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가봐야 할 자전거 여행길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김병훈 저자에게 듣는 자전거 활용법 & 추천 자전거 여행길
자전거 전용 도로가 늘어나면서, ‘자전거 타기 좋은 길’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가장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 중 하나인 자전거. 올 봄과 여름에 꼭 가봐야 할 자전거 여행길은 어디일까?
여름을 기다리는 5월. 어디로 떠나면 좋을까? 산도, 들도, 바다도 좋다.
<채널예스>가 제안하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눈여겨보자.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자전거를 사라. 만약 네가 살아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통수단에서 이제는 레포츠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 ‘자전거’. 지금도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가면 수많은 자전거 행렬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자전거도로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자전거 인구가 1천만 시대를 맞았다. 각 시에서도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산시는 양산천 자전거길을 하북면 통도사 앞까지 11.6㎞를 연결하는 사업을 2016년 상반기 완공할 계획이며, 광주시는 ‘자전거이용 활성화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자전거도로를 개설 및 정비하는 ‘자전거이용 활성화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적절한 속도감으로 장시간 타도 지루하지 않는 자전거는 운동과 다이어트 효과에 탁월한 뿐 아니라 도시 교통난, 에너지난, 환경문제를 해결해준다. 따뜻한 봄이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기다리는 지금, 한 두 시간 자전거 길을 산책하듯 달려보면 어떨까?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김병훈 저자
자전거 타면서 건강과 함께 성격도 변했다
최근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을 펴낸 저자 김병훈은 12살 때, 일찌감치 자전거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온통 비포장인 길에 변속기도 없는 구식 자전거를 탔지만, 하루 80~90km를 거뜬하게 달렸다. 그리고 30대 초반, 자전거로 직장을 통근하면서 자전거의 재미를 다시 한 번 느꼈다. 지금은 산악자전거와 로드바이트로 국내외를 누비고 있으며, 2002년부터 월간 <자전거생활(바이시클라이프)> 를 발행하고 있다.
“12살부터 외지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까지, 4~5년간 고향과 주변 일대를 자전거로 정말 많이 돌아다녔어요. 그때는 비용이 들지 않고 가장 손쉬운 교통수단이란 의미가 컸죠. 그러다 자전거를 잊고 지내다 서른 즈음에 다시 타게 됐는데, 그 사이 많이 변해 있더라고요. 산악자전거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겨났고, 변속기는 27단까지 나와서 가파른 언덕도 오르고, 자동차보다 더 정밀한 자전거용 속도계도 있더군요. 놀라웠죠. 자전거의 재미와 자유가 훨씬 더 커진 거죠.”
이제 자전거는 도로, 광장에서만 타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는 갈 수 없는 험한 산길도 갈 수 있게 됐으니, 걸어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게 됐다. 김병훈 저자에 의하면, 자전거는 ‘놀라운 기술적 발전과 그에 따른 재미와 자유의 대확장’이다.
김병훈 저자가 지인들에게 자전거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가 눈에 띄게 건강해졌기 때문. 저자는 원래 운동을 좋아하지 않던 터라, 30대 초반까지는 약골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환절기마다 감기를 달고 살았고, 과음과 불규칙한 생활로 위장은 망가진 데다 배도 나오기 시작했다. 또 직업상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어깨와 목 통증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서른에 그 정도였으니 마냥 그대로 갔다면 마흔 줄에는 틀림없이 큰 병을 얻었을 거예요.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부터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 우선 7~8년 동안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고, 온갖 근육통과 위장병도 몰라보게 좋아졌죠. 특히 하체가 튼튼해지니 활력이 넘치고 모든 일에 자신감이 붙더군요. 육체적 건강 외에 정신적으로도 큰 효과를 봤습니다. 원래 좀 우울하고 부정적인 성격이었는데 밝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완전히 바뀌었어요. 저도 놀랐습니다. 자전거가 성격까지 바꿀 줄은 몰랐거든요.”
운동, 교통비, 절약, 스트레스 해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자전거 통근
정신과적으로도 자전거가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는 바, 김병훈 저자는 자전거를 통해 건강과 성격,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몸에서 보여준 변화가 마음으로까지 연결이 되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자전거를 권하고 있다. 저자가 자전거를 꼭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운동을 해야 하는데 딱히 배운 게 없고 매사에 싫증을 잘 내는 사람’,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사람’, ‘진정한 여행의 가치를 맛보고 싶은 사람’, ‘우울증이 있는 사람’, ‘관절이 약해 등산이나 조깅이 어려운 사람’ 등이다.
“성취감과 도전 욕구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 우리 국토를 샅샅이 보고 싶은 사람, 통근 시간을 알차게 활용하고 싶은 사람.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과 특별한 모임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자전거가 좋아요. 이렇게 말하고 나니, 거의 모든 사람에 해당이 되네요(웃음).”
자전거, 절대 쉽게 보지 말자
최근 값비싼 자전거들이 대거 소개되고 있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품질대비 자전거의 가격이 많이 내려간 편이다. 자전거도로를 위주로 가볍게 자전거를 즐기고 싶다면 30~50만 원 정도의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적당하다. 자전거의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100만 원 이상의 로드바이크나 산악자전거와 같은 스포츠 자전거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를 입문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자전거의 기본적인 메커니즘과 정비 요령을 꼼꼼히 파악하는 것. 대개 많은 사람들이 두 바퀴 자전거를 넘어지지 않고 탈 수 있으면 자전거를 다 배웠다고 생각하는데, 자전거는 ‘차’로 분류되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도로에서 자동차와 함께 달릴 경우에는 사고의 위험이 크다.
