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오프라인 매장 강서NC점의 박겨울 매니저(현 X, 구 트위터 닉네임 ‘돌콩’)가 직접 꾸린 매대.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장애인 가시화와 관련한 책을 소개합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매대를 직접 만나보세요.
장혜영 저 | 시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장애인들은 시설에 갇혀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할 존재일까? 하고 생각해 볼 계기가 될 책. 18년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설에 격리 되어있었던 발달장애인 동생 혜정의 탈시설을 위한 언니 혜영의 고민과 노력 그리고 주변인들의 돌봄은 우리 사회가 한 사람의 자립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실마리를 준다. 자립이란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책.
사와다 도모히로 저/김영현 역 | 다다서재
시각장애인 아들을 둔 저자가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사회적 약자를 위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을 따라가 본다. 아들의 시각장애를 계기로 자신의 카피라이터로서의 기획 능력을 사회 복지에 쓰려고 하는 그의 노력은 우리에게도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해준다.
가와우치 아리오 저/김영현 역 | 다다서재
얼마 전 한 게임회사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 업데이트를 진행하자 어떤 사람들은 ‘눈도 보이지 않는데 무슨 게임이냐’며 비난인지 비웃음인지 모를 말들을 했다. 시각장애인이라고 해서 모두 전맹인 것은 아니며, 전맹이라고 해서 게임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마찬가지로 시각장애인이라고 미술관에 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 저자의 시각장애인 친구인 시라토리 씨는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여러 차례 문의를 했다고 한다. 그의 요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방법을 찾아낸 미술관이 보여주는 태도는 우리가 평소에 어떤 색안경으로 장애를 바라보았는지 알게 해준다. 시라토리 씨와의 ‘관람’은 비장애인에게도 감상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 준다.
백정연 저 | 유유
장애인의 이동권을 포함한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가질 권리들과, 비장애인인 동료 시민으로서 장애인에게 가져야 할 태도를 알게 해준다. 거기에 더하여 나는 서점에서도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 보았는데, 다른 독자들도 자신의 일터에 어떤 일감을 장애인과 함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김초엽, 김원영 저 | 사계절
우리 곁의 사이보그들을 생각한다. 인공 장기를 이식한 사람, 보청기를 착용하는 사람,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 등 수 많은 사이보그들을 생각한다. 그들이 사용하는 사이보그 신체는 때로는 보이지 않을수록(보청기) 좋고 때로는 인간의 신체와 차이가 없을수록(의수나 의안 등) 좋다고 여겨진다. 기술의 발전은 어쩐지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 것처럼 얘기 되지만, 그 기술은 비장애인들이 그들의 입장에서 개발되기 때문에 장애인의 당사자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장애라는 정체성은 비장애인들에 의해 쉽게 불행한 것으로 치부되어 그것을 ‘보완’해야만 한다고 여겨지며, ‘감동 포르노’로 쉽게 소비된다. 그들의 정체성은 그냥 개개인의 고유한 성질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마이크를 내어주고 경청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치카와 사오 저/양윤옥 역 | 허블
단 한 순간도 장애인의 성적 욕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중증 척추 장애인인 작가가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주인공으로 만들어 낸 세계는 숨이 막힐 정도로 휘몰아친다. ‘보통의 여성이라면 이런 생각을 할까?’라는 나의 의문은 ‘보통의 여성이란 뭘까?’라는 질문을 지나 ‘보통’이란 ‘정상성’이란 단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인간으로서 가지는 수많은 욕망 중 장애와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이의 욕망이 나를 이토록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 부끄러워졌다.
엘리자베스 문 저/정소연 역 | 푸른숲
자폐아인 엘리자베스 문의 아들의 질문에서 시작된 소설 『어둠의 속도』는 장애라는 특성이 개인의 특성 중 일부인지 아니면 장애인 개인의 정체성 전체를 규정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자폐증을 없애고 ‘정상’이 될 수 있는 기술 앞에서 자폐인 루는 ‘정상성’에 대해 갈망하면서도 자폐라는 특성이 자신에게 불편함이 아님을 말한다. 루가 듣는 “자폐증을 앓는 게 좋다고?”라는 의사의 질문은 비장애인인 우리가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압축해 보여준다. 장애는 정말로 없어져야만 하는, 비정상적인 특성일까?
김나무 저 | 위고
청각장애인 동생 원일이와 작가 성은(김나무)의 어린 시절과 가까운 과거까지의 이야기. 동생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만 빼고 보면 둘은 비장애인 남매들과 비슷하다. 누나는 동생에 대한 돌봄을 기대받고 동생이 조금 귀찮고, 동생과 다투기도 한다. 하지만 장애라는 특성하나로 좀 더 많은 관심을 빼앗기기도 한다. 장애아동의 형제로 살아온 과정을 그림일기와 함께 볼 수 있어 현재의 장애인 가족들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마타 러셀 저/키스 로즌솔 편/조영학 역/전지혜 감수 | 동아시아
자본주의가 장애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다. 모든 것은 비용과 효율로 생각하는 사회에서 ‘장애’라고 규정된 특성을 가진 사람은 어떻게 ‘취급’되고 있는가? 장애인을 고용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 시선은 철저히 효율의 극치로 생각된다. 소위 가성비가 맞지 않는 사람이 된 장애인들에 대한 미국의 이야기는 약 30년이 지난 한국에서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장애인을 향한 불평등은 우리 사회의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까지 나아가버렸을까?
