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드로잉 아티스트 김충원과 함께 나무를 그려요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김충원 저자 드로잉은 힐링이자,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행위 글쓰기보다 쉬운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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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표 미술 교육가이자 드로잉 아티스트 김충원. 최근에 나온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는 초보자도 수준급의 나무를 그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교재이자 힐링 에세이다. 밑그림을 따라 그리다 보면 스스로 정화된다고 느낄 수 있다.

좋아하면 잘하게 되고, 잘하면 좋아하게 된다. 이런 선순환이 이어지다 보면 취미가 특기가 되고, 특기가 곧 취미가 된다. 꼭 선순환만 있는 건 아니다. 좋아해서 했는데 잘하지 못하면, 얼마 가지 않아 흥미가 떨어진다. 그런데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글쓰기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시작하자마자 잘해낼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낮다고. 취미로 하는 활동이라도 어느 정도 시간을 쏟아야 익숙해지고 잘할 수 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혼자서는 잘해내기 어렵다. 필요한 게 스승이다.

 

김충원 드로잉 아티스트는 오랫동안 드로잉을 하는 법을 가르쳐왔다. 교단에서 직접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지만, 그는 저자로 100권이 넘는 책으로 소통해왔다. 『이지 드로잉 노트』, 『스케치 쉽게 하기』, 『똑똑한 그리기 놀이책』, 『수채화 쉽게 하기』 등 김충원이 낸 책은 제목에서부터 독자가 드로잉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이 느껴진다.

 

이번에 나온 신간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도 마찬가지다. 책과 노트로 이루어진 구성으로, 책에서는 저자가 밑그림을 제시해서 독자가 따라 그릴 수 있다. 노트에는 책에서 연습한 경험으로 직접 그려본다. ‘다이어리’라는 말처럼, 그림을 그리고 단상을 글로 기록해 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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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으로 힐링하다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중심에 나무가 있는데요. 나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나무야말로 가장 그리기 쉬운 주제니까요. 어린이 심리나 인성 검사할 때 주로 사람, 나무, 집을 그리게 합니다. 집을 많이 그리지는 않고, 사람을 많이 그리죠. 사람 그리기는 대단히 까다로워요. 사람과 닮게 그리지 않으면, 잘 그리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고요. 나무는 닮지 않아도 문제가 없어요. 그래서인지 학생과 같이 그림을 그리다 보면, 다른 소재에 비해 나무를 그렸을 때 집중도나 성취도가 높다는 걸 알았어요. 한 마디로, 가장 그리기 쉬운 소재이고 주변에 가장 많은 대상이죠.


책이 내세우는 키워드 중 하나가 힐링인데요.


드로잉은 힐링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어요. 몸에서 뽑아내서 밖으로 배출하는 아웃풋으로 우리는 힐링하죠. 물질 중에 대표적인 게 눈물이고요. 정신적인 것이라면 그림이나 글이겠죠. 다른 사람의 책을 읽으면 힐링이 조금은 되지만, 결정적이지는 않아요. 누군가의 책을 읽는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스트레스죠. 그런데 내 이야기를 하면 힐링이 됩니다. 카타르시스죠. 그리기와 글쓰기로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어요.


여러 사람과 있을 때야 삼겹살에 소주, 치킨에 맥주로 떠들 수 있지만 정말 혼자 있을 때 뭘 할 것이냐, 여기서 사람의 삶이 결정됩니다.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고독해요. 나이가 들수록 심각해집니다. 대부분은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면서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 할 대상을 찾죠.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관계 속에서 찾는 거죠.


우리 마음 속 부정적 감정을 털어내야 하는데 관계에서 가능할까요? 드로잉하는 습관을 가지면, 마음 속에 있는 부정적 마음을 긍정적 호젓함으로 바꿀 수 있어요. 긍정적인 호젓함이 주는 위안이 커요. 그런데 대부분은 미술, 하면 점수나 공부 혹은 학교 때 받았던 트라우마와 뒤엉키면서 “그림은 아무나 그릴 수 없구나.” 하는 관념에 빠져 있어요. 노래 잘하는 사람은 많아요. 노래 못 부르는 사람도, 반주가 있고 기계가 있으면 하거든요. 이 책은 그거랑 비슷해요.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받는다면 그림 못 그리는 사람도 그릴 수 있어요. 이 책을 계기로 여태까지 전혀 그림을 그리지 않았던 사람, 미술과 관계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스스로 그리고 깜짝 놀랐으면 해요.


