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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열여덟 어른, 동정도 편견도 아닌 (G. 김성식 아름다운재단 매니저)

책읽아웃 - 황정은의 야심한 책 (341회) 『안녕, 열여덟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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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어른이 살아간다는 말은 무슨 뜻이냐면, TV 속에 있는 사람들 아니면 보육원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우리 곁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이란 뜻이에요. 우리 바로 옆에서 숨쉬는 사람으로 인지하면 함부로 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못할 거예요. (2023.05.18)


열여덟 어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각자 자신에게 맞는 시간이 되거든 당사자들이 열여덟 어른이라는 정체성을 벗어내기를 바란다. 언제까지고 열여덟 어른으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열여덟 어른이라는 이름은 사람들이 많이 봐주기를 바라며 우리가 만들어낸 포장지에 불과하다. 고정된 시선에 갇히기에는 한 명, 한 명이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러니 때가 되거든 스스로 그 포장을 뜯어내고 자기 이름대로 인생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은 현재는 '열여덟 어른'이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다. 열여덟 어른이라는 정체성은 넘어졌을 때 손잡아 주는 정도로, 외로울 때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줄 수 있는 정도로, 견뎌내기 벅찰 때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게 해 주는 정도면 족할 것 같다. 그렇게 용도가 끝났을 때는 이 단어에 더 이상 갇혀 있지 않고 자기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가는 이들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열여덟 어른을 벗어내고 자기다움을 갖추게 됐을 때, 또 다른 정체성으로 자신을 보여줄 수 있을 때 이렇게 인사해주길. 

안녕, 열여덟 어른

아름다운재단 김성식 선생님이 쓴 『안녕, 열여덟 어른』에서 읽었습니다. <황정은의 야심한책>, 시작합니다.



<인터뷰 - 김성식 아름다운재단 매니저 편>

오늘 모신 분은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를 조명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활동가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한 분이고요. 그 이야기를 담아서 『안녕, 열여덟 어른』을 쓰셨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김성식 매니저님입니다. 

황정은 : 어서 오세요. 

김성식 : 안녕하세요. 

황정은 : 반갑습니다. 일단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김성식 : 안녕하세요. 저는 아름다운재단에서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김성식이라고 합니다.

황정은 : 재단에서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업을 하고 계시죠? 지금은 많이들 알고 계실 것 같긴 한데, 자립준비청년이 무슨 뜻인지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김성식 : 아동 시기에 보호자의 부재나 방임 등으로 인해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있어요. 그럴 경우에 정부에서는 이 아이들을 보호 조치를 하거든요. 그러면 보육원, 그룹홈, 가정 위탁의 세 가지 유형에 입소를 하게 돼요. 그런데 만 18세가 되면 이 시설들을 나오게 되어 있거든요. 그때 나오게 되면 이후에는 이들을 자립준비청년이라고 우리 사회에서는 부르고 있습니다.

황정은 : 열여덟 어른 캠페인으로 활동하는 자립준비청년을 '캠페이너'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분들하고 같이 활동하게 된 과정도 궁금한데요. 지금은 캠페인을 통해서 많이 알려지긴 했습니다만, 선생님이 그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많이들 꺼리던 시기였잖아요. 어떤 당사자를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설득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성식 : 처음 2019년도에 자립준비청년 캠페인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돌아보니까 '보호 종료 아동', '보호 종결 아동', '보호 아동', '시설 퇴소 아동'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거예요. 그 정도로 우리가 이들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거죠. 20년 동안 우리(아름다운재단)가 이 사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중은 모르고 있고, 여전히 보육원에서 나온 아이들을 생각했을 때 편견이나 어떤 불쌍한 프레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당시에 '캠페인을 어떻게 해야 될까', '아름다운재단이 어떤 목소리를 내야 될까' 계속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름다운재단이 이 얘기를 하면 공감이 될까? 재단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아름다운재단)는 사업을 했던 것뿐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이들의 이야기를 하게 되면 '이런 아이들이 있고 힘들고 불쌍해요'라는 이야기밖에 못할 것 같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재단이 이야기하는 것에 분명히 한계가 있을 텐데, (당사자들이) 직접 이야기하면 안 되나?'라는 생각까지 가게 됐어요. 그런데 거기에서 부딪힌 게 '그러면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거였어요. 우리가 아는 이미지들은 항상 모자이크하고 가명을 써서 이야기를 하는 인터뷰 장면들이 떠오르잖아요. 자신을 밝히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거든요. 그리고 재단 내에서도 빈곤 포르노 같은 광고 캠페인들을 지양하려고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당사자가 이야기한다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들이 되게 많았어요. 계속 검증하는 작업들을 했던 거예요. 우리가 정말 건강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첫 해에 네 명의 캠페이너들을 만나게 됐어요.

