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자우너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H마트에 가요”
『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저자 인터뷰
세계를 사로잡은 신예 록 뮤지션의 가족, 음식, 슬픔과 사랑에 관한 강렬한 이야기 (2022.03.16)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보컬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미셸 자우너의 뭉클한 성장기, 『H마트에서 울다』. “우리 엄마만 왜 이래?” 여느 미국 엄마들과는 다른 자신의 한국인 엄마를 이해할 수 없던 딸은 뮤지션의 길을 걸으며 엄마와 더 멀어지는데…… 작가가 25세 때 엄마는 암 투병 끝에 죽음에 이르고 만다. 한국 문화를 접하게 해준 엄마를 떠나보내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져감을 느끼던 어느 날, 작가는 한인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서 직접 요리해 먹다 엄마와의 생생한 추억을 되찾는데, 『H마트에서 울다』는 그로부터 얻은 위안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담담하게 적어나간 감동적인 에세이다. 2021 뉴욕 타임스, 타임, 아마존 올해의 책. 버락 오바마 추천도서.
『H마트에서 울다』가 한국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소감이 어떤가요?
정말 특별해요. 어떤 면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서울에서 제 밴드와 공연하면서 느낀 감정을 불러일으켜요. 이모가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사실에 마침내 해야 할 일을 완수한 느낌이었어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육체적, 정서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글쓰기로 치유했고 이런 감정들을 담은 앨범을 두 장이나 냈지만 여전히 할말이 너무 많아요. 책을 쓰면서 제가 느낀 슬픔을 여러 면에서 들여다볼 수 있었고, 더 중요하게는 엄마가 아프기 전에 함께 행복했던 기억들을 다시 찾을 수 있었어요. 제가 엄마라는 사람과 서로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보존하고 기록할 수 있게 해주었죠.
지금도 종종 H마트에서 장을 보나요? 어떨 때 한국 음식을 찾나요?
여전히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H마트에 가요! 제가 H마트 채널에 올라가는 영상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최근에 계산대 옆에 있는 대형 TV 화면에서 도토리묵을 만드는 제 모습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며칠 동안 한국 음식을 먹지 않으면 진짜 먹고 싶어져요. 날씨가 달라질 때나 각종 연휴 때 이러한 욕구가 드는 거죠. 제가 자라는 내내 먹어온 음식이에요. 아프면 잣죽이 먹고 싶고, 비가 오면 수제비가 먹고 싶고, 더운 여름밤에는 팥빙수가 먹고 싶어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어머니를 떠나보냈습니다. 그 이전과 이후, 달라진 것이 있을까요?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죠.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과 후의 제 삶을 여러모로 생각해봐요. 인간이 그토록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존재라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짧을 수 있는지 더 잘 알게 됐어요.
책에서 남편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피터와의 사랑은 인생에서나, 음악적으로나 어떤 의미인가요?
피터와 저는 엄마가 아팠을 때 2년간 장거리 연애를 했고, 나중에는 그이 없이 첫 해 동안 밴드와 함께 투어 공연을 했어요. 이제 그가 밴드에 합류하면서 우리는 사실상 그 어느 때보다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죠. 우리가 세계를 여행하고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함께하게 되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피터는 실로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제 인생의 사랑입니다. 그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어요.
『H마트에서 울다』 영화 각본을 쓰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책과는 어떤 다른 점이 있나요?
책에는 두서없이 이야기를 하거나 곰곰이 생각할 여지가 더 많은 편이라면, 각본은 구조가 더욱 촘촘해야 해요. 각본을 쓰면서, 서로 다른 두 문화권에서 온 어머니와 딸의 복잡하면서도 헌신적인 관계, 제가 성인이 되어 젊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물론 문화적 유대, 사랑과 보살핌의 상징인 한국 음식에 관한 내용도 빠뜨릴 수 없죠.
한국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독자분들이 책을 즐겁게 읽어주었으면 해요. 여러분 의견은 제게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제게 한국에서 두번째 책을 출간하는 기회를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미셸 자우너(Michelle Zauner) 몽환적인 슈게이징 스타일 음악을 하는 인디 팝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가수이자 기타리스트다. 2016년 1집 〈저승사자Psychopomp〉로 데뷔했으며, 2017년 2집 〈다른 행성에서 들려온 부드러운 소리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는 『롤링스톤』 올해의 앨범 50에 선정됐다. 2021년 3집 〈주빌리Jubilee〉가 빌보드 2021 상반기 최고 앨범 50에 선정되며 전 세계 주요 음원 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활발히 투어 공연을 하고 있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두 번 올랐으며, 『H마트에서 울다』는 뉴욕 타임스에서 29주 이상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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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자우너> 저/<정혜윤> 역14,40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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