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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80% 양반 성씨, 참 특이하다”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천명관

이야기꾼 ‘천명관’의 질주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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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즉, 이소룡이 죽은 지 40년이 되는 2013년. 모르긴 몰라도 이소룡을 향한 숭앙과 경배, 추모, 이벤트가 줄을 설 것이다. 『나의 삼촌 브루스 리』는 그 40주기를 향한 워밍업으로 봐줘도 좋겠다. 이소룡 혹은 브루스 리, 어느 누구도 따라하거나 흉내 내지 못할 유일의 장르. 아직 우리를 가슴 뛰게 만드는 이름. 당신에게 이소룡은 무엇인가요?

이소룡. 여전히 살아있는 이름이다. 죽은 지, 올해로 39년이 됐지만, 그 이름은 대중문화를 통해 계속 오르내린다. 최근의 예만 봐도 그렇다. 이소룡의 무예 스승인 ‘엽문’이 시리즈 영화로 제작됐고, 그 영화를 통해 어린 이소룡도 언뜻 비췄다. 이소룡을 향한 배우들, 특히 중국 배우들의 애정도 남다르다. 주성치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이름, 과거 세대의 향수를 자극한다. 괴성에 가까운 “아뵤~”는 또 얼마나 정겨운 소리인가. 요절한 무도인 배우, 이소룡의 출연작, 《당산대형》(唐山大兄; The Big Boss), 《정무문》(精武門; Fist of Fury), 《맹룡과강》(猛龍過江; The Way of the Dragon), 《용쟁호투》(龍爭虎鬪; Enter the Dragon), 《사망유희》(死亡遊戱; Game of Death)는 다양하게 변주되거나 인용되기 일쑤다.

마침내 우리나라 소설에서도 그의 이름이 호명됐다. 천명관이 그를 불러냈다. 이소룡을 흠모했던, 이소룡을 꿈으로 가졌던 남자의 일생을 다룬 작품, 『나의 삼촌 브루스 리』가 그것이다. 예스24 인터넷 연재를 통해 이소룡이 살아났다.

“- 사, 사, 사람들은 이, 이소룡이 주, 죽었다고 생각해. 무, 무, 물론 진짜 죽었지. 하, 하, 하지만 여, 영화 속에선 죽지 않았어. 여, 영화를 보면 아, 아직 새, 새, 생생하게 살아서 우, 움직이거든. 도, 도, 돌려차기도 하고 싸, 쌍절곤도 돌리고…… 그, 그, 그러니까 이소룡의 영화를 찍는다는 건 주, 주,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내는 것과 똑같은 거야.”(1권, p.216)


지난달 5일, 서울 서교동 상상마당의 향긋한 북살롱. 이소룡을 불러낸 작가, 천명관이 초대돼 독자들과 만났다. 그의 절친이자 문우인 박민규 작가가 함께 자리를 빛냈다.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의 의미를 담아 ‘쌍절곤 아티스트’의 쌍절곤 무술시범이 펼쳐졌다. 이소룡의 무술이 단순한 무술로 그치지 않고 무예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거기 있었다. 쌍절곤을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것. 그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아뵤~

그러니까 거기, 이소룡이 있었다. 이소룡이 못다 이룬 꿈, 브루스 리를 선망했던 삼촌의 꿈도 있었다. 아름다웠다. 20세기의 문화적 아이콘을 21세기에도 기억할 수 있음은 행복한 일이다. 나도 한때는 이소룡이었으니까. 쌍절곤에 온 몸이 패이고 멍들어도 ‘아뵤~’를 외쳤던 세대였으니까.

“그러니까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니야. 정말 창피한 건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게 되는 거야.”(2권, p.107)


내년. 즉, 이소룡이 죽은 지 40년이 되는 2013년. 모르긴 몰라도 이소룡을 향한 숭앙과 경배, 추모, 이벤트가 줄을 설 것이다. 『나의 삼촌 브루스 리』는 그 40주기를 향한 워밍업으로 봐줘도 좋겠다. 이소룡 혹은 브루스 리, 어느 누구도 따라하거나 흉내 내지 못할 유일의 장르. 아직 우리를 가슴 뛰게 만드는 이름. 당신에게 이소룡은 무엇인가요?

