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채널예스 6주년] 밑줄 긋고 싶은, 6년 동안의 문장들

『월간 채널예스』 202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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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부터 무려 72호까지, 우리 시대의 필자들이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빚어낸 문장과 인상적인 인터뷰이들의 기억할 만한 코멘트에 슬쩍 밑줄을 그어보았다. (2021.07.15)


창간호부터 무려 72호까지, 우리 시대의 필자들이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빚어낸 문장과 인상적인 인터뷰이들의 기억할 만한 코멘트에 슬쩍 밑줄을 그어보았다.


그렇다면 문학적이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보여주기가 아니라 말하기가 소설의 진짜 힘이고, 소설이야말로 사유와 사변을 담는 예술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2021.05. 37쪽  장강명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영상의 은밀한 유혹’ 


최소한의 삶의 도구로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하겠다. 

2021.03. 23쪽 김금숙, ‘김금숙이라는 장르’ 


일터의 농담에서 필요한 건 솔직한 진술이 아니라 어쩌면 위선이다.

2021.01. 43쪽 이원흥의 카피라이터와 문장, ‘농담에도 방향성이 있다’ 


세계를 성실하게 탐구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 낙관주의를 지금도 좋아하는데, 아마 어릴 적 읽은 칼 세이건의 책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2020.12. 10쪽  커버스토리 김초엽, ‘2020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작가’ 


그렇게 열심히 존재하던 우리의 ‘의지’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요? 

2020.11. 9쪽  커버스토리 이경미, ‘유효기간 없는 사랑’ 


굳이 말하자면, 내가 살아 있는 시간이 바로 쓰는 시간이다. 

2019.07. 65쪽 프랑소와 엄의 북관리사무소, ‘이 에세이의 집필 기간은 44년’ 


나는 어학 실력은 참으로 부실하지만 편파적인 사랑은 차고 넘칩니다. 리스펙토르 이후 또 다른 몇몇 작가를 향한 사랑에 빠져 있어요.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언어를 만나는 일은 얼마나 큰 기쁨인지요.

2020.10. 35쪽 배수아, ‘번역이라는 사랑과 기쁨’ 


자막은 번역가가 사는 집이다. 궁색한 번역가를 내쫓아봐야 남는 건 온기 없이 텅 빈 건물뿐이다. 

2020.06. 61쪽 황석희의 영화 번역담, ‘번역가의 개입은 어디까지 허락되어야 하는가’ 


제 의도대로 쓰는 걸 경계해요. 제 계획이나 구상 그대로, 의도를 거의 배반하지 않는 글쓰기, 그건 실패. 완전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요. 언어가 언제나 저를 이겨주기를 바라면서 씁니다.

2020.04. 10쪽 커버스토리 권여선, ‘언어가 언제나 나를 이겨주기를’ 


모든 사람에게 소수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진 소수성을 위해 항상 투쟁해야 저 또한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죠. 

2020.02. 35쪽 김보영, ‘김보영 월드로 입장하시죠’ 


어느 장르, 어느 글이든 마찬가지지만 

책 읽기의 기본은 있는 그대로를 읽어내는 것이다. 

2020.01. 45쪽 배명훈의 길모퉁이의 SF, ‘SF 읽는 법’ 


편집자는 저자의 텍스트에 개입하는 유일한 사상가입니다. 편집이란 행위를 통해 저자의 사상에 질문을 던지고 비약을 물리치고 논리를 보듬고 문장에 리듬과 호흡을 불어넣습니다. 

2019.03. 20쪽 김진형의 틈입하는 편집자, ‘지도로는 찾지 못할 곳’ 


어떤 사람에 대해 판단하는 일을 계속 유보해야 하죠. 그래야 대상의 진짜 모습에 접근할 수 있으니까요.

2019.09. 8쪽 커버스토리 김연수. ‘쓰고 싶은 걸 쓰자’ 


스스로를 너무 또렷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을 때는 동시가 잘 안 나와요. 온갖 글쓰기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2019.06. 8쪽 커버스토리 김창완, ‘거짓말 싫어하는 시인’ 


그 거실에 모인 사람들이 직전을 목격하고 있는 때, 혁명이든 가능성이든 승리든, 그것이 아직도 도래하지 않은 때, 그 순간에서 멈추는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019.02. 7쪽 커버스토리 황정은, ‘쓰지 않을 수 없었던 소설’


(허수경에게) 말하지 못했다. “선배에게 ‘당신’이라는 언어를 배웠습니다.” 

