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여행에는 캐릭터가 필요해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봉현 작가와 함께한 한여름 밤의 스케치
8월의 여름 밤, 홍대 피노키오 책방에서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의 저자 봉현 작가와 함께하는 일러스트 수업이 열렸다. ‘한여름 밤의 스케치 여행’이라는 이름 아래, 평소 여행 스케치를 꿈꾸던 독자들이 모였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봉현 작가이지만 연필을 든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였다. 사진 촬영을 수줍어하는 작가와 독자들의 만남. 카메라보다는 스케치북과 연필을 들어야 하는 시간이었다. 짧은 작가 소개와 함께 빈 노트에 자신만의 캐릭터를 그려보라는 봉현 작가. 작은 책방에 옹기종기 모인 독자들은 금세 자신의 얼굴을 형상화한 작고 귀여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독자들은 봉현 작가의 도움 없이도 뚝딱 그림을 그려냈지만, 봉현 작가의 색칠이 더해지자 캐릭터에 생기가 돌았다. 공원 속을 걷고 있는 여행자, 파리 에펠탑 앞에서 손을 흔드는 청춘, 2층 다락방의 창문을 활짝 젖히며 방긋 인사하는 소녀 등 각자가 상상하는 여행지에서의 모습을 그렸다.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는다. 그림을 그리려고 파리에 왔다. 그림은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왜 세상에 태어났는지 느낄 수 있고, 조금 더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그러기에 무엇을 그려야 할지, 어떻게 그려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상태의 흰 종이는 늘 두렵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몰라 늘 나 자신의 모습을 그리거나 길가의 건물이나 나무를 그리곤 했다. (p.9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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