“브루스 리는 이전의 액션영화와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창조해 냈다. 구태의연한 신비주의에서 탈피해 육체성과 현실성을 강조한 그의 스타일은 그에게서 비롯되어 그에게서 끝이 난, 말하자면 그가 창조하고 죽음을 통해 스스로 종결 지은 비운의 장르였다.”(1권, p.168)


영화에 대한 3부작이라고 했다. 영화를 소재로 한 이번 작품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천명관, 이하 관) 의도한 것은 아닌데, 잘 다룰 수 있고, 알고 있는 것이 영화였다.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를 이번까지 하겠다고 해서 하게 됐다. 소설을 쓴지 8~9년 되다보니 소설에 대해 전념하기 위해 마음 한 구석에 있던 무언가와 접점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첫 소설 『고래』에선 주인공이 극장을 짓고 그 안에서 최후를 맞이합니다. 『고령화 가족』의 주인공은 영화감독이었죠. 이번에 쓰는 소설은 이소룡이 되고자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이것을 끝으로 나는 더 이상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내가 개인적으로 영화에 보내는 작별인사입니다.”(2권, pp.369~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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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두 분은 원래 잘 알고 지냈나?

답변

(관) 등단을 비슷한 시기에 했다. 2003~2004년 나는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데뷔하고, 박민규는 문학동네 작가상으로. 시상식을 몰아서 연말에 했는데,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부터 알게 됐다. 말하자면 등단 동기라고나 할까? 그래서 지금까지 문우로 지내고 있다.

질문

박민규 작가는 첫 만남을 어떻게 기억하고, 천명관 작가의 이번 소설을 어떻게 봤나?

답변

(박민규, 이하 규) 천 작가가 말했듯, 등단 동기지. 여러 매체가 있는데, 같은 매체로 등단한 인연이다. 시상식에 가면 수상자 대기실이 있는데, 조그만 부스 안에서 처음 만났다. 군대로 치면 훈련소 내무반 동기쯤? (웃음) 여하튼 재밌게 지내고 있다.

작가로서의 천명관을 말하자면, 재능이 아주 큰 작가다. 『나의 삼촌 브루스 리』를 시작하기 전에 이런 말을 나눴다. 어떤 이야길 쓸 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소소하게 개인사야, 라고 그랬더라. 나는 소소한 개인사를 다룬 얇은 책이 나올 줄 알았는데, 소소하게 3000매를 쓰더라. (웃음) 다음에 방대한 이야기를 쓴다고 할까봐 두렵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질 것 같은데, 천명관이라는 이야기꾼의 질주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질문

소소하게 안 쓰면 대하소설이 나올 것 같다. (웃음) 시나리오 작가도 했는데, 그때 경험이 소설 창작에 도움이 되나?

답변

(관) 내게 이야기꾼이란 칭호가 붙는데, 대단한 착각이다. 어릴 때, 소설은 그냥 재밌는 이야기였다. 재밌으니까 우린 봤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야기 전통이 사라지고, 90년대 이후 사소설적 경향, 내면성 등으로 문학이 흘러갔다. 그래서 내가 특이한 작가처럼 말하는데, 나는 외려 지극히 평범한 전통 속에서 있다. 90년대 특이한 스타일의 문학이 나온 거다.

나는 결국 소설이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갈 것으로 믿는다. 내가 남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전통적인 이야기,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에 늘 끌린다. 구전음악 같은 것에도. 그런 흐름 속에 내가 있는 것이고, 나는 그런 전통을 잇는 것에 만족한다.

질문

독자의 댓글 중, 이번 소설에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가 떠오른다는 게 있더라. 다른 점은, 오락에 그치는 게 아니라 보통사람의 애환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민중문학의 맥을 잇는 것도 같다. 타란티노 좋아하나?

