가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많은 교사가 노력하고 있다. 교사 중에도 인권을 말하는 교사가 많아졌다. 그런 희망을 만들어낸 것이 좋다. 만약 학생들이 되바라지는 경우는 교사가 공격을 했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공격을 교사에게 풀거나, 둘 중 하나다. 폭력은 어디서든 표출되기 나름이다. 내가 학생에게서 도전을 받으면 (그 학생이) 어디서 이런 분노를 경험했을지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 민주주의라는 말이 새롭게 들리고 있다. 특히 학교민주주의에서 학교와 민주주의를 연결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학교민주주의란 무엇이며 선행돼야 할 점은 무엇일까?

 

이부영 : 학교는 권위적이다. 교사는 교장이 지시하고 전달하면 따르는 구조이나 그렇게 돼선 안 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위아래가 아닌 하나의 역할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교장의 말이라면 앞에선 무조건 따른다. 교장의 권위에 복종하는 교사는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권위적이다. 혁신학교 5년 동안 나를 성찰해보고 깨우칠 수 있었던 것은 교사회 덕분이었다. 교사회는 토론하는 과정이다. 오래도록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 덕분에 교사들의 성장을 많이 봤다. 교사회에서 상대를 배려하면서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은 교실에서도 그렇게 하더라. 우리가 배운 민주주의는 가짜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교사가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 때 교실에서도 민주주의가 나타난다. 그게 당장 어려우면 기다려주고, 그것이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교사의 태도가 변하고 남도 인정해주는 것을 느끼고 있다.

 

댄스공연 후 삼각산고등학교 혁신기획부장을 거쳐 최근 퇴직한 김정안 교사, 삼각산고등학교를 1기를 졸업한 오세리 씨가 나왔다. 서울의 혁신학교에는 중고등학교가 11개 있는데, 처음 시작한 세 개의 고등학교 중 하나가 삼각산고등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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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언급했는데 왜 삼각산고등학교가 최고인가? 모둠 수업에 대해서도 얘기해달라.

 

오세리 : 학생이 행복한 학교가 가장 좋은 학교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가까워서 선택했는데 그 삼각산고에서 보낸 3년은 깜짝 선물 같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것이 모둠 평가였다. 모둠 수업을 통해 협력하는 것을 배웠다. 2학년 때 친구가 다른 친구 손을 잡고 같이 하자고 했는데, 나도 수업 시간에 누워있는 친구에게 같이 하자고 따라해 봤는데 결과가 훨씬 좋게 나왔다. 밖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거나 교사를 인터뷰하는 등 다양한 좋은 교육을 받았다.

 

삼각산고등학교의 수업방식 중에 일반 학교에 전파할 만한, 전파하고 싶은 게 있다면?

 

김정안 : 우리가 한 것은 일반 학교에서 다 했으면 하는 것들이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 방법이고, 교사가 학생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닌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고 지식을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이 스스로 학교의 주체가 되고 공부하는 역량이 자라나는 수업이 모둠 수업이다.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이고, 이런 것 모두를 권하고 싶다.

 

일반고 살리기의 해법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김정안 : 우선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야 한다. 학교가 스스로 바뀔 수 있는 방법이다. 학교는 혼자 바꿀 수 없다. 학교 구성원 전체가 함께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집단지성이나 어떻게 중지를 모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교사들이 존중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고 학생,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학교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구조 개혁 등도 시작해야 한다.

 

곽노현 : 고등학교에서 혁신교육을 시도하려는 생각 자체가 어려웠다. 성공했다고 얘기하는 건 더더욱 어려운데, 삼각산고는 어느 정도의 노력을 경주했을까.

 

김정안 : 쉰여덟 살에 혁신학교에 갔다. 진짜 학교에 가고 싶었고, (교사로서) 내 자신이 존중받고 싶었다. 동료 교사, 학생도 존중하고 싶었다. 학교를 바꾸면 세상을 바꾸는 힘이 생길 것이라고 믿었다. 고등학교가 혁신에 성공해야만 초중학교의 혁신이 힘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면서 신이 났다. 교사를 믿어주는 풍토가 만들어졌고 우리가 힘을 합치면 학교를 바꿀 수 있음을 목격했다. 삼각산고 1기 졸업생들이 만든 문집이 <삼용이>인데 ‘삼각산에서 용이 된 아이들’을 뜻한다. 아이들이 그만큼 성장했고 그것을 느꼈다. 혁신학교를 만들어줘서 고마웠고 야근을 밥 먹듯 하지만 교사로서 이렇게 행복한 시절은 없었다. 모두가 함께 결정하고 책임지는 참여민주주의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곽노현 : 삼각산고가 어떻게 용으로 만들어줬나? 협동수업을 1년 반쯤 경험하고 보니, 처진 학생들을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했다. 어떻게 바뀌었나?