요즘 현대인이 예전에 비해 병들어간다는 게 느껴지나요?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모든 사람은 내 맘 같지 않다는 걸 이해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죠. 인간의 모든 갈등은, “왜 나처럼 생각하지 않을까?”에서 비롯됩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타인은 최악이라 여겨요.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이야기를 흔히 하는데. '완전히' 다르다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신비해서 결혼했는데, 결혼하고 나면 배우자가 신기한 사람이 되잖아요. “왜 그럴까” 하고 고민하는데,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내가 이상적이고 완벽하다 생각하지만. 나도 특이하고 별 볼 일 없고 부족하다는 걸 인식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 탓하지 말고 내가 변해야 하는데, 나이 들면 점점 이상하게 변해요. 제가 내일 모레 육십인데, 오십대가 되면 굉장히 관용적이 될 줄 알았어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오히려 반대가 되더군요. 좋아하고 싫어하는 게 분명해지고 아집이 깊어지고 편견이 늘어나요. 그래서 더 외로워지고요. 굉장히 위험하죠. 그런 의미에서 나무를 계속 그려야죠. (웃음)


나무를 펜으로 그리도록 했는데요. 연필이 아니라 펜인 이유는?


가장 쉬우니까요. 연필이 쉽다고 생각하지만, 더 어려워요. 연필은 톤이 있습니다. 연필을 살짝 대면 흐리지만 진하게 누르면 강해요. 톤의 강약은 연필 드로잉의 매력이지만, 초보자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죠. 스트로크 연습(을) 많이 안 한 사람에게는 힘들어요. 펜은 일정한 톤으로 나와요. 긋는 순간, 흑과 백이 구분되죠. 지나간 선은 흑, 그렇지 않은 곳은 백. 단순해요. 초보자에게 소재는 나무가 좋고, 도구로는 펜이 좋아요.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는 펜과 나무가 만나 만들어진 책이죠.


본책, 노트로 구성된 세트인데요. 독자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본책에는 밑그림을 제공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죠. 헤엄을 전혀 안 치던 사람에게는 땅 짚는 게 중요해요. 그 다음에는 노트에서 본격적으로 헤엄을 칩니다. 밑그림 없이 그려 보면, 빈 공간에서 창조해나가는 느낌을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집 앞, 화단, 아파트 앞에 있는 나무를 실제로 경험해 보라고 비어 있는 공간을 제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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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아트북


책에 보면,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대부분인데요. 그 중에 '바오밥나무'가 특이합니다. 바오밥나무를 넣은 사연은?


바오밥나무가 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어린왕자』를 어린 시절 읽었다면, 어떤 나무일까가 궁금할 텐데요. 실제로 아프리카에 갔을 때, 바오밥나무를 본 느낌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어요. 나무 자체가 문학적. 시적이에요. 대부분 나무는 나무와 나무 사이에 섞여 있잖아요. 바오밥나무는 그렇지 않아요. 건조한 땅에 자라면서 허허벌판에 홀로 딱 서 있어요. 워낙 크고 괴상하게 생겨서 보기에 충격적이죠. 아프리카에 세 번 갔는데 갈 때마다 다른 것보다 나무 구경이 더 재밌었죠. 바오밥나무는 항아리처럼 올라와서 줄기가 뿌리처럼 생겼어요. 사람도 재밌게 생긴 사람 그리는 게 재밌는데요. 그릴 때 제일 재미 없는 대상이 잘 생긴 사람을 그리는 것이에요. 잘 생긴 사람이라는 건, 굉장히 평범하다, 지루하다는 의미거든요. 나무도 사람과 똑같아요. 나무를 그리다 보면 아주 잘생긴 나무는 그리고 싶은 마음이 안 듭니다. 꺾어지고 비뚤어지고, 상처가 있는 나무를 보면 묘한 매력을 느끼면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림을 재밌게 그리려면 재밌게 생긴 대상을 찾아야


좋아하는 나무도 비오밥나무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고요. 개성 있는 나무가 좋아요. 사람이나 나무나 개성 있는 나무에 조형성이 있습니다. 사람과 나무는 공통점이 있죠. 발을 땅에 딛고 하늘을 향해 자랍니다. 유일하게 나무와 사람이 그래요. 그런데 병이 생기면, 균형이 깨지죠. 얼굴에서부터 비대칭으로 변하기 시작해요. 뇌에 문제가 있으면 입이 비틀어진다거나, 눈 한쪽이 깜빡인다거나 하죠. 균형을 잃으면 나무는 스스로 균형을 잡으려고 최선을 다해 자랍니다. 방해물이 있으면, 절묘하게 피해서 올라가죠. 사람도 그래요. 아무 문제 없이 좋은 부모 만나서 자라는 사람 있는데, 그런 사람은 재미가 없죠. 비뚤어지고, 장애물이 생겼을 때 이를 극복하려고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면서 10년, 20년, 그리고 100년, 200년, 300년이 됐을 때 그 모습은 성스럽기까지 합니다.