답변

시나리오 작가 시절, 타란티노 영화를 보고 절망감 비슷한 걸 느꼈다. 우린 뭘 해야 하나, 싶어서. 타란티노 감독이 나랑 동갑이거든. 새로운 시대의 민중문학은 박민규 작가에게서 나오는 것 같다. 민중문학, 우리 시대엔 익숙하면서도 복잡한 소회가 있다. 박민규 소설에선 왜소하고 절망에 빠진 고독한 개인이 사회 시스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도 꿈을 꾼다. 나도 그런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있지만, 민중문학은 나보다 박민규 작가에게 더 잘 어울리는 타이틀 같다.

“도대체 왜 정 기자처럼 똑똑하고 의연한 사람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아무리 불량배고 불순분자라고 하더라도 사람을 이렇게 두들겨 패고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하는 게 과연 올바른 걸까? 그렇게 해서 뭐가 순화되는 걸까? 그리고 이런 계획은 도대체 누가 세우는 걸까?”(1권, p.333)


질문

이번 소설, 젊은 층과 이소룡 세대, 그 이상 세대까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70년대를 묘사할 때 주안점을 둔 것이 있다면?

답변

최근에 아버지와 대화를 많이 나눈다. 창비 블로그에 새 소설을 연재하는데, 오늘이 첫 연재(<길의 노래>)한 날이다. 무대가 1950년대다. 내가 이때를 몰라서 아버지에게 전화해서 물어본다. 어떤 주전부리를 팔았느냐와 같은. 아버지에게 여쭤보면 무척 좋아하신다. 그때 팥죽도 있었다는 것과 같은 이야길 하시는데, 그날 이후 생각나실 때마다 전화를 주신다. (웃음) 어머니도 번갈아 경쟁적으로 전화를 하신다. 시간 날 때마다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70년대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일부러 자료조사를 했다기보다 머릿속에 어린 시절 풍경이 있다. 어떤 잡초가 피고 담장 아래 어떤 풀이 자라는지, 극장이나 골목 풍경이 어땠는지. 다행히도 여러 곳을 다니며 살았다. 그런 것을 떠오르는 대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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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박 작가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쓴 바 있다. 이번 천 작가의 소설을 보면서 떠올린 추억이나 공감한 것이 있다면?

답변

(규) 정말 많이 공감하지. 나도 비슷한 시대를 살아왔고. 지금 장편소설을 하나 쓰고 있는데, 배경이 1980년대다. 주인공은 남자 고등학생이고, 소설에 삼촌이 잠깐 등장한다. (웃음) 『나의 삼촌 브루스 리』를 보신 분들은 다시 삼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는 묘한 시절이다. 그전까지 농경사회에 가까웠는데, 갑자기 개발도상국이 돼서 어느 날,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하고 선진국이 됐다며 난리를 친 시절이다. 1980년 무자비한 살육도 있었고. 나는 그때 10대였는데,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 국민들은 메스 게임하듯 차를 갖고 집을 사고 대학을 나와야 하는, 그런 뜨거운 에너지로 한 나라가 단결한 시대였다.

소설을 쓰면서 주목하는 부분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의 80% 이상이 양반 성씨라더라. 그게 사실이라면 조선은 매우 이상한 나라다. 전 국민의 85%가 양반이고, 나머지가 아니라면, 지금 그 확률과 흡사한 것이 있다. 지금 한국의 대졸자 퍼센트가 비슷하다. 이런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그런 면에서 한국 사회가 아주 특이하고 특수한데, 그런 이상한 기초가 다져진 시대가 80년대라고 본다.

(관) 이소룡과 관련한 이야기를 쓴다고 하니까, 박 작가가 매우 좋아하더라. 오래 전 술자리에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둘 다 이소룡을 좋아했다. 나보다 박 작가가 (이소룡을) 훨씬 더 잘 안다. 70년대 마니아라고 할 정도로 대중문화에 관심도 많고. 그때 이소룡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몇 년 뒤 이소룡 이야기를 한다고 하니까, 일본에서 이소룡 피겨를 사 주더라. 그만큼 박 작가가 많은 영감을 줬다.