 

오세미 : 대학에 와서 다른 학교 출신 친구들을 만나면서 내가 삼각산고에 오지 않았다면 가치관이 이상해졌겠구나 생각했다. 삼각산고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지원해주는 교사만 있었는데 성적이 모든 판단 기준이 된 학교에서는 내가 잘못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인격적으로 성장한 부분이 내겐 용이 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는 중학교에서 수업 중에 놀고 자는 친구를 한심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삼각산고에서는 그런 생각이 잘못됐다고 깨달았다. 그런 친구가 나보다 더 똑똑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보고 내가 친구들을 이렇게 봐선 안 되겠구나 느꼈다.

 

곽노현 : 김정안 교사는 혁신학교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어떤가?

 

김정안 : 혁신학교 교사를 경험하고 은퇴한 것이 내겐 엄청난 행운이다. 교육으로 뭔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이론이나 희망이 아닌 실제가 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 나는 평교사로 퇴직했는데, 평교사로 느낄 수 있는 자부심이라면 보람된 일을 하고 퇴직하는 것인데, 나는 그렇게 퇴직했다. 모두가 함께 주체가 되는 것이 혁신학교다. 함께 학교를 만들고 바꿔가는 것이 아이들이 미래 사회에 당당하고 정의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지 않을까.

 

나비프로젝트의 마지막 초대손님이기도 했던 박재동 화백이 등장했고 노래 한 곡을 불렀다.

 

박재동 : 곽노현 전 교육감이 ‘문예체(문화예술체육) 르네상스’라는 말을 썼다. 국영수 암흑기 혹은 압제에서 문예체가 다시 꽃을 피우는 르네상스의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곽 전 교육감을 처음 만났을 때 교육감 선거에 나가게 됐다고 고민을 하는데, 될 것 같았다(웃음). 그래서 6~7시간 별별 이야기를 다했다. 내가 교육감 될 거 아니니까(웃음). 그러다 교육감이 됐는데 혁신학교 운영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전화가 왔다. 그때 내 생각은 하나였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나중에 들어보니 학생들이 학교에 가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하더라. 그보다 더 나아가 아이를 믿고, 아이가 어른보다 낫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각해봐라. 아이들이 부모에게 내가 돈을 벌 테니 엄마나 아빠가 공부하라고 해봐라. 엄마?아빠 다 도망갈 거다. 아이들도 돈맛을 알아야 인생의 맛을 안다. 아이들에게 꿈나무라고 하지 마라. 그건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미루는 것이다. 가수가 꿈이면 지금 가수하면 된다. 학급 가수를 하면서 돈을 받으면서 하면 된다. 선생하고 싶으면 지금 친구들과 학교를 만들어서 후배를 가르치고 돈을 받아라.

 

곽노현 : 지금 경기도에서 꿈의학교프로젝트를 하면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박재동 :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지상파 PD가 있는데 이 PD가 학창시절 수학천재였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버클리 대학에 입학했었다. 이 PD가 입학한 과 교수가 되게 유명한 사람인데, 수업 시간에 소설가, 시인, 영화감독, 만화가 등을 불러 이야기를 들려줬다더라. 계속 예술가들이 와서 작품 세계를 이야기하니 이 수학천재가 왜 딴따라들 얘기를 들어야 하는지 싶어서 어느 날 교수에게 면담 신청을 했다. 면담을 했는데 교수가 말하길 자네는 수학 문제는 잘 풀지 모르지만 수학의 아름다움을 즐길 줄 모르니 수학을 하지 않는 게 낫겠다. 이어 교수는 수학자가 궁극적으로 선망하는 사람은 예술가이며 수학이 선망하는 경지는 예술의 경지라고 덧붙이면서 예술가에게 힌트를 얻고자 예술가를 불렀다고 말했다. 그래서 문예체가 훌륭한 것이다. 이 교수는 수학을 왜 해야 하는지 말해준 것이다. 나는 학창시절에 수학을 왜 해야 하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좋은 대학을 가야 하는 것 외에. 수학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즐기게 되는 것, 멋지지 않나?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다.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기는 것이 우리가 공부하는 목적이다. 김민웅 교수도 말하길, 공부를 왜 하느냐.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대. 돈도 벌고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힘과 권력을 가지는 것. 우리는 지금 공부하는 목적을 재조정하고 설정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강민정 북서울중학교 교사와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이 무대에 올라 곽 전 교육감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찬승 대표는 본격적으로 교육운동에 투신한 지 6~7년 됐는데, 어떤 내용인지 공유해 달라.

