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명 일기』 그림 작가 "주인공에게 공감하는 시간이었어요"

『오늘의 투명 일기』 떵찌 그림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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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개미 시인의 동시와 인스타툰 작가 떵찌의 그림이 만나 새로운 스타일의 동시툰이 탄생했다. 시에 담긴 섬세한 감정들이 만화 속에 어떻게 담겼을까? (2023.02.08)

떵찌 그림 작가

김개미 시인의 동시와 인스타툰 작가 떵찌의 그림이 만나 새로운 스타일의 동시툰이 탄생했다. 시에 담긴 섬세한 감정들이 만화 속에 어떻게 담겼을까? 『오늘의 투명 일기』의 떵찌 그림 작가에게 동시툰의 작업 과정과 인스타 크리에이터의 일상을 들어 보았다.



단행본 작업은 처음이셨죠? 동시를 만화로 표현하는 작업이었는데, 처음 제안받았을 때 어떠셨나요? 

그 당시에 마침 인스타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연락이 왔을 때 '혹시 이번 만화를 보신 건가?'하고 생각했어요. 말씀해 주신대로 아직 출판물을 작업해 본 적이 없어서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림 그리는 일 자체를 너무 사랑하기도 하고, 도서관 사서이신 엄마가 김개미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을 보여 주시면서 이번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많이 격려해 주셨어요.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죠. 새로운 작업 방식이라 처음엔 조금 낯설고 어렵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의 노하우도 생긴 것 같아요.

인스타툰 작업과 다른 점이 있었을까요? 혹시 작업하면서 느낀 동시툰 작업만의 매력이 있었다면 어떤 점인지 궁금해요.

인스타툰은 대사나 글을 자유롭게 넣을 수 있고, 빠르게 소비되는 이미지이기 때문에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인 이미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툰을 작업했을 때에는 모든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 하나의 이미지로 여러 문장에 담긴 의미를 보여 주어야 한다는 점이 조금 달랐어요. 그래서 배경이 주는 역할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독자가 그 상황에 이입해서 상상하며 글과 그림을 볼 수 있도록 최대한 구체적인 배경을 설정하려고 했어요. 덕분에 우리집을 좀 더 꼼꼼히 살펴볼 수 있었어요. 책 속에서 등장하는 도윤이네 집 내부에 저희 집 구석구석을 참고한 부분이 많거든요. 나중에 엄마께 보여드리니 똑같이 그렸다며 웃으시더라고요.

『오늘의 투명 일기』에는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한 아홉 살 도윤이와 그런 도윤이와 티격태격하며 웃고 우는 엄마의 모습들이 나와요. 다양한 상황과 감정들이 나오는데 그림에서 보여지는 그런 세밀한 감정 표현들이 와닿았어요. 만화는 주로 과장된 감정을 표현할 때가 많잖아요. 세밀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게 어렵지는 않으셨나요?

저는 작업할 때에 항상 주변에 거울을 놓고 작업을 해요. 기본적인 표정들이 있긴 하지만 그 상황 속 주인공들의 표정을 디테일하게 살리기 위해서는 제 얼굴을 관찰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거든요. 인스타툰은 대부분 대사를 통해 감정이나 생각을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만, 동시툰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거울의 힘을 빌렸던 것 같아요. 저도 이번 작업을 하면서 조금 더 다양한 표정을 배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림 작업하시면서 작가님의 어린 시절 생각도 많이 났을 것 같아요. 작가님은 어떤 모습의 아홉 살을 지나셨나요? 도윤이와 엄마의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제 성격이 도윤이와 많이 닮았어요. 장난기도 많지만 그만큼 눈물도 많은 성격이요. 그래서 이번 작업을 하면서 도윤이에게 많이 공감했어요. 그런데 사실 상황 자체는 어린 시절보다는 지금이 조금 더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도윤이만할 때에는 엄마가 늘 집에 계셨는데, 지금은 직장에 다니시기 때문에 도윤이처럼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을 때가 많거든요.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면 "엄마~" 하고 집 안을 돌아다니며 엄마를 찾는데, 「빈집」 에피소드가 그런 내용이잖아요. 20대 후반을 막 지나고 있지만 아직 엄마 앞에서는 마냥 아이인 것 같아요.



인스타툰 작가의 하루를 소개해 주세요. 하루에 몇 시간 정도 그림 작업을 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저는 부엉이처럼 밤에 활발해지는 편이에요. 그래서 아침에는 SNS 탐방도 하고 메일도 확인하는 등 주로 다른 일들을 처리하다가 오후가 지나서야 작업할 준비를 시작해요. 인스타툰은 한 번에 그릴 수 있는 양이 10장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소재를 찾고 스토리를 구상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이는 것 같아요. 분명 어젯밤에는 '이걸 그리자' 하고 잠들었는데 다음 날이 돼서 다시 펜을 잡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 날들이 꽤 많아요. 그래서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저녁을 보내고 보통은 밤이 돼야만 생각이 정리돼요. 주변이 조용해져야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한 편을 그리는 데 보통 4~5시간 정도가 걸려요. 이미지가 단순해 보여도 제한된 컷 수 안에 내용을 효과적으로 보여 주려면 이것저것 고치는 데에 시간이 많이 들어간답니다. 

작가님의 작업에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또, 좋은 작업을 위한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나 영감을 받는 자극제가 있다면? 

소재를 찾다보면 고민되는 순간이 정말 많아요. 너무 개인적인 일은 독자에게 공감을 얻기 쉽지 않고, 너무 대중적인 이야기는 조금 진부할 수 있으니까요. 간극을 좁히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럴 때 저는 작업 도구를 들고 커피가 맛있는 카페를 찾아 집을 떠납니다. 카페에 앉아 원두가 갈릴 때 나는 고소한 향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다보면 조금씩 주변이 보이거든요. 주변을 둘러보며 정신을 환기시키는 거예요. 그렇게 마음이 좀 편안해지면 가까이서 볼 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도 해요.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 해소하곤 하지만, 정말 어떻게 해도 해결되지 않을 때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통째로 하루를 쉬기도 합니다. 

앞으로 어떤 작업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현재는 '떵찌'라는 제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지만, 추후에는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하나의 유니버스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캐릭터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맺어 나가는 것이 참 매력적이더라고요. 아직은 구상 단계인데,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메세지를 줄 수 있는 캐릭터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인스타툰도 꾸준히 그릴 계획이에요.



*떵찌 (그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연필을 잡고 흙을 만지다 전시를 기획했고, 지금은 웹툰을 그리고 있다. 이후엔 또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스스로도 궁금하다. 인스타그램에서 작은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의 투명 일기
오늘의 투명 일기
김개미 글 | 떵찌 그림
스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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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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