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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가 맡은 '최영' 캐릭터에 가장 애착 느꼈다 - 『신의』송지나 작가

드라마 <신의>를 소설로 만나보자 송지나 작가의 현재 꿈은 “놀고 먹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작품 보기” 상상력을 제한하는 이가 아무도 없는 ‘소설’,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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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드라마 역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작가 송지나가 첫 번째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지난해 이민호, 김희선이 출연해 화제가 됐던 드라마 <신의>를 소설로 집필한 것. 『신의』 1,2권을 펴내고 지난 12월, 뉴질랜드로 떠난 송지나 작가는 3,4권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다.

김종학 감독과 송지나 작가가 만난 드라마 <신의>는 시청률 대비,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작품이다. 김희선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됐지만, 판타지 액션 멜로를 표방하는 ‘퓨전 사극’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시청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하루는 메디컬에 초점을 맞췄다가 다음날은 코믹 로맨스에 집중하고, 그 다음 회는 액션 활극에 힘을 주고…. 그간에도 장르의 경계를 허문 작품들은 많았지만 이토록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작품은 흔치 않았다.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카이스트>, <태왕사신기>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송지나 작가는 “<신의>를 쓰는 건, 매회 미션 임파서블이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쓰면서 손이 떨려서 타자를 치기 힘들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그래서일까. 극중 주인공 최영(이민호)이 손을 떨 때, 마치 자신과 동일시 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소설 『신의』로 시청자가 아닌 독자 팬들을 만나고 있는 송지나 작가를 <채널예스>가 서면으로 만났다.




소설

방송대본만 쓰다가 소설집을 처음으로 출간했습니다. 첫 장편소설을 쓴 소감은 어떤가요?

드라마 <신의>라는 작품은 제작여건상 드라마로 못 다한 이야기들이 좀 많았어요. 그 모자라는 것을 시청자들이 먼저 아셨던 것 같고요. 써보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먼저 있었고, 마음속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 제가 그 요구에 응했다는 수순이었어요. 대학 때 소설가를 꿈 꾼 적은 없었지만, 소설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기자가 꿈이었어요.


신의

드라마 <신의>는 작가님께 어떠한 작품인가요? 다른 드라마 작품을 쓸 때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원래 다른 분들이 준비하던 작품이었는데 제가 중간에 들어가게 된 거였어요. 기획단계부터 어려움이 많던 작품이었나 봐요. 그런 와중에 김감독님이 작품의 초안들을 보여주면서 아이디어를 요청하면 그냥 생각나는 대로 도움을 드리기 시작했는데. “그런 이야기 말고 이런 이야기는 어떠세요?’’ 하면서 제 머리 속에서 아이디어가 마구 저 혼자 발전해나갔어요. 사실 여러 여건을 보았을 때, 제가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들어가면 안되었는데요(웃음). 사실 남들에게는 제가 의리로 참여한 것처럼 포장을 해왔는데. 실상은 제 머리 속에서 마구 이어지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 이야기에 끌려서 스스로 기어들어가게 된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하니까 그러네요. 아. 왜 그랬을까!


애정

최영, 유은수, 기철 등 다양한 인물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은 누구였나요? 캐릭터를 만들 때, 작가님만의 기준이 있나요?

드라마 작가는 각 등장인물들에 각각 빙의 되어서 써야 되요. 그래야 각 상황에서 이 인물이 어떻게 반응을 할지 알 수 있거든요. 아니면 열이면 열, 다 나하고 똑 같은 반응과 말투를 쓰게 되니까. 그런 작업을 하면서 그 중에 누구에게 특히 애착을 두거나 그러진 못해요. 그런데 소설로 작업을 하다 보니까 최영의 캐릭터를 가장 많이 묘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아마 최영이 제가 들어가기가 가장 쉬운 캐릭터인가 봐요. 캐릭터를 만들 때 기준이라면, 글쎄요. 내가 알 수 있는 인물이어야겠지요. 모르는 인물을 데리고 쓰려면 매번 막혀요. 얘가 뭐라고 말할지 무슨 짓을 할지 도통 몰라서요.




지도자상

<신의> 제작발표회에서 김종학 PD가 “<신의>를 통해 현재 시점에서 대중들이 원하는 지도자상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는데, 작가님은 공민왕을 통해 어떤 지도자상을 보여주고 싶었나요?

이상적인 지도자보다는 이상적인 지도자를 만들 수 있는 백성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할까요? 대사 중에 그런 게 있어요. 최영이 하는 대사였어요.