질문

이야기가 즐겁다는 건, 실감나는 캐릭터의 향연이 아닌가 싶다. 이런 캐릭터, 어떻게 창조하고 배치했나?

답변

(관) 소설을 쓸 때, 소박한 즐거움이 있다면 주인공보다 주변 인물을 만들어낼 때다. 주인공형 인물은 재미없을 수 있다. 반면 조연들은 다양하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고. <친구>라는 영화를 보면 유오성과 장동건이 주인공인데, 나는 이들은 재미가 없었다. 오만하고 이기적인 주인공들에 흥미가 없었고, 정운택에 더 관심이 갔다. 익살꾼, 흔쾌히 조연이나 엑스트라를 맡는 인물에 애정이 간다. 그래서 소설에서 조연이나 엑스트라를 다룰 때 재미있다. 내 소설의 인물도 대부분 현실에서 만나는 친구, 가족 등인데, 표현을 과장되게 할 뿐이다.

질문

천 작가의 소설을 보면, 해학과 구성진 묘사 등 판소리 완창을 듣는 느낌이 있다. 박 작가가 보기엔 어떤가? 평소에도 그런가?

답변

(규) 상당히 차이가 있다. (웃음) 인간적으로 보면 보편적인 사람이다. 합리적이고. 사실 작가들이 일상생활을 잘 못 한다. 이야기의 향연, 이런 것은 그냥 소설로 즐기고, 천 작가도 보편적인 인간이구나 하면서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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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이번 소설에 대해 한 기자가 “천명관의 소설은 늘 실패한 자와 손을 잡았다. 이번에도 우리 편”이라고 했다. 이번 작품을 보면 겉으론 차가운 것 같아도 속으론 따뜻한 사람의 것이고, 힘겹게 사는 사람을 위로하는 것 같다는 평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답변

(관) 성공한 사람의 성공스토리는 소설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지. 가령, 인간 승리극? 나는 다들 루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가고 애정이 있다. 다른 작가들도 그렇다. 나만 그렇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참, 이번 소설은 인터넷 연재를 했는데, 그림을 매일 그려준 분(이강훈)이 있다. 원고가 언제 올 줄 모르는데, 얼마나 짜증났겠나? 표지그림도 그려주고, 고령화 가족의 표지도 그려준 분이다. 이강훈 씨를 소개한다.

(이강훈) 굉장히 영광이었다. 좋아하는 작가고. 『고령화 가족』때부터 내 그림과 코드가 맞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연재하면서 몸이 좀 힘들긴 했지만, (웃음) 내가 첫 번째 독자가 된다는 게 기분 좋았다. 즐겁게 기다리면서 작업을 했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우리의 생은 그것이 무엇이 됐든 우리가 감당하기에 늘 너무 벅차리라는 것을. 그래서 또 눈물이 나고 그 눈물이 마를 즈음에야 겨우 우리가 애초에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존재였음을 깨닫게 되리라는 것을.”(2권, p.23)


질문

두 작가, 사석에서 만나면 뭐하나?

답변

(관) 수다를 떤다. 연배나 정서도 비슷하고. 내가 술을 못 마셔서, 커피를 주로 마시면서 이야기를 한다. 술도 못 마시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괴로울 텐데, 박 작가가 고맙게도 말 상대가 돼 주고, 격려도 해준다. 개인적으로 면전에 쑥스러워서 못하는 이야기가 많다.

질문

박 작가 단편 중에 「딜도가 우리 가정을 지켜줬어요」가 있다. 천 작가에게 헌정했다고 들었다. 사연이 있나?

답변

부끄럽다. (좌중 웃음) 처음에 그걸 쓰면서 좋아하는 영화배우를 떠올렸다. ‘존 굿맨’이라고, <바톤 핑크>에 나온 배우다. 당시 작업실이 춘천에 있었는데, 천 작가가 놀러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단편 하나를 썼다면서 <바톤 핑크> 이야기를 한참 했다. 자기 인생이 담긴 영화 같다며, 무척 감동하는 거다. 즉석에서 천 작가에게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웃음) 나도 천 작가도 마찬가지지만, 인생은 제대로 풀리는 게 아니고, 제대로 풀리는 건 이상하다고 보는 편이다. 그게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우리 두 사람, 세상을 보는 눈이 비슷한 것 같다.

