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놀이터

팝계의 국민 남동생이 들려주는 달콤한 캐롤 - 저스틴 비버, 정성하, 스티

어김없이 거리마다 캐롤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유명 가수들의 캐롤 신보도 쏟아집니다. 그 중에서 팝계 국민 남동생으로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받고 있는 저스틴 비버의 크리스마스 캐롤 음반이 주목할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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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거리마다 캐롤이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유명 가수들의 캐롤 신보도 쏟아집니다. 그 중에서 팝계 국민 남동생으로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받고 있는 저스틴 비버의 크리스마스 캐롤 음반이 주목할만합니다. 크리스 브라운, 어셔 등 선배 가수들이 대거 참여를 했습니다. 이와 함께 기타 신동 정성하와, 흑인 음악을 지향하는 스티의 신보도 소개합니다.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Under The Mistletoe> (2011)

스티비 원더의 뒤를 따라 최연소 빌보드 차트 1위에 랭크됐던 상황이 우연일 거라 생각했는가. 그렇다면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 한다. 집중적으로 공략해야할 타깃 마켓을 세우고 완성품을 만들어나가기 보다는 음악 그 자체에 대해 고민한 흔적들이 가득하다.


For Christ sake! 앨범 크레디트만 훑어보고 놀래지도 말 것. 초호화 출연진과 함께해 주객전도의 가능성도 있을 거라 추측하는 것 또한 금물이다. 일단 데뷔 앨범 <My Worlds>에서 함께 했던 프로덕션 팀 메신저스 (The Messengers), 프로듀서 트리키 스튜어트(Tricky Stewart) 등이 다시 협력한다.

워낙 인지도가 높은 곡은 재해석에 도전하는 것을 망설이기 마련이지만 머라이어 캐리의 ‘전설적인’ 크리스마스 송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의 리메이크를 과감히 실행했으며, 심지어는 원년 주인공과 함께한다.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에서는 미국 영 밴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잭슨 파이브(Jackson 5)의 1970년 싱글차트 1위 곡 「ABC」를 등장시킨다.

이에 멈추지 않는다.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은 「Christmas Eve」로 백그라운드 보컬, 작곡가, 공동 프로듀서 직으로 참여해 다방면으로 돕고 있다. 알앤비 발라드로 편곡된 「The Christmas song (Chestnuts roasting on a open fire)」에서는 어셔를 동반한다. 래퍼 버스타 라임스(Busta Rhymes) 피쳐링의 「Drummer boy」 실제 드러머는 저스틴 비버. ‘초통령’이 직접 드럼 연주와 랩을 시도한다. 변성기 전의 목소리로 녹음돼 풋풋하지만 음악적 재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Someday at Christmas」, 보이즈 투 멘의 화음에도 뒤쳐짐 없는 내공을 펼쳐내는 「Fa la la」까지. 시즌 송의 한계를 뛰어 넘는 트랙들로 가득하다.

음원 사이트와 음반 가게 등에서도 줄지어 진열되어 있는 앨범들. 표지만 봐도 감지가 가능하다.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캐럴의 계절이다. 특히 국내 보다 성탄절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영미권의 겨울 특집 앨범들이 강세다. 그 중에서도 <Under The Mistletoe>는 스테디셀링이 가능하다. 한곡, 한곡 아쉬운 곡이 없다. 정말 만만치가 않다.

글 / 박봄([email protected])


정성하 <Irony> (2011)

10살의 소년은 기타를 든 아버지의 모습이 멋져보였다. ‘기타’라는 장난감이 너무도 좋았고, 마음껏 가지고 놀았다. 그렇게 시작한 연주는 유투브를 통해 지구촌 누리꾼들의 감동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자신의 몸집만한 기타에서 나오는 「Splash」의 선율은 ‘황홀경’ 그 자체였다. 비틀즈의 「All you need is love」를 연주한 영상을 본 오노 요코는 직접 “존 레논도 당신의 연주를 봤다면 기뻐했을 것”이라는 감상평을 직접 남기기도 했다. 어린 소년의 날갯짓은 작지만 큰 파동을 일며 시작했다.

