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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아프게 하는 습관에서 벗어나기

『아주 일상적인 철학』 박은미 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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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음을 힘들게 하는 생각의 습관을 파악하고, 새롭게 철학적 사고 능력을 훈련하며, 일상에 철학을 적용하는 3단계로 생각의 힘을 사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2023.07.19)

박은미 저자

박은미의 『아주 일상적인 철학』은 마음을 괴롭게 하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좋은 생각을 하라"는 말은 많이 들리고 또 모두가 그 말에 공감하는 바지만 어떻게 하면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알려주는 책이 없다는 아쉬움으로 박은미는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마음을 힘들게 하는 생각의 습관을 파악하고, 새롭게 철학적 사고 능력을 훈련하며, 일상에 철학을 적용하는 3단계로 생각의 힘을 사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마음이란 다름 아닌 마음을 통해 장악되었을 때에만 자유롭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말이 있다.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을 수 있도록 지금 생각을 잘하고 싶다면, 내 마음이지만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을 극복하고 내 마음을 정말 내 마음으로 하고 싶다면 이 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신간 『아주 일상적인 철학』은 철학과 심리학을 함께 다루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간단한 책 소개 부탁 드립니다.

심리학은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이지요. 그런데 철학은 생각을 잘하는 법에 대한 학문이에요.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에 따른 인식 즉 심리적 인식은 자기중심적이어서 편파적인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런 편파적 인식의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면 모두들 남은 틀렸고 나는 맞다는 착각에 빠져 살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관계가 틀어지고 타인이 이해가 안 되어서 마음이 힘들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힘들게 하는 생각 습관을 인식하고 그 습관을 넘어서는 데 철학적 성찰력을 활용하자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생각을 잘해서 자신이 고착되어 있는 문제에 대해 다른 시선을 가져보고, 타인의 입장에 대해 좀 더 폭넓은 관점을 가지려 노력함으로써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부딪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자는 입장에서 쓴 책입니다.

일상에서 철학을 적용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요?

철학적 성찰력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끼고 긴장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철학은 다른 게 아니라 생각에 관한 생각이에요.(사실 이것이 요즘 자주 거론되는 메타 인지, 상위 인지입니다) 철학은 신뢰해도 되는 생각과 신뢰하면 안 되는 생각을 구분하는 작업입니다.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생각은 신뢰해도 되고 그렇지 않은 생각은 신뢰하면 안 되겠지요. 일상에서 철학적 성찰력을 적용하는 방법은 자신과 타인의 생각이 타당할 가능성과 타당하지 않을 가능성을 균형적으로 고려하는 것입니다. 타인과 갈등을 할 때도 그 사람이 타당하지 않을 가능성에만 매몰되는 생각을 넘어서서 그 사람이 타당할 가능성도 생각하는 것이 일상에 철학을 적용하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마음 건강을 위해 철학과 심리학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철학과 심리학의 차이는 무엇이고, 어떤 원리로 마음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일까요? 

철학은 논리적 인식을 하기를 요구하죠. 그에 비해 심리학은 인식이 되어가는 원리, 마음이 움직이는 원리를 설명합니다. 그런데 마음은 대체로 자기중심적 인식을 하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대체로 참된 인식이 아니지요. 심리학은 마음의 움직임을 잘 설명해주기는 하지만 그 마음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해서까지는 말해주지 않아요. 그건 개인의 결정 영역이니까요. 그런데 철학적 성찰력은 자기중심적 인식을 넘어서게 하면서 마음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인간은 마음의 공허를 직면하지 않기 위해 자꾸만 자기 기만을 하는 방식으로 인식을 하면서 참되지 않은 인식에 안주하게 될 수 있습니다. 참되지 않은 인식은 나의 존재를 왜곡시킵니다. 결국 그 왜곡으로 인해 평안을 잃게 되지요. 철학적 성찰은 때로는 회피하고 싶은 진실을 직면하게도 하고 자신 안의 자기기만을 인식하게도 하면서 참된 인식을 바탕으로 건강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작가님 책 내용 중에 ‘나 자신을 알기 위한 질문법’ 있다고 하셨는데요,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 걸까요?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자꾸 검토하다 보면(논리적 인식을 하려 노력하면서 자신의 심리적 인식의 특징을 이해해 나가다 보면) 남들과는 다른 자기 자신만의 생각 패턴이나 행동 패턴을 인식하게 됩니다.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너는 그러니? 나는 안 그런데..."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있잖아요? 타인과의 차이를 파악하면서 나의 고유성을 인식하게 되지요. 그런 기회를 통해서도 그렇고 평소에도 자신의 마음과 생각의 특성에 대해 자꾸 인식하다 보면 그러한 마음의 생김새를 가진 나로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더 좋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내가 왜 기분이 나쁘지?', '그런 말을 들으면 내 기분이 어떻지?', '그 말이 왜 불쾌했을까?', '다른 사람도 그럴 때 똑같이 느낄까?', '다르게 생각해 볼 수는 없나?' 등을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그에 대한 답을 찾는 방향으로 흘러가서 점점 더 자기 자신을 잘 알게 됩니다.