만나러 가면서 저희가 세웠던 원칙 같은 게 뭐였냐면 '절대 설득하지 않는다'였어요. 설득을 하게 됐을 때 이 친구가 끌려오게 돼서, 어떤 당근을 먹으려고 왔다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고, 강요로 느낄 수도 있고,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목소리를 내주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무조건 캠페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네 명 모두가 캠페인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해준 거예요. 나중에 왜 그때 오케이 했는지 물어봤더니 두 가지를 이야기하는 거예요. 하나는, 자기들이 살면서 계속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으니까 나눔의 선순환을 하고 싶다. 또 하나는, 자기가 살아 보니까 되게 작은 정보만 알아도 조금 더 수월할 수 있는데, 이제 (시설 밖 세상으로) 나올 동생들을 위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거예요. 그런 두 가지 이유를 가지고 하기로 했었고, 그러다 보니까 5년차가 된 올해까지 이렇게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황정은 : 선생님이 출연한 <세바시> 강연을 봤거든요. 강연의 마지막 말(안녕, 열여덟 어른)이 이 책의 제목이더라고요. 게다가 이 책의 마지막 말이더라고요. 책에서 그 말을 읽을 때는 작별의 말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영상으로 선생님의 목소리와 말투를 들으니까 아니더라고요. 환대의 인사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책에 쓸 때는 어떤 뉘앙스로 쓰신 건가요?

김성식 : 두 가지의 메시지가 다 있기는 해요. 첫 번째 메시지가, 저는 이 책을 쓰면서 계속 고민도 했는데, 저의 역할은 이 세상과 이 자립 준비 청년들을 연결해 주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세상에 있는 어떤 어른들보다 조금 먼저 이들을 만나게 됐고 이들의 삶을 보게 됐기 때문에 소개한다는 마음이었던 거죠. 그러니까 '제가 소개를 해줄 테니까, 이들을 만나실 때 좀 더 건강한 관점으로 환대하면서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했던 게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게 첫 번째 안녕의 의미였고요. 두 번째 안녕은 자립 준비 청년들이 스스로 '열여덟 어른'이라는 정체성을 떠나보내는 작별의 인사로써 마지막 과제를 풀어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아낸 거였습니다. 

황정은 : '만 18세가 되면 보육원을 나와 홀로 살아가야 하는 이들이 있다.' 책의 첫 문장입니다. 최근에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알려진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소개하는 말로 이 책의 첫마디를 여셨는데요. 첫 문장을 좀 고심해서 골랐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김성식 : 저희가 캠페인에서도 그 메시지를 처음에 썼어요. 처음에 캠페인을 시작할 때, 이들을 소개해야 되는데 우리가 이들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거예요. 어렴풋이 생각하면 '그래, 맞아. 보육원에 사는 아이들이 있지' 여기까지는 대중들이 다 아세요. 그런데 저희가 '만 18세에 세상에 나오는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야 되는 이들이 있다'라고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순간 다들 '맞네. 그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가?' 하는 반응이 돌아왔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그 메시지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황정은 : 열여덟 어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책으로 내야겠다, 라고 생각한 순간이요.

김성식 : 기억하고 있습니다. 답답함의 마음이었어요. 처음에 느꼈던 것은, 작년 여름에 광주에서 두 명의 청년이 세상을 떠난 일이 있었거든요. 그 친구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사실은 저한테는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자립 준비 청년들도 똑같은 이야기를 해요. 이게 놀라운 일이 아니고, 지금도 이전에도 계속 일어났던 일이라고. 그런데 정부나 언론에서는 되게 많이 당황을 했거든요. 저는 정책들이 바뀌고 개선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약간 느슨해지는 느낌들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 사건들이 터지고 나서 제가 수많은 언론 인터뷰를 했거든요. '왜 이런 일이 발생을 했는지'와 함께 계속 물어보시는 것들이 '그러면 자립 정착금을 얼마까지 올려야 되는지', '자립 연령을 늦춰야 하는지', '어떻게 더 보호를 해야 되는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 거예요. 제가 인터뷰하면서 길게는 30~40분씩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이야기가 하나도 남지 않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게 인생을 어떻게 잘 살아갈 것인가 같은, 되게 추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들이다 보니까, 어렵기도 하고 사실은 좀 더 뾰족한 답을 원하시는 거죠. 그런데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문제는 또 반복될 텐데, 지금 우리가 허둥지둥하고 있지만 내년에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는데... 그런 답답한 마음들이 쌓여서 '오랫동안 이야기할 수 있는 게 결국 책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좀 했고요. 그렇게 해서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황정은 : 캠페인 이후로 언론이나 정부, 기업 같은 주체들이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면서 자리를 마련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었지 않습니까? 그런 자리를 마련하는 이유는, 실상이 어떤지 현실이 어떤지를 듣는 목적도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해법을 묻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선생님은 '명확한 해법을 말하기가 어렵다'라고 책에 쓰셨어요. 왜 그럴까요?

김성식 : 이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 질문을 받는 이 순간도 되게 어려워요. 그래서 책에도 계속 '답을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들을 했는데요. 대략의 청사진들은 그려낼 수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답도 드릴 수 있는데, 그런데 저는 답에 포커스를 맞추지 말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문제의 원인을 알게 된다면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답을 정의할 것이고, 그러면 답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이렇게 해야 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우리가 문제의 원인은 안 볼 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희가 캠페인을 하면서 제시해야 될 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지만 그게 모든 답이라고 생각을 하지는 않고요. 그러다 보니까 그냥 고민을 계속해 주시기를 요청 드리고 싶어요. 