홍은전 저 | 봄날의책
그동안 얼마나 아는 것이 두려워 무지를 선택했는지, 소외당한 사람들을 나 또한 소외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많은 사람들의 말은 나 스스로 묵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나의 죄책감을 덜어내기에는 나는 이제 그럴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기가 벅참에도 불구하고 나의 무지가 부끄러워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세상을 아는 가장 안전한 방식은 독서라고 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세상을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알게 됐다. 여기서부터 시작해 본다. 이 책은 나를 바꾸었다.
김도현 저 | 오월의봄
부끄럽게도 세상에 장애학이라는 것이 있는지 몰랐다. 마치 대학을 다니기 전의 나는 여성학이라는 학문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장애와 관련된 다른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한 어떤 것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 부서져 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내가 알게 된 것은 한 줌 수준이라는 것. 장애와 관련된 책을 읽고 싶다면 조금은 딱딱하더라도 이 책으로 시작해 보면 좋겠다.
김지우 저 | 휴머니스트
휠체어 사용자 저자의 다른 휠체어 사용자 6명의 인터뷰집. 청소년기의 여성부터 일흔에 가까운 노년의 여성까지 그들의 공통점은 단지 휠체어를 사용한다는 것과 여성이라는 점. 이처럼 다채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장애인이라는 낙인은 그들의 활보를 막을 수 없다.
메리앤 코카-레플러 글/비비안 밀덴버거 그림/김여진 역 | 웃는돌고래
장애인 당사자이면서 장애 인권 운동가 주디스 휴먼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그려냈다. 단지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교사 자격증이 있음에도 교사로서는 일할 수 없다는 이야기에 나라를 상대로 싸우기 시작한 휴먼은 ‘재활법 504조’를 통과시키기에 이른다. 비장애인에게 당연한 일을 장애인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편견일 뿐이다.
백정연 저/김규택 그림 | 다정한시민
편견은 학습된 결과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많은 어린이 여러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책이다.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보다 좀 더 친절한 버전이라고나 할까? 부모님들도 함께 읽어보시고 장애 아동의 인권에 대해서 같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특히 6장 장애가 있어도 살기 좋은 세상에 나와 있는 내용들은 비장애인에게도 꼭 필요한 세상이라 어린이들이 꿈꾸고 어른들이 만들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김지우 글/이해정 그림 | 풀빛
장애인이 주인공인 그림책 마주친 적이 별로 없다. 내가 찾아보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사실은 동물이 주인공인 그림책이 더 많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장애인 당사자인 유튜버 구르님의 이 그림책에는 우리가 평소에 장애 아동이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차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만들기 시간의 서로의 결과물을 보고 웃다가 “아, 진짜 웃겨. 장애인이냐?”하고 말하는 친구에게 우리의 당당한 주인공은 “응, 나 장애인 맞아! 넌 누군데?”하고 맞받아치는 장면은 왠지 통쾌함마저 느껴졌다. 열한 살이었던 자신에게 이 책을 바치고 싶다는 작가의 말을 빌려 모든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엘리자 헐, 샐리 리핀 글/대니얼 그레이 바넷 그림/김지은 역 | 위즈덤하우스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가족 구성원 중 소수자가 있다면 어떨까? 장애인일 수도 있고, 성소수자일 수도 있다. 이 책에는 정말 다양한 가족들이 나오는데 비장애인이나 성소수자가 아닌 구성으로 이루어진 가족들과 별반 다르지 않고 오히려 더 재미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만약 친구 집과 다른 구성원이 있어서 괜히 집에 친구를 초대하기 두려울지도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그런 것은 우리가 친구가 되는데 장해물이 될 수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박윤영, 채준우 저 | 뜨인돌
장애인 박윤영와 그의 연인 비장애인 채준우의 에세이와 다른 장애인들의 인터뷰 그리고 그들이 가진 사회에 대한 의견까지가 한 데 묶여서 잘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의 진짜 재미는 채준우씨가 상상한 ‘장애인이 더 많은 세상이라면’이라는 꼭지인데, 비장애인이 소수자가 되어 현실의 장애인들이 받는 차별을 받는다면 어떤 사회가 될까라는 상상은 마냥 웃으면서 볼 수는 없다. 보통 ‘내가 장애인이 된다면~’으로 생각하게 되는 역지사지는 현실에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 탓일까? 이 꼭지를 보다 보면 차별이 왜 잘못된 것인지 같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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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오프라인 매장 강서NC점의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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