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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청소년을 만날 수 있는 일, 정말 행운이에요 (G. 백온유 작가)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283회) 『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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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소설, 어린이, 청소년, 성인을 아우를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하는, 두 번째 장편 소설 『페퍼민트』를 출간하신 백온유 작가님 나오셨습니다. (2022.08.18)


나는 엄마의 유일한 딸이라서 모든 마음을 다 받고 자랐다. 염려, 걱정, 사랑. 엄마를 사랑하면서 엄마 곁에서 보내는 시간을 낭비로 여긴다는 게 미안하다. 엄마는 나를 키우는 동안 자신의 삶이 낭비되고 있다고 생각한 적 있을까. 울음소리를 들으며 잠을 설칠 때, 기저귀를 갈 때, 우유를 먹일 때.

안녕하세요. <오은의 옹기종기> 오은입니다. 백온유 작가님의 장편 소설 『페퍼민트』에서 한 대목을 읽어드렸습니다. 첫 번째 장편 소설 『유원』에서 삶에 닥쳐온 사건을 자기만의 힘으로 이겨내려 애쓰는, 그 속에서 건강한 우정을 쌓으며 성장하는 10대의 이야기를 그린 백온유 작가님은 두 번째 장편 소설 『페퍼민트』에서 아픔과 함께 살아나가는 의미로써의 성장과 홀로서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오늘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에 『페퍼민트』를 쓰신 백온유 작가님을 모시고 10대의 목소리를 소설에 담는 것의 멋진 의미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 백온유 편> 

오은 : 두 번째 장편 소설이죠. 『페퍼민트』가 출간됐습니다. 장편이 나왔으니 홀가분하면서도 인터뷰나 여러 일들로 바쁜 시기를 보내고 계실 것 같아요. 최근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계세요? 

백온유 : <책읽아웃> 출연이 공식적으로 하는 첫 일정이에요. 지금까지는 별로 책이 나왔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원래 책이 나왔다는 걸 실감할 때는 학생 독자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거든요. 그러니 아마도 학교에 가게 되면 실감이 더 많이 될 것 같아요. 기분도 좋을 것 같고요. 게다가 지금은 장편 마감을 하고 있어요. 계속 마음이 분주해서 딱히 출간을 실감하지는 못했던 상태예요. 

오은 : 첫 장편 소설 『유원』이 출판사 창비에서 나왔는데, 같은 작품으로 '오늘의 작가상'도 수상하셨잖아요. 그 상은 출판사 민음사에서 주는 거고요. 뜻밖의 기쁨이었을 것 같아요. 

백온유 : 아버지가 "대인배다" 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웃음) 정말 뜻밖이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진짜 격려를 받은 느낌이었어요. 책이 나오고 거의 1년이 지나 받은 상이었으니까요. 마침 그때 제가 많이 헤매고 있었거든요. 그런 시기에 상을 받으니까 더 열심히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은 : 문예 창작학을 전공하셨죠. 문학도 여러 장르가 있을 텐데, 특별히 소설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처음 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어떤 계기로 글을 쓰게 됐는지도 같이 들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백온유 : 어렸을 때부터 책은 항상 좋아했어요. 하지만 작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못 했던 것 같아요. 작가가 되는 건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생각했냐면, 책 근처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다니던 학교는 도서관이 굉장히 컸는데요. 사서 선생님이 너무 좋아 보이는 거예요.(웃음) 책을 항상 읽고 계시고요. 그래서 사서 선생님이 되면 어떨까 생각도 했죠. 그런데 선생님들이 책을 추천해 주시기도 하고, 써보라고 권해 주시기도 하고, 백일장에 나가보라고 직접 신청서까지 써 주시고 그랬어요. 그러면서 글과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대학교 때는 사실, 시를 썼거든요. 거의 대학교 졸업할 무렵이 되어서야 소설에 관심이 갔던 거예요. 한 창작 수업에서 30매짜리 짧은 단편 동화를 써갔는데요. 그걸 동화라고 할 수 없을 것 같고, 파편적인 글이었는데 선생님께서 그 글을 장편으로 늘려보라고 하셨어요. 그때 선생님이 너무 좋아서 글을 썼어요. 방학 동안 그걸 확 늘려서 350매짜리 장편 동화로 썼어요. 그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완성해 본 소설이었어요. 