황정은 : 선생님 입장에서는 답이 대단히 많아야 하고 많을 수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갈등이 있는 것인데, 대답을 듣고자 하는 사람은 가급적 쉽고 간단한 대답을 원하니까, 그 사람들이 취사선택할 가능성을 염려하시는 거잖아요. 그 중에 쉽고 간단한 것만 할까 봐. 그러면 문제 해결은 정말 요원해지는 것이고요. 그런 걸 걱정을 하시는 것 같은데, 말씀하신 것처럼 답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습니까? 그러면 일단은 마중물 같은 답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웃음) 

김성식 : 알겠습니다.(웃음) 한번 말씀을 드려볼게요. 제가 생각하는 것은, 이것도 추상적이어서 답일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현실적인 문제인데요. 철학의 문제이기는 해요. 자립에 대한 철학인 거예요. '자립 준비 청년들을 만 18세에 퇴소를 하는 순간에, 그리고 이후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떤 상태, 어떤 포지션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냐'를 두고 제도와 시스템과 종사자들이 같은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현재는) 그게 부재하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후원 물품을 주는 순간에 우리는 그냥 줘요. 보육원에 백 명의 아이들이 있으면 어떤 의류 회사에서 기부를 할 때 이만큼 트럭으로 가져와서 박스를 풀고 나눠주는 거예요. 그럼 의식주의 '의'는 해결이 되죠. 

하지만 이 친구가 거기에서 얻어야 되는 것은 옷만이 아니라,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를 봐야 되는 거고 선택권이 있어야 되는 거고 싫으면 안 입을 수 있는 자유도 있어야 되는 건데, 이런 게 주어지지 않는 거예요. 저는 이게 철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철학들을 심어 놓으면 물품을 줄 때도 그냥 일방적으로 주는 게 아니라 방법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죠. (예전에) 저희 재단에서 후원 물품을 줬는데, 그냥 주지 않았고 세 가지 유형을 만들었어요. 원하는 걸 선택해서 하나씩 갖게 했는데, 한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다른 후원 물품들은 그냥 막 줘서 아무 생각 없이 받았는데, 자기한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그런데 저는 그런 것들을 환경 속에서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우리가 그 고민을 안 해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립에 대한 철학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황정은 : 『안녕, 열여덟 어른』은 1부와 2부로 구성된 책인데요. 1부의 제목이 '열여덟 어른이 살아간다'죠. 그리고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가'가 2부의 제목입니다. 이런 제목으로 묶인 글들하고 인터뷰를 엮어서 자립 준비 청년들이 마주한 세상의 모습을 담으셨어요. 시설에서의 생활이라든지 학교 생활, 그리고 퇴소 이후에 맞닥뜨리는 현실들, 일상에서 자립 준비 청년들이 만나는 편견, 미디어 속의 왜곡된 이미지 등등을 이야기하면서 당사자들이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셨는데요. 우리가 당사자들의 경험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뭘까요?

김성식 : 캠페인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제가 두 가지 이야기를 했었어요. 하나는 이들을 편견으로 바라보지 말자는 것이었고요. 두 번째는 동정의 눈길로 바라보자 말자, 불쌍하게 보지 말자는 거였어요. 둘이 극과 극인 거죠. 너무 호의가 없거나, 너무 호의가 많거나. 이 두 가지 관점이 다 존재한다는 걸 확인을 해서, 그 두 개가 아니라 '보통의 청춘'으로 바라보자는 이야기를 했던 건데요. 저는 그게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나빠서라기보다는 그냥 관심이 없어서, 그리고 몰라서 생기는 편견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열여덟 어른이 살아간다는 말은 무슨 뜻이냐면, TV 속에 있는 사람들 아니면 보육원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말 우리 곁에서 살고 있는 청년들이란 뜻이에요. 우리 바로 옆에서 숨쉬는 사람으로 인지하면 함부로 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못할 거예요. 

그래서 알리는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었고, 그래서 캠페인도 책도 이들을 어떤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알리고 싶었었던 건데, 우리가 당사자 관점이 빠진 채로 이들을 바라보는 게 너무 큰 거예요. 우리의 관점으로 '이들은 이럴 거야, 이들은 불쌍한 사람들이야,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야, 딱해' 혹은 '걔들은 끈기가 없더라, 삐뚤어지고 결핍이 있는 애들이잖아' 이 두 가지가 다 존재하는 거예요. 그런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은 이들의 관점을 제거하고서 그냥 우리의 편의대로 마음대로 쉽게 보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들의 관점을 전하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김성식

아름다운재단에서 1%나눔팀 팀장으로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기획, 진행하고 있다. 비영리 캠페인은 뻔하다는 편견을 깨고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기획자. 공감은 진정성에서 나온다고 믿으며 본질에 집착한다. 소중한 팀원들과 함께 '기억할게 우토로' 캠페인, '이름을 잊어도' 캠페인, '어쩌다 슈퍼맨' 캠페인 등 우리 사회의 사각 지대를 조명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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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열여덟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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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그저 우리 사는 이야기면 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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