드로잉, 그리다, 제목에 두 표현이 함께 등장하는데요. 두 표현 사이에 차이가 있나요?
 
그렇진 않아요. 드로잉은 형태로 나타낸다는 의미인데요. 구체적이에요. 그에 비해서 '그리다'는 광범위한 표현이죠. 그리워한다는 의미도 있으니까요. 나무를 그리워하다, 라고 해도 좋겠네요. 결국, 그림 그리는 대상을 그리워하거든요. 나무를 그리면, 나무를 그리워하게 됩니다. 주변에 그림 그리면서 나무에 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자연을 이해하는 쪽으로 변한 것이죠. 아웃도어 열풍이지만, 정말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을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그림 그리기야말로 자연 이해에 좋아요. 인간은 사유하는 존재잖아요. 그런데 요즘 우리는 그냥 즐기려고만 해요. 그림 그리는 건 계속해서 빠져들어가는 것이에요. 안에 들어가서 생각하기로는 글쓰기와 그림이 있는데, 글쓰는 것보다 그림이 쉬워요.


그럼에도 대부분은 글보다는 그림을 더 힘들어하는 듯해요.


미술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 있어요. 미술은 정말 소질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생각이죠. 완전 잘못됐어요. 주변 디자이너, 건축가, 조각가를 보면 소질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저부터 소질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요. 창조성에 관한 첫 번째 법칙은 지루할 만큼 반복하는 연습입니다. 하도 많이 하다 보니, 잘하게 되죠. 그런데 미술책이나 미술비평을 보면, 거기에는 화가의 비범함과 천재성이 강조되죠. 그들이 얼마나 고독했고, 외로웠고 천재적인지를 강조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간단합니다. 큐레이터가 그림 값을 올리려고 그렇게 써요. 우리와 다른 사람일수록 경외감을 갖거든요. 실상은, 그림은 그냥 노동일 뿐입니다. 화가의 불행함, 괴상망칙함을 강조하지만 만들어진 이데올로기에요. 그림 그리는 사람 중에는 성실한 회사원 같은 사람이 더 많아요. 간혹 “내가 소질을 타고 났나?” 하는 착각에 빠지는 화가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수십 년을 계속 해요. 물방울만 수십 년 그려 봐요. 세계적인 물방울 화가가 되죠. 그런데 다른 거 그려보라고 하면 못 그려요.


초보자, 입문자에게 하고 싶은 팁이 있다면?


이런 질문에는 주로 그림을 그리는 이유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앞서 힐링을 이야기했는데, 또 하나 중요한 게 있어요. 창조성입니다. 그림 그리기를 습관화한다는 의미는 창조하는 걸 습관화한다는 뜻이죠. 대부분의 창조적인 사람은 선천적으로 아이디어가 많은 게 아니에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은 아이디어를 내는 게 습관이라 그렇죠. 좋은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끄집어낼 수 있는 건 습관이 낳은 결과물입니다. 멍하게 SNS 확인하는 그 시간만이라도 손으로 끄적인다면 그게 창조하는 시간이죠.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 때와 뭔가 끄적일 때 차이는 어마어마해요. 많은 경우, “아 좋은 생각인데?” 하고는 잊어버려요. 그걸 그림으로 그려야 아이디어를 붙잡을 수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는 나를 좀 더 가치있는 사람으로 발전시키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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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그림 그리는 시대, 손으로 나무를 그려봐요


100권 넘게 책을 만들었습니다. 선생님께 책은 무슨 의미일까요.


책을 만드는 건, 떠드는 것과 똑같아요. 다만 대화는 특정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만, 책은 알지 못하는 미지의 대상과 이야기를 하죠. 앞서 말했듯,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행위에요. 150권 가까이 냈는데, 어린이 책부터 어른 책까지 다양하죠. 서른 때부터 25년 동안 냈으니, 책 쓰기는 삶에서 중요한 일상이에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을 때도 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이런 게 모여서 책으로 하나씩 나왔죠. 쓴 게 책이 될지 안 될지는 당시에는 몰라요. 자꾸 쌓아놓고 보면 책으로 나오기도 하고요. 지금도 월드컵을 보면서도 뭔가를 계속 쓰고 있긴 해요.


수많은 책 중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책을 꼽는다면.


