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알츠하이머에 걸린 늙은 살인자와 캐미가 잘 맞았죠”

『살인자의 기억법』쓴 김영하 작가 프리미어 낭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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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4일, 김영하 작가의 신간 『살인자의 기억법』이 출간됐다. 그리고 출간 당일, 작가의 육성으로 소설을 만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였지만 낭독회가 열리는 강당에는 1000여 명의 독자들이 길게 줄을 섰다. 김영하 작가에 대한 독자들의 팬심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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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독자들 곁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힐링 도서와 자기 개발서에 내주었던 자리를 다시 찾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중견작가들의 탄탄한 작품들이 연이어 출간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여름, 그 중심에 작가 김영하가 있다. 이날 낭독회는 김영하 작가의 팬이기도 한 가수 이적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밴드 MOT의 보컬이자 비디오 아티스트인 이이언이 직접 제작한 북트레일러도 상영되었다. 특별한 기획이었다. 낭독회가 시작하자, 작가 김영하는 책이 나온 날에 책을 읽은 독자와 읽을 독자, 그리고 책을 샀지만 읽지 않을 독자들과 이런 행사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는 재치 있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적: 집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김영하: 올 1월 정도에 이걸 써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잘 안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70대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라는데 주위에서 난색을 표하기도 했고요. 그래도 꼭 쓰고 싶었어요.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라는 착상은 10년 전쯤 시작되었는데, 적절한 문체가 얻어지지 않아 쓸 수가 없었죠. 그러다 이번에 가벼운 마음으로 몇 장 썼는데 이 할아버지가 저를 확 끌어당기더라고요. 기억이 깜박거리는 사람의 이야기를 1인칭으로 끌고 가는 데에 한계가 많았어요. 중반쯤 쓰고 나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접을까도 생각했는데, 이걸 내가 쓰지 않으면 아무도 안 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시작한 이야기니 내가 끝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적: 소설만큼이나 짧은 시간에 임팩트 있게 쓰셨네요.


김영하: 네, 소설마다 쓰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다른 소설들에 비하면 훨씬 짧은 기간에 끝났어요. 서너 달 안에 마친 셈이니까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같은 경우는 많아 썼다가 다시 고치고하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중간에 방황하는 시간들도 많았고요. 그런데 이 소설은 인물과 제가 캐미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하루에 한 두 문장 밖에 쓸 수 없었지만 어쨌든 꾸준히 쓸 수 있었죠. 


이적: 소설 속 이야기의 어떤 점이 작가님을 매혹시켰나요?


김영하: 저는 아이러니가 있는 인물을 좋아해요. 어떤 인물이 오랫동안 다뤄졌던 전형적인 방식이 있죠? 그런 방식을 비트는 아이러니를 재미있어 합니다. 연쇄살인범인데 알츠하이머. 이런 조합들이 만들어 내는 캐릭터의 충돌 안에서 흥미로운 게 나오는 것 같아요. 두 번째로 저는 기억의 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망각이나 잊혀진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렇고요. 또 살인에 대해서도 어린 때부터 많이 생각했어요. 사람이 사람을 왜 죽일까에 관심이 많았고. 살인에 대해서도 어릴 때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셜록 홈즈를 보면 단편 하나씩 한 명이 죽잖아요. 그런 소설들을 보면서 과연 인간이란 종족은 왜 서로 죽이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죠. 그러니까 살인과 기억이라는 오랫동안 고민했던 문제들이 화학작용을 일으켰던 것 같아요. 또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십 몇 년 전에 <내 머릿속에 지우개>라는 영화를 각색한 적이 있어요. 그때, 만약에 내 버전으로 쓴다면 뭘 쓰는 게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알츠하이머에 걸린 늙은 연쇄살인범에 대한 생각은 그 때 떠올린 거예요. 십 년 동안 여기에 맞는 이야기를 만나지 못했다가 이제야 쓰게 된 거죠. 


이적: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람의 1인칭 시점으로 쓰는 일에 기술적인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아요. 


김영하: 사실 편하게 쓰려면 전지적으로 내려다보며 쓰면 돼요. 하지만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없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으니까요. 1인칭으로 주인공에게 허락된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것을 쥐어 짜는 데서 창의적인 게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가서는 왜 전 세계 작가들이 이런 이야기를 쓰지 않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하지만 끝까지 투지를 가지고 썼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등장인물이나 작가를 통해 설명하는 건 쉬운 방식이죠. 저는 그보다 구성 전체 독자들에게 말하게 하고 싶었어요. 공허함, 죽음을 앞둔 자의 마음을 소설 구성자체로 느껴지게 하고 싶었죠. 이 소설은 빈칸이 많잖아요. 주인공의 기억이 앞뒤가 안 맞기도 하고, 툭툭 끊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퍼즐처럼 맞춰 가다 보면 독자들이 독특한 독서체험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밀고 나갔지요.


이적: 이 소설을 읽으면서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낯선 곳으로 끌려 들어가는 느낌이요.