 

이찬승 : 책에서 곽 전 교육감이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위한, 공공성에 의한, 공공성의 교육을 강조했다. 나는 글자 하나만 바꿔 공정성을 위한, 공정성에 의한, 공정성의 교육을 강조하고 싶다. 현재의 교육 틀에 갇혀 살아가다보면 교육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알 수 없다.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성적을 기준으로 한다. 그 성적이 능력을 우선적으로 뽑겠다는 것이라면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의 경제력이나 문화자본 등이 포함된 성적으로 뽑겠다는 건 공정하지 못하다. 고등학교로 가보자. 상대평가를 하려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공부가 아닌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해서 평가를 내려야 한다. 1등급도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깔아주지 않으면 될 수 없다.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다. 나이가 같다고 같은 반에서 똑같은 내용의 공부와 시험을 보게 한다. 사람들 각자가 자신만의 재주가 있는데, 우리 (교육) 체제는 지독하게 불공정하다. 정의롭지 못하다. 나는 대안을 찾기 위해 기업을 팔고 운동을 하고 있다.

 

곽노현 : 이 대표는 기업(능률교육)을 크게 운영하다가 불공정과 부정의, 교육격차 문제를 제기하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처지의 아이들이 부모 자본 때문에 뒤처지지 않는 교육구조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천착하고 있다. 또 교사들은 수업 외에 학교에서 무척 바쁜데 학교업무 정상화에 대해 강민적 교사가 한 말씀 해준다면. 

 

강민정 : 조직의 체계는 조직이 가진 목표의 부산물이자 반영물이다. 그러나 지금 학교의 조직 체계는 교육을 하는 체계가 아니다. 그래서 곽 전 교육감 때, ‘교원 업무 정상화’라는 정책이 나왔다. 사실 교사가 수업만 하는 게 아니다. 굉장히 많은 행정업무를 본다. 혁신학교에 대해 교사들이 뭘 바꿀지 고민하면서 많이 나온 사안이 교사가 교육만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지금 학교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방과 후 돌봄교실 등도 그렇다. 울타리 바깥의 마을과 공동 협력 교육을 해보자며 혁신교육지구도 시행하고 있다. 학교 바깥의 사적인 영역에서도 교육이 이뤄지는데 공공성을 지닌 교육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차원이다. 아이들 교육을 함께 고민하는 어른들을 조직하고 실천적인 교육을 하는 과정이며 각자 자신의 일을 해온 사람들이 교육을 목표로 서로를 이해하는 민주주의의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혁신교육지구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이찬승 : 내년 총선 등을 앞두고 어떤 교육개혁 담론이 필요한지 생각해봤다. 낡은 것을 없애고 신선한 것, 오늘날 교육문제를 잉태한 원인을 제거하고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담론의 화두가 ‘표준화’라는 결론을 내렸다. 여러분은 표준화된 음식 먹고 싶나?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 교육은 표준화가 돼 있다. 물론 과거에는 교육과정과 평가의 표준화가 필요했다. 표준화를 하고 보니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좋은 기제가 만들어졌다. 성취 기준에 도달했는지 아닌지를 국가가 예산을 갖고 관리할 권리가 있는 거라. 학교를 비교하면서 모든 교육은 시험 중심의 교육으로 갔다. 교사들은 전문성을 개발할 이유가 없었다. 일제고사, 수능 등 모든 것이 표준화돼 있어서였다. 그래서 앞으로는 표준화를 완화하거나 아이들의 성장 수준, 흥미, 욕구, 비전, 목표 등에 따라 개별화, 더 나아가 개인화된 커리큘럼을 짜는 것이 공정화 된 교육이자 우리가 꿈꾸는 교육이 되지 않을까. 국가가 모든 것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기제가 되는 표준화에 대해 생각해보고 완화하고 없애야 한다. 표준화가 장점도 있지만 우리 교육이 희망을 가지기 위해서는 탈표준화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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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교육 내비게이터 곽노현입니다곽노현 편저 | 맘에드림
서울시 18대 교육감이자 첫 번째 진보 교육감으로서 혁신 교육을 펼쳤던, 이 책의 저자 곽노현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우리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교육 현안들을 이 책에서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2014년 3월부터 1년간 방송된 교육 전문 팟캐스트 ‘나비 프로젝트’ 인터뷰에 출연한 전문가들과 나눈 대화와 그에 대한 저자의 성찰적 후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우리가 ‘지금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육 이야기’를 포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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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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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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