가장 최근에 만든 책이죠. 저는 사실 3년 전에 쓴 책만 해도 기억을 잘 못해요. 실제로, 내가 냈던 책을 또 한 번 쓴 적이 있어요. (웃음) 책을 쓸 때는 굉장히 몰입하지만, 끝나버리면 손을 떠났다 생각하며 잊어버리는 거죠. 스탠리 큐브릭이라는 감독이 있는데, 그 감독이 저와 비슷한 점이 있더라고요. 그 감독도 무슨 영화를 찍었는지 찍고 나면 잊어버린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점은, 큐브릭은 한 번 일했던 스탭과 일을 안 하지만 저는 진선출판사에서 쭉 책을 냈죠. 한때 사과나무라는 어린이 출판사를 운영했는데, 그때조차 제 책은 진선출판사에서 냈어요. 사장님과 죽을 때까지 진선출판사에서 내겠다고 했으니 약속을 지켜야죠.


20여 년 학생을 가르치기도 했는데요. 학생들의 창조력과 관련해서는 변화가 있나요?


20년 동안 변화라는 건 어마어마하죠. 매년 학기 초에 첫 번째 과제를 냅니다. A4 용지에 동그라미를 그려 오라고 해요. 예전에는 전부 동그라미를 연필로 그려왔어요. 지금은 85%가 동그라미를 출력해 옵니다. 그린다는 걸, 손으로 그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는 건 컴퓨터죠. 손으로 그리는 건 손그림이라고 따로 말하니까요. 그래서 손으로 그리는 것에 부담을 가져요. 이런 생각도 들어요. 우리가 원래 우리 음악을 잊어버렸잖아요. 서양음악이 음악이고, 우리 음악을 국악이라고 하는 것처럼 그림도 비슷해요. 디지털 시대에 그린다는 개념은 손으로 그린다기보다는 컴퓨터로 그리는 게 당연하게 되었죠. 


예술가에게는 영감이 중요하잖아요. 영감은 어디서 얻으세요?


많은 곳에서 얻는데요. 요즘은 토템이요. 북유럽부터 시작해서 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의 전통, 그리고 우리나라의 봉황이나 주작, 현무와 같은 상징이요. 삼국시대 도깨비도 있고요. 저 말고도 대부분 그럴 거예요. 막히면 클래식에서 찾죠.


드로잉 아티스트, 교수, 대표, 저자 등 정말 다양한 타이틀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딸이 “어렸을 때 직업 써낼 때 힘들었다.”라고 말하더군요. 어떨 때 보면 작가고, 어떨 때는 백수고 그러다 회사원이고, 이러니까요. 6개월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낚시만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아빠 직업은 어부였죠. 세계낚시대회 한국대표로 2번 참가하기도 했어요. 낚시에도 세계대회가 있다는 게, 신기하죠? 이중에서는 드로잉 아티스트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이쪽 일을 오래 했고,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니까요. 드로잉으로 수없이 많은 다양한 일이 가능하기도 했고요. 그렸기에 글도 썼고, 책도 냈고, 여러 가지 창조적 일도 할 수 있었죠. 새로 시작하는 토이 아트 쪽 일도, 역시 그릴 수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올해 교수를 관뒀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앞으로 계획은?


사람이 일할 수 있는 나이를 45년으로 봤어요. 최초의 15년, 그러니까 25살부터 40살까지는 굉장히 많은 경험을 했어요. 여행도 많이 다녔고 회사 설립도 해 봤죠. 일도 열심히 했고요. 40살에 정식으로 교수로 임용됐습니다. 15년을 열심히 학생 가르치고 살았어요. 나머지 15년을 뭘 할지를 고민했습니다. 교수로 삶을 편하게 살 것인가, 또다른 도전을 할 것인가, 하는 선택에서 일흔까지 새로운 일을 해보기로 결정하고 교수를 관뒀어요. 지금은 토이 아트 분야에서 토이 아티스트로 일하고 싶어서 그쪽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린이가 갖고 노는 토이가 아니라 어른을 위한 장난감이죠. ‘아트’에 비일상이라는 뜻이 함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아트 토이는 여태까지 한 번도 안 보여준 형태겠죠. 이게 잘 팔릴지는 모르겠네요. (웃음)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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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드로잉 다이어리 : 나무를 그리다 김충원 저 | 진선아트북
장 평범하고 흔한 드로잉 대상인 ‘나무’를, 가장 단순한 재료인 ‘펜’을 이용하여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즐기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누구나 드로잉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김충원의 드로잉 에세이를 담은 본책 나의 드로잉 다이어리-나무를 그리다와 또 한 권의 책이자 드로잉 다이어리인 My Drawing Diary-The TREE를 세트로 구성하여, 신개념 감성 드로잉북으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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