김영하: 저는 잘 알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에서 보고 싶지는 않아요. 낯설지만 이상하지만 그렇지만 친숙한 데가 있는 세계에 매력을 느끼는 편이거든요. 제가 그런 걸 좋아하니까 그렇게 쓴 거겠죠? 주인공은 낯설고 위험한 인물인데 유머에는 반응하잖아요. 이번 작품을 쓰면서 사이코패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어요. 공감은 못하지만 유머는 구사한다고 하더라고요. 차갑고 싸늘한 유머죠. 그런 부분이 작품의 낯선 분위기를 만들었을 것 같네요.


이적: 뉴스에서 70대 소매치기 일당이 경찰에 잡혔습니다, 라고 하는 걸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우리에게 70대는 굉장히 평면화 되어 있잖아요. 어떤 인물로 살아있는 게 아니라 하나같이 그저 노인들로 생각되죠. 그런데 알고 보면 70대 중에 얼마나 다양한 인물들이 있겠어요. 저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주인공 나이를 궁금해 하다가 어, 나이가 꽤 있네, 하고 놀라고 또 의외로 지적이잖아, 하고 놀라고 계속해서 제가 가진 고정관념들을 깨트리는 작업이 있었어요. 


김영하: 우리가 아는 노인의 이미지가 해체되고 그러면서 이 인물 안에 숨어있는 악마 같은 모습이 쓱, 등장할 때 굉장히 싸늘해지죠. 그런데 이 인물이 지식인은 아니죠? 어르신들 만나보면 독학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읽으시는 분들도 많죠. 도올을 좋아하시면 도올의 책만 스무 권, 또 도올이 추천한 책만 책꽂이에 놓고 그것만 읽는 거예요. 또, 자신만의 이상한 체계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어요. 여기 이 살인자 역시 그렇죠. 미당의 시를 엉뚱하게 이해해요. 첫날 밤, 신랑이 신부를 살해하고 도주한 이야기로 말이죠. 또 반야심경 같은 텍스트를 자기변명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니체의 초인적 의지 역시 살인을 변명하는 내용으로 가져다 쓰죠. 유식하다거나 지식인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 끊임없이 고전만 읽죠. 이 부분은 어르신들의 특징을 가지고 온 거예요.


낭독회가 중반부로 달려갈 즈음, 이적은 『살인자의 기억법』 북 트레일러를 소개했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언이 만든 북 트레일러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영상을 통해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독자들의 감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 트레일러를 만든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언을 무대로 초대했다.


                 

이적: 처음 북 트레일러를 만드셨던 게 언제인가요?


김영하: 2010년 경이에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를 출간하며 이이언 씨와 함께 북 트레일러를 만들었어요. 그 때 나온 작품은 제 목소리에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한 북 트레일러였죠. 이번 작품은 한층 더 멋진데, 제가 전 세계 북 트레일러들을 찾아보았지만 이런 건 처음 봐요. 소설 속 주인공도 기억이 계속해서 끊어지잖아요. 작품 구성도 그렇게 되어 있고요. 북 트레일러를 보면 무언가 자라나는데 계속해서 끊어지고 그 안에서 신경 가닥 같은 게 다시 뻗어나가다가 또 끊어지고 하는데 정말 소설의 분위기를 정확하게 잘 뽑아내는 것 같아요. 구현하는 게 간단하진 않으셨죠?


이이언: 지난 번 작품은 순수하게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만 만들었는데, 비주얼 적인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기본 틀을 만든 다음, 현재 가장 상업적인 최신 CG프로그램을 배웠어요. 이번 작품을 만드는데 1700대의 컴퓨터가 사용되었어요. 처음에 제작을 구상했을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이죠. 열심히 CG를 배워서 데이터를 화면으로 뽑아봤는데 저희 집에 있는 컴퓨터 네 대를 연동해서 한 프레임을 만드는데 한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총 3천 프레임이 필요한데 그럼 3천 시간이 필요한 거예요. 마감까지 보름이 남았는데, 3천 시간이면 100일이 넘어가죠. 아이디어를 내고 구상도 다 마쳤는데 구현이 안 되는 상황이죠. 고민 끝에 찾아보니 해외에 이런 부분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곳이 있더라고요. 독일에 외주를 맡겨서 1700대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이적: 어마어마하네요. 김영하 작가님의 책을 읽은 소감을 여쭤봐도 될까요?


이이언: 책이 나오기 전에 메일로 PDF파일을 받았거든요. 새벽 한 시쯤 메일을 확인했어요. 무심코 열어봤다가 그대로 쭉 읽었죠. 우와, 엄청나다, 하고서 잠이 들었어요. 그렇게 자다가 일곱 시쯤에 잠깐 잠이 깼는데 그 소설이 다시 생각이 난 거예요. 마지막이 대체 어떻게 된 거였지, 하고 일곱 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처음부터 다시 읽었어요. 정말 그 정도로 파괴력이 있고 후유증이 남는 작품이었어요.


