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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취소하기 위한 고군분투가 담긴 동화

『소원 취소해 주세요』 김윤경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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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바라는 궁극적인 소원은 지금 이곳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소원은 별똥별이나 외계인이 들어주지 않아도 지금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닐까? (2023.07.04)

김윤경 작가

『소원 취소해 주세요』는 엉뚱한 소원 때문에 고군분투하는 성우의 이야기를 통해 '소원'이라는 것의 의미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동화다. 우주로 가고 싶다고 외쳤던 성우는 소원을 취소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 속에서, 사실 자신이 진짜 바라는 것은 혼자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이 지구에서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지금처럼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아마도 성우처럼 우리 모두가 바라는 궁극적인 소원은 지금 이곳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소원은 별똥별이나 외계인이 들어주지 않아도 지금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보통 '소원'이라고 하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소원을 빈다는 것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소원을 취소하기 위해 애쓴다는 설정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기발한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셨을까요?

『소원 취소해 주세요』는 오래전에 유성우가 떨어진다는 기사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이야기입니다.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었는데, 그게 진짜 바라던 소원이 아니라, 오히려 이루어지면 곤란한 소원이라면? 그리고 그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엉뚱한 상상이 이 이야기의 시작이었지요.

작품 속 주요한 캐릭터인 '카밤바' 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카밤바 무탐바 마글로이레 다엘 9세'라는 이름도 참 재미있어요. 나름의 뜻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짓게 된 이름일까요? 

책을 읽은 제 주변의 어린이들도 카밤바를 궁금해하더라고요. 카밤바가 정말 특별한 단체의 비밀 단원이냐고 묻는 친구도 있었답니다. 카밤바는 사실 저에게 특별한 존재예요. 카밤바는 제가 후원했던 콩고 민주 공화국에 살고 있는 친구 이름이거든요. 워낙 멀리 살고 있다 보니 저도 직접 만난 적은 없고, 편지와 사진으로만 만났습니다. 그런데도 사진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가는 카밤바와 카밤바 가족을 오랫동안 보아 와서인지, 진짜 만난 것처럼 느껴져요.

이 동화를 쓰기 시작할 무렵, 카밤바가 성인이 되어 후원이 종료된다는 편지를 받았어요. 마지막 편지 속 카밤바의 사진은 지금 봐도 눈물이 핑 돌아요. 커다란 까만 눈을 반짝이며 긴장된 표정을 짓던 7살 꼬마가 어느새 청년으로 자라 꽃다발을 들고 활짝 웃고 있거든요. 저는 편지 두어 통을 보냈을 뿐인데, 때마다 편지와 사진으로 소식을 전해준 카밤바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요. 그래서 카밤바가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이 동화에 담았습니다. 

카밤바뿐만 아니라, 성우 친구 충권이도 실제로 존재하는 아이랍니다. 제가 아는 아이의 이름을 따 온 캐릭터거든요. 책을 좋아하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던 충권이는 곧 그 꿈을 이루게 될 것 같아요. 지금 교대에 다니고 있거든요. 『소원 취소해 주세요』는 이렇게 제가 아는 아이들을 등장시켜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랍니다.


'카밤바'의 사진들

시간이 흐를수록 주인공 성우와 카밤바의 관계가 점점 애틋하게 발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둘이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더라고요. 작가님에게 카밤바와 같은 특별한 존재는 누구일까요?

제가 만난 모든 어린이들이 저에게 특별한 존재예요. 저는 오래전부터 책 읽기 수업을 하며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어요. 그 어린이들을 만난 덕분에 동화를 쓰게 되기도 했고요. 동화 속 아이에게 이름을 빌려주고, 재밌는 경험을 나눠 주고, 작품 속 그림을 위해 최신 장난감 사진을 잔뜩 보내주기도 하는 어린이들 덕분에 제 동화가 풍성해질 수 있었어요. 어린이들은 저에게 정말 특별한 존재랍니다.

글 내용과 잘 어울리는 그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작가님은 그림을 보시고 어떠셨을지 궁금해요.

첫 교정지를 받아 보자마자 그림에 반했어요. 그림도 색감도 너무 예뻤거든요. 제가 쓴 작품을 함께 작업해 주신 모든 그림 작가님께 감사하지만, 하수정 작가님은 좋은 아이디어를 나눠주셔서 특히나 더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제가 처음 생각한 카밤바는 누구나 상상하는 외계인 모습이었어요. 큰 머리에 뾰족한 턱, 왕방울만 한 눈을 가진 모습이요. 그런데 하수정 작가님은 카밤바를 제가 생각지 못한 색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주셨어요.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카밤바에 대해 묘사했던 글을 수정했지요. 그 결과, 볼수록 귀엽고 사랑스러운 카밤바가 탄생했어요.

이번 작품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공유해 주고 싶은 일화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할 무렵, 아버지께서 갑자기 암 진단을 받으셨어요. 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동화의 초고를 완성했지요.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초고를 완성한 뒤 한참 동안 원고를 묻어 두었는데, 코로나19 상황이 되었어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제가 하던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불현듯 제가 전에 써 두었던 이 동화가 생각났어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느끼던 때라, 지구에서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고 싶어 하는 성우의 마음에 새삼 저도 공감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이 작품을 다듬고,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게 되었습니다. 원고를 탈고하던 날,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떨어진다는 기사가 나오더라고요.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작품 속에 나오는 유성우가 떨어진다니, 깜짝 놀라면서도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주로 아이들의 현실적인 고민거리와 아이들의 진솔한 세계를 재치 있게 풀어낸 작품을 선보여 오셨지요. 집필 소재는 보통 어떻게 찾으시나요? 앞으로 꼭 쓰고 싶으신 이야기나 소재가 있다면 그것도 궁금합니다.

집필 소재는 주로 어린이들에게서 발견해요. 어린이들과 자주 만나다 보니 쓰고 싶은 이야기가 넘쳐나거든요. 그런데 제가 느림보 작가라 원고가 책으로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요. 자기 이름이 책에 나오길 기다리는 친구들에겐 정말 미안한 마음이랍니다. 앞으로 쓰고 싶은 이야기는 비밀에 대한 거예요. 어떤 어린이가 "선생님은 왜 비밀에 대한 책만 써요?"라고 물은 적이 있어요. 제가 쓴 동화 중에 제목에 비밀이 들어간 책이 두 권 있거든요. 그때 생각했어요. 비밀 3부작을 완성하면 재미있겠다고요. 지금 그 이야기를 조금씩 쓰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소원 취소해 주세요』를 읽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작가의 말에도 썼지만, 어린이들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밤하늘을 자주 봤으면 좋겠어요. 특히, 다가오는 8월에 성우가 본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떨어지니까, 유성우를 보며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겠지요. 또, 어린이들이 평범한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평범한 하루를 심심하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날로 만들어 가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소원 취소해 주세요』를 읽은 독자들의 진짜 소원은 절대 취소되지 않고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김윤경

어린이 도서관에서 봉사를 하다 아주 오랜만에 동화를 다시 만났다. 동화를 읽으며 꿈을 꾸게 되었고, 눈높이아동문학대전을 통해 그 꿈을 이루었다. 동화를 통해 다시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쓴 책으로 『비밀 씨앗 공방』, 『마녀의 비밀 책방』, 『할아버지 단팥빵』 등이 있다.




소원 취소해 주세요
소원 취소해 주세요
김윤경 글 | 하수정 그림
웅진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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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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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취소해 주세요

<김윤경> 글/<하수정> 그림11,25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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