흔히 '아싸'라고 표현하죠. 사람과 대화가 어렵고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상대방의 거절 또는 비판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회피성 인격 성향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와 경쟁이 너무 일상화되어 있어서 '내가 이렇게 말하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의 마음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는 그냥 나로 존재하면 되는데 다른 사람과의 비교 속에서 자신에 대한 순위를 매기려 하니까 문제가 됩니다. 평가적 시선을 견뎌야 하는 건 인간에게는 참 폭력적인 일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이 좋게 평가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회피성 인격 성향이 형성되는 주요 요인인 듯합니다. 그런데 그런 식의 위축을 느끼는 것은 우리 모두 비슷합니다. 차라리 그러한 위축됨을 솔직히 고백하는 용기를 내보기를 권유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솔직함이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듣는 사람도 자유롭게 해서 오히려 관계가 편안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그런 고백을 이유로 자신을 무시할 사람에게는 그러면 안 되겠지요. 안전이 확인된 사람에게 용기를 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예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2배는 크다고 해요. 마음을 괴롭히는 갖가지 부정적인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간단한 팁이 있을까요? 

간단한 팁이라 하시니 부담스럽네요.(웃음) 철학은 간단하게 말하지는 못하는 학문이니까요. 우리가 부정적 생각을 하게 되는 근본 원인은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난 사람으로 대접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하고 주목받아야 한다는 전제가 강한데 현실은 그런 나의 전제를 충족시켜 주지 않지요. 우선적으로,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른 대접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모두가 다 소중한 사람들이잖아요. 나만 소중하다고 여겨져야 할 이유는 없지요. 삶의 가치를 경쟁에서 이기는 데 두면 불행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습니다. 비교는 끝도 없이 이루어지니까요. 그냥 '나는 나대로 산다'는 생각으로 내가 인생에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 것인지를 결정하고, 그 가치를 실현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늘 타인의 인정을 갈구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소모적인 일이지요.

여러 심리학 책들이 오랜 시간 베스트셀러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을 보면 많은 독자들의 심리학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는데요. 다양한 심리학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신의 존재 방식에 대한 인식 즉 존재 방식에 대한 상위인지가 되지 않아서입니다. 심리학을 참고해서 자신의 생각 패턴과 행동 패턴의 특성을 이해하고 나면 이러한 특성을 가진 나로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의 부분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하지 않은 채 전문가의 팁에만 의존하려고 들면 어설프게 상대방을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듯한 언어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방은 이 어설픔을 안다는 것이죠. 상대방은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해 주지는 않으면서 이해하는 것 같은 제스처만 취한다고 느끼면서 실망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결국 그렇게 이해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이쪽에서 바라는 바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라고 생각하게 되어 배신감까지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전반적으로 나의 인식을 끌어가는 소망을 파악하고, 소망적 사고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 안에 있는 타인에 대한 소망을 인식하지 않으면 아무리 화법을 배우고 팁을 익혀도 상대방과의 관계가 풀리기는 어렵습니다. 심리학 책을 읽으면서 그런 자기 성찰이 저절로 되면 좋은데 그게 안 되는 경우에는 『아주 일상적인 철학』 책을 통해서 생각하는 법을 연습해 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박은미

철학 박사·철학 커뮤니케이터.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건국대학교 강의교수와 세종대학교 초빙 교수를 거쳐 현재는 일반인을 위한 철학 저서 집필과 강의에 전념하고 있다. 철학의 문턱을 낮추는 일을 통해 일반인과 철학 사이에 다리를 놓겠다는 포부로 철학 커뮤니케이터를 자처하고 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일상을 위한 철학> 채널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철학적 성찰력의 힘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것, 삶과 닿아 있는 철학을 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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