김영하: 이렇게 제 소설을 좋아해주는 다른 아티스트들을 만나서 교류하면서 산다는 게 작가로서는 굉장히 행복한 일입니다. 이적 씨나 이이언 씨와는 여러모로 비슷한 취향이 많아요. 건조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책, 위험하고 도발적인 책들을 좋아해서 모여서 이야기하면 상당히 즐겁습니다. 그런 인연과 함께 작업을 하는 것도 반가운 일이죠. 저는 지난번에 했던 것을 변형해서 사용하자고 했는데, 이이언 씨가 반복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대단한 게 나올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역시 이렇게 멋진 결과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적: 『살인자의 기억법』에 대한 평들을 보면 후반부에 나이든 킬러와 젊은 킬러가 만나 진검 승부를 할 것 같은 기대감이 있는데 결말이 전혀 달랐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어디까지가 실제 있었던 일이고 어디까지가 환영인지 알기도 어렵잖아요. 


이이언: 저도 처음 읽었을 때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하고 잠들었는데 자다 깨니 그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읽은 거죠. 그랬더니 생각이 또 조금 달라지더라고요. 어쩌면 우리로서는 진실을 알 수 없다는 게 맞지 않을까요? 한 번 더 읽으면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할 것 같아요. 


김영하: 이 소설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인, 특히 별로 떳떳하지 않은 노인의 이야기를 노인의 입으로 듣는 거잖아요. 『오딧세이아』를 읽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오디세우스의 모험 이야기는 모두 오디세우스가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전까지는 모두 오디세우스가 어디에 갔느냐는 이야기만 나오죠. 오디세우스가 나타났을 때는 그는 전설이 되어 있고, 사람들은 오디세우스에 대한 노래를 지어 부르고 있습니다. 그때 나타난 오디세우스가 직접 내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하죠. 그런데 이 오디세우스라는 사람은 트로이 목마를 만든 머리가 좋은 사람이잖아요. 과연 이 이야기를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요? 사실 이십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오디세우스가 들려주는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니까요. 우리가 아는 모험의 환상적인 부분은 모두 다 이 부분에 들어있어요. 호메로스의 놀라운 솜씨죠.


이 소설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불완전한 의식을 가진 살인자라는 점에서 독자는 화자를 의심합니다. 하지만 이 인물이 매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그 결함을 스스로 채워가며 읽는 거예요.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닐 거야, 인간적인 면이 나올 거야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뒤로 가면서 점점 더 이상 붕괴를 막을 수 없는 지점까지 가게 되죠.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남들이 생각하는 모습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커졌을 때, 망상이 생기게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저도 두 살인자의 대결 같은 결말을 생각해 봤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갈 수 없는 무언가가 소설 앞부분에 있었어요. 이 결말이 인물에 걸 맞는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움베르트 에코나 보르헤스가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소설이 미로 같은 소설이잖아요. 이쪽으로 들어가도 저쪽으로 들어가도 나올 수 있는 여러 가지 미로가 있는 소설이요. 이 소설은 그런 식으로 다양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억이나 살인의 문제로도 읽을 수 있고요. 인간의 한계에 대한 문제로 읽을 수도 있고요. 어떤 독자 분이 이 소설을 읽고 무섭다고 이야기하셨어요. 살인자가 무섭다는 게 아니라 이렇게 강한 사람도 무너지는 걸 막을 수 없는데 언젠가 나도 무릎을 꿇겠구나, 하는 공포를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이적: 작가님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지금 부산에 터를 잡고 계시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지내실지 궁금합니다


김영하: 당분간 부산에 살면서 소설을 쓸 생각이에요. 부산이 소설에 집중하기 참 좋은 곳입니다. 단편들 쓰면서 호흡을 좀 가다듬고 나서 장편을 다시 써야겠죠. 장편 쓸 때가 행복해요. 연기 방법 중에 메소드연기법이라는 게 있잖아요. 소설가도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어요. 저는 이런 인물을 만들어 놓으면 한동안 그 인물이 할 법한 말을 하고, 그 인물이 들을 만한 음악을 듣고, 읽을 만한 책을 읽고 하거든요. 그런 것도 소설가로 사는 즐거움인 것 같아요. 한 인물 속에 들어가서 일 년, 이년 살고 나오는 거요. 또 그런 소설을 찾아봐야죠. 


낭독회를 마무리하며 작가 김영하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빌어 ‘2013년 7월 24일에 7시부터 9시까지 이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것이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세월이 지나도 이 시간을 잊지 않을 거라는 작가의 말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독자들이 손에 들고 있는 『살인자의 기억법』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부지런을 떨어 신간을 예약하고, 궂은 날 낭독회를 찾아온 참 든든한 독자들이었다. 늘 앞선 감각으로 독자들을 찾는 작가 김영하와 그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만나 빚어낸 단단하고 빛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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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저 | 문학동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며 딸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는 잠언들, 돌발적인 유머와 위트, 마지막 결말의 반전까지, 정교하고 치밀하게 설계된 이번 소설에서 김영하는 삶과 죽음, 시간과 악에 대한 깊은 통찰을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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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연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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