1996년생의 이제 한국 나이 겨우 16세. 하지만 이미 전 세계 유명 기타리스트들이 주목하는 비범한 재능의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Once>의 스웰 시즌(Swell Season), 토미 엠마뉴엘(Tommy Emmanuel), 미셀 오몽(Michel Haumont), 코타로 오시오(Kotaro Oshio), 트레이스 번디(Trace Bundy)와 같은 연주자들과의 협연은 나이에 걸맞지 않을 정도의 화려한 경력임과 동시에 그 능력을 인정하는 낙관(落款)이다.

만 13세에 발매한 첫 번째 앨범 <Perfect Blues>에서는 팝 커버곡들 위주의 편성으로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로서 잠룡(潛龍)의 때 이른 출사표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리메이크곡은 물론 그간 작업해온 자작곡들을 선보이며 더욱 탄탄해진 연주력과 음악에 대한 타고난 천재성을 발휘한다.

팬들을 위한 마음을 담은 「For you」에서는 화려한 기교를 과시하지는 않지만, 곡 전반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멜로디는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를 읽을 수 있게 한다. 타이틀 곡 「Irony」에서 전해지는 신비감과 충만한 감성으로 표현하는 가락은 송라이터로서의 재능 또한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다. 재즈풍의 느낌이 물씬 나는 「Farewell」은 자신만의 언어로 한층 더 성숙한 분위기와 함께 다채로운 스펙트럼의 표출이다.

편곡 능력 또한 발군이다. 마이클 잭슨의 「The don't care about us」는 핑거스타일 화려한 연주 안에서 잭슨 특유의 비트감과 그루브를 살려냈다. 「Fragile」은 스팅 원곡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며 팝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미 유투브를 통해 해외 팬들로부터 널리 알려진 이루마의 「River flows in you」는 피아노의 곡조를 그대로 6현 스트링 위에 담아냈다.

나이를 넘어서는 뛰어난 테크닉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의 연주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작은 두 손에서 나오는 음의 흐름에는 넘치지 않는 카타르시스가 있고, 좋은 음악이 있다. 정성하에게 ‘기타 신동’이라는 이름은 이미 철지난 수식어다. 훌쩍 자란 키만큼이나 한층 더 성숙해진 음악에는 이제 자신을 악기에 담아 낼 수 있는 ‘기타리스트’의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글 / 신현태 ([email protected])


스티(STi) <Love Zodiac> (2011)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자랑도 교만도 결코 아니 하지 않는다. CCM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의 가사는 모든 인간사에 해탈한 철인(哲人)이나 숭고한 사상을 전파한 이들, 인류애를 호소하는 운동가 정도에 국한되는 이야기일 뿐 보통 사람들에게는 거의 남의 일로 여겨질 만하다. 밝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절실히 요구되는 덕목이지만 평인이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감정과 감정이 시도 때도 없이 부딪히고 어떠한 행동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남녀 관계를 놓고 보면 더하다. 이성 간의 사랑은 어떤 때에는 한없이 순수하기도 하며, 어떤 때에는 사람을 상당히 계산적이고 치밀하게 만들기도 한다. 사랑은 감사함과 행복한 마음을 들게 할 때도 있으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분노의 화신, 혹은 세상에 둘도 없는 찌질이로 둔갑시키게도 한다. 늘 긍정적인 감정, 행위만을 도출하지 않고, 더러는 슬픔과 노여움 등 부정적인 면도 나타나게 하는 게 사랑이다.