질문

천 작가는 박 작가에게 작품을 헌정할 생각이 없나?

답변

그런 거 잘 못 한다. 남자끼리 선물을 하고 그런 것. 그런 걸 하면 이게 뭐하는 짓이냐, 고 그러고. (웃음) 나는 그게 매우 힘들다.


독자들과 나눈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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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인터넷 연재소설이라 독자들 반응이 바로 오잖나. 애초 생각했던 방향과 달리 간 게 있나?

답변

바꾸려고 노력한들 독자들의 마음에 어떻게 맞추겠나. 그래서 정한 방향으로 갔다. 독자들도 취향, 기질에 따라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천명관 소설을 싫어하는 분도 있을 테고. 그래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소설은 자기 생긴 대로 쓰는 거라고 생각해서 바꿀 수도 없고, 바꾸면 이상해질 거다.

질문

다른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이 캐릭터를 내 소설에 썼으면 하는 캐릭터가 있었나?

답변

그런 적이 있는 것 같다. 지적이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고, 형이상학적인 인물을 현실에서 보기는 어렵다. 김승옥 선생의 『무진기행』의 사내들. 그런 인물들이 재밌다. 이런 사람이 현실에 잘 없으니까. 다들 먹고사느라 바쁘고. 이런 인물이 어디서 나온 걸까, 하면서 그런 인물을 내 식으로 유머러스하게 변주하고픈 생각이 있었다.

질문

소설을 보면 여자 캐릭터가 성적으로 매력 있게 나온다.

답변

연재할 때, 오순이가 처음 등장했을 때 한 독자가 막 화를 내더라. 왜 여자들이 다 그러냐면서. 부정적이고 욕망은 적나라하다는 불만을 내놓더라. 그래서 못 참겠다는 식으로. 그리곤 다시는 안 오셨다. 여자 캐릭터가 타자화 돼 있다는 얘길 좀 들었는데, 사실 남자도 똑같다. 그게 내가 이 세상을 보는 시선이다. 나는 인간의 정신적인 것을 잘 안 믿는다. 나는 자의식에 가득 찬 현대 예술가들을 믿지 않는다. 육체가 스러지면 스러지는 거고, 그런 것에 더 관심이 많다.

소설을 쓸 때, 내면이나 성격보다 생김새에 집중한다. 그런 것에 불편해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문학을 보면서 고상한 순간에 도달하고픈 분들에겐 내 소설이 징그러울 거다. 어머니는 내가 널 잘못 키웠구나, 하시고. (웃음) 이번 소설엔 왜 이리 욕이 많이 나오느냐고 그러시는데, 그런 분들의 마음을 안다. 이해하면서도 내 스타일이 그런 건지, 어쩔 수 없다. 운명이겠지. 여성에 대해 이상한 시각을 가진 건 아니다. (웃음)

질문

작품에서 보이는 상황이 비극적이며 극단적이나, 선과 악에 대해 기준을 두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사람이라면 이래선 안 된다고 분노하거나 용서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면?

답변

성추행 같은 거? 그런 거 많잖나? 나쁜 짓 하면 안 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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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저 | 예담

천명관이 돌아왔다. 기존 소설의 영역을 훌쩍 뛰어넘어 ‘마술적 리얼리즘’의 환상적인 세계를 펼쳐 보였던 그가 이번에는 한국적 현실의 공간 안에서 인생의 의미를 온몸으로 새겨낸 한 남자의 초상을 그렸다. 이 작품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식 근대화의 압축 성장 가운데서 평범한 개인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굴곡진 삶을 살아내는 과정을 담아냈다. 화자인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삼촌의 일대기는 70년대 영웅의 상징 ‘이소룡’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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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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