2018.11. 22쪽 김현의 더 멀리, ‘당신이라는 고독’ 

만약 지금 슬럼프가 온다면 좌우지간 다양한 책을 읽고자 합니다.

2019.04. 11쪽 커버스토리 마스다 미리, ‘어른이 된다는 것’





마음은 번번이 언어를 빠져나간다. 언어는 번번이 마음을 놓친다. 우리의 입술이 침묵에 잠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8.05. 54쪽 유계영의 빌려온 시 ‘툭 떨어진 마음의 말’ 


기쁘다는 말을 깊다고 잘못 쓴 그 애한테서는 아기 냄새가 났다. 나도 할아버지가 있어서 깊다고, 사랑도 미움도 연민도 재미도 여러모로 깊다고. 미래의 어느 날에 걔한테 말해 주고싶었다. 

2019.12. 27쪽 이슬아의 매일 뭐라도, ‘당신이 있어서 깊어요’ 


언어를 둘러싼 여러 현상은 무척 흥미롭다. 사전은 모든 단어가 모여 사는 아파트 같아 왠지 귀엽다. 

2018.01. 59쪽 이기준의 두루뭉술, ‘사전은 장난꾸러기’ 


더 울어야 할 것이다. 내 나약함을 혐오하지 않기 위해 목표를 바꾼다. 울지 않고 말하는 게 아니라 울더라도 정확하게 말하는 것. 

2017.11. 19쪽 은유의 다가오는 것들, ‘울더라도 정확하게 말하는 것’ 


평범한 말로 인생의 뜨거운 풍경을 보여주는 건 문학이든 영화든 진경이다. 경지에 이른 작품은 우리 모두에게 큰 선물이다. 

2017.10. 15쪽 정은숙의 나홀로 극장, ‘입이 없는 것이 담아낸 관계들’ 


살면 기여가 된다. 내가 바람직한 세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냥 사는 거다. 

2017.09. 41쪽 시인 심보선의 ‘모른다는 것’ 


책은 여백과 글자를 함께 읽게 하는 독특한 물건이에요. 

2017.03. 13쪽 커버스토리 편혜영, ‘내가 계속해서 쓸 수 있는 소설은 뭘까’ 


왜 이토록 명징하고 또렷해야만 하는가? 세계를 섬세하게 구분할 때, 생활은 아름다워지기 때문이다. 

2017.01. 17쪽 김연수의 문음친교, ‘내일보다 명징하고 또렷한 오늘’ 


포스트휴먼이 되어서도 나는 문학을 하게 될 것인가. 문학을 하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쓰게 될 것인가. 아직은 장담할 수 없지만 여전히 중얼거리는 문학을 하고 있지 않을까.

2016.07. 21쪽 김중혁의 대화 완전정복, ‘웅얼거리고 마는 실패의 기록’ 


다시 한번 억측하지 않기로 했다. 동네 서점이라고 전문 서점이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2018.09. 20쪽 노명우의 니은서점 이야기, ‘희극과 비극 사이’ 


나는 무게를 잡거나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다만 사람들을 웃기고 싶은 욕망은 있다. 

2018.03. 11쪽 커버스토리 김보통, ‘다 같이 천천히 뛰기’ 


책이라는 물질성이 되게 재밌어요. 독자를 인도해주고, 자기는 뒤로 물러나서 ‘디자인’은 기억도 안 나게 해버리니까요.

2015.11. 57쪽 인터뷰 정민영 아트북스 대표, ‘책의 몸을 사랑하는 법’ 


부코스키는 특별한 찬양도 거창한 위로도 주지 않지만, 삶에서 고개를 돌리고 싶지 않은 이들이 사랑하는 작가다. 

2016.06. 91쪽 특별기고 박현주 번역자, ‘맨 처음 독자 찰스 부코스키를 소개합니다’ 


오랫동안 책을 읽지 않은 사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에 없었던 사람, 생활에 쫓기는 사람에게 (나의 책을) 주고 싶다.

2016.05. 11쪽 커버스토리 이기호, ‘우리는 왜,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을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걸으면서 더 생각해보는 걸 신뢰한다. 걸을 때 생각이 제일 많이 떠오른다. 섬이 좁으니까 계속 같은 길을 걷고 있다.  

2015.07. 51쪽 인터뷰 한창훈, ‘작가가 되고 싶다면, 비문학적인 것에도 관심’



월간 채널예스 202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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