오은 : 혹시 그 작품이 『정교』인가요? 

백온유 : 네, 장편으로 보여드리니까 선생님께서 공모전에 내라고 권유해주셔서 냈는데 당선이 됐어요. 여기서부터 좀 헤매기 시작하는데요. 소설을 써본 적이 없으니까요. 게다가 당선 후에 청탁을 단 한 번도 못 받았어요. 그래서 소설을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선이 되고 나서 소설을 엄청 열심히 읽었고요. 공부를 많이 했죠. 거의 2년 동안 습작을 정말 많이 했고, 거의 하루 한 권은 읽자고 다짐하고 소설을 읽었어요. 열심히 공부를 하다 보니까 소설을 더 사랑하게 됐고요. 그때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한 것 같아요. 

오은 : <오은의 옹기종기> 새 코너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코너 이름은 '불꽂문'이에요. 제가 '불현듯'이라는 별명을 사용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불현듯이 꽂힌 문장'인 거죠. 백온유 작가님이 쓰신 책에 등장하는 작가의 말이나 여타 매체에서 인터뷰하신 기사 등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몇 개 뽑아서 그에 대한 질문을 드리는 코너입니다. 

작가님이 『유원』과 관련된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저는 섬세한 사람이 아니라서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는 걸 어려워하는 편이거든요. 유원을 표현할 때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 두려웠어요. 제가 만들어 낸 인물인데도 어떤 순간에는 유원이 무슨 말을 할지, 어떤 행동을 취할지 도무지 감이 안 오더라고요. 제가 평범한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유원의 감정의 결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 같아요. 글 쓰다가 막히면 새벽에 나가서 계속 걸었어요. 걸으면서 유원이 이름을 소리 내서 불렀던 기억이 나요. 무슨 생각하는지 조금만 알려 달라고요. 한 인간을 이해하려고 그렇게까지 노력해 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그때의 절박했던 감정이 지금도 많이 기억나요." 

'되어보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캐릭터를 만들고 그 인물이 좋아하는 음식 등을 최대한 프로파일링 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이라는 게 늘 살아왔던 대로 사는 게 아니고 어떤 특정한 순간에는 나도 몰랐던 모습이 튀어나오기도 하잖아요. 이런 게 굉장히 어려운 작업일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이 어려운 작업이 소설 쓰기의 즐거움이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가요? 

백온유 : 그 인물을 잘 모르니까, 처음에는 이름을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요. 이름 찾는 작업을 열심히 하죠. 여러 이름을 다 붙여보거든요. 그런데 왠지 익숙해지지가 않고, 여러 번 불러도 서로 낯을 가리는 것 같고,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 뒤에 딱 맞는 이름이 나오면 정말 프로파일링 하는 것처럼 생각을 해요. 제가 그 인물과 십년 지기 친구라고 가정하는 거죠. 그 정도면 내면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향, 좋아하는 동물이나 지금까지 어디서 살았고, 어떤 공간을 좋아하는지 정도는 알 수 있잖아요. 그렇게 내가 다른 사람한테 주인공을 소개할 수 있을 정도로 알아가 보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속마음까지는 당연히 잘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이 인물을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올 때가 있어요. 그러면 소설을 쓸 때 덜 헤매는 것 같더라고요. 

오은 : 작가님께서 직접 『페퍼민트』가 어떤 책인지 소개해 주시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 어떤 책인가요? 

백온유 : 『페퍼민트』는 차마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에 부딪히는 아이들이 각자 나름대로의 답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극단으로 치닫는 분노와 슬픔과 원한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감정들을 10대의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감내하는지, 두려움을 어떻게 떨쳐버리고 마침내 한 걸음을 내딛게 되는지 다루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은 : 이제 <오은의 옹기종기> 공식 질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책읽아웃> 청취자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단 한 권의 책을 소개해 주세요. 

백온유 : 오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소개할 책에 오은 선생님께서 추천서를 쓰셨더라고요.(웃음) 그런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진짜 많이 읽은 책이거든요. 여러 군데에 소개도 많이 했습니다. 김선재 작가님의 책이고요. 제목은 『어디에도 어디서도』입니다. 



*백온유

1993년 경북 영덕 출생.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장편 동화 『정교』로 2017년 제24회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장편 소설 『유원』으로 제13회 창비청소년문학상과 제44회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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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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