스티(STi, 장서현)는 세 번째 정규 음반 <Love Zodiac>을 통해 그러한 사랑의 다채로운 면면을 취합해 보인다. 앨범에 담긴 텍스트는 단순히 감정의 편린만을 뭉뚱그려 표현하는 게 아니라 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할 법한 일들을 조건으로 구비해 섬세하게 진행된다. 또한, 누군가를 짝사랑할 때, 연애 중일 때, 연인과 헤어졌을 때 등 각각 다른 상황에 해당하는 정서와 사소한 행동을 녹여내 수록곡들을 더욱 다채롭게 가꾸고 있다. 주제의 중첩을 최대한 피한 열세 편의 노래들은 그래서 열세 개의 별자리를 보는 것처럼 유별하게 다가온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확 타오르기 시작하는 순간에 드는 느낌이 몽롱한 반주와 잘 배합된 「1Q84」, 애인이 있는 여자를 사랑하는 한 남자가 현재의 남자 친구와 헤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후반부 일렉트릭 기타 연주와 함께 증폭되는 「깨져」, 이별 후 옛 연인과의 추억을 정리하려는 남자의 비애감이 서린 「언젠가 올 것 같았던 뜻밖의 순간」과 다음날 마치 이 노래에서 벌어진 일의 남자를 보는 것 같은 「너와의 추억을 팔아」는 사랑의 침울하고 무거운 표면을 드러낸다.

상반되는 모습도 있다. 꾀죄죄한 행색으로 좋아하는 여자를 만났을 때의 남녀의 속마음을 묘사한 「You got me」, 수수한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예쁘게 보이는 연애 초기의 모습 「화장하지 말아요」, 장거리 연애의 고충과 이때 느끼는 위기감을 말하는「장거리 연애」와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한 여자를 흠모하게 된 이의 설렘을 이야기하는 「잠실 귀요미」는 가볍고 아기자기하다. 학생이나 젊은이의 풋풋하고도 달콤한 연애를 다룬 이 노래들은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나 인터넷 신조어의 사용으로 보편적인 재미와 통속성을 갖춘다.

특정 상황을 부연하는 배경음도 노래를 한층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1Q84」에서의 초인종 소리와 문이 열리는 소리,「장거리 연애」의 도입부 통화, 「잠실 귀요미」에서 흐르는 지하철 역사(驛舍) 안내 코멘트는 청취자들에게 사실감과 현장감을 제공한다. 「새벽 속으로의 외출」에 깔리는 귀뚜라미 울음은 새벽녘의 고즈넉함과 앨범 서막으로서의 분위기를 배가한다. 이것들 덕분에 몇몇 노래는 꽤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2008년 봄 첫 앨범 <Here Is A Raw Discovery>를 발표했을 때, 인터뷰에서 스티는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고 싶었고, 기존의 힙합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때 주장했던 것처럼 그의 음악은 이번에도 무거운 분위기와 일상의 가벼움을 순간순간 넘나든다. 리듬 앤 블루스와 힙합의 향취가 배어 있으나 노래와 랩을 부드럽게 조화해 장르 간 경계를 허문 퓨전 스타일로 나타난다. 게다가 여러 가지 요소가 함유된 곡을 고운 멜로디와 하늘하늘한 보컬로 윤색해 그저 편안한 팝으로 보이게끔 하기도 한다. 장르에 편중되지 않고 대중성을 확보한 것이 바로 스티 음악의 으뜸 매력일 듯하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Love Zodiac>에서도 그만의 장점은 이어진다.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로 일체감을 찾으며, 부담 없이 듣기 좋은 곡으로 안락함을 꾀한다. 사람들이 사랑의 노정을 통해 겪게 되는 흥분, 질투, 즐거움, 외로움, 후회 등 곳곳에 드리워진 다양한 감정과 행동은 노래들을 더욱 유쾌하게 들리게 한다. 스티가 마련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은 청취자들과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흥미를 안길 것 같다. 노래와 랩, 작사, 작곡에다 연주와 편곡까지 모두 해내는 만능 재주꾼 스티의 표현력과 풍부한 감수성을 확인할 앨범이다.

글 / 한동윤 ([email protected])



제공: IZM
(www.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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