최영: 어르신들께서 원하시는 주상은 대체 어떤 분입니까? 처음부터 제갈공명의 머리를 갖고 태어나, 백성들에겐 부처와 같이 자비롭고, 따르는 자들에게는 부와 명예와 만수무강까지 내려주는, 그런 분을 기다리고 계십니까?
익재: 다시 묻지. 자네. 최영. 어째서 이번 주상인가.
최영: 제가 처음으로 스스로 택한 주상이기 때문입니다.
익재: 무엇이 자네로 하여금 스스로 택하게 하였는가.
최영: 나약하시어 때로 겁도 내시고, 결정을 내림에 혼란스러워 하시고.
          저지른 일에 자주 후회도 하시는 분입니다만. 이 분은, 부끄러움을 아셨습니다.
익재: 부끄러움….
최영: 그래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이 분. 그 부끄러움에 둔해지기 전에 지켜드려야겠다고. 답이 되었습니까?

드라마 VS 소설

소설 『신의』는 대화 위주의 전개가 굉장히 빠르게 읽힙니다. 집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드라마 <신의>와의 차별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소설 『신의』를 작업하면서 가장 바랐던 것은. 독자들이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화면처럼 보아주면 좋겠다, 그 등장인물의 하나하나가 되어 느껴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각 상황에 따라 일인칭과 삼인칭을 혼재하고 현재진행형과 과거형을 섞어서 묘사했어요.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 중의 누군가의 시점이 돼서 바라볼 수 있게 하려고요. 그것이 속도감과 현장감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시도했는데 쓰는 입장에서는 매 상황마다 구성과 계산이 필요해서 좀 후회했어요. 쓰면서(웃음).


드라마작가 VS 소설가

드라마작가와 소설가는 모두 글을 쓴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매체가 다르기 때문에 문체부터 모든 게 다릅니다. 각각의 매력을 말씀해주신다면?

드라마는 아무래도 돈을 많이 벌고요(웃음). 드라마작가로서의 저는 그저 건축 설계도를 그릴 뿐이고, 스태프와 배우 분들이 최종의 작품을 만들어 주시는 거니까 핑계 대고 비빌 언덕이 있는 셈이지요. 책은 작가로서 존중을 받는다는 느낌이 매력적이고, 그보다 더 큰 매력은 소설은 상상력을 제한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거예요. 드라마는 제작여건상 쓸 수 없는 것이 쓸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으니까요.




판타지

<태왕사신기> 이후에 판타지 작품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만났는데, 평소 판타지 작품을 좋아하시나요? 작가 송지나가 현실에서 꿈꾸는 판타지는 무엇인가요?

판타지 작품을 좋아해요. SF도 좋아하는데 그 분야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제가 꿈꾸는 판타지라면, 일년쯤 미래를 오가는 타임머신. 제 컴퓨터를 뒤져서 제가 써놓았을 작품을 복사해오는 것이에요.


명대사

드라마 <신의>에서 작가님 스스로 생각하는 명대사, 또는 주제가 들어있는 대사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대사는 “괜찮다고. 다 잘될 거라고. 이제 시작이라고“이고요. 시청자 분들이 자주 거론하는 대사는 “잠 깨라고. 일어나라고. 살아보라고“인 것 같아요.


힐링

작가로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을 텐데, 어떻게 푸는 편이신가요? 평소 즐기는 취미나 좋아하는 책, 영화는 무엇인가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제 홈페이지에서 놀기, 게임하기, 다른 글 쓰기입니다.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는 따로 없고 잡식입니다. 다 좋아해요. 읽고 볼 시간만 주세요.


다시 꿈

드라마작가로서 정말 꼭 쓰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현재의 꿈은 무엇인가요?

현재 저의 꿈은 놀고 먹으면서 남들이 만든 재미있는 작품을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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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1
송지나 저 | 비채
드라마에서 소설로 진화한 『신의』! 고려시대의 무사 최영, 현대의 여의사 유은수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과 진정한 왕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판타지와 역사의 경계에서 피어난 사랑이야기로 스피드한 문체, 기발한 착상, 무규칙한 형식 등 결코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작가 송지나만의 문학세계를 만날 수 있다. 독특하면서도 개성에 충실한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긴장과 충돌을 유발하고, 영상의 한 장면처럼 짧게 조각내어 병치한 단락들은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이끌어내면서 끊임없이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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