“청소년이나 어린이는 우측교행의 원칙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자전거는 핸들에 좌우 두 개의 브레이크 레버가 달려 있습니다. 이걸 어느 정도의 힘으로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타는 경우도 거의 없어요. 만약 앞쪽 브레이크(왼쪽 레버)만 강하게 잡으면 자전거는 관성 때문에 앞으로 꼬꾸라지고 맙니다. 내리막에서 특히 위험한데 이런 사고가 정말 많아요. 초보자는 뒷 브레이크(오른쪽) 70%, 앞 브레이크 30%의 힘으로 잡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대로 쓰면 정말 편리한 변속기도 아예 어떻게 다루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고, 안장 높이나 페달링 등 자세가 제대로 된 경우는 더 드뭅니다. 안전하고 재미있게 타려면 반드시 교통규칙과 운전요령, 매너를 따로 배우는 게 중요해요.”
로드바이크(왼쪽)과 산악자전거
스포츠 자전거는 산악자전거와 로드바이크(사이클)이 대표적이다. 외국은 로드바이크 비중이 80~9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데, 유독 우리나라는 자전거를 탈만한 완만한 산이 많기 때문에 산악자전거 인구가 더 많다. 산악자전거는 일상에서 가장 쉽고 빠르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지만, 등산로나 임도 같은 좁고 험한 산길을 달리기 때문에 위험이 따른다. 헬멧과 장갑, 팔과 무릎 보호대 같은 안전장비는 기본이고, 자세와 브레이킹, 오르막과 내리막 돌파 요령 같은 테크닉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절대로 산악자전거를 탄다고 무작정 산을 오르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도시 근교에서는 등산객들과의 마찰로 자전거 출입금지 푯말이 내걸린 산이 적지 않아요. 산에서는 자전거가 강자이기 때문에 보행자를 절대적으로 먼저 배려하고 양해를 구하는 매너가 필요합니다.”
오천, 낙동강, 행주산성 자전거길 추천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자전거도로 인프라를 갖춘 나라가 됐다. 전국의 큰 강에는 안전하고 편안한 자전거도로가 거의 다 놓였고, 특히 서울과 주변의 위성도시에는 한강과 아라뱃길, 한강지류에까지 지하철 노선 못지않게 자전거도로망이 잘 되어 있다.
“이렇게 아름답고 안전한 자전거 길을 누리지 못하는 건 정말 큰 낭비고, 아쉬움이죠. 시속 20km 남짓한 자전거의 속도는 풍경이나 사람과 교감하기에 가장 적절한 속도에요. 자전거로 강변 길을 달리면 우리땅이 얼마나 아름답고 또 세련되었는지 새삼 발견하는 계기도 될 겁니다.”
김병훈 저자가 손꼽는 ‘최고의 자전거 여행길’은 충북 괴산에서 세종시 사이의 오천 자전거길. 오천길은 4대강 자전거길 중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새재길과 금강자전거길을 연결하는 구간으로, 100km 정도다. 백두대간 아래 첩첩산중에서 출발해 청주와 세종시 일대의 넓은 들판지대까지, 다양하고 소박한 전원풍경이 일품이다. 길도 기존의 농로나 둑길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미를 살렸다.
(왼쪽) 밀양강이 합류하는 삼랑진 부근의 장대한 둑길
(오른쪽)부산 낙동강 서쪽 둑길, 일부 구간은 가로수가 터널을 이룬다
(왼쪽) 행주산성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한적하고 풍경도 자연스럽다
(오른쪽) 수도권 한강수계 자전거도로망은 최고 수준의 자전거 고속도로 네트워크다
“두 번째로 꼽는 길은 낙동강 자전거길 중 밀양 하남읍에서 양산 물금까지 30km 정도의 구간이에요. 국내에서 가장 긴 낙동강길 중에서 제가 보기에 제일 아름다운 곳이죠. 드넓은 진영평야를 지나면 갑자기 산간지대로 들어서서 압도적인 대비감과 입체감을 줍니다. 마지막 추천 길은 행주산성에서 파주 통일전망대까지입니다. 여기도 30km 가량 되는데, 한강(정확히는 자유로)을 따라서 서울과 일산을 벗어나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여정 자체가 특별합니다. 길은 그리 편안하지 않지만 서울 지척에서 보는 전원풍경과 아직도 조악한 근교의 현실, 남북의 대치상황까지 여러 가지를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자전거 여행 정보를 찾고 싶다면, 월간 <자전거생활> 홈페이지를 비롯해 자전거 관련 정보와 뉴스를 다루는 온라인 매체 <바이시클 뉴스> 등이 있다. 제품 구매로 유명한 사이트는 ‘자전거나라’ ‘한양MTB' ’MTB랜드', 동호인 커뮤니티로는 ‘자출사’(자전거로출퇴근하는사람), ‘자연사’(자전거여행을사랑하는사람), ‘도싸’(도로사이클) 등이 유명하다.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김병훈 저 | 원앤원스타일
이 한 권의 책만 있다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방대한 양의 자전거 정보와 다양한 사진을 수록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루함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저자가 직접 자전거를 타면서 느꼈던 고민과 일반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정보들을 담았다. 이에 더해 자전거를 타고 가볼 만한 국내 여행지를 19가지 코스로 정리했다. 또한 자전거길 코스 지도를 특별부록으로 수록해, 지도 한 장만 들고도 자전거 라이딩을 하며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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