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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일러스트 작가 '긴숨', 색다른 노년 일상을 그리다

『당신과 이렇게 살고 싶어요』 긴숨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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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나이들지, 또 어떤 나이든 모습일지, 또 나이들어서 영원한 사랑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던 한 일러스트 작가의 호기심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노부부 캐릭터, 바로 ‘구딩 노부부’.(2021.06.28)


여기 화려하고 특별한 노년은 아니지만, 그 무언의 희망에 힘을 보태는 멋진 할머니 할아버지 부부가 있다. 바로 단발머리를 한 ‘구사나’ 할머니와 벙거지 모자를 쓰고 에코백을 메는 ‘최종춘’ 할아버지가 그들이다. 이 귀여운 노부부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그들처럼 사랑하고, 그들처럼 살고 싶게 만든다. 한마디로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매력덩어리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이다.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 나이들지, 또 어떤 나이든 모습일지, 또 나이들어서 영원한 사랑을 할 수 있을지 궁금했던 한 일러스트 작가의 호기심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노부부 캐릭터, 바로 『당신과 이렇게 살고 싶어요』 속 ‘구딩 노부부’.

긴숨 작가는 영국 디자인 전공 연수 시절 단발머리를 한 할머니와 에코백을 메고 벙거지 모자를 쓴 노부부 커플을 만나고, 또 ‘젊은 노년’을 살아가는 많은 노부부들을 마주하고 그때부터 노부부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게 됐다. 그토록 궁금했던 노년의 삶을, 자신이 꿈꾸는 노년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리며 구딩아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노부부의 귀여운 일상을 그림 에세이에 담았다.




많은 작업을 하셨지만, 작가님 이름으로 첫 책 『당신과 이렇게 살고 싶어요』 이 나왔습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처음 구딩 노부부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책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진 책이 완성된 것 같아요. 책이 출간되고 서점에 놓인 모습이 가장 신기했어요. 막상 서점에서는 아무도 저를 모르지만 괜히 부끄러워서 제대로 구경조차 못하겠더라고요. 부디 오랜 시간 서점에서 볼 수 있는 책이 되면 좋겠습니다.

구딩 노부부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있다고 들었어요.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동안 영국으로 디자인 전공 연수를 가게 됐어요. 그때 만난 유럽 노부부들의 모습이 굉장히 신선했어요. 젊은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복장을 하고, 두 손 꼭 잡고 다니는 노부부들이 눈에 띄게 많았거든요.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라는 생각이 구딩 노부부의 시작이었어요. 

구딩 노부부 할머니, 할아버지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특히 할머니 이름이 특이한데요? 

우선 구딩이라는 이름은 GOOD(좋은) 과 -ing(현재진행형)을 합쳐 좋은 것이 계속되길 바라는마음에서 Gooding(구딩)이라고 지었어요. 구딩 노부부는 가상 캐릭터지만 어딘가 실존하는 인물처럼 이름을 부여하고 싶었고요. 이 스토리는 할머니의 시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할머니에게 구딩의 ‘구’씨 성을, 그리고 세련되면서도 쉬운 이름이란 생각에 구사나로 정했어요. 할아버지 이름은 성을 최로 정해놓고, 정말 있을 법한 적당히 촌스러운 이름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최종춘이라고 짓게 됐어요.

모든 그림에 애착이 가시겠지만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은? 

<매일 그대와>라는 그림이에요. 이 그림 속의 할머니, 할아버지 모습은 영국 런던 빅토리아박물관 앞에서 만난 한 노부부의 모습이에요. 백발의 단발머리를 하고 작은 크로스백을 멘 할머니, 벙거지 모자를 쓰고 에코백을 든 할아버지. 편한 복장이지만 패션 센스가 돋보이는 멋진 노부부였어요. 그분들의 모습이 지금의 구딩 노부부 캐릭터가 되었어요. 지금 구딩 노부부와 신체 비율은 다르지만 구딩 노부부를 시작하게 된 첫 그림이라 저에게 꽤 의미 있답니다.

구딩 노부부를 보다보면 책 제목처럼『당신과 이렇게 살고 싶어요』란 말이 절로 나오는데요. 꼭 이렇게 한번 살아보세요, 하고 추천할 만한 일상이 있을까요?

쉬운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어려운 일이 ‘외출할 때 손 잡고 걷기’인 것 같아요. 손을 잡고 걸으면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걸을 수 있고, 대화도 더 잘할 수 있어 좋아요. 구딩 노부부를 시작하고 거리의 부부들에게 자꾸 눈길이 가면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나라에도 거리에서 손잡고, 팔짱 끼고 걷는 중장년 노부부가 꽤 많다는 거였어요. 그런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손잡고 다니는 노부부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좋은 꿈을 꾸게 하는 이상적인 모습인 것 같아요.

구딩 노부부 그림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구딩 노부부를 그리면서 노년의 삶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주변에 노부부 모습도 보고, 노부부가 나오는 다큐멘터리도 보면서, 노년에도 멋있게 살고 있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잘 살고 계신 분들을 보며 제가 그리는 구딩 노부부의 모습이 마냥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받곤 해요. 나이드는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노년에도 그 삶을 즐기며 멋지게 잘 살아가고 싶은 바람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그림 에세이스트로 첫 발을 내딛은 지금,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천천히, 오래, 꾸준히’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해나갈 계획이에요. 현재는 하고 싶은 일도, 좋아하는 일도 그림이에요. 기분 좋은 밝은 에너지를 그림에 담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잠시라도 미소가 지어지게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저 또한 지치지 않고, 기분 좋은 상태여야만 밝은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래 즐겁게 일하기 위해 섣부른 욕심을 부리기보단 천천히, 꾸준히 현명하게 일을 해나가고 싶어요.



구딩 노부부 일러스트를 더 볼 수 있을까요?  

6월에 책으로 먼저 인사를 드렸고, 7월에는 책방에서 전시를, 8월에는 서울일러스트페어에서 만나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행복한 가정 안에서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그림을 그리는 건강한 할머니가 되는 것이 제 꿈이에요.



*긴숨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천천히, 오래, 꾸준히’ 하고 싶은 사람. 기분 좋은 밝은 에너지를 그림에 담고 싶은 사람. 고등학생 시절 “긴 숨 한번 몰아쉬고 백 번 웃자!”를 외치며 2010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수업시간에 한 낙서, 친구들 주려고 만든 편지지, 취미로 그린 그림들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다양한 곳에서 의뢰가 들어와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수의 기업들과 크고 작은 프로젝트 및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면서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엔 팬시 디자인 회사에서 일했다. 현재는 구딩아트를 운영하며, 구딩 노부부의 귀여운 일상을 그려나가고 있다.



 
        당신과 이렇게 살고 싶어요     
      
당신과 이렇게 살고 싶어요
        
긴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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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이렇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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